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1부

D-29
지각은 어떻게 형성되었을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앞서 했던 말로 돌아가야 한다. 광물마다 녹거나 결정이 되는 온도가 서로 다르다는 것 말이다. 지구가 형성된 지 수백만 년이 흐르는 동안, 뜨거운 맨틀에서 녹은 물질이 표면으로 솟아올라 넓게 퍼지면서, 행성과학자들이 마그마 바다magma ocean라고 부르는 것을 이루었다. […] 열이 대기로 빠져나감에 따라서, 마그마 바다는 곧 식어서 대체로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드넓은 원시 지각을 형성했다. 그리고 이 지각이 두꺼워지고 바닥 쪽이 녹기 시작하면서, 화강암과 대체로 비슷한 이산화규소가 풍부한 암석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최초의 대륙 지각이었다. 초기 지각 진화는 지르콘zircon이라는 아주 작은 광물 알갱이에 기록되어 보존되어 있다. 지르콘 광물, 즉 규산염지르콘ZrSiO₄은 녹은 마그마가 굳어서 이산화규소가 풍부한 화성암이 될 때 형성된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41-42쪽,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모래알의 주성분은 실리카silica이다. 이산화규소silicon dioxide나 석영으로 알려져 있다. 더 좋은 표현이 있으면 좋겠지만, 유리는 녹인 모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실리카는 유리의 기본 요소가 된다. 유리는 종류에 따라 실리카 함량이 매우 다른데, 물컵이나 유리창에 들어가는 유리는 통상적으로 약 70퍼센트의 실리카를 포함한다. 흑요석은 65퍼센트, 텍타이트는 80퍼센트이다. 반면에 리비아사막유리의 실리카 함량은 놀랍게도 98퍼센트이다. 리비아사막유리는 자연에서 발생한 유리 중에서 가장 높은 순도를 지니며, 인간이 만들어낸 그 어떤 유리보다 더 순수하다. 적어도 지금은 그렇다.
물질의 세계 - 6가지 물질이 그려내는 인류 문명의 대서사시 pp.47~48, 에드 콘웨이 지음, 이종인 옮김
물질의 세계 - 6가지 물질이 그려내는 인류 문명의 대서사시저자이자 영국의 저널리스트 에드 콘웨이는 우리가 알지 못했고 볼 수 없었던 물질이 가진 경이로운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무더운 유럽의 가장 깊은 광산부터 티끌 하나 없는 대만의 반도체 공장, 칠레 아타카마 사막의 소금호수까지. 전 세계 곳곳을 탐험하는 과정 속에 인간의 새로운 미래를 가져다 줄 대체 불가능한 여섯 가지 물질의 비밀이 밝혀진다.
igneous rock : 화성암, 마그마가 식어서 굳어 형성된 암석 silica : 이산화규소SiO2, silicon dioxide, 모래와 유리의 주성분 대부분의 광물이나 암석에는 이산화규소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요. 김의 방습제 원료 실리카겔의 주성분입니다. granites : 화강암, 순우리말로는 '쑥돌'. 지하 깊은 곳에서 마그마가 서서히 굳어서 만들어진 암석/ 규소가 풍부 ex) 설악산, 북한산 basalt : 현무암, 마그마가 지표면으로 분출된 후 빠르게 식어 굳어진 암석/ 철, 마그네슘이 풍부 ex) 제주도
지르콘은 지질학자들이 눈여겨볼 만치 놀라운 특성을 하나 지니고 있다. 결정이 될 때 지르콘 구조 속에 우라늄이 조금 섞여 들어가곤 한다. 납은 들어가지 못한다. 납 이온은 너무 커서 자라는 결정 속에 끼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 점이 왜 중요하냐고? 몇몇 우라늄 이온은 방사성을 띤다. 우라늄-235와 우라늄-238은 붕괴하여 각각 납-207과 납-206이 된다. 그리고 이 붕괴 속도는 실험실에서 측정할 수 있다. 우라늄-238은 반감기가 44억 7,000만 년이다. 즉 처음에 있던 우라늄-238의 절반이 납-206으로 바뀌는 데 그만한 시간이 걸린다는 뜻이다. 한편 우라늄-235는 반감기가 7억 1,000만 년이다. 생성될 때 지르콘 안에는 어떤 납도 들어가지 않았으므로, 오늘날 우리가 지르콘 안에서 보는 납은 우라늄의 방사성 붕괴를 통해 생성된 것이 틀림없다. 따라서 지르콘에 든 우라늄과 납을 정밀하게 측정하면, 시계를 얻게 된다. 지구의 깊은 역사를 재는 데 쓸 최고의 정밀 시계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42-43쪽,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안녕하세요. 지구 역사가 궁금해서 들어왔습니다. :)
궁금한 마음으로 함께 걸어가 봐요. ^^
환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시간 여행자인 사람은 그 원시 지구에서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몇몇 친숙한 특징들을 지니고 있긴 해도, 그 세계는 아직 우리의 지구가 아니었다. 거대한 대륙, 들이마실 수 있는 공기 – 그리고 생명 – 가 있는 우리가 아는 세계는 아직 오지 않은 상태였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51,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빅뱅부터 시작해서 2주 동안 꽤 오랜 역사를 살펴봤다고 생각했는데, 1장 마지막 구절이 '우리가 아는 세계는 아직 오지 않은 상태였다.'라니… '억'이라는 단위에 잠깐 익숙해졌다고 착각에 빠져 있었나 봐요. 허탈하면서도 2장이 기대돼요. 1장 제목인 '화학적 지구'보다 2장 제목인 '물리적 지구'가 좀 더 손에 잡힐 것 같은 느낌도 들고요. 어쩐지 제 선입견 속에서 '화학'이라는 단어가 도무지 손에 잡히지 않고 알쏭달쏭하기만 한 느낌이라면, '물리'라는 단어는 그래도 무언가 형체가 있는 대상이나 어떤 움직임 같은 게 느껴진달까요? 화학에나 물리에나 젬병이라는 건 함정이지만요. 한편으로 이번에 1장 읽으면서 '화학'이란 단어에서도 무언가 손에 잡힐 듯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 비록 모든 문장을 오롯하게 이해하진 못했지만, 적어도 어떤 화학적인 작용 때문에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니 그 '화학'이라는 것도 실체감이 있는데 내가 못 느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명한 저자 존 맥피John McPhee는 지구의 복잡 미묘한 양상을 탐사한 결과를 이렇게 요약했다. "어떤 이유로 이 모든 내용을 한 문장에 담아야 한다면, 나는 이 문장을 고르련다. '에베레스트산의 정산은 해양 석회암이다.'" 해발 8,000미터가 넘는 에베레스트산에는 조개껍데기 화석들이 있고, 원래 수평으로 쌓여 있던 플래티런스는 현재 거의 수직으로 서 있으며, 후지산은 혼슈의 논밭 위로 높이 솟아 있다. 이런 여러 특징들은 지표면이 역동적임을, 끊임없이 변화하는 지질, 지형, 기후의 만화경임을 말해준다. 이 관점은 현재 널리 받아들여져 있지만, 정착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p.55~56,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세상을 이런 프리즘으로 보는 것을 딥타임deep time이라고 하는데, 꽤 유익한 훈련이다. 특히 우리가 사용하는 물질들에 얽힌 이야기가 그 물질들을 땅에서 꺼내어 공장에서 조합할 때 비로소 시작된다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그레이트글랜단층을 통과하여 모번 반도Morvern peninsula로 들어가서 로칼린에 이르는 종반전에 들어섰을 때, 나는 딥타임을 통해 과거로 여행을 떠나는 셈이었다. 전혀 그럴듯하게 들리지 않겠지만, 강풍이 불어대는 황량한 풍경의 언덕과 호수는 과거에 열대 바다의 어귀가 있던 자리였다. 석영 같은 모래가 반짝거리는 하얀 해변이 철썩거리는 파도를 맞이하고, 따뜻한 물속에서 미생물을 먹고 사는 바닷조개와 갑각류가 꼼지락거리고 있었을 테다. 수천만 년 동안 바다는 산을 갈아내고 거르면서 순도가 높은 모래알을 만들어냈다. 그러다가 갑자기 6000만 년 전 엄청난 화산폭발로 인해 이 낙원의 광경이 사라지고 일대가 용암으로 뒤덮였다. 반도 주변을 유심히 살펴보면 많은 단서가 보인다. 멀섬Isle of Mull은 화산 폭발의 잔해인데, 섬 대부분이 모번 반도를 뒤덮은 현무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반도를 흐르는 몇몇 시냇물은 현무암 표층을 깎아내면서 '악마의 발톱devils' toenails'으로 덮인 하얀 사암을 드러냈다. 현지인들이 악마의 발톱이라 부르는 것의 정체는 바닷조개의 화석인데, 바위에서 곧장 뜯어내서 보면 아닌 게 아니라 주름진 발톱처럼 보인다. 용암 밑에 갇힌 보물은 이것만이 아니다.
물질의 세계 - 6가지 물질이 그려내는 인류 문명의 대서사시 pp.62~63, 에드 콘웨이 지음, 이종인 옮김
지질학자에게 성지가 있다면, 시카포인트Siccar Point가 거기라고 할 수 있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동쪽 해안에 있는 바위투성이 곶이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57,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1788년 배로 이곳을 둘러본 허턴은 자신이 스코틀랜드 언덕에서 추론한 역동설이 옳았음을 확인했고, 시카포인트에 뚜렷이 드러나 있는 역사가 펼쳐지려면 엄청난 세월이 필요함을 깨달았다. 허턴의 동료인 존 플레이페어John Playfair는 훗날 이렇게 썼다. "시간의 심연을 그렇게 멀리까지 들여다보고 있자니, 어질어질해지는 듯했다." 허턴은 시카포인트 암석의 연대를 알 방법이 전혀 없었지만, 우리는 수직으로 뻗은 지층이 4억 4,000만 년 전~4억 3,000만 년 전인 실루리아기에 퇴적되었고, 그 위에 쌓인 사암은 약 6,000만 년 뒤인 데본기에 쌓였다는 것을 안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58,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As Hutton's companion John Playfair remembered it years later, "The mind seemed to grow giddy by looking so far into the abyss of time."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58쪽에서 설명한 시카포인트의 형성 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그림으로 그려놓은, 제임스 허튼에 대해 쓴 게시물이 있어 링크하고 그림은 별도로 사진으로도 올립니다. http://topclass.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10260 그리고 같은 지형을 보고도 여전히 성경의 논리로 시간의 심연을 인정하지 않는 유사과학단체인 한국창조과학회의 주장도 링크합니다. 현대의 기술로 암석의 나이를 몇 억년으로 측정할 수 있다는 사실은 쏙 빼놓고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있죠. https://creation.kr/Geology/?bmode=view&idx=15693113
시카포인트 부정합면을 사진에 표시해놓은 걸 보니 눈에 확 들어옵니다.
아래 링크도 함께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시카 포인트 위에 사람들이 서 있네요. ^^ https://geologylearn.blogspot.com/2017/01/siccar-point-worlds-most-important.html?m=1&utm_source=Pinterest&utm_medium=organic
허턴은 그렇게 많은 암석이 퇴적물에서 기원했다는 것은 과거 "세계들의 연속성", 즉 서식 가능한 지구를 유지하기 위해서 설계된 것처럼 보이는 체계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그가 남긴 말은 아마도 지질학에서 가장 유명한 문장일 것이다. "따라서 현재까지 우리가 조사한 것의 결론은 태초의 흔적도, 종말을 예견할 가능성도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앨런 매커디와 도널드 B. 매킨타이어의 글에 따르면, "허턴의 반대자들은 마치 허턴이...... 태초도 없었고 종말도 없으리라고 주장한 것처럼 그의 말을 왜곡했다." 허턴은 아주 곤란하게도 무신론자라는 의심을 받았다. 그러나 허턴에게는 지구가 파괴될 운명이라는 생각이 더 이단처럼 보였고, 자애로운 하느님의 뜻과 배치되는 듯했다. 왕립학회의 일로 기분이 상한 예순 살의 허턴은 사람들을 설득하려면 더 많은 증거를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증거를 모으려면 암석으로 돌아가야 했을 것이다. 허턴은 자신이 수집한 표본을 "하느님이 손수 쓴 하느님의 책"이라고 불렀다.
깊은 시간으로부터 - 발아래에 새겨진 수백만 년에 대하여 p.56, 헬렌 고든 지음, 김정은 옮김
깊은 시간으로부터 - 발아래에 새겨진 수백만 년에 대하여작가이자 기자, 편집자로서 수많은 매체에 과학과 관련된 글을 기고해온 저자 헬렌 고든은 이 책에서 지구의 시간을 엿볼 수 있는 곳들을 직접 탐험하고 그곳의 전문가들과 대화하면서 독자들을 깊은 시간의 현장으로 이끈다.
약 2억 9,000만 년 전 ~ 2억 5,200만 년 전에 살았던 글로솝테리스Glossopteris의 나뭇잎 화석은 아프리카 남부, 남아메리카, 인도, 호주에서만 발견되었다(나중에 남극대륙에서도 발견되었다). 남반구 지질학자들에게는 이 식물이 지금은 사라진 육교를 통해서 대륙 사이로 이주했다는 전통적인 설명이나 대륙이 이동한다는 설명이나 터무니없어 보인다는 점에서는 별 다를 바 없어 보였다. 물론 고정론자들은 유럽과 북아메리카의 여러 대학교에서 저명한 교수로 있었기에, 암석만을 쳐다보고 있는 남반구의 가난한 이들의 견해를 그냥 무시했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61,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이 책을 읽으면서 존 맥피의 <이전 세계의 연대기>와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참고하고 있는데, 저의 경우는 <거의 모든 것의 역사>가 더 도움이 됩니다. 맥피의 책은 진입장벽이 있더라구요, 어느 정도 지질학과 미국 땅에 대한 선행 지식이 있어야 즐길 수 있겠어요. 전 아직 내공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사실 <지구의 짧은 역사>에 나온 내용은 학창시절에 지리학과 지구과학, 화학, 생물, 물리에서 대부분 배운 내용들인데 그 때는 시험용으로 공부를 해서 재미도 못느꼈고 어떤 학설이 나온 배경이나 과정같은 흥미진진한 이야기들도 건너뛰고해서 한 마디로 지루했는데 시험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독서라 그런지 재미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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