오해와 이해, 그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감정들. 언니가~ 편에서는 그런 감정들이 폭풍의 눈처럼 감돌아서 인상 깊었네요. 고요한 분위기 속에 담겨진 팽팽한 긴장감으로 한장 한장마다 언제 휘몰아칠지 알 수 없어서 더 몰입해서 읽었네요.
[루프테일 소설클럽] <내 입으로 나오는 말까지만 진짜> 함께 읽기 (도서 증정)
D-29

쪽빛아라
밍묭
“ 곰팡이는 서로의 포자를 뿌려 퍼졌겠지? 음습한 표면을 따라 퍼져 나가며 겹치고 엉기고 스며들었겠지? 창틀에 핀 곰팡이와 벽장 안에서 퍼진 곰팡이가 따로일 리 없듯, 결국 어디에서 온 것인지도 모를 만큼 얽히고 섞였겠지? 자신들의 번영을 바랐겠지? 무엇인가가 하나가 된다는 건 그런 걸까?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어디까지 퍼져나갈지 알 수 없는 것? ”
『내 입으로 나오는 말까지만 진짜』 112, 왕후민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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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묭
사람 들은 이해한다는 말을 너무 쉽게 입 밖으로 낸다. 그러나 들여다보면 그건 이해가 아니라 자기 안에서 결론이 났을 때 하는 말일 뿐이다. 그런 걸 이해라고 한다.
『내 입으로 나오는 말까지만 진짜』 161, 왕후민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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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묭
나는 눈을 감아버렸다. 사랑은 누군가를 잘못 이해한 채 오래 견디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 견딤이 나를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믿기로 했다.
『내 입으로 나오는 말까지만 진짜』 174, 왕후민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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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
한시간은 248원은 읽고 나서 “웃긴데 웃을 수 없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계속 남았어요. 몸, 돈, 청결, 자존심, 섹스, 친밀함 같은 것들이 다 섞여 있는데 그 섞임이 되게 더럽고 우스꽝스러운데……그게 현실과 너무 가까워서 웃다가 갑자기 입을 닫게 되는 느낌? 결국 이 작품은 “연애 얘기”라기보다 ‘가난과 외로움이 사람의 욕망을 어떻게 변형시키는가’에 대한 이야기 같고, 그 변형이 너무 디테일해서 더 아프게 느껴졌습니다.

반디
언제나 오해를 받고 오해를 하는 것이 사람끼리의 교류 라면, 그저 혼자가 낫다고 생각했다.
『내 입으로 나오는 말까지만 진짜』 p153, 왕후민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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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
생각해보니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는~~~.
늘 오해를 받지 않게 위해 노력하거나, 혹 오해를 받게 될까 봐 노심초사하는 1인인지라
이런 대범함이 부럽기도 하네요.

반디
<언니가 화난 것 같아서 말을 못 걸었어요>는 정말 오해가 만들어낸
한 편의 희극이네요.
다정했던 엄마의 행동이라 믿었던 것이,
쭈뼛거리던 그 아이의 행동이 이렇게 연결될 줄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반디
나는 그 애의 손을 잡았다. 나와 같은 온도의 손이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내 입으로 나오는 말까지만 진짜』 p.174, 왕후민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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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
살다 보면 '이건 이래서 안 돼.' '저건 저게 모자라.'처럼 꽤 까다롭게 상대방을 평가하고는 합니다.
물론 나 자신도요.
그런데 이 <언니가 화난 것 같아서 말을 못 걸었어요>의 마지막 문장은 그렇지 않네요.
그래서 참 따뜻하네요.
지니00
“ 하지만 엄마에게 그런 마음을 티내지는 않았다. 엄마가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하는 내 마음을 알게 되면 노골적으로 모성을 드러내며 집 가까이의 학교로 다시 진학하기를 권할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러기 싫었다. 엄마와 함께 있고 싶으면서도 함께 있고 싶지 않았다. 나는 엄마와 통화할 때도 늘 먼저 전화를 끊었다. 그러나 밤새도록 엄마와 이야기하고 싶었다. 이렇듯 하나의 감정을 애초에 없던 것처럼 연기해 보이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도 나의 감정이었다. ”
『내 입으로 나오는 말까지만 진짜』 <언니가 화난 것 같아서 말을 못 걸었어요> p.164, 왕후민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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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00
<로프와 하품> p.99에서 연의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좋아하는 여자애 앞에 있을 때’나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될 만한 순간에’ 나타난다고 했어요.
<한 시간은 248원>에서 청우 (연) 는 긴장하지 않은 척 하지만 사실 긴장을 한 상태라는 걸 알게 되었고, 살짝 통쾌했어요 ㅋㅋㅋ 벌은 좀 받아야지,,
지니00
<언니가 화난 것 같아서 말을 못 걸었어요>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다들 제목만 봤을 때 어떤 스토리를 예상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핑계대며 시니컬하게 말하는 회사 후배 정도가 떠올랐는데 완전 아니였어요 ㅎㅎ
이 글을 읽고 지금까지 겪어온 수많은 관계들 속 오해가 얼마나 많을지 회상하게 되네요.. 또 대학교 신입생인 배경으로 그 당시가 가장 많이 떠올라요. 정말 인생에서 제일 많은 관계가 형성된 시기인 것 같아요. 주인공처럼 오해 때문에 멀어진 관계도 많고, 그게 오해일 뿐이라면 너무 아쉽긴한데 그렇게 될 운명이라 멀어진 거겠지요.. 그래도 주인공은 오해를 풀어서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루프
〈한 시간은 248원〉 〈언니가 화난 것 같아서 말을 못 걸었어요〉 3주차 갈무리 & 4주차 안내
안녕하세요.
모임지기 루프입니다. <내 입으로 나오는 말까지만 진짜> 소설톡!
이제 중반을 넘어 후반으로 가고 있네요.
3주차까지 함께 읽고 소통해주시고 계시는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
이번 두 작품 역시 많은 분들의 이야기 속에서
왕후민 작가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일주일간 나눈 이야기들을 이번에도 간략하게 갈무리해봅니다.
– 3주차 〈한 시간은 248원〉 갈무리 –
@반디 님은 <한 시간은 248원>의 마지막 문장 “다행히 오늘은 1450원의 차비와 4500원의 담뱃값으로…”를 수집해주셨습니다. 이 소설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문장이지요. 연애와 섹 스마저 돈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주인공의 마음이 느껴지는 문장이었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100% 공감합니다. 고맙습니다.
@호밀밭 님은 <언니가…>에서 “우리가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의 일부는 사실 누군가를 오해한 채 견디는 시간일지도 모른다”는 부분이 마음에 남는다고 감상평 남겨주셨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은 ‘이해’보다 오히려 ‘오해’들이 그럴듯하게 겹치며 유지되는 것 아닐까 하신 부분도 공감백배였습니다. 미처 몰랐던 우리 삶의 또 다른 층위를 알게 된 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쪽빛아라 님은 <한 시간은 248원>에서 이야기 속 인물들이 서로 엮여 있는 것이 흥미로웠다고 이야기해주셨습니다. 또한 “모든 감정은 연기다”라는 문장을 통해 인간관계란 다만 연기가 미숙하냐 원숙하냐에 따라 달라질 뿐이라는 감상을 남겨주셨네요. <언니가…>에서는 오해와 이해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몰입하며 읽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인물간의 관계 속에서 미묘하게 실랑이하는 감정의 결을 따라 읽는 재미가 이 작품들에서 보여주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밍묭 님은 “사람들은 이해한다는 말을 너무 쉽게 입 밖으로 낸다. 그러나 들여다보면 그건 이해가 아니라 자기 안에서 결론이 났을 때 하는 말일 뿐이다. 그런 걸 이해라고 한다.”는 문장을 수집해주셨네요. 고맙습니다.
@호밀밭 님은 <한 시간은 248원>이 “웃긴데 웃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연애 이야기라기보다 가난와 외로움이 사람의 욕망을 어떻게 변 형시키는가에 대한 이야기 같다고 짚어주셨고요. 그래서 더 아프게 느껴지셨다고요. 그야말로 요즘 식으로 ‘웃픈’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 가벼운 단어로 규정하기에는 소설이 던지는 질문이 꽤 아프지요. 좋은 감상평 고맙습니다.
@반디 님은 한 편의 희극 같은 <언니가…> 재미있게 잘 읽으셨다고요. 짚어주신 것처럼 “다정했던 엄마의 행동이라 믿었던 것이 결국 쭈뼛거리던 후배의 행동과 연결”된다는 점이 이 소설의 재미인 듯합니다.
@코튼 님은 @쪽빛아라 님이 수집해주신 문장에 공감해주셨습니다. 오해로 사랑을 시작하고 지켜나가는 마음이 모두에게 있는 것 같아 공감하며 읽으셨다고요. 오해 역시 주인공이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에 좋았다고 감상평 남겨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지니00 님은 〈로프와 하품〉 속 연의 과민성대장증후군과 이번 작품 속 청우의 긴장 상태를 연결해 읽어주셨습니다. 미세한 연결고리를 잘 찾아주셨네요. 또한 <언니가..> 작품 너무 좋으셨다고 이야기 나눠주셨습니다. 지금까지 겪어온 수많은 관계들 속 오해가 얼마나 많았을지도 떠올리셨다고요. 작품을 통해 나의 일상을 돌아보는 일 또한 즐거운 경험이 아닐까 합니다.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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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차 소설톡 안내
2월 13일(금) ~ 2월 19일(목)
– 〈내 입으로 나오는 말까지만 진짜〉 (표제작)
– 전체 소설집 돌아보기
어느덧 마지막 주입니다.
표제작 〈내 입으로 나오는 말까지만 진짜〉는
이 소설집 전체를 관통하는 질문을 가장 노골적으로 던지는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
마지막 주에는 한 작품을 깊이 읽고,
소설집 전체를 함께 돌아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끝까지 함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모임지기 루프 올림

반디
“ 내가 당신의 엄마가, 여동생이, 딸이 되어줄게. 당신은 나를 1천 년 동안 살게 해줘. 단 한 번도 서로의 말로 언급한 적은 없었지만, 우리는 그 행위로 만들어진 형태가 우리의 원형을 나타낸다고 믿었죠. ”
『내 입으로 나오는 말까지만 진짜』 p190~191, 왕후민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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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
함께 살기 시작한 연인이 이렇게까지 가까워질 수 있다고?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던 문장이에요.

반디
〈내 입으로 나오는 말까지만 진짜〉는 한 사람이 가지는 결핍이 어떻게 발현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더불어 첫 이야기였던 <팬티 도둑이 뭐가 나빠>와 왠지 모르게 연결된다.
등장인물이 안타깝고 또 안타깝다!
밍묭
완독했습니다. 모든 작품이 재미있었지만, 저는 마지막 표제작이 정말 인상 깊었네요. 최근에 정말 재미있게 관람했던 영화 <만약에 우리>가 떠오르기도 했고요. 두 사람이 마치 하나라고 생각했던 관계가 갈라지는 과정이 정말 현실적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저자의 문체가 뛰어나서 잘 읽히는 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지니00
맞아요 저도 <만약에 우리> 떠올랐어요! 게임만 하는 그… 너무 슬펐어요ㅠㅠ
지니00
어느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우리는 원래 하나라고. 우리는 신화야.
『내 입으로 나오는 말까지만 진짜』 <내 입으로 나오는 말까지만 진짜> p.191, 왕후민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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