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2. 죽음을 인터뷰하다

D-29
제가 죽어갈때 이 질문의 답을 들어야한다면 좀 무서울거 같습니다 거의 찰스 디킨즈의 <크리스마스캐럴>아닌가요???^^;;
암 투병을 하던 그는 “죽음은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이라는 말을 남겼다. 살아생전 천재로 불리던 그도 죽음이 다가와 온몸에 튜브를 꽂은 채 병원 침대에 누워 있을 때는 그 많은 부와 영광과 명예가 쓸모없다는 걸, 그저 사랑만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인생의 의미를 더 일찍 깨달았더라면 잡스의 생은 달라졌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박산호 지음
저도 젊을때는 돈과 명예가 크게 와닿았는데 나이가 들수록 사랑하는 사람들과 그래도 있었던 자리에 선한 영향력 조금이라도 남기도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세계적 천재 사업가도 비슷하게 느꼈다니 혼자(?) 반갑네요^^;;
이 책을 쓰면서, 또 실제로 죽음을 접하면서 하루에 세 번은 죽음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면 아이러니하게도 행복감과 감사함이 밀려온다. 언젠가 나는 반드시 죽겠지만 그게 오늘은 아니어서, 지금 내 곁에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이 순간을 온전히 음미할 수 있어서 그렇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박산호 지음
여기에 실린 일본 사회학자 우에노 지즈코上野千鶴子 선생님의 인터뷰가 기억에 남아요. 장애아를 돌보는 어머니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3시간 이상 밀실에서 아이와 단둘이 있으면 어머니는 아이에게 흉기가 된다.” 이 이야기는 독박 돌봄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동시에 해결 방안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박산호 지음
섬뜩하네요 우리가 놓치는 사회의 어두운 면들도 서로 함께 논의하면 좋겠네요
헬렌 니어링과 스콧 니어링의 에세이 《조화로운 삶》(보리, 2023)에 이런 말이 있어요. “행동하는 대로 생각하지 말고, 생각한 대로 행동하라.” 그런데 자꾸 반대로 하는 경우가 많죠. 저희 어머니도 그래요. 어머니가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자기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 우리 딸들이 화가 나잖아요? ‘왜 당신 할 일을 자꾸 나한테 미루지?’ 하고요. 그게 노화가 시작되는 신호라는 걸 처음엔 몰랐어요. 그저 여자와 여자, 인간 대 인간으로 부당하다고 생각했을 뿐이었죠. 그때를 생각하면 마음이 좀 아파요. 그 순간을 내가 좀 더 지혜롭게 넘겼다면 어머니의 동반자 역할을 해줬을 텐데요. -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박산호 지음
이 글을 읽고 흠칫했습니다 제가 수년째 이렇게 살고 있거든요~ㅜㅜ 친정엄마가 연세가 드시면서 제가 같이 일을 하고 있는데 정말 4-5년 무척 힘들었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자 함께 했는데 상처를 준거 같아 또 괴로웠어요~ㅜㅜ 박산호 작가님의 글들은 하나하나가 더 너무 좋아서 문장수집을 하기도 힘드네요^^
다 좋아서 문장수집 하기도 힘들다는 말 공감합니다... 거의 책 전체가 밑줄로 뒤덮히고 있습니다!!! ㅎㅎ
그쵸..;; 지금 문장 수집하려는데 조금 골라내야 겠어요;;넘 많아;;ㅎㅎㅎ
하하, 저도 이 말씀 정말 공감해요. 그냥 이 책 자체를 필사해야하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함께 읽기 시작하기전에 먼저 한번 읽었는데 , 내용과 생각들을 나누며 다시 읽으니 문장문장이 다 깊은 의미로 다시 와 닿습니다. 함께 읽기가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지 제대로 느끼고 있습니다.
저도 이렇게 같이 읽어주시는 분들과 다시 읽으니 기분이 새롭습니다!
오, 재독하고 계시군요! 저는 이 모임에서 함께 읽고, 나중에 혼자 다시 정리하려고요. 함께 읽기의 힘을 느끼셨다니, 제가 다 기쁩니다. 이게 바로 그믐의 힘:) 리딩크루!
거북별님, 모시모시님 꼼꼼하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우리는 죽음이나 이별을 지극히 큰 단절이자 종료의 순간으로만 생각하기 쉬운데요. 사실 인간은 모두 죽음을 향해 다가가고 있죠. 그런 면에서 작은 이별이 쌓여 언젠가는 큰 이별을 맞이하게 된다는 말이 지극히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방식으로 죽음을 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어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박산호 지음
어떤 영화에서 봤는데 의식을 잃고 식물인간이 된 환자에게 사람들이 찾아와 자신의 다양한 문제를 털어놓는 장면을 본 적이 있어요. 처음엔 그들이 환자에게 위문을 온 것이었지만, 나중엔 어느새 주객이 바뀐 느낌이랄까. 그들이 그 환자에게 정신적으로 의지하는 셈이 된 거죠. 그런 면에서 말하고 들어주는 행위에는 참 대단한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박산호 지음
어렸을 때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아버지를 둔 친구들을 보면 괜히 주눅들고 했던거 같아요 왜 우리집은 그러지 못할까 한탄도 하면서요~ㅜㅜ 그러다 아빠가 암 말기 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고액 병원비만 계속 들어가서 생활이 더 힘들어질 때는 이렇게 계속 서로 지내는게 좋은걸까 하는 생각도 했었거든요 주변에서도 은근히 그런 시선과 말을 했구요 그런데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서는 알았어요 진심 나를 사랑하는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또 내가 신경써야 할 일들이 있더라도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란 걸요~~~ 그래서 아빠 돌아가시고도 암 말기에 누워서 희미한 미소만 짓던 병석에 계시던 아빠 꿈을 한 10년간 반복해서 꾸었어요 아마 보고싶고 미안한 마음 때문이었던거 같아요~~ 그래서 전 죽음을 맞이할 때는 남겨진 사람들에 대해서도 서로 준비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꼭 대단한 것을 해주지 않더라도 존재만으로도 인생에 큰 의미가 되는 분들을 떠나보낼 때는 말이죠❤️
저는 그래서 기도해요. ‘사랑하고 또 사랑하게 해주세요.’ 한 대상을 오래 사랑하고 또 사랑하면 기적이 일어납니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박산호 지음
잘 늙는다는 정의에는 언젠가 닥쳐올 타인의 돌봄에 전적으로 의지하게 될 때를 대비하는 것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를 보살펴줄 사람의 수고를 좀 더 덜어주는 쪽으로 행동하는 일도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게 어색하기도 하지만요. 돌봄이라는 것도 인간 간의 상호작용이니까요. 요양보호사의 입장에서 멋지고 본받을 만한 어른인 노인이 있을까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박산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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