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최근에 The New Jim Crow (Michelle Alexander)를 읽고 교묘하게 짜여진 현대판 노예제를 통해 흑인과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이 어떻게 지금까지 (알고보면 노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조금이나마 알게되어 적잖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 책 이후로도 흑인에 관한 책을 더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신청기간 마지막 날인 오늘 우연히 이 모임을 알게 된 건 운명일까요? 저는 원서(Things Fall Apart)로 읽겠습니다.
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6.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치누아 아체베
D-29

여우는

은화
안녕하세요 @여우는 님. 제목의 짐 크로우가 뭔가 익숙한 이름이다 싶었는데 짐 크로우 법을 말하는 거였군요. '평등하되 분리한다'는 사상의 짐 크로우 법은 표면적으로는 흑인과 백인의 시설 사용을 나누거나 구분하여 양쪽 모두의 자유를 도모하고 보호하겠다는 그럴싸한 명분을 갖고 있었죠.
남북전쟁 이후, 남부 주들은 고향을 재건하기 위해 흑인들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1870년대까지는 흑인들의 노동력과 경제력 지원 덕에 이들의 지위가 상승하죠. 당시에는 아직 전쟁 직후 연방 군대가 남부 주에 주둔하고 있었는데 계속 군대를 두기에는 부담이 컸기에 연방 정부 입장에서도 남부주들의 경제력과 사회적 기반을 끌어올리고자 흑인들의 진출을 허용했고요.
그러나 1890년대 이후 남부 주들이 어느 정도 복원이 완료되자, 그동안 잠자코있던 민주당과 남부백인들은 '흑인과 백인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분리차별정책을 법으로 통과시키기 시작합니다. 텍사스 주는 화장실, 대기실을 인종에 따라 구분하여 설치하도록 했고, 조지아 주는 식당 안에 백인과 유색인종이 같이 있어서는 안되었다고 해요. 물론 예상대로, 유색인 또는 흑인들이 사용해야 했던 별도의 시설들은 하나같이 열악하고 지원도 극히 부족했습니다.
남북전쟁 이전에는 노예제라는 '체제의 폭력과 차별'이 만연했다면, 남북전쟁 이후부터는 합법을 가장한 '감정적인 차별'의 방향으로 인종차별이 이동한 셈이죠.

은화
저명한 흑인 사회운동가 W.E.B 듀보이스는 남북전쟁 패전, 전후복원기 동안 남부 백인들이 가진 열등감과 근거없는 불안감으로 인해 흑인의 발전을 저해하고자 무의미한 사회적/감정적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했다고 봤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남부 주들은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구성원의 다수인 흑인의 발전마저 가로막음으로써 북부 주들에 비해 전반적인 수준이 낙후되게 되었다고 분석했고요.

은화
“ 이렇게 해서 1890년에 남부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직면했다. 가난하고 무식한 니그로를 방해하는 정도의 불이익만으로, 니그로를 자유노동자나 농부, 반타작 소작인, 소규모 자본가로 성장하도록 그냥 허용할 것인가? 아니면 니그로의 발전을 억제하기 위해서 더 많은 인공 장애물을 세울 필요가 있는가? 대답은 명백하고 틀림없었다. 해방 노예들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빨랐고 남부는 이런 추세를 두려워했다. 남부는 ‘니그로를 그들의 자리’에 노예처럼 묶어 두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여야만 했다. ”
『니그로 - 아프리카와 흑인에 관한 짧은 이야기』 p.221~222, W. E. B. 듀보이스 지음, 황혜성 옮김

니그로 - 아프리카와 흑인에 관한 짧은 이야기오늘날까지도 탈식민주의 이론가들이나 일반인들에게 흑인과 아프리카 이해의 출발점을 제공하는 책으로 평가받고 있는 역작. W. E. B 듀보이스는, 무엇보다 미국 시민들에게 흑인에 관해 올바르게 설명해 주고 싶었고 그런 생각을 담담하게 써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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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불행하게도 백인 남부가 니그로의 불성실함과 무지, 무능보다 더 두려워했던 것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니그로의 정직함과 학식, 능력이었다.
『니그로 - 아프리카와 흑인에 관한 짧은 이야기』 p.216, W. E. B. 듀보이스 지음, 황혜성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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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그는 성공하지 못한 사람을 참지 못했다.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서도 인내심이 없었다.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p.12, 치누아 아체베 지음, 조규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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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우노카는 악사들과 함께 연주하곤 했는데, 그럴 때면 그의 얼굴은 행복하고 평온하게 빛을 발했다.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p.13, 치누아 아체베 지음, 조규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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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솔개 하나를 발견하면 그는 자신의 온몸으로 노래를 불러 길고 긴 여행에서 돌아온 그를 반겨 주었고, 얼마나 긴 깃털을 갖고 돌아왔는지를 물어보았다.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p.13, 치누아 아체베 지음, 조규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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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이보족은 화술을 매우 높이 평가했다. 그들에게 있어 속담은 말이 술술 먹히도록 돕는 야자유였다.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p.15, 치누아 아체베 지음, 조규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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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사람들은 나이에 걸맞게 존경을 받지만, 업적 또한 존경의 대상이었다. 노인들이 이야기하길, 어린이도 손을 씻으면 왕과 함께 식사할 수 있는 것이었다. 오콩코는 분명 자신의 손을 깨끗이 씻었고 그래서 왕과 어른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p.17, 치누아 아체베 지음, 조규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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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손을 씻는다는 말의 의미가 흥미로운 문장인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손을 씻었다'라는 말은 문장 그대로의 뜻을 넘어 부정적인 사건이나 일에 개입이나 관여/관심을 끊는다는 의미로 쓰죠. 책의 문장은 단순히 부정함, 실패, 더러움을 털어낸다는 뜻을 넘어 높은 지위에 오르려는 자의 의지도 담긴 것 같네요.

은화
“ 하지만 그는 평생 어떤 두려움 속에 살았는데, 그것은 실패와 유약함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그것은 악과 변덕스러운 신 그리고 주술에 대한 두려움, 숲에 대한 두려움, 잔혹함으로 눈이 벌건 자연의 힘에 대한 두려움보다도 한층 더 컸고 뿌리가 깊었다. 그 두려움은 외적인 것이 아니라 내면의 것이었다. 그것은 스스로에 대한 두려움, 즉 그가 아버지를 닮은 것같이 보이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었다. ”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p.22, 치누아 아체베 지음, 조규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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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그래서 오콩코는 아버지 우노카가 사랑했던 모든 것을 증오하는 감정에 지배받게 되었다. 그 하나가 친절함이었고, 또 다른 하나가 게으름이었다.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p.23, 치누아 아체베 지음, 조규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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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롱
이 문장을 저도 보면서 유약함에 대한 두려움에 대해서 시대와 지역을 막론해서 그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해졌어요

은화
오콩코의 두려움이 현실적? 현대적?인 고민이라서 이질적이면서도 공감이 잘 되었어요. 1장의 경우, 오콩코와 그가 사는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이 중심인지라 그가 느낀 '실패에 대한 부담감'이 아프리카에서는 굉장히 낯선 고민이지 않을까 생각하면서도 오늘날의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면이라 오콩코가 더 가깝게 다가왔습니다.

은화
오콩코에겐 많은 젊은이들이 인생에서 흔히 갖는 정도의 출발점도 없었다. 그는 아버지로부터 곳간 하나 물려받지 못했다. 물려받을 곳간이 없었던 것이다.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p.26, 치누아 아체베 지음, 조규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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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수확이 좋고 나쁜 건 본인의 팔에 달린 것. 우노카 자네의 도끼질이나 괭이질이 매가리 없다는 것은 온 마을이 아는 사실이고. 이웃들이 숲을 개간하려 도끼를 들고 나설 때, 자네는 수풀 하나 나지 않아 편하기만 한 쓸모없는 땅에 얌을 심었지. 다른 사람들은 땅을 일구기 위해 강을 일곱이나 건너는데, 자네는 집에만 남아 가 망 없는 땅을 위해 제사를 지냈지. 이제 돌아가 남자답게 일하게나." ”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p.28, 치누아 아체베 지음, 조규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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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더디고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신들린 사람처럼 혼신을 다했다. 참으로 그는 아버지가 치욕스럽게 살고 부끄럽게 죽었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다.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p.29, 치누아 아체베 지음, 조규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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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남C
그는 평생 어떤 두려움 속에 살았는데, 그것은 실패와 유약함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중략... 그 두려움은 외적인 것이 아니라 내면의 것이었다. 그것은 스스로에 대한 두려움, 즉 그가 아버지를 닮은 것같이 보이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었다.

은화
모두들 박장대소했는데, 오콩코만은 예외였다. 그가 어색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노인은 격언에서 뼈다귀가 언급되면 항상 불안해한다는 속담과 같은 이치였다.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p.31, 치누아 아체베 지음, 조규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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