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1부

D-29
1800년 이전에는 레벤후크(A. van Leeuwenhoek)는 거의 유리구슬 수준인 현미경으로 "도랑과 개천에서 떠온 물 속에서 미생물들이 헤엄치는 것"을 발견했다. 오늘날에는 놀라울 것이 없는 그 발견은 당시로서는 달 착륙만큼이나 대단한 것이었다. 영국의 피트(Ch. Pitt)는 그 발견을 다음과 같은 시로 표현했다. 누군가의 작은 돋보기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세계를 엿본다 이제껏 천사 외에는 누구도 보지 못한 세계 그토록 오랫동안 인류에게는 어둠에 묻혀 한 점에 응집되어 있던, 신의 신비에 가까운 세계
과학의 시대! p.277, 제라드 피엘 지음, 전대호 옮김
별이라는 존재는 글 쓰는 사람에게나 그림을 그리는 사람에게나 많은 영감의 원천이 되어 왔죠.. 유한한 인간이 무한한 존재를 향한 동경일까요. (별도 탄생과 죽음이 있긴 하지만)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호기심일까요. 어둠 속에 별빛은 희망이 되기도 하고.. 고향의 밤하늘을 떠올리게도 하고.. 요즘은 도시에서는 특히 더 별을 보기 힘들죠.. 대신 밤 중에(특히 서울은) 길에 나가면 너무나 환하고 눈부셔요. 조명이 많이 설치되어 있고 간판도 휘황찬란하고요. 밤 중에 자려고 불을 끄고 누워도 스마트폰의 불빛이 우리를 유혹하고요. 이제 태양빛도 위험해서(우리에게 분명히 고마운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선글라스를 껴야 해요. 가까이의 태양보다 아주 멀리 과거에 있었던 별빛이 우리를 더 위로해주는 것도 같고요.
@진달팽이 @ifrain 두 분 글을 읽으니 학생 때 좋아했던 넥스트의 ‘별의 시’가 생각나네요. https://youtu.be/DowiiA3RQMM?si=wU1EC2QELQTf7tkI 어둡고 무거운 저 하늘 어느 구석에조차 별은 눈에 띄지 않고 있지만 사라진 것은 아니야 희망은 몹시 수줍은 별, 구름 뒤에만 떠서 간절한 소원을 가진 이조차 눈을 감아야만 보이네 내 마음의 그림 안에선 언제나 하늘 가득 별이 빛나고 바람의 노래를 보면은 구름의 춤이 들려 하늘의 별이 하나 둘씩 사라져 가는 것은 땅 위 사람들이 흘린 눈물이 말라가기 때문에…
하지만 진화가 개체의 삶에 비해서 뿐만 아니라 역사적인 시대에 비해서도 훨씬 더 긴 기간에 걸쳐 아주 느리게 일어남을 생각할 때, 진화 과정이 의식에 직접 들어온다고 주장하는 것은 불합리하지 않을까? 진화는 의식되지 않는 가운데 일어나지 않는가? 아니, 그렇지 않다. 앞에서 우리가 한 논의를 상기해보라. 그 논의의 정점은 의식이 생리적인 과정과 관련되며, 변화하는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변형된다는 주장이었다. 더 나아가 우리는 아직 훈련 단계에 있는 변형들만이 의식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런 변형들이 훨씬 나중에 잘 숙련되고 유전적으로 고착되어 우리 종의 무의식적인 소유물이 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의식은 진화와 함께 있는 현상이다. 이 세계는 발전할 때만, 새로운 형태들을 생산할 때만 자신에게 드러난다. 정체된 지점들은 의식 밖으로 빠져나간다. 모든 지점은 진화의 지점들과 상호작용할 때만 드러날 수 있다. 이를 인정하면, 의식은 자기 자신과의 불일치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심지어 의식과 자신과의 불일치는 말하자면 서로 비례한다. 이는 역설적이지만 모든 시대와 사람들이 진실이라고 증언하는 가장 지혜로운 결론이다. 이 세계를 특별히 밝은 의식의 빛 속에서 보았고 삶의 언어를 통해 우리가 인류라 부르는 예술품에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기여하고 변화를 준 사람들은 그들을 추진한 힘이 무엇보다도 내적인 불일치였음을 말과 글을 통해, 혹은 자신의 삶 자체를 통해 증언한다. 내적인 불일치로 인해 고생하는 이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모든 영속적인 것은 내적인 불일치 속에서 태어났다.
생명이란 무엇인가.정신과 물질 pp.165~166, 에르빈 슈뢰딩거 지음, 전대호 옮김
생명이란 무엇인가.정신과 물질1933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이론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의 대표적인 저작인 <생명이란 무엇인가>와 <정신과 물질>을 모아놓은 책. 전자는 1943년 2월 아일랜드 더블린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행한 강연을 기초로 저술한 책이고, 후자는 1956년 케임브리지 트리니티 칼리지의 강연 원고를 기초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 책은 정말 오래전에 읽어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데, 인용해주신 문장을 보니 꽤나 어렵다는 생각이 드네요. ㅋㅎ
앞에서 진핵생물은 고균과 세균의 합작품이라고 했는데요, 이를 '내부공생설Endosymbiosis' 또는 '세포 내 공생설'이라고 합니다. 1960년대 린 마굴리스Lynn Margulis 라는 미국의 미생물학자가 제안했는데요, <코스모스>로 유명한 칼 세이건의 부인이기도 합니다. 지구상에 현존하는 모든 진핵생물은 미토콘드리아를 통해 산소호흡을 하며 자신의 DNA를 갖고 있습니다. 내부공생설이란, 산소호흡을 하는 세균이 다른 세포 내부로 들어가서 미토콘드리아가 되면서 진핵생물의 기원이 되었다는 주장입니다. 특히, 식물은 광합성을 하는 남세균이 나중에 진핵세포 안으로 들어와서 엽록체가 됐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산소호흡세균을 내부공생으로 받아들인 숙주세포는 고균이 아닐까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진행생물 출현은 고균과 세균의 합작에 의한 결과라고 추론하는 것입니다.
물질에서 생명으로 p.38, 노정혜 외 지음
고흐에게도 위로가 되길….
고흐에게 위로가 될 영상이에요. 드라마 닥터후에서 시간여행을 통해 현대로 온 고흐가 자신의 그림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걸 목격하는 장면입니다. 우연히 이 짧은 영상을 보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고흐를 안아주고 싶기도 하고, 한편으론 마치 제가 고흐라도 되는 것처럼 위로를 받았어요. https://youtu.be/9iHM_1gMgm4?si=KQycVgXDQLJrnb2r 오르세 미술관에 간 빈센트 반 고흐 | 닥터후 시즌5 10화 중에서
고흐가 대한민국에서 환생했다는 설정으로 지은 웹소설도 있어요. 평가가 꽤 좋은 모양이더라고요. 예전에 3분의 1 정도 읽다가 카카오페이지를 지우는 바람에 더 못 읽었는데, 기회가 되면 끝까지 읽어 보고 싶어요. 미술 용어라든가 관련 배경 지식이 있으면 더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거 모르고 미술에 문외한인 저도 충분히 재밌었어요. 대한민국에서 환생한 삼십대 어린이(?) 고흐의 심리 묘사도 퍽 귀여웠고요. 『다시 태어난 반 고흐』 https://namu.wiki/w/%EB%8B%A4%EC%8B%9C%20%ED%83%9C%EC%96%B4%EB%82%9C%20%EB%B0%98%20%EA%B3%A0%ED%9D%90
별이 빛나는 하늘은 천체의 역사책이라는 표현이 가슴에 콕 박히네요.
빛이 우주의 역사를 말해준다면, 암석은 우리 행성의 역사를 알려준다. 그랜드캐니언을 바라보거나 루이스 호수를 둘러싼 산봉우리들에 감탄할 때, 우리는 돌에 새겨진 지구의 역사서들로 가득한 자연의 도서관을 보고 있는 것이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30-31쪽,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루이스 호수도 들어보고 가요. https://youtu.be/DIlw6_Ui884?si=Ff84Hec539OcOJVN Lake Louise - Yuhki Kuramoto
유키 구라모토의 악보집이 집에 있어요. 그가 찍은 사진들도 중간 중간에 있고요. 사진 아래 글을 옮겨 봅니다. 캐나다 록키의 보석이라고 불리는 이름에 걸맞게 경치가 매우 아름다운 곳입니다. 이 사진은 이곳을 두 번째 방문했을 때 호수 바로 앞에 자리잡은 깨끗하고 산뜻한 호텔(Chateau Lake Louise)에서 창 너머로 촬영한 것입니다. 첫 번째 방문 때에 가져왔던 카메라는 초점 거리 24mm의 광각 렌즈를 사용했었는데 이것으로는 호수 전체를 찍을 수 없어서 이듬해 18mm렌즈(보다 확장)를 장착하고 나서 이런 광대하고 파노라마적인 풍경을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저의 대표 곡인 'Lake Louise' 일본어 제목에서는 "안개"라는 말을 붙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안개나 구름이 호수를 덮는 것은 자주 일어나는 현상으로 그 모습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다양한 멋을 나타냅니다. 이 사진에서 구름이 호수 속에 숨어 앞 산 자락에 가로로 길게 펼쳐진 풍경은 배색적으로 멋을 더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영어 제목은 호수의 이름과 마찬가지로 'Lake Louise'입니다. 이 단어의 순서는 프랑스어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근처에는 Emerald Lake라고 불리는 호수도 있습니다.
유키 구라모토는 물리학자 출신인 것으로 아는데 음악은 말할 것도 없고 사진까지 잘 찍으시는군요.
낙서 같은 그림이긴 하지만.. 케이크를 그리면서 Lake Louise가 되었어요.
와, 이렇게 예쁜 케이크 먹어보고 싶어요. 진짜 눈앞에 있다면 일단 한참을 요모조모 구경하고요, 그러다 일단 산 자락부터 떠서 한 입, 다음으로 호숫물 한 입 ㅎㅎ
2019년 1월에 이 호수에 다녀왔어요. 겨울에 갔기 때문에 아름다운 빛깔의 호수물은 보지 못했습니다. 꽝꽝 얼은 호수위엔 눈이 쌓여있었죠. 사진에서 보다시피 캐나다 소년들이 그 호수 얼음위에서 아이스하키를 하고 있었고(그 유명한 호수에서 아이스하키를 하다니..) 저는 대자로 눕는 연출을 하기도 했네요. ㅎㅎ 이번 동계올림픽에서도 캐나다 아이스하키팀은 우승을 노리고 있겠죠...
우와! @밥심 님 부럽습니다. 저곳이 죽기 전에 꼭 가봐야할 몇 곳 안에 들잖아요. 음악과 사진으로만 접해도 황홀한 곳이건만 실제 직접 가보셨다니… 심지어 호수 한가운데 대짜로 눕눕 시전…(왕부럽) 루이스 호수가 이맘때는 저렇게 꽝꽝 어는군요! 레이크 루이스에서 펼쳐지는 아이스하키 경기를 보신 건 정말 특별한 추억인데요? 호수가 얼었어도 안개낀 산의 모습이 웅장해서 너무 아름답네요.
Lake Louise Cake 겨울 버전 위에 대大 자로 누운 사람 토핑도 올려야겠네요. ^^ 세번째 사진은 얼음으로 만든 성벽인가요? 넘 예쁘네요.
그리 된다면 영광이겠네요 ㅎㅎ 호수 옆에 있는 성 같은 호텔에서 만든 얼음 조각이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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