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책의 문학적 표현이 좋아요. 지구가 더 감성적 생명체처럼 느껴진달까요...
[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1부
D-29

아이스라테

ifrain
맞아요. '손'으로 지운다는 표현이 그러네요. 그 다음 문단의 '유아기infancy'라는 표현도 그렇고요. 'erasure gains the upper hand.' 부분은 '지우는 손이 더 바쁘게 움직인다'라고 번역가가 의역을 하셨지만요.

ifrain
“ Earth writes its history with one hand and erases it with the other, and as we go further back in time, erasure gains the upper hand. ”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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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19세기와 20세기 초의 지질학자들이 지구의 지도를 작성해 갈수록 허턴이 말한 융기와 침식의 주기가 되풀이되어 왔다는 사실이 더 명백해졌다. 그런데 알프스산맥 같은 곳을 전문가의 눈으로 보자 산비탈에 단층과 습곡 같은 것들이 있었다. 수직 운동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였다. 암석은 옆으로도 움직이는 것이 분명했다. ”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58-60쪽,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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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베게너는 많은 청소년이 그렇듯이, 비가 오는 날 지구본을 들여다보면서 상상의 날개를 펼치던 중에 대서양을 닫을 수 있다면, 브라질의 코처럼 튀어나온 부분이 서아프리카의 움푹 들어간 부위와 딱 들어맞고, 북아메리카 동부가 사하라 지역과 딱 들어맞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혹시 대륙이 한자리에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지표면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이따금 서로 부딪쳐서 산맥을 솟아오르게 하는 것이 아닐까? 해저 분지는 예전에 붙어 있던 땅덩어리들이 떨어져 나간 흔적이 아닐까? ”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60쪽,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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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북아메리카와 유럽의 저명한 지구과학자들은 대륙이 해저 분지를 펼치면서 움직일 수 있는 작동 원리를 생각해낼 수 없었기에, 베게너의 개념을 거부했다. 그들은 훗날 ‘고정론자fixist’라고 불리게 되었다. 반면에 남반구의 지질학자들은 베게너의 개념을 좀 더 환영하는 쪽이었다. 그들은 베게너의 대륙들이 기하학적으로 서로 잘 들어맞는다는 개념을 받아들였을 뿐 아니라, 대서양 양편의 지질학적 특성이 과거에 양쪽이 붙어 있었음을 시사한다는 것도 알 고 있었다. 화석들도 그러했다. 예를 들어, 약 2억 9,000만 년 전~2억 5,200만 년 전에 살았던 글로솝테리스의 나뭇잎 화석은 아프리카 남부, 남아메리카, 인도, 호주에서만 발견되었다(나중에 남극대륙에서도 발견되었다). […] 물론 고정론자들은 유럽과 북아메리카의 여러 대학교에서 저명한 교수로 있었기에, 암석만을 쳐다보고 있는 남반구의 가난한 이들의 견해를 그냥 무시했다. ”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60-61쪽,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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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
2025년 9월에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에서 찍은 글로솝테리스Glossopteris 화석 사진입니다. 왼쪽은 South Africa, 오른쪽은 Australia 에서 발견된 것이에요.


향팔
오, 정말 서로 비슷하게 생겼네요. 2억여 년 전에는 아프리카와 호주가 하나의 대륙으로 붙어 있었다는 증거로군요.

ifrain
우리 눈으로 보면 정지되어 있는 암석이.. 아주 긴 시간 동안 움직인다는 것이 너무 너무 신기해요.

ifrain
“ 이런 상황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바뀌기 시작했다. 적군의 잠수함을 찾아내기 위해 고안된 음파 탐지기가 깊은 바다에 산과 골짜기가 가득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면서였다. 1950년대에 미국 과학자 브루스 히즌Bruce Heezen과 마리 타프Marie Tharp는 대서양 중앙해령을 발견했다. 북쪽의 아이슬란드(이 섬 자체도 해령의 일부다)에서 남극반도의 끝까지 뻗으면서 대서양 해저를 양분하는 거대한 산계였다. 그 뒤에 태평양, 인도양, 남극해에서도 비슷한 해령들이 발견되었다. 히즌과 타프가 대양의 물을 뺀 모습으로 그린 지구의 지도는 사람들의 관점을 영구히 바꾸었다(<그림2-2>). 바다 밑이 어떤 모습인지를 알게 되자, 우리 행성을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62,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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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팽이
<그림2-2> 지도를 자세히 보고 싶어서 구글을 뒤적이다가, 미국 의회도서관 홈페이지에서 디지털 소장 자료를 찾았어요. 굉장히 고화질로 디지털화한 것 같아요. 지도 오른쪽 위의 버튼을 눌러서 전체 화면으로 아주 크게 확대해서 볼 수 있네요.
https://www.loc.gov/resource/g9096c.ct003148/
또 레딧에서 다른 해저 지도를 찾았어요. 이건 유라시아 대륙이 중심에 놓였네요. 영어를 잘 몰라서 한국어 번역으로 보니, 해리 헤스 & 마리 타프 두 분의 1950년대 자료를 바탕으로 그렸다는 것 같아요. 역시 그림을 클릭하면 크게 확대해 볼 수 있어요.
첫 번째 링크는 영어 원문, 두 번째 링크는 한국어 번역 사이트예요. (한국어 번역 사이트는 레딧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언어 모델을 써서 자동 번역된다는 모양인데, 번역 품질이 상당히 괜찮다는 평이 있다네요.)
https://www.reddit.com/r/MapPorn/comments/k9z50h/a_map_of_the_ocean_floor_based_off_data_from/
https://www.reddit.com/r/MapPorn/comments/k9z50h/a_map_of_the_ocean_floor_based_off_data_from/?tl=ko

ifrain
알려주신 링크를 통해 보니 해저의 산맥과 지표면의 산맥이 더욱 뚜렷하게 대조가 됩니다. 지표면의 산맥이 납작해 보일 정도에요. ^^

향팔
와, 감사합니다. 책에 실린 것보다 훨씬 더 선명하게 볼 수 있네요.

ifrain
마리 타프는 당시 여성이라는 이유로 탐사를 위해 배에 오르지도 못했다고 해요. 끝까지 해저 지형도를 만들어낸 집념이 대단한 것 같아요.

ifrain
[모임 3주차] 2/15(일) ~ 2/21(토)
모임 3주차가 시작되었습니다. "p.63~p.89" 부분을 읽고 편안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누어요. ^^
'물리적 지구'를 읽다가 5일째 되는 날 즈음 '생물학적 지구'로 넘어갑니다. 1주차와 2주차 초반에는 광활한 우주의 시공간을 넘나드는 것처럼 상상력을 동원했어요. 물리적 지구로 넘어오니 우당탕탕 물리적 실체에 부딪히는 것 같은 현실감이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긴 시간을 오가며 사유하는 지질학적 태도도 필요하고요.
책을 읽으며 새로운 것들을 알아가기도 하지만 동시에 모르고 있는 세계가 더 넓고 깊다는 걸 느끼게 되어요. 함께 읽어가는 분들의 스스럼 없는 참여로 '지구의 짧은 역사' 이야기가 더욱 풍성해지는 것 같아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과 우리 자신에 대해 좀 더 찬찬히 생각해보는 3주차를 만들어 보아요. :)

ifrain
대륙 이동의 수수께끼를 풀 단초를 대양에서 찾았다는 것이 .. 놀랍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 답이 있을 수도 있다는 걸 느끼게 해줍니다.

ifrain
“ 결정적인 증거는 지자기였다. 자철석magnetite이라는, 의미를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철산화물 광물처럼 자기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광물은 결정화가 일어날 때 지구 자기장을 따라 배열한다. 그래서 형성될 당시 자기장이 어느 쪽을 향하고 있었는지를 고스란히 기록한다. ”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64,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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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라테
인간적인 표현이긴하지만 지구도 어떤식으로든 (한편으로는 아무나 쉽게 알아차릴수없게 비밀스러운 방법으로 ㅎㅎ) 자신의 생애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 같아요. 인간이 그걸 다 알아채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더 필요할까요?

ifrain
지구는 꽤 정직하게 자신의 생애를 기록하는 것 같아요. 사실 사람도 일생 동안 살아온 과정이 몸에 남잖아요. 화장을 하고 머리를 손질하거나 가발을 쓰고 심지어는 시술을 해서 세월의 흔적을 감추려 하지만. 얼굴과 손의 주름이라던가.. 혈관의 건강이라던가.. 그리고 DNA도 변화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지구는 인간보다 훨씬 거대하니까 광범위하니까.. 우리가 파악하기가 쉽지는 않겠죠. 하지만 인간이 자신에게 익숙한 시공간을 넘어 지구의 기록을 읽어내고 있는 것도 놀라워요. 맞아요. 지구는 비밀스러운 방법으로 .. 자신의 기록을 관리하고 있어요. 지구의 역사서는 책장이 찢어지고 표지가 날아간 것처럼 자신의 기록을 감추기도 하고 지우기도 하는 것 같아요. 때로는 다른 책의 표지를 덮어놓고 원래 기록을 위장하기도 하고요.

향팔
지구 자기장이 수십만 년마다 180도 방향을 바꾼다는 사실도, 그 흔적을 고스란히 기록하는 자철석도 너무 신기합니다. 그 오랜 세월 동안 지구가 새겨온 지각 생성의 타임라인을 읽어낼 줄 아는 과학자들도 대단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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