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1부

D-29
나 라는 존재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합니다. ‘나 하나’, 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존재. 그 속에 협력의 역사가 담겨 있었네요. 우리 몸 안에도 미생물이 존재하고 역할을 하고 있고요. 미토콘드리아가 없었으면 힘도 못 썼겠어요. 또 한 개인이 가정 안에서 맡은 역할이 있고 내가 없으면 안되는 조직이나 단체가 있고요.
미토콘드리아의 ‘세포 내 공생’이라는 개념을 예전에 어느 책에서 읽고 진심 감탄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 녀석이 다른 녀석을 꿀꺽 삼켰는데, 그걸 소화시키거나 흡수해버리지 않고 둘이 함께 도우며 살게 됐다니요. 생명의 공생과 협력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쵸. 실은 많은 단세포 생물이 그렇게 다세포로 진화했다는 얘기가 있어요. 서로에게 도움을 주며 서로를 키워 준거죠.
2019년, 일본 연구팀이 실험실에서 초기 진핵생물에 매우 가까운 미생물을 기르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10여 년 전, 연구팀은 바다에 유출된 석유를 분해할 미생물을 찾아서 잠수정 신카이 6500을 타고 수심 1500미터가 넘는 심해로 내려가 진흙 샘플을 수집했다. 그런데 그 진흙에서 아스가르드고세균(또는 아스가르드)이라고 알려진 희귀 세포가 발견되었다. 그 세포는 미생물과 진핵생물의 유전자를 모두 지니고 있었는데 과거에는 심해에서 찾아낸 DNA 조각으로만 알려졌었다. 온전한 아스가르드 세포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었고 연구팀은 이 세포가 아주 느긋하게 증식하는 동안 인내심을 발휘하며 10년 넘게 기다렸다. 대장균E. coli 같은 조금 더 익숙한 미생물은 20분마다 한 번씩 분열하지만 아스가르드 세포는 두 개로 분열하는 데 25일 걸린다. 또한 말할 수 없이 까다로워 심해와 유사하게 차갑고 산소가 부족한 조건에서만 생장하고 추가로 다른 미생물이 있을 때만 살아남는다. 일본 연구팀이 저 느린 세포에서 관찰한 것처럼 아스가르드 세포에는 (당황한 문어처럼 보이는) 긴 부속지가 있고 그 팔에는 세균이 붙잡혀 있다. 아마도 수십억 년 전 아스가르드 같은 세포가 다른 세균과 아주 친밀하게 얽혀 있다가 통째로 삼킨 다음 최초의 진핵 세포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현재 심해 저 깊숙이 숨어 있는 과거의 비밀을 밝히고자 더 많은 아스가르드 세포를 찾는 수색이 진행되고 있다.
눈부신 심연 - 깊은 바다에 숨겨진 생물들, 지구, 인간에 관하여 pp.198~199, 헬렌 스케일스 지음, 조은영 옮김
최초의 포식자들 원핵생물의 단조로움 속에서 진화가 정체되어 있던 지구에 혁명을 가져온 것은 진핵세포의 막이었다. 막의 유연성은 식세포 작용(phagocytosis)을 통한 영양분 흡수를 가능케 했다. 식세포 작용이란 입자들을 삼키는 것을 말한다. 반면에 대부분의 원핵생물들은 딱딱한 밀랍 같은 껍질에 싸여 있어서 영양분 분자들을 용액상태로만 흡수할 수 있다. 입자 또는 먹이를 만난 세포막은 함입하면서 그 먹이를 세포 내부로 빨아들인다. 진핵세포는 식세포 작용을 통해 살아 있는 원핵생물을 통째로 삼킬 수 있었다. 진핵세포의 막으로 인해 진화의 역사에 잡아먹기(포식)가 등장한 것이다. 포식은 다양성을 만드는 힘이다. 특히 막을 통한 포식은 "처절한 투쟁으로 얼룩진 자연의 질서"가 전혀 아니다. 오히려 자연은 서로 북돋우는 생물 군집들이 함께 만드는 협주곡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물론 인간 중심적인 충동 때문에 이런 생각을 갖기 힘들겠지만 말이다.
과학의 시대! p.384, 제라드 피엘 지음, 전대호 옮김
과학의 시대!폭넓은 분야의 과학기사를 총망라했다.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제 분야를 다루고 있다. 쿼크에서 은하계까지, 빅뱅에서 생명의 탄생까지, 공룡에서 호모 사피엔스를 지나 국제연합 상임이사회까지 전 영역을 아우른다.
우리의 세포 하나하나 속에는 미토콘드리아라고 불리는 작은 기관이 들어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의 대부분을 생산하는 화학 공장이다. 만일 미토콘드리아를 잃으면 우리는 즉사하고 말 것이다. 이 미토콘드리아의 기원이 진화의 아주 초기 단계에서 우리와 비슷한 세포와 힘을 합친 공생 박테리아일 것이라는 논의가 최근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비슷한 가설이 우리의 세포 속에 있는 다른 미세 기관에 대해서도 제시되었다. 이 가설도 다른 혁명적인 사고와 마찬가지로 그 사고에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인데, 이 가설은 이제 인정받을 때가 도래한 듯하다. 추측건대 우리의 유전자 하나하나가 공생 단위체라는 보다 과격한 생각이 언젠가는 받아들여질 것이다. 우리는 공생하는 유전자들의 거대한 집합체인 것이다. 누구도 이에 대한 '증거'를 실제로 들이댈 수는 없겠지만, 앞서 내가 설명했던 방법과 마찬가지로, 이 가설에 대한 증거는 우리가 유성생식 생물의 유전자 작용을 생각할 때의 바로 그 사고방식 속에 이미 내재하고 있다.
이기적 유전자 - 40주년 기념판 p.346, 리처드 도킨스 지음, 홍영남.이상임 옮김
이기적 유전자 - 40주년 기념판과학을 넘어선 우리 시대의 고전, 『이기적 유전자』 40주년 기념판. 진화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이 책은 다윈의 ‘적자생존과 자연선택’이라는 개념을 유전자 단위로 끌어내려 진화를 설명한다.
다른 한 가지 시사점은 진핵 세포의 출현에서처럼 구성원들의 적절한 협조가 있어야만 혁신적 발전의 주춧돌이 될 하나의 집합체가 형성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를 집단을 위해 개인을 희생할 때 그 사회가 혁신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식으로 오해해서는 곤란하다. 오히려 강조점은 진핵 세포에 있는 두 종류의 DNA가 자신들의 더 큰 이득을 위해 한 지붕 속에 있기로 '작정했다'는 대목에 있다. 같은 맥락에서 구성원들의 이득이 전보다 더 커지는 상황에서 탄생한 집단만이 이후에 더 큰 변화들을 몰고 올 수 있으며 더 오래 간다. ... 그런데 이 모든 혁신의 원리들의 기저는 개방성과 다양성 수용이라고 할 수 있다. 작은 차이를 통한 혁신에서는 새로운 변이가 중요하고 진핵 세포와 다세포 출연과 같은 대전환의 핵심은 개방적 융합과 다양성 수용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환경의 격변에 대처헤서 번성하는 힘도 따지고 보면 다양성에서 온다. 이런 맥락에서 인류 공동체와 사피엔스 문명의 보존도 개방적 융합과 다양성 수용을 통해 이뤄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자연의 원리로부터도 부족 본능을 넘어 공감의 반경을 넓히는 것이 미래를 위한 길임을 알 수 있다.
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 pp.226~227, 장대익 지음
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이번 개정증보판에서는 단순한 수정이 아니라 ‘4부 새로운 세상을 위한 공감 교육’, ‘5부 사고의 공동체를 조직하는 정치’를 새로 마련하여 대한민국의 미래에 가장 중요한 두 축, 교육과 정치 분야에서 어떤 혁신을 이뤄내야 인지적 공감의 반경을 넓힐 수 있는지 탐구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vxHY5NXUSsw&t=141s 이 영상에서는 한 미생물이 다른 미생물을 삼켰을 때 미생물이 "소화"되지 않아(20억 년 만에 소화에 실패해서요)미토콘드리아가 생겼다고 말하고 있네요. ^^ 숙주 안에서 살아남아 숙주의 일부가 되어 살아남은 미생물이 미토콘드리아가 되었다는 거에요. 이후 아주 복잡한 생명체로 진화할 수 있었고.. 지금의 우리에 이르렀다고요. 그래서 우주의 다른 곳에도 단순한 형태의 생명체는 얼마든지 있겠지만 인간과 같은 복잡한 형태는 없을 거라고 말하고 있어요. 소화에 실패해서 지금 같이 생명체가 복잡한 형태가 되었다는 추론도 놀라운 신비 같아요.
올려주신 영상 보고 있어요. 박테리아들이 20억 년 만에 단 한번 소화에 실패한 덕택에 우리가 지금 여기 이런 모습으로 살아있는 거라는 얘기를 윌 스미스가 해주는군요! 하하 왠지 반갑네요
대전국립중앙과학관에서 찍은 진핵세포 모형입니다. ^^ 미토콘드리아가 여러 개 보이네요.
이 화학식에서 왼쪽으로 오른쪽 방향으로 진행되면 ’광합성‘,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으로 진행되면 ’호흡‘ 이라고 볼 수 있어요. 광합성은 산소를 떼어내는 환원reduction이고요. 호흡은 산소와 결합하는 산화oxidation이지요.
광합성과 호흡은 산화-환원을 통해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데, 이를 처음 보여 준 것은 산소를 발견한 조지프 프리스틀리(Joseph Priestley)였다. 그는 1772년에 행한 실험에서 밀폐된 유리 기구에 쥐를 넣으면 얼마 후에 죽는데, 쥐 대신 타고 있는 초를 넣으면 촛불이 꺼지는 것과 유사하다는 사실을 관찰했다. 그 상황에서 기구 안에 식물을 넣고 며칠이 지난 후 쥐를 넣으면 쥐가 한동안 살아 있고, 꺼져 가는 초를 넣으면 촛불이 살아났다. 이 실험은 쥐의 호흡과 초의 연소가 공기 중의 산소를 사용하고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는 것과 식물이 광합성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사용하고 산소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려 주었다. 자연에서는 태양 에너지를 사용해 식물과 동물 사이에 대규모 에너지 순환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과학 산책, 자연과학의 변주곡 p.234, 교양과학연구회 지음
과학 산책, 자연과학의 변주곡교육 현장에서 과학 지식 전파와 과학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는 18명의 자연과학 전문가들이 모여 자연과학 전체를 아우르는 핵심 이론과 개념을 소개하고, 과학적 사고의 중요성을 전하는 책이다.
식물이 하는 광합성과 우리가 하는 호흡이 산화-환원의 관계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군요. 이렇게 서로 맞물려 돌아가며 순환한다는 사실이 참 오묘합니다. (화학식을 하나도 모르지만 직접 써주신 식을 보니 무척 아름답게 보여요. 태양 그림도 귀엽고요.) 마침 오늘 <코스모스>를 뒤적이다 보니 관련된 얘기가 눈에 띄어 올려봅니다.
나무는 햇빛을 생존의 동력으로 삼는 아름답고 위대한 기계이다. 땅에서 물을 길어 올리고 공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여 자신에게 필요한 음식물을 합성할 줄 안다. 그 음식의 일부는 물론 우리 인간이 탐내는 것이기도 하다. 합성한 탄수화물은 식물 자신의 일들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의 원천이 된다. 궁극적으로 식물에 기생해서 사는 우리 같은 동물은 식물이 합성해 놓은 탄수화물을 훔쳐서 자기 일을 수행하는 데 이용한다. 우리는 식물을 먹음으로써 탄수화물을 섭취한 다음 호흡으로 혈액 속에 불러들인 산소와 결합시켜 움직이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뽑아낸다. 그리고 우리가 호흡 과정에서 뱉은 이산화탄소는 다시 식물에게 흡수돼 탄수화물 합성에 재활용된다. 동물과 식물이 각각 상대가 토해 내는 것을 다시 들이마신다니, 이것이야말로 환상적인 협력이 아니고 또 무엇이겠는가? 이것은 지구 차원에서 실현되는 일종의 구강 대 기공의 인공 호흡인 것이다. 그리고 이 위대한 순환 작용의 원동력이 무려 1억 5000만 킬로미터나 떨어진 태양에서 오는 빛이라니! 자연이 이루는 협력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코스모스 66-67쪽,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코스모스<콘택트>, <창백한 푸른 점> 등의 지은이 칼 세이건의 저작 중에서 가장 유명한 이 책은 우주, 별, 지구, 그리고 인간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매혹과 탐구의 역사를 매끄러운 글과 멋진 사진으로 담아내어, 출간 20년이 훌쩍 넘은 지금도 가장 읽을만한 교양서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40여억 년 전 아직 젊은 별의 주위를 돌던 암석 부스러기가 뭉쳐서 작은 행성이 생겼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15쪽,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우리 다음 세대의 삶을 바꿔놓을 지구적인 변화에 거의 신경도 안 쓰는 이유가 대체 무엇일까? 1968년 세네갈 산림 감시원 바바 디움은 기억에 남을 답을 내놓았다. “결국 우리는 자신이 사랑하는 것만을 보존할 것이고, 자신이 이해하는 것만을 사랑할 것이며, 자신이 배운 것만을 이해하게 될 겁니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18쪽,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그러므로, 이 책은 지구를 이해하려는 시도이다. 우리 행성을 여기까지 오게 한 기나긴 역사 속으로 독자를 이끄는 초대장이자 40억 년에 걸쳐 이루어진 세계가 인간 활동을 통해 얼마나 심각하게 바뀌고 있는지를 인식하라는 권고, 그리하여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도 알아보자는 것이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18-19쪽,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우리 다음 세대의 삶을 바꿔놓을 지구적인 변화에 거의 신경도 안 쓰는 이유가 대체 무엇일까? 1968년 세네갈 산림 감시원 바바 디움Baba Dioum은 기억에 남을 답을 내놓았다. “결국 우리는 자신이 사랑하는 것만을 보존할 것이고, 자신이 이해하는 것만을 사랑할 것이며, 자신이 배운 것만을 이해하게 될 겁니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18,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결국 우리는 자신이 사랑하는 것만을 보존할 것이고, 자신이 이해하는 것만을 사랑할 것이며, 자신이 배운 것만을 이해하게 될 겁니다.”라는 말에서 윤하의 노래 '6년 230일'이 떠올랐어요. 노래 제목도 당시 기후위기 시계에서 남은 시간으로 지었대요. 이젠 이해하려고 해봐도 아마 왜 그랬는진 모르고 하나라 여기던 둘이라 무덤덤해진 거겠지 - 2절 이해하지 않거나 못하면 무심해지고, 이해해야 사랑할 수 있는 것이 인지상정인가 봐요. 사랑하려면 먼저 이해해야 하고, 이해하려면 먼저 알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어찌 보면 당연한 사실을 자꾸 잊어버리거나 외면한 채 편하게만 살고 싶은데. 이 게으름을 이기기가 그렇게 어렵네요. 그 와중에 위에 올려 주신 표지 그림 원본을 보면서 '무지개떡을 배달시켜 먹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저를 어쩌면 좋을까요? 떡 시키면 일회용 포크와 함께 스티로폼 접시와 비닐랩과 비닐봉지로 포장해서 배달해 주시던데. 이불 밖이 두려워서 배달을 애용하는 제가 기후위기 시계를 앞당기는 주범이에요. 윽...
정말.. 스폰지케이크나 무지개떡이 생각나는 비주얼이네요.. 윤하 노래 중 지구나 우주에 대한 노래들이 많아서 저도 앞의 우주와 지구의 생성에 대해 읽으며 윤하의 노래들을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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