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1부

D-29
"지표면의 물이 지형적으로 낮은 곳에 모이기 때문에 현무암 지각은 주로 바다 아래에 가라앉게 된다." 이런 정도의 의미로 번역되어야 하죠. 원인과 결과를 뒤바꾸어 번역을 하셨네요.
종합하자면, 이런 암석들은 지구의 유년기에서 성숙기에 이르기까지의 발달 과정, 세균에서 우리에 이르기까지 생명의 진화라는 장엄한 이야기뿐 아니라, 아마 가장 원대한 이야기일 지구의 물리적 측면과 생물학적 측면이 서로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쳐 왔는지도 들려준다. 지질학자로서 40년을 보냈음에도, 나는 여전히 영국 남부 도싯 해안의 절벽을 볼 때면 경이로움을 느끼면서 1억 8,000만 년 전의 지구가 어떤 모습이었을지 상상하곤 한다. 뒤에서 알게 되겠지만, 더욱 놀라운 점은 수십억 년 전에 살았던 지구와 생명의 모습을 알려주는 암석도 있다는 것이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31쪽,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도싯과 동부 데번 해안 | 유네스코 세계유산 https://naver.me/x3chzRHr Jurassic Coast | Dorset and East Devon Coast https://en.wikipedia.org/wiki/Jurassic_Coast
지구가 거의 완성된 지 수천만 년 뒤에 화성만 한 천체가 이 갓 생겨난 행성에 충돌했다. 엄청난 양의 바위와 가스가 우주 공간으로 흩어졌다. 튀어나간 물질 중 대부분은 다시 뭉쳐서 비교적 작은 암석 덩어리가 되었는데, 지구 주위의 궤도에 영구히 갇히게 된 이 암석 덩어리는 훗날 지구의 위성인 달로 불리게 된다. 고요한 보름달은 시적인 영감을 줄지 모르지만 사실 격변의 산물이며, 달의 암석을 꼼꼼히 연구함으로써 그 비밀이 밝혀졌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34-35쪽,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빛이 우주의 역사를 말해준다면, 암석은 우리 행성의 역사를 알려준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30,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지구는 한 손으로 자신의 역사를 쓰면서 다른 손으로는 쓴 역사를 지운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32,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에셔 MC Escherd의 Drawing Hands라는 작품입니다. 위의 문장을 보면서 이 작품이 떠올랐어요. 다만 두 손 모두 연필을 쥐고 있네요. 한 손에는 지우개를 지워주면 좋겠어요. 한 손은 그리고 한 손을 지우개로 지우는 그림을 제가 그려보고 싶어졌습니다.
한 손으로는 그리고 한 손으로는 지우는 그림을 그려봤어요. 끄적끄적..
잘 그리셨네요! 에셔가 뿌듯하겠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Earth writes it history with one hand and erases it with the other, and as we go further back in time, erasure gains the upper hand.’ 문장을 써주신 앤드류 놀 박사님께 감사드려요. :) 에셔 작가님께서 그렇게 생각해주신다면 영광이지요. ㅎㅎ
이따금 지구는 약간의 맨틀을 지표면으로 올려보내곤 한다. 특히 다이아몬드는 깊은 내부에서 올라오는 눈에 잘 띄는 전령에 속한다. 지하 160킬로미터를 넘는 곳에서 형성된 순수한 탄소의 단단한 결정 형태인 다이아몬드는 마그마를 통해 지표면으로 운반된다. 마그마는 녹은 용암과 화성암의 원천이다. 영화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의 로렐라이 리(마릴린 먼로)는 다이아몬드가 여성의 최고의 친구라고 말하지만, 다이아몬드는 지질학자의 친구이기도 하다. 다이아몬드에는 실험실에서 연구할 수 있는 맨틀 물질이 대개 조금 들어 있기 때문이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p.37~38,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킴벌라이트는 맨틀에서 나온 화산암이에요. 킴벌라이트에 포함된 다이아몬드 결정은 땅속 깊은 곳에서 지표면으로 나온 거예요. 지구의 핵과 지각 사이에는 두꺼운 암석층이 있어요. 이것을 맨틀이라 부릅니다. 맨틀의 두께는 대략 3,000 킬로미터예요. 어두운 색깔의 맨틀 암석 안에는 철과 마그네슘이 많답니다. 푸른 감람석과 휘석이라는 광물도 들어 있어요. 심지어 석류석이나 다이아몬드가 들어 있는 경우도 있지요. ... 다이아몬드는 지표면의 160킬로미터 아래에서 생성되어요.
지구의 신비 - DK 100가지 사진으로 보는 캘리 올더쇼 지음, 안젤라 리자 외 그림, 김미선 옮김, 맹승호 감수
루시는 하늘에 다이아몬드와 같이 있었지만.. 지구 깊숙한 곳에서 만들어진 다이아몬드가 마그마를 타고 지구 표면으로 이동하는데 .. 급속도로 분출된다고 해요. 그런데 다이아몬드들이 로켓처럼 발사되어 지각을 뚫고 하늘까지 올라간 것 아닐까 ^^ 그래서 루시와 만났을까 하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루시도.. 다이아몬드도.. 인간이 발굴한 것이지만요.
와, 그 상상이 진짜 그럴 듯한데요. 어느날 다이아몬드가 맨틀에서 마그마를 타고 올라와 루시를 태우고, 머리가 하늘 꼭대기까지 닿도록 날아갔나 봅니다. 여기서 또 안 듣고 가기는 아쉽네요. 비틀즈의 LSD를 듣다보니 ‘딸기밭이여 영원하라’도 같이 떠올랐어요. 두 곡 다 몽환적이고 싸이키델릭해서 연달아 듣곤 했었거든요. 옛날 생각 나네요. https://youtu.be/LgR6UNeQxXE?si=3Cm4z6m2GDZomhsn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 - The Beatles https://youtu.be/HtUH9z_Oey8?si=-ptNv2zl0HbbxkG7 Strawberry Fields Forever - The Beatles
다이아몬드가 루시를 태웠다니! 넘 멋지네요. 올려주신 스트로베리 필즈 포에버 링크를 클릭해서 들어봤어요. 화면 속의 비틀즈 멤버들이 입은 붉은 계열의 옷들이 딸기를 생각나게 해서 재미있네요. 나무에 주변에 설치한 오브제들도 설치 미술 같고요. 딸기는.. 정말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하는..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소재인 것 같아요. ^^
정말요, 낭만적인 상상이에요. 그리고 겨울에 딸기는 사랑이죠. 제가 그림을 그릴 줄 안다면 마그마는 딸기 요거트로, 다이아몬드는 말갛고 말랑한 야자 알갱이로 그리고 싶어요. 비틀즈의 두 곡과 '별의 시'까지 모두 몽환적인 곡이네요. 소개해 주신 곡들 모두 이번에 처음 들었어요. 돌이켜보니 집에 있던 카세트테이프에 담긴 곡들이나 라디오에서 스쳐 들은 곡 말고는 따로 찾아서 들은 적이 없더라고요. 향팔 님 덕분에 과학책 읽으면서 새로운 음악도 접하고 귀도 즐거워요. 저는 페퍼톤스도 떠올라요. 페퍼톤스 음악은 거의 전곡을 다 들었다고 자부하는데(ㅎㅎ) 가사에 우주나 별, 태양, 지구 같은 소재를 은근히 많이 쓰고, 사운드도 몽환적인 곡이 많은 것 같아요. 아직 제대로 사서 읽어보지는 못했는데, 김초엽 작가님도 『책과 우연들』이라는 에세이집에서 페퍼톤스의 'fake traveler'를 좋아한다고 언급하셨대요.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딱 한 곡만 골라보라고 한다면, 나는 아주 오랫동안 고민하다가 페퍼톤스의 <Fake Traveler>를 고를 것이다. 이 노래만 수십 번씩 돌려 듣던 때가 있었고 지금도 한밤중 깊은 새벽이 되면 종종 생각나는 곡이다. 좋은 이유를 다 설명하기는 어려운데, 비유하자면 이 곡이 나에게는 레이 브래드버리의 서정적인 단편처럼, 몽환적이며 여운을 남기는 한 편의 소설처럼 느껴진다. 이 노래를 들을 때면 우주 한가운데 있는 것 같기도, 한밤중 외계행성의 사막에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시간여행자들의 이야기 같은 가사가 매력적이다. - 김초엽, 『책과 우연들』
@진달팽이 님께서 알려주신 페퍼톤스의 ‘fake traveler’를 듣고 너무 좋아서 여러 번 반복해 듣고 있습니다. 음악이 정말 좋네요! 곡의 분위기도, 소리도, 노랫말도요. 우리 독서와도 잘 어울리고요. https://youtu.be/9SI8WW5sOd8?si=mfekLFYsGU7LQQG8
공감해 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어제 오랜만에 비틀즈와 넥스트의 노래들을 찾아 들었어요. 유명한 몇 곡 말고 숨은 명곡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네요. 예전에 듣던 비틀즈 명곡집 카세트테이프, 인터넷 방송 고스트네이션 들도 생각나고요. 사실 고넷 방송이든 신해철 님 음악이든 당시엔 왠지 좀 부담스럽게 센(?) 느낌이라 그닥 즐겨 듣지 않았는데, 지금 다시 들으니 왜 이렇게 좋죠? 앞으로 비틀즈랑 넥스트도 앨범별로 차근차근 들어 봐야겠어요.
맞아요. 저도 예전에 비틀즈 전작듣기 할 때 정말 좋은 곡이 수없이 많아서 놀라기도 하고 신나기도 하면서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넥스트는 학생 때 팬클럽 활동도 열심히 했을 만큼 좋아했었어요. 신해철의 FM음악도시랑 @진달팽이 님께서 말씀하신 고스트네이션도 깊은 밤 졸린 눈을 비벼가며 들었었는데… 생각하면 서글픈 옛 이야기가 되었네요.
교활한 방법으로 남아프리카의 다이아몬드를 독점한 '남아프리카의 나폴레옹' 세실 로즈 남아프리카에서 거대한 다이아몬드 광산이 발견되었다. 이는 1866년, 인도와 브라질에서 더는 다이아몬드가 채취되지 않게 되었을 무렵의 일이다. 영국 정치가이며 사업가인 세실 로즈(Cecil Rhodes, 1853~1902)는 한꺼번에 너무 많은 양의 다이아몬드를 채취하면 자칫 가격이 폭락할 우려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에 그는 대부호 로스차일드 가문에게 자금을 빌려 다이아몬드를 독점할 목적으로 1888년 드비어스(De Beers)사를 설립하고 강압적으로 아프리카를 정복했다. 세실 로즈는 '남아프리카의 나폴레옹'이라는 별명으로 불렸으며 케이프 식민지 총리 자리에까지 올랐다. 그 유명한 남아프리카의 인종 분리정책 아프르트헤이트도 세일 로즈가 기원인 셈이다. 참고로, 과거에 존재한 로디시아(Rhodesia, 오늘날의 짐바브웨와 잠비아)라는 국명은 그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드비어스사는 국제적인 다이아몬드 신디케이트로서 다이아몬드 생산과 유통을 지배하며 수요과 공급의 균형을 조작해 다이아몬드 가격을 끌어올렸다. 또 사파이어 등에 비해 한참 뒤처진 후발주자인 다이아몬드를 홍보하기 위해 유명한 캐치프레이즈를 만들어냄으로써 매출을 끌어올렸다. 잠시, 시선을 드넓은 우주로 돌려보자. 지구로부터 40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거대 행성이 다이아몬드 등의 탄소로 구성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이는 2011년의 일이다. 놀랍게도, 이 다이아몬드 행성의 크기는 지구의 2배나 된다고 한다. 미래 어느 시점에 인류가 과연 이 행성에 도달하게 될지 자못 궁금하다.
세계사를 바꾼 화학 이야기 2 - 자본주의부터 세계대전까지 pp.147~148, 오미야 오사무 지음, 김정환 옮김
세계사를 바꾼 화학 이야기 2 - 자본주의부터 세계대전까지수천 년간 인류가 해결하지 못한 식품 장기 보존 문제를 해결하여 전쟁사를 바꾼 프랑스 요리사 아페르의 ‘밀폐 보존 용기’와 영국 발명가 듀란드의 ‘통조림’ 발명 이야기에서부터 영국의 ‘로켓 개발 실패’가 초강대국 미국 탄생의 원동력이 된 아이러니한 이야기 등 화학을 둘러싼 흥미진진하면서도 뇌세포를 활성화시킬 만한 이야기가 빼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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