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1부

D-29
정독하는 방인만큼...저의 꼼꼼하고 부질없는 비판적 읽기도 공유해 봅니다. 15쪽 대서양이 1년에 2.5센티씩 늘어나는 게 오늘날 동아프리카에서 보는 것 같은 지구대가 보이며 해저가 막 생기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이 문장이 이해가 안 가서 찾아보았습니다. 지구대(Rift Valley):는 거대한 대륙판이 양옆으로 잡아당겨지는 힘(장력)을 받아 찢어지면서 만들어진 낮은 골짜기, "땅에 마치 거대한 도랑(구덩이)을 판 것처럼 길게 이어진 띠 모양의 지형" 地 (땅 지), 溝 (도랑 구): 인위적으로 판 도랑이나 자연적으로 생긴 좁고 긴 골짜기, 帶 (띠 대): '열대', '온대' 할 때처럼 일정한 범위를 가진 긴 '띠' 모양의 영역 이 내용을 읽고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지구대란 말대신 거대 균열골짜기로 쓰면 어떨까? 한자 병기도 안하면서 그냥 지구대라고 쓰면 첫번째로 떠오르는 건 🌎 대? 지구 띠? 그것도 대란 말에서 띠를 떠올릴 수 있는 지식층이나 그렇게 생각할 거고, 두번째는 경찰 지구대가 떠오른다... 요즘에 누가 도랑구짜를 알까 싶지 않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학술용어 번역에 좀 불만이 많습니다. ​
지구대와 같은 학술 용어를 쓸 경우는 단어 옆에 한자를 함께 표기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따로 주석을 달아주어도 좋고요.
"설령 빨리 읽어 나간다고 합시다. 여러분에게 뭐가 남을 것 같습니까?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내 수업은 속도를 다투지 않습니다. 여러분에게 속독을 가르칠 생각도 없습니다. 그보다 다들 조금이라도 어렵게 느낀 곳, 흥미로운 곳에서 스스로 옆길로 빠지면 좋겠습니다. 자꾸만 파고들어서 자신의 세계를 깊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시간이 걸려도 천천히 갈 작정입니다." 겐타로는 그 순간 시간이 멈춘 것 같다고 느꼈다. 에티 선생님의 말은 다시 이어졌다. "당장 도움이 되는 것은 곧바로 쓸모없어집니다. 그런 것을 가르칠 마음은 없습니다. 무엇이든 좋습니다. 조금이라도 흥미를 느낀 것에서 마음이 동하여 스스로 깊이 파내려 가길 바랍니다. 여러분은 내 수업에서 힌트만 찾으면 됩니다...... 이 인쇄물에 정답을 쓰기를 바라는 게 아닙니다. 그 순간 여러분에게 떠오른 진심이나 글을 남기면 됩니다. 그렇게 스스로 찾아낸 것은 여러분의 평생 재산이 됩니다. 언젠가는 알게 될 겁니다." ..... 하시모토가 '은수저' 수업의 진의를 학생들에게 직접 이야기한 것은 1962년 5월, 단 한 번뿐이었다.
천천히 깊게 읽는 즐거움 - 속도에서 깊이로 이끄는 슬로 리딩의 힘 p.132, 이토 우지다카 지음, 이수경 옮김
동아프리카 지구대는 '동아프리카 열곡대裂谷帶' 라고도 하네요. '열곡대'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혼동이 좀 덜할 것 같습니다. 최신 서적에는 이 표기를 더 많이 사용한다고 해요. '지구의 짧은 역사'도 그리 오랜 서적이 아닌 것을 감안하면 지구대란 부분은 독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네요. 중문판에서는 열곡'裂谷'이라는 단어를 사용했고 일본판에서는 '地溝帶'란 단어를 사용했어요.
'오늘날 동아프리카에서 보는 것 같은 지구대가 보이며 해저가 막 생기기 시작했음을 알아차릴 것이다.' 이 부분에서 '해저'라는 단어는 '해양분지'로 번역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영문판은 'ocean basin' 이라고 되어 있어요. 중문판, 일본어판 모두 분지'盆地'라는 단어를 써주고 있습니다.
네. 뜻을 분명히 하려는 노력은 소중한 것 같아요. 다만 저는 영어표현에 비해 한자어를 사용한 국어번역이 오히려 지금 세대에게는 어렵게 느껴지리라는 생각이 들어서, 일본식 한자어번역, 표현 이제는 좀 안할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70년대까지는 고등학생도 국어교과서에 거의 대부분의 한자어에 괄호를 사용해 한자가 병기되어이었고, 그 세대는 국어시험에 한자도 출제되었던 걸로 알아요 한글은 우리 민족 최대의 걸작품이고, 우리가 이뤄낸 빠른성장(이거 잘한건지에 대한 평가는 또 다른 맥락에서 따져볼수도 있겠지만) 문화의 바탕은 한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자병기하고 가르치자는 것에는 반대해요. 중국은 오히려 이제와선 한자때문에 애먹고 있는걸로 압니다. 국어단어의 70%이상이 한자어이지만, 그래서 어느정도는 한자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긴하지만, 학술용어에선 전공자가 아니면 한글로만 적어놓았을때 뜻을 알수없고 오히려 더 낯설게 느껴지는 조어는 지양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골짜기라든지 하는 우리말도 사용해도 좋을것같고, 어떻게든 뜻을 쉽게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하도록 애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좋은 책을 용어의 낯섬에 걸려 읽기를 그만두는 청소년이나 일반인들이 없도록 말이죠 지식이란 대단한 것이 아니고, 누구나 접근가능한 것이라는 인식이 퍼질 수 있었으면좋겠습니다.
지구대나 열곡대보다는 거대 골짜기, 하니까 뜻이 금방 와닿아서 좋네요.
‘지식이란 대단한 것이 아니고, 누구나 접근가능한 것이라는 인식이 퍼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말씀에 깊이 동감합니다. 많이 고민하고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중국은 한자로 애를 먹고 있는 부분도 있지만 한자의 장점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항상 논쟁 중인 문제인 것 같습니다. 언어도 사용하는 사람들에 따라 역사적으로 변화해왔습니다. 반면 한자는 오랜 시간 거의 변하지 않은 채로 남아 있었기 때문에 수천 년 전 기록을 보고 지금도 이해하고 연구할 수 있는 점은 경이로운 부분이죠.
앗 저도 지구대라고 하면 파출소 생각이 날듯.. 지금 영어로 읽고 있어서 한국어로는 지질학 용어들을 어떻게 표현했을지 궁금해져요. 안그래도 지구과학을 배운 적 없어서 나중에 확인해봐야겠어요.
국내 학자들이나 번역가들 사이에서도 용어가 통일되지 않는 것도 문제인 것 같습니다. 동일한 개념을 다루면서도 서로 조금씩 다른 용어로 사용하니까요.
영어로 읽다가 궁금하신 부분은 여기에 말씀하셔요. 찾아봐드릴께요. ^^
동아프리카에 지구대가 생기며 대륙이 갈라지고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어요. 저자 말대로 우리가 살고 있는 공에 대해 무심했던 것 같습니다^^
아프리카 대륙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 새로운 대륙과 바다가 만들어지는 건 500만 년에서 1천만 년 이후의 일이지만 그렇게 될 거라고 해요. ^^
동아프리카의 거대 균열골짜기에서 '루시'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 화석을 포함해서 여러 화석이 발견되었다고 해요. 그런데 이 루시는 비틀스의 노래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 그리고 루시는 존 레논의 아들과 같이 유치원에 다녔던 여자 친구였던 아이의 이름이고요.
저도 이 노래 참 좋아해요^^ 근데 하두 마약 남용이 심하던 시대라서 LSD에서 따온 거 아니냐는 소문도 있었죠 ㅎㅎㅎ
그 소문은 아마 비틀즈 본인들도 사실임을 인정했던 걸로 알고 있어요 ㅎㅎ 음악도 좋고 얽힌 추억이 많아 저도 좋아하는 곡입니다. 예전에 어느 책에서 읽은 바로는 당시 화석 발굴 팀이 작업 현장에서 그 곡을 자주 틀어놓고 듣다가 화석 이름을 따왔다고 하던데 맞는지 모르겠네요.
왜 화석 이름이 '루시'인가? 화석을 발견한 그날, 탐사대원들은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다. 도널드 조핸슨이 쓴 책 (루시, 최초의 인류)에서 그는 이날 상황을 이렇게 적었다. "캠프는 흥분의 도가니였다. 그날 밤 우리는 한숨도 자지 않고, 계속 떠들면서 맥주를 마셨다. 캠프에는 테이프리코더가 한 대 있었는데, 비틀스의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가 흘러나왔다. 우리는 흥에 겨워 볼륨을 최대로 올리고 그 곡을 계속 들었다. 잊을 수 없는 그날 밤 어느 시점(정확하게는 언제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에 '루시'라는 이름이 붙었고, 그 후로 그렇게 알려졌다. 정확한 이름은 하다르에서 발굴된 화석에 붙는 식별 번호인 'AL. 288-1'이다." 도널드 조핸슨은 누가 처음 화석 이름을 루시라고 부르자고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지만, NASA의 자료나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당시 같은 탐사대원이었던 여성 파멜라 엘더만이라고 한다. 루시의 이름은 에티오피아의 암하릭어로는 '딘키네시(Dinkinesh)'다. '당신은 멋디자'라는 뜻이다. 식별 번호인 'AL.288-1'의 AL은 'Afar Locality', 즉 아파르 지역에서 발굴되었다는 의미다. '하다르'로 하지 않고 '아파르'라고 한 이유는 조사단 이름이 '아파르 지역' 조사단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박물관이 살아 있다 - 세계 최대 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 이야기 pp.172~173, 권기균 지음
오, 자세한 상황이 나와있네요! 정말 극적이군요. 당시 최초의 인류 화석을 발견했으니 얼마나 기뻤을까요? 그때 어떤 음악이 흘러나왔더라도 거기서 이름을 따왔을 듯해요.
존 레논의 회상에 따르면, 1966년 무렵까지 비틀스는 인기와 마약에 빠져 자아를 잃고 있었다. 아침식사 대신 마리화나를 피우며 하루종일 킥킥거리며 웃고 있었다. 존은 <헬프>를 내던 무렵, "난 진짜로 도와달라고 부르짖고 있었어요"라고 고백했다. 투어를 그만 하겠다고 선언한 후 멤버들은 각각 자기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뿔뿔이 흩어졌다. 각자가 다시 한 번 스스로를 뒤돌아 볼 시기가 왔던 것이다. 폴 매카트니가 <페트 사운즈>를 들은 것은 바로 그 시기였다. "'난 놀랐어. 이건 너무나 새로운 앨범이야. 그럼 도대체 우린 어떡해야 하는 거지?' 거기가 모든 것의 출발점이었다." 이 발언은 '서전트 페퍼즈 론리 하츠 클럽 밴드'를 만들게 된 계기를 회상한 내용인데, 당시 정신적으로 비만해 있던 폴의 심한 충격을 받은 모습이 역력히 나타나 있다. 그로부터 얼마 뒤 비틀스는 조지 마틴 등과 애비 로드(Abby Road)에 틀어박혔다. '서전트 페퍼즈 론리 하츠 클럽 밴드'의 컨셉은 거의 폴이 생각해 낸 것이다. 스튜디오에서는 신곡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가 연일 나오고 있었다.
하루키 소설 속에 흐르는 음악 pp.162~163, 아이즈카 츠네오 지음, 김진욱 옮김
하루키 소설 속에 흐르는 음악이 책은 하루키의 처녀작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에서부터 ‘스푸트니크의 연인’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록, 클래식, 재즈와 모든 음악에 대해 해설을 붙여 소개하고 있다. --조선일보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는《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에 수록된 곡이네요.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은 1967년 2월~3월 기간 동안 녹음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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