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1부

D-29
생텍쥐페리 선생님이 살아 계셨다면 그 소송을 어떻게 보셨을지 궁금하네요….
일요일에 밀린 진도를 따라잡으려고 했는데, 저녁 먹고 오자마자 노곤해져서 책상 앞에 앉은 채로 기절했다가, 애매한 시간에 잠이 깨버렸어요. 밀린 댓글을 읽고, 몰라서 표시해 두었던 용어들을 찾다 보니, 그새 바깥에 새 소리가 들리네요. 쿼크를 비롯해 온갖 '입자'에 관한 개념을 나무위키랑 쿠르츠게작트 영상으로 이해해 보려고 했는데 실패했어요. 대체로 지질학과 천문학 용어는 그나마 설명을 보면 어렴풋이라도 이해가 되는데, 물리학과 화학 용어는 감조차 잡히지 않아서 조금 슬퍼요. 없는 깊이를 하룻밤 사이에 만들 수는 없겠지요.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주기율표 '수헬리베' 딱 4글자 외우고 과포자, 수포자의 길을 택한 그때의 저를 한 대 때려 주겠어요. 하지만 그런 것 전혀 몰라도 큰 맥락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한편으로 위안도 되어요.
3차원 상에서 맨틀 순환이 정확히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는 아직 논쟁거리이며, 맨틀의 모든 부분이 지표면으로 솟구치는 화산암을 생성하느냐는 의문도 그렇다. 그러나 맨틀 암석의 일부가 녹아서 지구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층인 지각을 형성한다는 데에는 지질학자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38,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과학 분야에서 '여기까지는 밝혀졌지만 그 이상은 아직 모른다' 같은 이야기를 들으면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해요. '사람이 자기 자신과 자기가 속한 세상에 관해 제대로 아는 게 별로 없구나. 근데 그런 주제에도 옹케 잘만 살아오고 또 계속 살아가고 있구나.' 일기를 쓰다 보면 나 스스로도 내가 이해가 안 갈 때가 많아서, 난 도대체 자기 자신도 모르면서 어떻게 살고 있는 건지, 이런 식으로 계속 살아갈 수나 있는 건지, 막 우울해지기도 하거든요. 근데 과학 분야에서 '아직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오히려 '몰라도 살 수 있어', '모르고 살아도 생각보다 그렇게 큰일은 나지 않을 거야'라는 희망이 생겨요. 그나저나 지구 전체에서 지각은 달걀 껍데기밖에 안 된다는 것도 신기해요. 히말라야 산맥처럼 높은 산도 지각으로 치는 거 맞죠? 그렇게 끝없고 거대해 보이는 지각이라는 존재가 달걀로 치면 껍데기밖에 안 되는 질량이라니... 기념으로 월요일 아침은 달걀을 먹겠어요(응?). 그리고 댓글에서 타락죽 이야기도 감명 깊게 읽었으므로 쟁여둔 딸기맛 요거트 한 팩을 곁들이고요.
지구의 ‘노른자’는 중심핵이다. 뜨겁고 아주 조밀하며, 지구 질량의 약 1/3을 차지한다. 중심핵은 주로 철로 되어 있고, 니켈이 약간 섞여 있으며, 수소, 산소, 황, 질소 등 더 가벼운 원소들이 약 10퍼센트를 차지한다고 추정된다. ‘추정된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 표본을 채집하러 지구 중심까지 간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을 한 쥘 베른이 존경스럽긴 하지만.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35쪽,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그런 생각을 한 쥘 베른”이 쓴 책이 <지구 속 여행>이네요. 쥘 베른 작품은 꼬꼬마 때 축약판으로 몇권 본게 다인데, 언젠가 제대로 한번 읽어보고 싶습니다.
지구 속 여행광물학의 세계적 권위자인 리덴브로크 교수는 어느 고서점에서 아이슬란드의 연금술사가 남긴 16세기 고문서를 해독하다가 책갈피 사이에서 쪽지 한 장을 발견한다. 삼촌 집에서 조수로 일하고 있는 소심한 청년 악셀이 그 양피지 쪽지를 들고 이리저리 흔들어보다가 우연히 라틴어 단어체계의 규칙성을 발견하고 얼결에 암호를 해독한다.
<지구 속 여행> 이라는 책도 있었군요. 줄거리를 살펴보니.. 스네펠스 화산의 분화구로 내려가 지구중심부에 도착하고.. 바위산을 뚫어 이탈리아의 화산 분화구로 탈출한다고 되어 있는데.. ㅎㅎ 정말 상상으로만 가능한 일이네요.. 2008년에 개봉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라는 영화가 이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해요.
<신곡>의 장면도 생각났어요! 지옥에서 단테와 베르길리우스가 지구 중심까지 내려 갔다가, 반대쪽 연옥 산 기슭을 뚫고 나오는 대목이요 ㅎㅎ
완역본? 그런 느낌으로 본적 있는데 묘사도 잘 되어있고, 쥘 베른을 괜찮은 소설가로 봤어요. 아시모프의 공상과학 소설은 10년 안에 절반은 실현될수도 잇다는게 소름이네요
아시모프 소설도 읽어본 적은 없는데 로봇 3원칙 이야기는 들어봤어요! 올해 아시모프의 로봇 시리즈 완전판이 국내에서 출간된다고 해서 읽어보려고 작심은 하고 있습니다. AI들끼리만 모여서 노는 AI 전용 SNS가 있다는 뉴스를 얼마 전에 보고 깜놀랐습니다. 그런 풍경도 아시모프가 상상했던 세계의 모습 중 하나일까요.
외핵의 이 움직임은 일종의 발전기 역할을 하며, 그 결과 지구의 자기장이 생성된다. 우리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지구 자기장을 떠올릴 일이 그다지 없지만, 지구 자기장에 감사해야 마땅하다. 자기장은 태양풍(태양에서 뿜어지는 강력한 하전 입자 흐름)에 대기가 휩쓸려 나가지 않게 보호하고, 나침반의 바늘을 북쪽(대략적으로)으로 향하게 하는 유용한 일을 해주기 때문이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37쪽,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태양풍에 대기가 휩쓸려 나가지 않게 자기장이 지구를 보호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 ‘오로라’ 이죠. 오존층도 우리를 보호하지만 자기장도 우리를 보호해주고 있었어요. 드라마 ‘이 사랑 통역이 되나요?’ 에서 여주인공 차무희와 남주인공 주호진이 오로라를 함께 보는 장면은 극중에서 꽤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ㅎㅎ
화성을 테라포밍 한다 어쩐다 하는데, 사실 화성에는 자기장이 없어서 우리가 살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화성 이주를 꿈꾸며 들이는 노력과 비용을 우리의 하나뿐인 귀한 집 지구를 위해서 쓴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안녕하세요? 인사를 일찍 드렸어야 하는데... 이제야 인사를 올립니다. 책을 늦게 구해서 읽게 되는 바람에... 이제야 진도를 따라가고 있네요. 저도 주말에 밀린 진도를 따라가려고 했는데, 하는 일이 많아서...
안녕하세요! 천천히 읽는 방이라 늦게 출발하셔도 괜찮습니다. 하루에 3페이지 정도씩만 읽어도 되니까 바쁘신 분들께도 잘 맞는 것 같아요.
다들 문학으로 지구과학을 공부하고 계시네요. 수준들이 다 높아서 제가 따라 갈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진도에 맞춰가면서 서로 좋은 얘기들과 지구의 역사에 대해서 같이 공부해 갔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각자 다른 점에서 출발해서 천천히 읽어 나가는 가운데 만나기도 하고 다시 각자의 길을 가기도 하는 것 같아요. 각자의 속도가 있고 바라보는 지점이 다를 수 있으니까요. ^^
초기 지각 진화는 지르콘zircon이라는 아주 작은 광물 알갱이에 기록되어 보존되어 있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42,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양성자와 전자의 수는 원소의 정체성, 따라서 원소가 일으키는 화학반응의 종류를 결정하는 반면, 동위원소의 질량 차이는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많은 원소의 방사성 동위원소는 지구 역사를 보정하는 도구가 된다.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이런 특징들 덕분에 방사성 동위원소는 지구와 생명의 역사를 연구하는 데 꼭 필요하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41,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방사성 동위원소는 불안정하다. 시간이 흐르면서 붕괴하여 더 안정한 딸 원자가 된다. 탄소-14는 자발적으로 붕괴하여 질소-14가 된다. 이 붕괴가 일어나는 속도는 연구실에서 측정할 수 있다. 탄소-14의 절반이 질소로 붕괴하는 데에는 5730년이 걸릴 것이다. 이를 반감기라고 한다. 그래서 탄소-14는 고고학 연구에 유용한 정밀 시계 역할을 한다. 그러나 수만 년이 흐른 뒤에는 표본에 남아 있는 탄소-14의 양이 너무 적어서 정확히 측정하기가 어려울 때가 많기에, 다른 동위원소를 찾아야 한다. 특히 지구의 깊은 역사를 연구할 때는 우라늄의 동위원소를 이용한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40-41쪽,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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