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퍼서 흘리는 눈물에 스트레스 호르몬이나 독소 성분이 섞여 나온다면, 기뻐서 흘리는 눈물의 성분은 어떨지 궁금해졌어요. 저는 눈물이 무지 많은 편인데, 지금껏 살아오는 동안 기뻐서 눈물을 흘린 적은 딱 두 번 있었던 것 같아요.
[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1부
D-29

향팔

ifrain
향팔님의 시를 보니 저는 안치환의 '소금인형' 이라는 노래가 떠올랐어요. 그런데 가사가 류시화님의 시 '소금인형'이었다는 걸 지금 알았어요.
https://youtu.be/HtjthW_oVX0?si=PT6D-SUuarzj7T4O
바다의 깊이를 재 기 위해
바다로 내려간
소금인형처럼
당신의 깊이를 재기 위해
당신의 피 속으로
뛰어든
나는
소금인형처럼
흔적도 없이
녹아버렸네

향팔
아… 이건 제가 너무 좋아하는 영상이에요. 이 노래를 들으면 왠지 황홀해지면서 눈물이 나고 그래요. 남자친구랑 집에서 맥주 한잔 나눌 때 자주 이 영상을 틀어놓고 같이 따라 부르곤 한답니다. 노래하며 양팔을 날개처럼 펼치는 저 몸짓도 따라 하면서요. 그러면 바다에 녹아버린 소금인형처럼 저도 음악과 하나가 된 듯한 상태가 되거든요.
안치환 아저씨는 시에 곡을 붙여 부르는 걸 무지 선호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밖에 당장 생각나는 곡들만 해도 김남주, 김지하, 정호승, 나희덕… 아마 더 많을 거예요. 노래도 어쩌면 이렇게 잘 하시는지!

향팔
이 시도 생각이 나네요… (꼬꼬무)
눈물은 왜 짠가
함민복
지난여름이었습니다 가세가 기울어 갈 곳이 없어진 어머니를 고향 이모님 댁에 모셔다 드릴 때의 일입니다 어머니는 차 시간도 있고 하니까 요기를 하고 가자시며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한평생 중이염을 앓아 고기만 드시면 귀에서 고름이 나오곤 했습니다 그런 어머니가 나를 위해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시는 마음을 읽자 어머니 이마의 주름살이 더 깊게 보였습니다 설렁탕집에 들어가 물수건으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습니다
"더울 때일수록 고기를 먹어야 더위를 안 먹는다 고기를 먹어야 하는데…… 고깃국물이라도 되게 먹어 둬라"
설렁탕에 다대기를 풀어 한 댓 숟가락 국물을 떠먹었을 때였습니다 어머니가 주인아저씨를 불렀습니다 주인아저씨는 뭐 잘못된 게 있나 싶었던지 고개를 앞으로 빼고 의아해하며 다가왔습니다 어머니는 설렁탕에 소금을 너무 많이 풀어 짜서 그런다며 국물을 더 달라고 했습니다 주인아저씨는 흔쾌히 국물을 더 갖다 주었습니다 어머니는 주인아저씨가 안 보고 있다 싶어지자 내 투가리에 국물을 부어 주셨습니다 나는 당황하여 주인아저씨를 흘금거리며 국물을 더 받았습니다 주인아저씨는 넌지시 우리 모자의 행동을 보고 애써 시선을 외면해 주는 게 역력했습니다 나는 그만 국물을 따르시라고 내 투가리로 어머니 투가리를 툭, 부딪쳤습니다 순간 투가리가 부딪치며 내는 소리가 왜 그렇게 서럽게 들리던지 나는 울컥 치받치는 감정을 억제하려고 설렁탕에 만 밥과 깍두기를 마구 씹어 댔습니다 그러자 주인 아저씨는 우리 모자가 미안한 마음 안 느끼게 조심, 다가와 성냥갑만 한 깍두기 한 접시를 놓고 돌아서는 거였습니다 일순, 나는 참고 있던 눈물을 찔끔 흘리고 말았습니다 나는 얼른 이마에 흐른 땀을 훔쳐 내려 눈물을 땀인 양 만들어 놓고 나서, 아주 천천히 물수건으로 눈동자에서 난 땀을 씻어 냈습니다 그러면서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눈물은 왜 짠가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명료하고 서늘하고 따뜻한 시의 세계를 가지고 있는 함민복 시인의 이 시집에는 젊은 시인한테서 찾아보기 드문 서정적 힘이 가득 넘치고 있다. 그는 어머니와 사랑하는 여성에 대한 아픔과 그리움을 아름답게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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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
이 시를 어디선가 본 적이 있어요. 시집 제목도 익숙하고요.. 표지 그림도 예쁘네요.
먹는 이야기가 나와 서 그런지 저는 안도현님의 '스며드는 것'이라는 시가 떠오르네요.
스며드는 것
안도현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에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향팔
아, 이 시가 안도현 시인의 시였군요. 한번 읽은 사람은 다시는 간장게장을 먹을 수 없는 몸이 된다는 전설 속의 시… (ㅠㅠ)
예전에 저는 “물고기”는 고통을 못 느끼는 줄 알았었 어요(바보). 산낙지도 연포탕도 대하구이도 좋아했었는데, 다른 어떤 나라에서는 산 채로 조리하는 걸 금지하는 건 물론이고, 갑각류를 운송하거나 진열할 때 그 아래 얼음을 깔아두는 것도 금지한다는 얘기를 듣고 놀랐습니다. 이래서 사람은 배워야 되고 알아야 되나 봅니다..

ifrain
지금 읽고 있는 부분에 관한 내용을 잘 표현하고 있는 영상이 있어서 올려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e1hiS_XjWg

ifrain
요즘 향팔님 덕분에 넥스트 음악을 하나씩 다시 듣고 있어요.
‘나에게 쓰는 편지’ 는 신해철님의 솔로 2집에 수록된 곡이네요.
저는 힘들 때 가끔씩 나에게 메일을 보내곤 했죠. ^^
가사 중에 고흐 이야기도 나오고..여전히 빠르게 변하고 있는 세상의 조급함 속에서 느리게 읽기를 하는 독서 모임과도 맞아들어가는 느낌이 있네요.
https://youtu.be/CyT4KjintZY
난 잃어버린 나를 만나고 싶어
모두 잠든 후에 나에게 편지를 쓰네
내 마음 깊이 초라한 모습으로
힘없이 서있는 나를 안아주고 싶어
난 약해질 때마다 나에게 말을 하지
넌 아직도 너의 길을 두려워하고 있니
나의 대답은 이젠 아냐
언제부턴가 세상은 점점 빨리 변해만 가네
나의 마음도 조급해지지만
우리가 찾는 소중함들은 항상 변하지 않아
가까운 곳에서 우릴 기다릴 뿐
이제 나의 친구들은 더 이상 우리가 사랑했던
동화 속의 주인공들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고흐의 불꽃같은 삶도, 니체의 상처입은 분노도
스스로의 현실엔 더이상 도움될 것이 없다 말한다
전망 좋은 직장과 가족 안에서의 안정과
은행 구좌의 잔고 액수가 모든 가치의 척도인가
돈, 큰 집, 빠른 차, 여자, 명성, 사회적 지위
그런 것들에 과연 우리의 행복이 있을까
나만 혼자 뒤떨어져 다른 곳으로 가는 걸까
가끔씩은 불안한 맘도 없진 않지만
걱정스런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친구여,
우린 결국 같은 곳으로 가고 있는데
때로는 내마음을 남에겐 감춰왔지
난 슬플땐 그냥 맘껏 소리내 울고 싶어
나는 조금도 강하지 않아
언제부턴가 세상은 점점 빨리 변해만 가네
나의 마음도 조급해지지만
우리가 찾는 소중함들은 항상 변하지 않아
가까운 곳에서 우릴 기다릴 뿐
언제부턴가 세상은 점점 빨리 변해만 가네
나의 마음도 조급해지지만
우리가 찾는 소중함들은 항상 변하지 않아
가까운 곳에서 우릴 기다릴 뿐

향팔
이 노래는 신해철이 쓴 최고의 가사 다섯손가락 안에 들어갈 것 같습니다.
특히 이 부분 “이제 나의 친구들은 더이상 우리가 사랑했던 동화 속의 주인공들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렇게 시작하는 랩(?) 전체를 정말 좋아해서 달달 외워 부르곤 했어요.
나중에 곡을 다시 만들기도 했는데, https://youtu.be/RocXBS_eOcA?si=J-N4o7OH3CtehXKc
그래도 옛날 버전이 풋풋하고 좋더라고요.

향팔
신해철 음악 중에 우리 모임이랑 어울리는 곡이 또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보니 ‘더 늦기 전에’가 떠올랐습니다. 오빠가 사온 카세트 테이프 <내일은 늦으리>에 들어있었어요.
‘더 늦기 전에’
신해철 작사·곡
https://youtu.be/mtqP38-nq9A?si=B9g9Re6qlv1j4WsB
김종진(봄여름가을겨울)
생각해 보면 힘들었던 지난 세월
앞만을 보며 숨차게 달려 여기에 왔지
신해철(N.EX.T)
가야 할 길이 아직도 남아 있지만
이제 여기서 걸어온 길을 돌아보네
윤상
어린 시절에 뛰놀던 정든 냇물은
회색 거품을 가득 싣고서 흘러가고
유영석(푸른하늘)
공장 굴뚝의 자욱한 연기 속에서
내일의 꿈이 흐린 하늘로 흩어지네
신성우
하늘 끝까지 뻗은 회색 빌딩 숲
김태우(015B)
이것이 우리가 원한 전부인가
김종서
그 누구가 미래를 약속하는가
김종서, 이덕진
이젠 느껴야 하네
(다함께)
더 늦기 전에
신승훈, 이승환
그 언젠가 아이들이 자라서
밤하늘을 바라볼 때에
하늘 가득 반짝이는 별들을
두 눈 속에 담게 해주오
(다함께)
그 언젠가 아이들이 자라서
밤하 늘을 바라볼 때에
하늘 가득 반짝이는 별들을
두 눈 속에 담게 해주오
서태지(서태지와 아이들)
저 하늘에 총총히 박혀있던 우리의 별들을
하나 둘 헤아려 본 지가 얼마나 되었는가
그 별들이 하나 둘 떠나고 힘없이 꺼져가는 작은 별 하나
자, 이제 우리가 할 일이 뭐라고 생각하나
우리는 저 별마저 외면해버리고 떠나 보내야만 하는가

향팔
같은 테이프에 ‘1999’도 있었는데 꼬꼬마 때 이 노래가 너무 무서워 이불 뒤집어쓰고 달달 떨면서 들은 기억이 납니다.
https://youtu.be/Q-qVu2mJIvE?si=Quy2q_0wUIWSmNo3

ifrain
향팔님 꼬꼬마 시절은 반짝이는 것들로 가득 차 있네요. ^^ ‘꼬꼬마 상자’ 안에는 보물이 가득..

ifrain
링크해주신 음악의 가사를 찾아봤어요. 신생아들이 모두 기형아이고.. 노래부르는 사람도 피부암으로 몸이 덮여 있다고.. 하네요.
서기 1999년 9월 10일
전기의 공급이 완전히 중단되었다
아마도 마지막 기록이 될것 같다
혹 생존자가 이기록을 발견한다면
우리의 무책임이 낳은 이 비참한 결과를
후세에 전하기 바란다.
This is the message from N.EX.T
1999,1999,1999,1999
This is the message from N.EX.T
북반구의 전체인구는 5% 이하로
감소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대기중의 오존층은 거의다 파괴되었다.
폭도들은 정신착란 상태에서
떼를지어 먹을것을 약탈하고 다닌다
그나마 그들도 곧 보이지 않게 될 것이다
지금 시각은 오후 2시지만
하늘은 밤처럼 어둡다
산성비와 일사량의 감소로
식물들은 전멸의 길을 걷고있다
몇년째, 태어난 신생아들의
거의 모두가 기형아였다
그나마 출산율 조차
거의 제로를 향하고 있다
대기의 온도는 계속 상승 중이다
남극 대륙은 물로 변하고
해안의 도시들은 물에 잠겨
자취를 감추었다
내 머리카락은 모두 빠지고
피부암은 전신을 덮고있다
나도 최후의 순간을 준비해야겠다
This is the message from N.EX.T
1999,1999,1999,1999

향팔
신해철은 정말 천재 같아요..

ifrain
유쾌한 방식으로 지구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흐름을 보여주는 이 영상도 재미있네요. '지구의 짧은 역사'에도 언급된 마리 타프, 글로 솝테리스 화석 등 내용도 나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1hOdm0RJlY
진달팽이
“ 별의 진화 모형은 40억 년 전 태양의 밝기가 지금의 약 70퍼센트밖에 안 되었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태양이 흐릿했다면, 원지 지구는 왜 얼음덩어리가 되지 않은 것일까? 이유는 '온실가스' 때문이다. 온실가스는 21세기인 지금 온난화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취급받지만, 더 장기적으로 보면 지구의 서식가능한 기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대기의 이산화탄소는 지금보다 농도가 100배 이상 높았을 것이 틀림없다. 그래서 어린 지구의 표면에 액체 물이 유지될 만큼 지구를 따뜻하게 유지했을 것이다. 원시 대기는 주로 질소와 이산화탄소로 이루어져 있었고, 거기에 수증기와 수소 기체가 많아졌다 적어졌다 하면서 섞였다. ”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p. 107-108,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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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팽이
'온실가스'라는 낱말에서 조건 반사처럼 '나쁜 것'이라는 생각이 늘 먼저 떠올랐는데, 나쁘게만 볼 게 아니었네요. 애초에 우리가 온실에 살고 있으니, 추워졌을 때는 그만큼 온실막도 두터워져야 살 수 있겠어요. 물론 너무 더워져도 문제겠지만요. 무언가를 그때그때 알맞은 만큼 유지하는 게 참 어려운 것 같아요.

ifrain
겨울에 작물을 잘 자라게 하기 위해 만드는 비닐하우스가 생각납니다. 해가 짧아진 만큼 하우스 안은 따뜻하게 유지해줄 수 있기에..
최근에 카페에서 반팔, 반바지를 입은 남성분을 보았어요. 물론 겉옷이 있었지만.. 날씨가 조금 풀렸다고는 해도.. 아직 겨울이기에.. 심지어 봄에도 공기가 싸늘하기도 하니까요. 아마 그분은 체내에 열이 많아서 반팔, 반바지가 더 편하신 거겠죠.

ifrain
“ 살아 있는 생물의 DNA에는 단백질 합성의 분자 명령문이 들어 있다. 즉 단백질을 만들려면 DNA 명령문이 있어야 한다. 거꾸로 DNA를 복제하려면 단백질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둘 중 어느 것이 먼저 출현했을까? 이 문제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문제나 다름없다. 해결 방법이 있을까?
답은 DNA도 단백질도 최초로 진화하고 있던 원시 생물에 없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91,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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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
“ RNA 분자가 정보를 저장하고, 효소 기능을 하고, 진화할 수 있다는 발견은 한 가지 대담한 생각으로 이어진다. 번식하고 진화한 최초의 실체가 DNA와 단백질이 아니라 RNA로 이루어져 있었을 가능성이다. ”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92,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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