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버 다이빙에 능한 철학자! 멋지네요. 직접 바다에 뛰어들어 관찰한 것들을 토대로 연구하고 글을 쓰나 봅니다. “현장 연구와 철학적 성찰, 그리고 대중적 글쓰기를 결합한 그의 작업”이 더 매력적으로 보여요. 3부작 다 읽어보고 싶네요.
[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1부
D-29

향팔

향팔
저도 작년 추석 직후 지독한 감기에 걸려서 한바탕 고생했던 기억이 나네요. 빨리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따뜻한 물을 옆에 두고 계속 마시면 쫌 도움이 되더라고요.
바이러스가 생물적 특징과 무생물적 특징을 다 갖 고 있는 중간적 존재라는 게 참 희한해요. 숙주 몸 안에선 생물이고 몸 밖에선 무생물이라니! 이건 뭐 슈뢰딩거의 고양이도 아니고…
밥심
사실 진짜 궁금한 것은 바이러스가 생물 보다 먼저 등장했는가 아니면 생물이 먼저 나오고 바이러스는 생물에서 퇴화한 형태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여러 주장들이 있던데 확실한 건 모른다네요. ㅋㅎ

ifrain
“ 그렇다면 이와 비슷한 '바이러스'는 어떨까요? 자손을 많이 불리는 유전과 증식 능력이 있고, 유전자가 계속 바뀌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대사나 반응 능력은 없고, 살아 있는 세포 안에 들어가야만 증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바이러스는 생명체라고 볼 수 없지요.
최근에 기종의 바이러스와는 전혀 다른 거대 바이러스가 계속 발 견되고 있습니다. 2003년 미미바이러스와 2013년 판도라바이러스가 그 예입니다. 아메바에 기생하는 '미미바이러스'는 세포를 미믹mimic한 바이러스라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미미바이러스는 세균만큼 크고 세포벽을 갖고 있으며 유전자가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심지어 미미바이러스에 기생하는 바이러스까지 발견됐습니다.(박테리아에 기생하는 바이러스를 박테리오파지bacteriohpage라고 하는데, 바이러스에 기생한다고 해서 바이로파지virophage로 불리기도 합니다.) 2014년에는 미미바이러스보다도 더 큰 판도라바이러스가 발견되었는데 <사이언스>지는 "대형 바이러스가 생명의 계통도를 흔들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를 진화한 바이러스로 볼지, 퇴화된 박테리아로 볼지, 혼란스럽다는 얘기입니다. 이름 그대로 생명의 판도라 상자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
『물질에서 생명으로』 p.21, 노정혜 외 지음

물질에서 생명으로카오스재단이 기획하고 11명의 과학자가 참여하여 대중 강연의 형식으로 풀어낸 《물질에서 생명으로》는 가장 큰 생명의 수수께끼를 가장 작은 생명인 물질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생명의 기원을 아직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그 윤곽을 희미하게나마 알 아보려는 시도라는 면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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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
“ 네덜란드 미생물학자이며 식물학자인 마르티뉘스 베이에링크(Martinus Beijerinck, 1851~1931)는 일찍이 루이 파스퇴르가 예견한 적이 있는 이 병원체를 '세균보다 작은 여과성 병원체'로 일단 규정했다. 이후 베이에링크는 그 병원체에 라틴어 단어를 따러 '바이러스(virus)'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이는 '독'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그는 그 세균보다 작은 여과성 병원체를 '살아 있는 독성 물질(contagious living fluid)'이라는 용어로 설명한 것이다. 1898년의 일이다. 또한 같은 해에 다른 한 연구자는 소에게 발병하는 구제역이라는 질병의 병원체도 세균보다 작은 바이러스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매우 작다(예외적으로 거대한 바이러스도 있기는 하다). 그냥 작다고 하면 감이 잘 안 잡히는데, 과연 어느 정도로 작은 걸까? 이렇게 생각해보면 좀 더 이해가 쉬울 것이다. 우선, 인간의 세포를 3,700미터가 넘는 '후지산' 높이 정도라고 가정해보자. 이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대장균 등 훨씬 작은 크기의 병원체는 '고층 아파트' 정도라고 보면 되고, 바이러스는 '3층 집' 정도 규모라고 보면 될 것이다.
일본 세균학자 노구치 히데요(野口英世, 1876~1928)는 광학 현미경으로 황열병 병원체를 찾아내려 무던히도 애를 썼다. 그러나 그는 끝내 그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황열병 병원체도 바이러스의 일종이므로 당시 일반적으로 사용되던 광학 현미경으로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직접 눈으로 바이러스를 확인하려면 반드시 전자 현미경이 있어야 한다. ”
『세계사를 바꾼 화학 이야기 2 - 자본주의부터 세계대전까지』 pp.200~201, 오미야 오사무 지음, 김정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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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심
분명 있다고 생각되지만 안 보이니 노구치 히데요가 얼마나 답답했을지 상상이 됩니다. 화병 안 났나 싶네요.

ifrain
노구치 히데요는 본인이 연구하던 황열병에 감염되어 1928년에 사망했고 오늘날 전자현미경의 원형은 1932년에 완성되었다고 해요. 사망하기 전 그를 동료하던 학자 영(W.A. Young)에게 마지막으로 내뱉은 말이 "I don't understand.' 였다고 합니다. 그를 간호하던 영Young 역시 황열병에 걸려 7일 뒤 사망했다고 해요;;
그의 사망으로 과학자들은 보이지 않는 존재였던 '바이러스'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했고 그와 같이 록펠러 재단의 동료였던 맥스 타일러가 백신 개발 공로로 1951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고요.

ifrain
세균은 원핵세포를 가진 원핵생물이며, 유전물질과 효소를 갖고 있어 스스로 물질대사를 할 수 있다. 주로 분열법으로 증식하며 영양방식에 따라 종속 영양세균과 독립영양세균으로 구분한다.
/서대문자연사박물관




ifrain
바이러스 vs 세균/ 균계
세균이나 균계에 속하는 생물들은 스스로 물질대사를 하는 ‘생물’이다. 그에 반해 바이러스는 숙주에 달라붙었을 때만 생명활동을 한다.
그렇지 않을 때는 무생물과 같은 존재이다. 바이러스는 핵산과 단백질 껍질의 형태로만 이루어져 있다.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진달팽이
참… 암만 상상해 보려 해도 아리송해요. 어떻게 생물과 무생물을 오갈 수 있는지요. 좀 부럽기도 하고요. 가끔은 무생물이 되었으면 좋겠다 싶을 때가 있더라고요. 바이러스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비결(?)을 배우고 싶어요. 겸사겸사 다른 생존 방식을 찾을 수 없는지도 좀 물어보고, 웬만하면 설득도 좀 해 보고요.

ifrain
바이러스에게 어떤 설득을 하실지 궁금합니다. ^^
진달팽이
기왕이면 다른 생명을 아프지 않게 하는 방식을 찾아서 살아 주면 안 되겠니… 하는 설득이요! 아, 근데 다시 생각해 보니… 그렇게 얘기하면 바이러스가 피장파장이라고 비웃을까 봐 자신이 없어졌어요. 지구에서 너네야말로 다른 생명을 제일 많이 빼앗는 주제에 나더러 뭘 어쩌라고? 그러면서… 아무래도 설득은 포기할까 봐요…ㅠ

향팔
영화 <매트릭스>에서 인간은 바이러스랑 똑같은 방식으로 사는 존재라고 했던 대사가 생각나네요.
https://m.blog.naver.com/kinmasters/221944406157
밥심
항생제가 세균을 공격하는 원리와 항바이러스제가 바이러스를 공격하는 원리도 정리해봤습니다. 인간이 참 똑똑해요. 원리만 알면 어떡해서든지 해결책을 찾아내니까요. 독감 걸렸을 때 많이 처방하는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는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해서 복제 후 다른 세포를 감염시키기 위해 세포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작용을 한다죠.



향팔
“ 생물은 시간이 흐르면서 진화하는 화학적 기계다. 역사를 지닌 화학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그래서 연구실에서 생명의 기원을 탐구하는 이들은 생명 없는 지구에서 생명의 화학적 성분들이 어떻게 형성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세포의 구조적 및 기능적 측면을 맡고 있 는 단백질을 생각해보자. 우리 몸의 단백질은 크고 복잡할 수 있지만, 아미노산 ─ 20종류가 조합되어 단백질을 만든다 ─ 이라는 비교적 단순한 화합물을 이어 붙여서 만든다. 글자들을 조합하여 의미를 지닌 단어와 문장을 만드는 것과 비슷하게, 아미노산들을 줄줄이 꿰어서 이런저런 기능을 하는 구조를 지닌 단백질을 만든다. 따라서 아미노산을 합성할 수 있다면, 단백질의 구성단위를 얻게 된다. ”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87-88쪽,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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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1953년 스탠리 밀러와 해럴드 유리는 원시 지구에서 어떻게 아미노산이 형성될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었다. 그들은 유리 용기에 지구의 원시 대기에 있었다고 여겨지는 단순한 분자들인 이산화탄소CO₂, 수증기H₂O,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테인CH₄, 암모니아NH₃를 집어넣어 원시 수프를 만들었다. 여기에 원시 지구의 번개가 일으키는 효과를 모방하여 전기 불꽃을 일으키자, 유리벽이 갈색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유리를 갈색으로 덮은 것은 아미노산을 비롯한 유기분자였다. 이 한 차례의 기념비적인 실험을 통해서, 밀러와 유리는 생명의 주요 구성단위들이 자연적인 과정을 통해 형성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88쪽,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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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
“ 마지막으로 모든 세포를 감싸고 있는 막의 분자 성분인 지질이 있다. 단백질과 DNA처럼, 지질도 더 단순한 단위로 이루어져 있다. 지방산이라는 긴 사슬 같은 분자다. 지방산도 마찬가지로 원시 지구에서 화학적으로 생성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놀랍게도, 지방산이 함유된 물을 흩뿌리거나 증발시키면, 지방산들은 저절로 모여서 공 모양의 미시구조를 형성한다. 세균을 감싸고 있는 막과 거의 비슷한 형태다. ”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90,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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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
“ 물이 다른 물질을 포획하는 능력은 개인 위생뿐만 아니라 생명 활동에도 필수적이다. 세포의 내부는 거대한 화학 공장을 방불케 한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물질들이 빠르게 움직이면서 영양분을 흡수하고, 폐기물을 배출하고, 화학물질을 재료 삼아 세포 기능에 필요한 여러 가지 효소를 만들어내고 있는데, 물이 없으면 모든 공정이 중단된다. 세포 질량의 70%를 차지하는 물은 한마디로 '생명의 액체'다. 1937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헝가리 출신의 화학자 알베르트 센트죄르지Albert Szent-Györgyi는 물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물은 생명의 물질이자 생명의 기반이며, 모든 매개체의 어머니다. 물이 없으면 생명도 없다. 지구의 생명체는 원래 바다에서 살다가, 피부에 물을 저장하는 방법을 개발한 후에야 육지로 진출할 수 있었다. 우리는 지금도 물과 함 께 살고 있다. 다만, 바깥에 있던 물을 몸 안으로 가져온 것뿐이다." 물과 생명의 관계가 우주 전역에 적용된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우리가 아는 한 물 없이 살 수 있는 생명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
『엔드 오브 타임 - 브라이언 그린이 말하는 세상의 시작과 진화, 그리고 끝』 p.133,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엔드 오브 타임 - 브라이언 그린이 말하는 세상의 시작과 진화, 그리고 끝《엘러건트 유니버스》《우주의 구조》등 수 년 마다 명저를 집필하며, 칼 세이건 이후 최고의 ‘대중 과학 전도사’로 불린 브라이언 그린의 신작. 과거 저서들과 비교하면, 이번 책은 독백에 가깝다. 물리학자로서 연구와 탐구를 넘어선, 지난 10여 년간의 철학적 성찰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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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물과 생명에 관한 글을 읽으니 꼬꼬마 때 친구에게 써줬던 시(?)가 생각나서 옛날 일기를 들춰봤어요.
정말 비과학적인 얘기겠지만 그래도 그때의 순수함이 느껴집니다.
바다
바다는 모든 걸 다 받아 준다고 바다래
사람의 눈물이 왜 짠지 알아
최초의 인간은 바다로부터 나왔대
바다는 모든 인간의 고향
내 살도 피도 눈물도 모두 바다로부터 시작된 것
그러나
인간이 육지로 나온 다음부터 하도 못되게 살아서
바다로부터 가져온 아름다운 것들을 하나씩 잃어버리고……
단 하나 남은 건
단 하나 남은 진실은
눈물
그래서 눈물은 아직… 바다를 간직하고 있는 거래

ifrain
정말 멋진 시입니다. 교훈적이고요.. 그래서 매정한 사람을 보고 '피도 눈물도 없다'고 하는가 봐요.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와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살아남기 위해) 분투해야 했던 존재에 대해 안쓰러움도 느껴지네요.
하지만 저는 비정하게도 눈물의 성분과 바다의 성분이 어떻게 다른지 제미나이에 물어봤어요.
일단 눈물의 염분은 0.9%이고 바다의 염분은 3.5%라고 해요. 눈물에는 안구를 보호하기 위한 항균 효소나 면역글로불린이 있어요. 눈물은 지방층(제일 바깥), 수성층, 점액층(눈물이 잘 붙어있게 도와줌)의 3층 구조로 되어 있고요. 눈을 자주 깜박이지 않으면 이것들이 말라서 눈을 보호하지 못하게 되어서 눈에 안좋은 거 같아요.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요. 먼지 때문에 흘리는 눈물은 물 성분이 많지만 슬퍼서 흘리는 눈물에는 카테콜아민(스트레스 호르몬)이나 독소 성분이 섞여 있다고 하네요..
우리가 바다에서 왔기 때문에 촉촉한 물을 그리워하는 거 아닐까요.. 몸에서 가장 연약한 눈이라는 부위도 잘 보호해주어야겠다는 걸 최근에야 절실히 깨닫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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