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이 필수 아미노산을 주변 환경에서 얻는 것과 대조적으로, DNA에 필수적인 디옥시리보오스 5탄당을 구하기 위해 환경을 뒤지는 생물은 없다. 차라리 세포 내에서 리보오스로부터 산소 하나를 떼어냄으로써 디옥시리보오스를 합성한다. RNA를 구성하는 5탄당인 리보오스는 종종 음식물의 형태를 외부에서 얻는다. 리보오스가 있으면 모든 세포가 디옥시리보오스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서 리보오스가 먼저였음을 알 수 있다. 리보오스를 지닌 RNA가 DNA보다 먼저 진화했다. DNA 당대사는 RNA 당에서 산소를 빼냄으로써 진화했다. 초기의 생물은 RNA 생물이었다가 나중에 DNA 체계로 진화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RNA와 DNA의 물질대사를 비교하는 것은 생명의 가장 오래된 기원에 대한 단서를 찾아 세포라는 창을 들여다보는 한 가지 예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증거는 DNA가 "마스터 분자"로 생물의 생화학적 왕좌를 차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DNA보다 다재다능한 RNA는 생명 기원 초기의 자기 생산 체계에서 복제 도구로서 더 나은 선택이었다. DNA가 이중나선 가닥을 이루는 당으로 디옥시리보오스를 이용하는 반면, 단일 가닥인 RNA는 리보오스 당을 이용한다. 암호를 해독하여 단백질을 만들기 위해 DNA는 RNA를 이용해야 하지만 RNA는 단독으로 자기 복제와 단백질 합성을 할 수 있다. 태곳적 RNA는 오늘날 DNA가 세포 내에서 수행하는 모든 일보다 더 많은 일을 해냈을 것이다. 세포에서는 DNA 이중나선의 두 가닥이 풀려 뉴클레오티드 배열의 일부가 드러나면 그 부분이 전령 RNA로 "복사"된다. 이 메시지를 두 종류의 다른 RNA(운반 RNA와 리보솜 RNA; 리보솜은 단백질을 만드는 세포 내 "공장"이다)가 받아들임으로써 전령 RNA의 정보가 유용한 단백질을 구성할 아미노산 단위로 "번역"된다. 원칙적으로 RNA는 DNA 없이도 단백질을 만들 수 있다. ”
『생명이란 무엇인가 - 개정판』 pp.110~111, 린 마굴리스.도리언 세이건 지음, 김영 옮김

생명이란 무엇인가 - 개정판<생명이란 무엇인가> 개정판. 생명에 대한 에르빈 슈뢰딩거의 과학적 접근 이후, 보다 탄탄한 과학적 기반을 마련한 린 마굴리스와 도리언 세이건의 저술로서, 다윈 이후 절대 이론이었던 적자생존론을 뛰어넘어 공생명을 기반으로 한 생명론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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