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2. 죽음을 인터뷰하다

D-29
우리가 돌봄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도 프로메테우스의 고난처럼 타인에게는 좋은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 내가 하는 돌봄이 나에게는 힘들지만 돌봄을 받는 뮤즈와 제우스에게는 기쁨이 될 수 있어요. ... 어떤 일상의 루틴을 지켜갈 때 나도 그들도 '소중한 존재구나'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24~25, 박산호 지음
우리 인생은 고난의 연속이고 결국엔 아파서 병들어 죽겠지만 그걸 어떻게 보여줄까 결정하는 것은 제 몫이잖아요. 그걸 비극적인 설정이나 슬픔으로만 볼 것이냐, 아니냐의 문제예요. 저는 좀 더 다른 시각으로 보고 제힘으로 제 운명을 주도하고 싶어요. 프로메테우스처럼 저도 신과 대결하고 싶은 거죠. '누가 이기나 보자.' 그런 마음으로 제가 돌보는 대상의 고통을 덜어주겠다고 다짐하고 일합니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25~26, 박산호 지음
장애아를 돌보는 어머니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3시간 이상 밀실에서 아이와 단둘이 있으면 어머니는 아이에게 흉기가 된다." 이 이야기는 독박 돌봄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동시에 해결 방안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 장시간 돌봄은 좋은 돌봄이 될 수 없다는 인식을 먼저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모두가 돌봄 업무를 어떻게 분담하면 좋을지 충분히 논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27-28, 박산호 지음
오늘 당장 어머니가 화를 내도 내일 아침 안부를 묻는 전화를 할 용기를 가지는 게 좋아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29, 박산호 지음
사람 사이에는 적절하게 거리를 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듣지만, 그게 가족일 경우에는 정말 쉽지 않아요. 뭐든 처음부터 잘할 순 없으니 연습이 필요해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31, 박산호 지음
돌봄 산업에서 로봇을 쓸 생각만 하지 말고, 먼저 돌봄 노동자가 많지 않은 이유를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마찬가지로 사회가 지금보다 사람을 더 귀하게 여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 로봇을 연구하는 비용으로 우리 돌봄 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하거나, 다른 걸 해 볼 여지는 없을까요? ... 아무 생각 없이 인간의 직업을 없애 버리면 그만큼 가난한 나라, 문화가 없는 나라가 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생각해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34-36, 박산호 지음
산에서 독사에게 물린 한 엄마가 자신이 곧 죽을 걸 알고 한겨울 숲에서 나무를 해요. 아이들을 위해 장작으로 쓸 나뭇가지를 줍는 거죠. 그 일을 하느라 땀을 많이 흘려서 독기가 다 빠졌고 그렇게 살아났다는 거예요. ... 이 이야기처럼 우리는 평소에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고 해야 할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죽고 싶어도 떡볶이는 먹어야겠다' 이런 다짐도 좋아요. 저는 코앞에 놓인 해야 할 일, 아니면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어떤 선,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암이나 불치병에 걸렸을 때조차 비관적인 죽음만을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열린 결말을 생각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싸운 친구와 화해고, 자신의 흘러간 청춘을 애도하기도 하고. 그렇게 우리는 전보다 더 너그러워질 수도 있고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39~40, 박산호 지음
현재 어떤 세상에 있든지 저는 작은 이별이 모여 죽음이 된다고 생각해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41, 박산호 지음
그런 이별들이 마음에 잔상으로 많이 남아 있죠. 그때의 고통이 거름이 되어서 제 마음속에서 생명을 갖고 움직이는 것 같아요. 유년의 경험이나 결핍, 고통이 나쁘지만은 않다는 점을 나이가 들어서 알게 되는 것도 좋아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42, 박산호 지음
기록은 내 삶의 나침반이 됩니다. 언행일치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는 편인데, 기록이 큰 역할을 해요. ... 기록의 정의는 학습이 아닐가요? 더 나은 돌봄을 위해서, 돌봄 당사자가 되어보는 연습을 하는 거예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45, 박산호 지음
'할머니는 마지막으로 선물을 주시고 떠나셨구나, 죽을 때 그렇게 괴롭지 않구나, 삶의 끝이 아니라 그저 인간이 겪어야 할 주기의 일부분일 뿐이구나'라고 정리할 수 있었어요. ... 어느 날, 뮤즈가 저의 노력을 알아줄 때면 제가 아주 소중한 존재가 된 것 같아요. 언젠가 저의 곁에 아무도 없는 날이 올 것이고, 일상생활을 하는 것도 어려워지는 순간이 올 거예요. '그때는 어떡하지?'하고 질문을 해보면, 간절한 기도의 응답처럼 '나 같은 요양보호사 선생님이랑 재미있게 살면 되지'라는 말이 저절로 나옵니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47, 박산호 지음
이걸 읽으면 그 사람이 행한 대로 돌아온다는 불교적인 믿음도 보이는 것 같아요. 저는 솔직히 그렇게 선행을 많이 하지 못해서 이런 말이 저절로 나오키는 커녕 저같은 보호사 만나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드는 걸 보면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책의 1장에서 보호받는 분을 '뮤즈'라고 부르시는 부분이 제일 인상적이었습니다. 보통은 환자분/할머니/할아버지 이런 호칭을 쓰는데, 굉장히 아름다우면서도 일에 정성을 다하겠다는 뜻이 느껴져서 좋았어요.
저도요, 이걸 돌봄의 온도 등 다른 책들에서 구체적으로 썼을 것 같아서 꼭 읽어보고 싶어요.
저도 이 부분이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영감(inspiration)을 주는 "뮤즈"라니... 이런 태도야 말로 돌봄의 본질이지 않을까 생각했었습니다.
저도 돌보는 분을 '뮤즈'라고 표현하신데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돌보는 분을 어떻게 칭할지 결정하셨을때 부터 이미 돌봄의 마음이 남다르셨을것 같습니다.
저도 이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던 동시에, 제가 감히 이를 수 없는 경지에 이른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멋지고 존경스러워요. 이 정도의 경지까지는 못 오르더라도 최소한 내 일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가치를 발견하는 태도를 기르고 싶어요.
@jojo 저도 뮤즈란 표현이 정말 아름다웠어요!
저도 "죽음이 삶의 끝이 아니라 그저 인간이 겪어야 할 주기의 일부분 일 뿐이구나'라고 정리할 수 있었어요" 라는 부분을 읽으며 마음이 편안해 지는걸 느꼈습니다.
처음엔 그들이 환자에게 위문을 온 것이었지만, 나중엔 어느새 주객이 바뀐 느낌이랄까. 그들이 그 환자에게 정신적으로 의지하는 셈이 된 거죠. 그런 면에서 말하고 들어주는 행위에는 참 대단한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48, 박산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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