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초의 인간 루시를 걷게 만든 것
1974년 당시 오하이오 소재의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던 도널드 조핸슨Donald Johanson은 에티오피아 아와시강 협곡에서 뼈 무더기를 발견했다. 약 340만 년 전 지구에 살았던 한 여자 인류 조상의 뼈였다. 하나도 썩지 않은 사랑니와 볼기뼈의 형태로 보건대, 여자는 죽을 당시 10대였을 거라고 추정됐다. 조핸슨은 그녀에게 루시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발견 당시 그와 팀원들이 야영장에서 줄곧 듣던 노래가 비틀스의 <루시 인 더 스카이 위드 다이아몬즈Lucy in the Sky with Diamonds>였기 때문이다.
이것은 인류 진화의 역사를 새로 쓴 놀라운 발견이었다. 그때에도 이미 루시보다 더 오래된 인류의 조상들이 있었지만, 루시 덕분에 초기 호미닌에서(다시 말해 약 700만 년 전 우리가 침팬지와 갈라진 후에 존재했던 그 모든 우리의 인류 조상들) 현생 인류로 이어지는 진화 계보의 중요한 공백 하나가 메워질 수 있었다. 루시는 300만 년도 훨씬 전에 땅에 묻힌 10대 소녀치고는 보존 상태도 놀랍도록 훌륭했다. 루시의 척추, 골반, 다리뼈의 형태는 현생 인류와 매우 유사했다. 루시는 현생 인류만큼 뇌가 크지는 않았지만 이족 보행을 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했다.
사실 우리 조상들이 일어서는 법을 배우기까지 얼마간 시간이 걸렸다. 고생물학자들이 우리 조상들이 남긴 화성의 구조와 형태를 보고 분석한 바에 따르면, 초기 호미닌은 대체로 나무에서 생활한 시간이 길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땅 위를 돌아다닐 때도 오늘날 침팬지의 보행과 크게 다르지 않게 사지를 이용해 이동했다. ”
『폭염 살인 - 폭주하는 더위는 어떻게 우리 삶을 파괴하는가』 pp.93~94, 제프 구델 지음, 왕수민 옮김

폭염 살인 - 폭주하는 더위는 어떻게 우리 삶을 파괴하는가진화의 속도를 넘어 폭주하는 더위, 그리고 그것이 불러올 예측 불허의 재앙 앞에서 에어컨의 냉기가 과연 언제까지 우리를 지켜줄 수 있을까. 분명한 건 극한 더위가 불러올 죽음의 연쇄 반응 앞에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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