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6.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치누아 아체베

D-29
이그보 사람들의 씨름 영상을 찾아봤어요. 우리나라의 씨름과 비슷하면서도 다르다고 느낀 게 상대를 어떻게든 넘어뜨리고자 발 기술을 쓰기도 하고, 엎어치거나 메치기도 하지만 샅바를 붙잡지는 않네요. 이그보의 전통 씨름은 상의를 탈의하고 하지만 일반 도시의 축제에서는 간단한 활동복이나 운동복을 입고 참여하고요. https://www.youtube.com/shorts/aXo3L4H0rPw https://www.youtube.com/watch?v=DIr-Tq92-Kg
영상 잘 봤습니다. 샅바 같아 보이는 걸 착용하고 하네요! 나라마다 레슬링 비슷한 스포츠가 하나씩 있나봅니다.
역시나 각 부족별 전통의상은 제 마음을 사로잡네요.(씨름은 안 보고 빤쮸 디자인에 매혹되어버린 꽃의 요정) 이 씨름을 보니 영화 '당갈'도 생각났습니다.
아프리카 쪽 문학을 접해본 적이 많이 없어서 이번 기회에 알고 싶어집니다. 천천히 참여해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도롱 님,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분량도 부담 없는 쪽수이고 내용도 우화처럼 읽을 수 있는 구성이라 책이 술술 넘어가지네요.
아마 오콩코가 가슴 저 밑바닥까지 가차 없는 사람은 아니었으리라. 하지만 그는 평생 어떤 두려움 속에 살았는데, 그것은 실패와 유약함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그것은 악과 변덕스러운 신 그리고 주술에 대한 두려움, 숲에 대한 두려움, 잔혹함으로 눈이 벌건 자연의 힘에 대한 두려움보다도 한층 더 컸고 뿌리가 깊었다. 그 두려움은 외적인 것이 아니라 내면의 것이었다. 그것은 스스로에 대한 두려움, 즉 그가 아버지를 닮은 것같이 보이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었다. […] 그래서 오콩코는 아버지 우노카가 사랑했던 모든 것을 증오하는 감정에 지배받게 되었다. 그 하나가 친절함이었고 또 다른 하나가 게으름이었다.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22-23쪽, 치누아 아체베 지음, 조규형 옮김
오콩코에겐 많은 젊은이들이 인생에서 흔히 갖는 정도의 출발점도 없었다. 그는 아버지로부터 곳간 하나 물려받지 못했다. 물려받을 곳간이 없었던 것이다. 그의 아버지 우노카가 왜 자신에게는 항상 흉년이 드는지를 알기 위해 산과 동굴의 신을 만나러 갔던 이야기는 우무오피아의 전설이 되었다.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26쪽, 치누아 아체베 지음, 조규형 옮김
그해 추수는 장례식만큼 비통했고, 많은 농부들이 형편없이 썩어 버린 얌을 캐면서 울었다. 한 남자는 나뭇가지에 천을 걸고 목을 매고 말았다.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35쪽, 치누아 아체베 지음, 조규형 옮김
그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 “그해를 견뎠으니, 난 무엇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야.” 이는 그의 불굴의 의지에 새겨졌다.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36쪽, 치누아 아체베 지음, 조규형 옮김
얌은 아프리카에서 카사바, 유카 등과 더불어 가장 인기 있고 많이 재배되는 작물로 우리나라에서는 '마'로 불린다는군요(저도 처음 알았습니다). 한국에서는 백제 무왕 서동이 마장수였다는 일화로 마를 접하는데 저는 마의 맛은커녕 향이나 냄새, 외형조차도 모르네요. 이 작품에서는 얌Yam이 마치 남자들의 전유물이자 상징인 듯 언급되는 단락들이 자주 나옵니다. 이유는 얌이 다른 작물에 비해 농사짓는데 힘이 더 많이 들어서라고 해요. 덩굴형태의 뿌리식물이라 처음에는 땅에서 퍼지지만 어느 정도 자라면 두 번째 사진처럼 막대나 지지대를 세워 작물을 올려서 키우나 봐요. 얌의 덩이줄기는 연약하기 때문에 조금만 상처를 입어도 덩이 전체, 즉 수확량에 영향을 주므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금속성의 도구보다는 나무로 된 농기구를 많이 쓴다고 해요. 당연히 나무 농기구는 철제보다는 쉽게 부서지고 갈라지므로 자주 갈아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요. 또한 흙 둔덕을 높이 쌓고 거기에 덩이줄기를 일일히 심어넣는데 노동력도 많이 들어간다고 하고요. (세 번째 사진) 반면 카사바는 얌에 비해서는 재배하는데 농기구나 힘을 덜 필요로 하기에 작품에서처럼 얌을 남자의 작물로, 카사바를 여자의 작물로 구분하는 문화가 자연스레 생겨났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건, 카사바는 독성이 있어서 물에 담가 독을 빼거나 씻어 먹지 않으면 섭취시 중독(심하면 사망)될 수 있는데 비해 얌은 일부 종을 제외하면 독성이 없다고 해요. 얌은 그 특유의 무독성, 고강도의 노동력과 시간 투입으로 인해 다른 작물에 비해 높은 가격에 팔려서 농부들에게 인기가 좋습니다. 얌 자체는 이렇다 할 향이나 맛이 거의 없지만 그로 인해 한국으로 치면 밥처럼 주식으로 먹을 수 있어 어디서나 수요가 많다고 해요.
얌은 '푸푸(fufu)'라는 방식으로 가장 많이 해먹는데 아프리카 흑인들의 주식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얌을 찧고 갈아버린 뒤 기호나 문화에 따라 카사바, 감자, 바나나, 쌀 등 다른 재료를 섞기도 한다네요. 마치 밀가루 반죽처럼 보이죠? 뿌리식물들을 잘라놓고 두면 진액이나 점액이 베어나오듯, 얌도 끈끈한 성분이 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얌은 우리로 치면 쌀밥이나 중국집 꽃빵이 그 자체로는 별다른 맛이 없지만 대신 다른 국과 반찬을 먹기 위한 주식인 것과 비슷해 보입니다. 다 만들어진 푸푸는 약간 꾸덕하고 끈적하면서도 잘 늘어나는 질감인데 손으로 뜯어 먹습니다. 한 입에 먹기 좋은 크기를 떼어내어 손으로 조금 뭉치고는 스튜, 수프, 국 같은 요리에 찍거나 담아서 같이 먹는 거죠. 그래서 소설에서도 계속 얌, 푸푸, 수프가 식사로 같이 언급되는 이유입니다. 가장 인기있는 푸푸의 식사 요리는 '에구시 수프'로 호박이나 멜론 같은 박과 식물, 양파, 토마토, 고추를 갈아 간을 하고 여기에 취향에 따라 고기나 생선을 넣어 끓인 것이래요. (세 번째 사진) 모양은 전혀 달라도 여러모로 인도 커리가 생각나네요. https://youtube.com/shorts/Pk44PKNaRtE?si=6B2krp2VBdBT1nFi
안 그래도 찾아 볼려던 참이었는데~! 농사 짓기 까다로운 작물이었군요.
아, 그래서 얌을 “남자의 작물”이라고 한 거였군요. 푸푸는 한번 먹어보고 싶네요. 소설의 배경이나 문화가 낯설게 느껴질 때마다 @은화 님의 도움으로 아주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부로 1부까지 읽었습니다. 각 장의 이야기들이 시간 순에 따라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짤막한 독립된 일화에 가까워서 쉽게 읽히네요. 오콩코라는 인물에 초점을 두었는데 다시 한 번 전체적인 느낌에 집중해보려고 해요.
15쪽에 나오는 악기들을 좀 찾아봤습니다. 아프리카 문화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의미랄까 역할이 어떤 것인지 궁금해지네요. 제사/의식을 생각해보면 상당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에크웨(Ekwe) : 나무 북 https://en.wikipedia.org/wiki/Ekwe 에크웨 앙상블 연주 영상 https://tinyl.co/4HCP 우두(Udu) : 도자기 북 https://en.wikipedia.org/wiki/Udu 우두 연주 동영상 https://tinyl.co/4HCL 오게네 : 징 https://en.wikipedia.org/wiki/Ogene
악기들에 대해서도 찾아봐야지 했는데 읽다보니 깜빡했네요.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게네의 소리도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흥겹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RVwJTXz7j98
오른쪽 분 연주안 할 때는 노려보는 것 같았는데, 연주 시작하시니까 해맑으시네요 ㅋㅋ
@르구인 @은화 와, 감사합니다. 오게네가 “징”이라고 해서 한국의 징을 떠올렸었는데 그것과는 또 다르군요. 연주 영상 정말 잘 봤습니다.
Umuofia kwenu! Yaa! 야자술(Palm Wine)이 궁금해서 찾아보니 막걸리와 비슷하게 생겼네요. 달달하고 신맛이라는데 직접 한번 마셔보고 싶네요. https://youtube.com/shorts/YQI3xf_eRhM?si=rbL84-77nHPqmbM8
오, 야자술은 수액을 가지고 만드는 거였군요! (올려주신 영상 보기 전에는 막연히 그냥 열매로 만들 거라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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