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2. 죽음을 인터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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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1부를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보통 인터뷰집들을 읽으면 인터뷰 도중에는 인터뷰어의 개인적인 삶이나 생각에 대해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작가님은 인터뷰 중에서도 본인과 본인의 어머니 등 인터뷰어의 삶 속에서 질문들이 유기적으로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아서 참 좋았는데요. 이게 혹시 다른 인터뷰에서도 이런 건지, 그리고 어쩌면 작가님 일상적인 성격도 어느 정도 반영되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저는 단지 질문만 하는 것보다 어느 정도 인터뷰어 자신에 대해서도 드러내고 인터뷰어가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것을 물어보는 인터뷰도 좋다고 생각했거든요. 특히 이렇게 모든 인간과 생물이 (그리고 강아지 로봇마저도) 결국 공통적으로 접하게 되는 '죽음'이라는 질문에 대해서는요... 반면 56~57 페이지쯤에서 '조심스럽지만 죽음을 일상적으로 접하다 보면 오히려 죽음에 대해 무뎌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선생님은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으신가요?'하는 부분에서 앞의 문장에서 뒤의 질문이 어떻게 나온 건지 궁금해졌습니다. 죽음에 대해 무뎌질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질문은 어떻게 이어진 것일까요?
@borumis 아, 그건 죽음과는 조금 관련이 없는 질문일 수도 있는데. 이은주 선생님이 성인이 되신 후 거의 평생 동안 가족 돌봄에 매진하셨거든요. 저 같은 외부인이 보기에 자신의 행복을 추구할 기회가 없어 보여서 좀 안타까운 마음에 여쭤봤습니다. 은주 선생님이 나중엔 자신만 생각하고 자신만을 위해 시간을 펑펑 쓸 수 있는 때가 오길 바랐거든요.
아뇨 관련없는 질문은 아닌 것 같아요. 그저 작가님이 그 질문을 하게 된 동기? 생각의 흐름?이 궁금해졌을 뿐.. 저도 이은주님의 책을 읽으면서 언젠가 작가님이 소설을 쓰시든 여행을 하시든 공부를 하시든 본인의 여유도 바람도 찾을 수 있으시면 좋겠어요. 글도 마음도 참 아름다운 분 같아요
죽음은 우리가 직면하는 유일한 진실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8, 박산호 지음
죽음 가까이서 일을 하는 동시에 삶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그들은 '어떻게 인간답게 살 것인가'를 끊임없이 되묻는 사람들이다. 나는 그들을 통해 남은 생이 우리에게 주는 희망의 본질을 알게 되었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6~7, 박산호 지음
나는 삶 다음에 곧바로 죽음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삶과 죽음 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 나는 인간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며, 공존하는 것.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9~10, 박산호 지음
특별히 노화에 대한 인식이 바뀌진 않았지만 노화에 대한 모든 걸기 위해 기를 쓰고 달려온 시간이었네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19, 박산호 지음
나이가 들어서야 비로소 볼 수 있고 가슴으로 알 수 있는 것이 많아요. 통증조차 본인이 직접 아파봐야 타인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가늠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노화에 관해서는 끝도 없이 '버전 업'한다고 표현해야 하나, 새롭게 익히는 게 많아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20, 박산호 지음
돌봄을 하는 사람에게는 자기만의 시간뿐 아니라 사회관계망의 존재가 아주 중요한 것 같아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22, 박산호 지음
질문이라는 게 참 중요하다는 걸 느꼈어요. ... 질문에 따라 인식의 전환 혹은 점프, 나아가 깨달음을 얻을 때가 있더라구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24, 박산호 지음
우리가 돌봄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도 프로메테우스의 고난처럼 타인에게는 좋은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 내가 하는 돌봄이 나에게는 힘들지만 돌봄을 받는 뮤즈와 제우스에게는 기쁨이 될 수 있어요. ... 어떤 일상의 루틴을 지켜갈 때 나도 그들도 '소중한 존재구나'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24~25, 박산호 지음
우리 인생은 고난의 연속이고 결국엔 아파서 병들어 죽겠지만 그걸 어떻게 보여줄까 결정하는 것은 제 몫이잖아요. 그걸 비극적인 설정이나 슬픔으로만 볼 것이냐, 아니냐의 문제예요. 저는 좀 더 다른 시각으로 보고 제힘으로 제 운명을 주도하고 싶어요. 프로메테우스처럼 저도 신과 대결하고 싶은 거죠. '누가 이기나 보자.' 그런 마음으로 제가 돌보는 대상의 고통을 덜어주겠다고 다짐하고 일합니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25~26, 박산호 지음
장애아를 돌보는 어머니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3시간 이상 밀실에서 아이와 단둘이 있으면 어머니는 아이에게 흉기가 된다." 이 이야기는 독박 돌봄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동시에 해결 방안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 장시간 돌봄은 좋은 돌봄이 될 수 없다는 인식을 먼저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모두가 돌봄 업무를 어떻게 분담하면 좋을지 충분히 논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27-28, 박산호 지음
오늘 당장 어머니가 화를 내도 내일 아침 안부를 묻는 전화를 할 용기를 가지는 게 좋아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29, 박산호 지음
사람 사이에는 적절하게 거리를 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듣지만, 그게 가족일 경우에는 정말 쉽지 않아요. 뭐든 처음부터 잘할 순 없으니 연습이 필요해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31, 박산호 지음
돌봄 산업에서 로봇을 쓸 생각만 하지 말고, 먼저 돌봄 노동자가 많지 않은 이유를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마찬가지로 사회가 지금보다 사람을 더 귀하게 여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 로봇을 연구하는 비용으로 우리 돌봄 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하거나, 다른 걸 해 볼 여지는 없을까요? ... 아무 생각 없이 인간의 직업을 없애 버리면 그만큼 가난한 나라, 문화가 없는 나라가 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생각해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34-36, 박산호 지음
산에서 독사에게 물린 한 엄마가 자신이 곧 죽을 걸 알고 한겨울 숲에서 나무를 해요. 아이들을 위해 장작으로 쓸 나뭇가지를 줍는 거죠. 그 일을 하느라 땀을 많이 흘려서 독기가 다 빠졌고 그렇게 살아났다는 거예요. ... 이 이야기처럼 우리는 평소에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고 해야 할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죽고 싶어도 떡볶이는 먹어야겠다' 이런 다짐도 좋아요. 저는 코앞에 놓인 해야 할 일, 아니면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어떤 선,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암이나 불치병에 걸렸을 때조차 비관적인 죽음만을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열린 결말을 생각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싸운 친구와 화해고, 자신의 흘러간 청춘을 애도하기도 하고. 그렇게 우리는 전보다 더 너그러워질 수도 있고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39~40, 박산호 지음
현재 어떤 세상에 있든지 저는 작은 이별이 모여 죽음이 된다고 생각해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41, 박산호 지음
그런 이별들이 마음에 잔상으로 많이 남아 있죠. 그때의 고통이 거름이 되어서 제 마음속에서 생명을 갖고 움직이는 것 같아요. 유년의 경험이나 결핍, 고통이 나쁘지만은 않다는 점을 나이가 들어서 알게 되는 것도 좋아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42, 박산호 지음
기록은 내 삶의 나침반이 됩니다. 언행일치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는 편인데, 기록이 큰 역할을 해요. ... 기록의 정의는 학습이 아닐가요? 더 나은 돌봄을 위해서, 돌봄 당사자가 되어보는 연습을 하는 거예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45, 박산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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