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1부

D-29
아르테 클클 시리즈 <모네>에서 코끼리 절벽 그림 많이 본 기억이 납니다. 책 좋더라고요.
모네 - 빛과 색으로 완성한 회화의 혁명모네는 천재라기보다는 예민한 시각과 감수성의 소유자였으며, 빛과 색에 관한 그의 집요한 탐구는 마치 스테인드글라스를 조각하는 장인과 같았다. 모네의 발자취를 쫓는 이 책은 불가해하리만치 집요한 그 열정의 세계를 조금이나마 가까이에서 이해해보려는 시도다.
모네가 디에프Dieppe를 그린 그림도 있어요. 디에프에는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해수욕장이 있다고 해요. 2차 세계대전 때 주빌리 작전(디에프 기습)의 실패로 2년 후에 노르망디 상륙 작전이 성공할 수 있었다고 하고요.. 평화로워 보이는 풍경에 전쟁으로 얼룩진 역사가 더해졌네요. 디에프는 제임스 조이스가 런던과 파리를 오갈 때 자주 이용하던 항로였다고 해요. <피네건의 경야>를 쓸 때 디에프를 방문했고 이 지역의 파도 소리, 풍경, 항구의 소음이 물처럼 흐르는 문장과 '언어의 혼합'에 영향을 주었다고 해요. ( 제미나이 참고) 백색 절벽과 바다의 대비가 안질환에 시달렸던 조이스에게 시각적인 자극을 되어 그의 소설 속에서도 그에 대한 묘사를 구체적으로 했다고 하고요. 모네도 말년에는 시력이 좋지 않아서 고생을 했다고 하는데.. 요즘 저도 눈 건강이 좋지 않아 안과를 다니고 있는 터라 공감이 갑니다;; 모네는 빛의 변화를 포착하는 인상주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 야외로 나가서 그림을 많이 그렸는데.. 자외선 때문에 백내장이 훨씬 더 빨리 왔을 것 같네요..
마침 온라인 세미나 때문에 읽는 중인 책에 2차대전 당시 디에프 강습에 관한 내용이 있어 올려봅니다. 모네의 그림 속 아름다운 해변에서 죽거나 다친 사람이 수천 명이네요.
유럽 전구에서의 첫 상륙작전도 연합군의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 […] 본부는 영국군 삼군이 실제로 어떻게 협동하는지 시험해보고자 1942년 8월 디에프 항을 강습하는 대규모 계획을 세웠다. […] 단 4척의 구축함이 호위하는 수송함과 상륙정 소함대가 프랑스 해안으로 접근했다. 이 ‘주빌리Jubilee’ 작전은 참담한 재앙이었다. 중무장한 독일 방어군은 적의 접근을 조기에 알아채고서 불운한 상륙정과 화물에 포격을 퍼부었다. 상륙한 전차 27대가 모두 완파되거나 고장났고, 상륙정 33척이 파괴되고 군함 1척이 격침되었다. 해안에 내린 영국군과 캐나다군 6086명 중 3623명이 죽거나 다치거나 포로로 잡혔다. 여기에 더해 해군과 공군의 사상자가 659명이었다. 학습 경험으로는 대가가 매우 컸지만, 영국군은 확실한 교훈을 배웠다.
피와 폐허 1~2 세트 - 전2권 777쪽, 리처드 오버리 지음, 이재만 옮김
피와 폐허 1~2 세트 - 전2권2차 세계대전 연구를 선도해온 역사학자 리처드 오버리의 《피와 폐허》는 2차대전의 기원, 경과, 여파를 새로운 관점으로 조명한다. 2022년 군사사 웰링턴 공작 메달을 수상하고 전 세계 언론과 평단의 극찬을 받은 책으로, 2차대전을 아주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보게 한다.
그림을 그리시니 눈 건강을 더욱 세심히 챙기셔야겠어요. 저는 어릴 때부터 고도근시에 난시인데 요즈음 노안이 시작됐습니다. 노안이라는 게 이렇게 빨리 오는 건지 몰랐어요….
향팔님 책을 많이 보셔서 노안이 더 빨리 왔을지도 몰라요. 같이 눈 건강을 잘 챙겨봐요. 눈을 자주 깜빡이는 게 눈 건강에 좋은 것 같아요. 지긋이 감고 있는 것도 좋고요. 예전보다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어요. 책을 오래 보거나 뭔가를 집중해서 주시할 때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줄어드는데.. 그러면 눈이 빨리 건조해져서 눈에 안좋다고 해요. 음식도 골고루 잘 챙겨 먹고 건강하게 생활하려고 노력하려고요.
네! 남은 인생 최대한 오랜 기간 더 즐겁게 읽으려면 시력이랑 체력이 받쳐 줘야겠더라고요. 눈뿐만이 아니라 목이랑 허리 관리도 해줘야 하고 운동도 꼭!! 저는 지금껏 ‘걸을 수 있는데 왜 뛰느냐, 누울 수 있는데 왜 앉느냐’ 이러믄서 살아온 몹쓸 몸띵이였는데 이젠 바뀌어야겠어요.
처트chert부터 이야기해보자. 처트는 부싯돌이라고도 한다. 미세한 석영 알갱이로 이루어진 아주 단단한 암석이다. 영국 남동부에는 부싯돌로 지은 교회들이 있다. 중세 건축가들이 구할 수 있던 가장 단단한 암석인 반들거리는 검은 자갈로 덮인 건물들이다. 이 독특한 암석의 기원을 이해하려면 도버 해협의 하얀 절벽White Cliffs으로 가야 한다. 백악Chalk으로 이루어진 이 장엄한 절벽에는 곳곳에 검은 처트들이 덩어리진 채 박혀 있다. 약 7,000만 년 전 해저에 쌓이면서 석회질 퇴적물 속에 박힌 것이다. 이런 단괴는 검은색을 띤다. 덩어리가 성장할 때 유기물이 갇히면서 섞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트는 고생물학의 보석이 된다. 쌓일 당시에 묻힌 미생물의 화석까지 포함하여 고대의 유기물을 보전할 수 있어서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97쪽,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스피츠베르겐에는 빙하에 깎여나가서 두꺼운 석회암 지층이 드러난 골짜기들이 많다. 그중에는 하얀 절벽에 있는 것과 같은 검은 처트 덩어리가 박힌 곳도 있다. 처트를 종잇장처럼 얇게 잘라서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석화한 미생물 세계가 드러난다. 아주 작지만 아름다운 화석들이 가득하다. 특히 남세균cyanobacteria이 많다. 남세균은 광합성을 하는 세균으로써, 뒤에서 말하겠지만 지구 역사에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처트에는 미세한 조류와 원생동물도 들어 있으며, 얕은 바다 밑에 쌓인 개펄에는 더 많은 미화석들이 보존된다. 납작하게 짓눌린 오래된 케이크처럼 층층이 쌓인 지층 사이에 들어 있다. 이곳과 전 세계의 마찬가지로 오래된 암석에 들어 있는 화석들은 동물이 진화했을 때 이미 세계가 생명으로, 주로 미생물로 꽉 차 있었음을 말해준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97-100쪽,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1194년 노르웨이에서 스칸디나비아인들이 이 섬에 최초로 도착하였으며, 이들은 이곳을 차가운 해안을 의미하는 스발바르로 명명하였다. 그 후 완전히 잊혀있다가 1596년 빌렘 바렌츠가 북쪽으로 항해하던 도중 이 섬들을 발견하고 뾰족한 산들을 의미하는 '스피츠베르겐'이란 이름을 붙였다. " https://namu.wiki/w/%EC%8A%A4%EB%B0%9C%EB%B0%94%EB%A5%B4%20%EC%A0%9C%EB%8F%84 두 지역이 헷갈려서 찾아보니 스발바르는 노르웨이 북쪽의 제도Islans 전체를 말하고 스피츠베르겐은 스발바르 제도 중에서 가장 큰 섬을 말한다고 합니다.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Svalbard Global Seed Vault)가 스피츠베르겐 섬에 있고 한국의 북극 다산과학기지가 뉘올레순(Ny-Ålesund)이라는 마을에 있어요.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에 대한 영상을 본 적이 있어요. 현대판 ‘노아의 방주’라는 표현이 와닿더라고요. 이 시드볼트는 전 세계에 단 두 곳밖에 없는데, 나머지 한 곳이 우리나라에 있다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스발바르 시드볼트는 농작물 종자를 저장하고, 백두대간수목원 시드볼트는 야생식물 종자를 저장한다고 하네요.) https://youtu.be/TveIDv15rFE?si=W3RDKV7qJATH3BX 세계 유일의 야생식물 종자 저장고 https://youtu.be/WX4fhwqZd_s?si=pBDXnrbtCq3jgYCJ 기후 위기에 위협받는 현대판 '노아의 방주'
어제밤 인터넷으로 수많은 처트 사진들을 찾아보아서 그런지.. 오늘 카페에서 진열장 너머로 보이는 딸기 케이크 단면에 둥그스름하게 잘린 딸기의 매끈한 단면을 보며 처트가 왜 그렇게 생겼는지 조금 더 이해가 되었어요.
제임스의 화학에 대한 관심은 커져만 갔고 지질학과 광물학도 흥미를 갖게 되었다. 1752년과 1753년 사이에 그는 잉글랜드 노포크에서 농부로 지내며 흰색 백악 내에 나타나는 검은색 플린트 층에 매료되었다. 그는 동쪽 해안의 조개무지를 관찰하고 북쪽 절벽에서는 백악과 그 사이에 끼어있는 진흙 성분의 돌을 자세히 살폈다. 서쪽에서는 지층 속에 나타나는 붉은색 백악을 관찰하는 등 땅 위에 나타난 다양한 지질을 통해 땅 아래에 무엇이 있을지 궁금해했다.
천재들의 과학노트 4 - 과학사, 밖으로 뛰쳐나온 지구과학자들 p.61, 캐서린 쿨렌 지음, 좌용주 옮김
천재들의 과학노트 4 - 과학사, 밖으로 뛰쳐나온 지구과학자들지구의 탄생과 변화의 비밀을 연구해 최고의 업적을 이룬 지구과학자 10인의 파일. 지구과학자들을 매혹시킨 지구의 수많은 이야기를 살펴보고 미래의 지구을 예측하는데 지구과학 연구가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자.
이회토에 대해 알아보던 중 이회토 채석장과 관련된 반 고흐의 작품을 보게 되었어요. 일반적으로 '까마귀 나는 밀밭'이 마지막 작품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가장 마지막에 그린 작품은 이 '나무뿌리Tree Roots'라고 합니다. https://www.vangoghmuseum.nl/en/collection/s0195V1962 나무뿌리의 소유권을 두고 벌어진 소송 https://www.nocutnews.co.kr/news/6327400
생텍쥐페리 선생님이 살아 계셨다면 그 소송을 어떻게 보셨을지 궁금하네요….
일요일에 밀린 진도를 따라잡으려고 했는데, 저녁 먹고 오자마자 노곤해져서 책상 앞에 앉은 채로 기절했다가, 애매한 시간에 잠이 깨버렸어요. 밀린 댓글을 읽고, 몰라서 표시해 두었던 용어들을 찾다 보니, 그새 바깥에 새 소리가 들리네요. 쿼크를 비롯해 온갖 '입자'에 관한 개념을 나무위키랑 쿠르츠게작트 영상으로 이해해 보려고 했는데 실패했어요. 대체로 지질학과 천문학 용어는 그나마 설명을 보면 어렴풋이라도 이해가 되는데, 물리학과 화학 용어는 감조차 잡히지 않아서 조금 슬퍼요. 없는 깊이를 하룻밤 사이에 만들 수는 없겠지요.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주기율표 '수헬리베' 딱 4글자 외우고 과포자, 수포자의 길을 택한 그때의 저를 한 대 때려 주겠어요. 하지만 그런 것 전혀 몰라도 큰 맥락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한편으로 위안도 되어요.
3차원 상에서 맨틀 순환이 정확히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는 아직 논쟁거리이며, 맨틀의 모든 부분이 지표면으로 솟구치는 화산암을 생성하느냐는 의문도 그렇다. 그러나 맨틀 암석의 일부가 녹아서 지구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층인 지각을 형성한다는 데에는 지질학자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38,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과학 분야에서 '여기까지는 밝혀졌지만 그 이상은 아직 모른다' 같은 이야기를 들으면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해요. '사람이 자기 자신과 자기가 속한 세상에 관해 제대로 아는 게 별로 없구나. 근데 그런 주제에도 옹케 잘만 살아오고 또 계속 살아가고 있구나.' 일기를 쓰다 보면 나 스스로도 내가 이해가 안 갈 때가 많아서, 난 도대체 자기 자신도 모르면서 어떻게 살고 있는 건지, 이런 식으로 계속 살아갈 수나 있는 건지, 막 우울해지기도 하거든요. 근데 과학 분야에서 '아직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오히려 '몰라도 살 수 있어', '모르고 살아도 생각보다 그렇게 큰일은 나지 않을 거야'라는 희망이 생겨요. 그나저나 지구 전체에서 지각은 달걀 껍데기밖에 안 된다는 것도 신기해요. 히말라야 산맥처럼 높은 산도 지각으로 치는 거 맞죠? 그렇게 끝없고 거대해 보이는 지각이라는 존재가 달걀로 치면 껍데기밖에 안 되는 질량이라니... 기념으로 월요일 아침은 달걀을 먹겠어요(응?). 그리고 댓글에서 타락죽 이야기도 감명 깊게 읽었으므로 쟁여둔 딸기맛 요거트 한 팩을 곁들이고요.
지구의 ‘노른자’는 중심핵이다. 뜨겁고 아주 조밀하며, 지구 질량의 약 1/3을 차지한다. 중심핵은 주로 철로 되어 있고, 니켈이 약간 섞여 있으며, 수소, 산소, 황, 질소 등 더 가벼운 원소들이 약 10퍼센트를 차지한다고 추정된다. ‘추정된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 표본을 채집하러 지구 중심까지 간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을 한 쥘 베른이 존경스럽긴 하지만.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35쪽,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그런 생각을 한 쥘 베른”이 쓴 책이 <지구 속 여행>이네요. 쥘 베른 작품은 꼬꼬마 때 축약판으로 몇권 본게 다인데, 언젠가 제대로 한번 읽어보고 싶습니다.
지구 속 여행광물학의 세계적 권위자인 리덴브로크 교수는 어느 고서점에서 아이슬란드의 연금술사가 남긴 16세기 고문서를 해독하다가 책갈피 사이에서 쪽지 한 장을 발견한다. 삼촌 집에서 조수로 일하고 있는 소심한 청년 악셀이 그 양피지 쪽지를 들고 이리저리 흔들어보다가 우연히 라틴어 단어체계의 규칙성을 발견하고 얼결에 암호를 해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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