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2. 죽음을 인터뷰하다

D-29
근데 니 몸에 성한 게 남아있을까 몰라. ㅋㅋㅋㅋ 남편님께서 속까지는 그렇지 않으신가 봅니다. 우리나라가 아직도 허례허식이 좀 많죠? 그 보단 정말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해 정말 진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본 영화 <엔딩 노트>와 <굿바이> 추천합니다. 다 본지가 오래되서 가물가물합니다만 꽤 괜찮게 본 영화입니다. 특히 <엔딩 노트>는 굉장히 사실적이죠. 그렇지 않아도 장르도 다큐멘터리로 나오는데 어쨌든 초로의 은퇴 노인이 암 진단을 받고 죽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데 영화 내용도 내용이지만 기록물처럼 만드는 일본의 영화 정신이 참 대단하다 싶더군요. 전에 <퀼>이란 영화를 보면서도 대단하다 싶었는데 말이죠. <굿바이>는 그냥 보시면 됩니다. ㅋ
엔딩노트정년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준비하던 아빠 스나다 도모아키는 건강검진을 통해 말기암 판정을 받게 된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죽음 앞에 망연자실 슬퍼하기보다 성실하고 꼼꼼하게 자신만의 ‘엔딩노트’를 준비하는 아빠. ‘평생 믿지 않았던 신을 믿어보기’, ‘한번도 찍어보지 않았던 야당에 표 한 번 주기’, ‘일만 하느라 소홀했던 가족들과 여행가기’ 등 위트 있고 솔직한 마음을 담은 리스트를 작성하며 아빠는 가족들과 소중한 추억을 쌓는다. 그렇게 ‘엔딩노트’가 채워질수록 가족들과의 긴 이별의 시간은 점점 가까워지는데….
굿바이첼로 연주자인 다이고(모토키 마사히로)는 어렵게 오케스트라에 자리를 얻지만 입단하자마자 재정난으로 오케스트라가 해체된다. 거액의 대출까지 받아 첼로를 구입한 그는 생계가 막막해지자 고향 야마가타로 돌아갈 계획을 세운다. 아내(히로스에 료코)와 함께 돌아가신 어머니가 물려준 집으로 이사를 한 다이고는 고수익 보장에 초보 환영이라는 구인 광고를 발견하고 지원한다. 여행 도우미라는 문구를 보고 찾아갔으나 그곳은 납관 전문회사. 기겁하는 다이고에게 사장(야마자키 쓰토무)은 고액의 월급을 제안한다. 임시방편으로 일을 시작한 다이고는 첫날부터 호된 신고식을 치르고 회의와 갈등에 빠지지만, 사장의 프로다운 직업 정신과 사자를 보내는 경건한 태도에 감화되어 조금씩 생각이 바뀐다.
도쿄의 한 주택에서 리트리버 5마리가 태어난다. 그 중 옆구리에 새가 날개를 편 것 같은 이상한 얼룩이 눈에 띄는 한 마리가 있다. '새의 날개'라는 의미의 이름이 붙여진 강아지 '퀼'은 맹인안내견으로 키워진다. 맹인안내견 훈련센터에서 매번 낙오생으로 남는 퀼이지만, 그에게는 주인의 명령을 꼭 지키는 특별한 재능이 있다. 이윽고 모든 훈련을 마친 퀼은 첫 파트너인 와타나베 미츠루를 만나게 된다. 이 고집 센 아저씨와 퀼은 점차 서로의 호흡을 맞춰나가고, 함께 걸으며 행복을 느낄 때쯤 생각지 못한 이별이 찾아온다. 맹인안내견과 주변 사람들의 교류를 그린 베스트셀러 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이미 NHK에서 드라마로 제작된 바 있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 무한한 애정과 신뢰를 주는 맹인 안내견 퀼과 인간들이 만들어 내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 원작은 어린이에서 성인 독자까지 폭넓은 층의 지지를 받아 7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베스트셀러. 이미 전작들을 통해 깊이 있는 인물묘사로 정평이 나 있는 최양일 감독의 작품으로, 일본에서 개봉되어 흥행에 크게 성공, 2004년 일본 내 흥행수입 7위를 기록했으며, 홍콩에선 '맹도견큐(導盲犬Q)'로 개봉하여 당당히 1위에 올랐다. 최양일 감독의 디즈니 풍 영화라고 하여 해외에서도 큰 주목을 받은 이 작품은 현재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될 예정이다.
엔딩노트 재미있어 보여요. 관심영화로 저장했습니다. 감사합니다!
@향팔 네. 죽음을 다루긴 했지만 의외로 생각 보다 슬프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는 죽음을 너무 무겁거나 괴상하게 다루는 경향이 있는 것 같긴 합니다. 지금은 없어진 것 같긴한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4자를 싫어해서 빌딩도 4충은 엘리베이터가 안 서거나 4자 표시를 안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영화 보시면 우리도 죽음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실 것 같습니다.
네, 제가 본 일본 영화들도 심각한 소재를 다룰 때도 유쾌하고 담담하고 담백한 게 많아서 좋았던 기억이 나요. 좋은 영화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전에 행복목욕탕이라는 일본 영화도 좋았던 것 같아요. 일본을 따라 한국도 이제 고령화사회여서 점점더 죽음에 대한 철학이 담긴 영화가 늘어날 것 같아요..ㅜㅜ
오, 영화 세 편 모두 좋아 보여요. 저도 담아갑니다.
오, 저는 @stella15 님이 작년에 벽돌 책 모임에서 <퀼> 추천해주셔서 챙겨 봤던 기억이 납니다. 영화 덕분에 시각장애인 안내견 훈련센터가 어떻게 운영되는지도 처음 알았어요. 결말로 갈수록 먹먹해지는데, 너무 감동적이고 좋았습니다.
아, 그러셨군요. 제가 몇번 소개하긴 했죠? ㅎ그 영화 아직도 다시 못 보고 있습니다. 아마 다시는 못 볼 것 같습니다. ㅠ
아, 영화가 많이 슬프군요. 저는 호러 스릴러 각종 공포물 범죄물 연쇄살인물도 거의 다 재밌게 잘 보는 편인데 동물들(특히 댕댕이) 나오는 슬픈 영화에는 너무 약해요. 아예 안 보거나 큰맘 먹고 봐야 됩니다. 전혀 슬프지 않은 첫 장면부터 이미 울고 있음..
ㅎㅎ 역시 향팔님 다우시군요! 한번 보셨으니 됐습니다.^^
네, 지난번에 소개해주셨을 때 메모해뒀다가 봤는데요. 초반에는 귀여운 장면이 많아 한참 웃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눈물이... 제 연인은 반려견이 무지개다리를 건넜던 경험이 있어 보면서 더 힘들어하더라고요.
우와.. 정말 @stella15 님은 책도 많이 아시지만 음악도 영화도 드라마도..! 굿바이는 일드여서 어떻게 볼지 모르겠지만.. 엔딩노트와 퀼은 보고 싶네요. 포스터의 저 귀여운 코..근데 또 너무 슬플 것 같아서 지금 고민됩니다. 다른 방에서 잭 런던의 '야성의 부름' 읽고서 이제 'White Fang'으로 넘어가는데.. 동물 이야기는 좋아하면서도 제 최고 약점인 듯;;
ㅎㅎ 그러게요. 근데 그건 보루미스님뿐만 아니라 그런 영화를 만든 제작자들이 그런 점을 일부러 노린 걸지도 몰라요. 그냥 한번 멋지게 넘어가 주자구요. ㅋㅋ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덕분에 그런 얘기를 나누셨나봐요.^^ 저는 오늘 우연히 남편과 연명치료 얘기를 하게 됐는데.... 우리도 나중을 위해 연명치료거부 신청해놓을까 물었더니, 남편은 "정말 그런 일이 있으면 안되겠지만, 만약에 만약에 당신에게 그런 일이 생긴다면 나는 연명치료 할 거 같아."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제 눈을 남편에게 주고 싶다는 마음과 같은 마음일까 싶어서 더 강하게 주장은 못하고, 그냥 연명치료가 환자 본인에게도 되게 고통스러운 거라더라 하고 말았네요.
@하뭇 님 안 그래도 집에 가서 남편에게 그날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몇 가지 공유했는데 제가 하뭇님과 남편분 얘기.. 눈을 남편에게 주고 싶다는 얘기 듣고 남편도 감동하면서 '그 분 정말 착한 사람같다..'고 하더라구요. 그런 착하고 사랑스러운 마음.. 남편에게는 눈만큼 정말 소중한 선물이 될 거에요.. 그러나.. 연명치료에 대해선... 저나 남편도.. 연명치료하신 분들을 계속 지켜본 경험으로는.. 보호자 뿐만 아니라 환자분에게도 고통스럽다는 말.. 저희도 동감합니다. 그래서 그것에 대해선 이미 예전 결혼 전부터 둘다 동의하는 거였구요..;; 물론 남편분처럼 거절하시는 분들 마음을 억지로 바꿀 생각은 없지만.. 저희는 그런 점에선 일찌감치 같은 마음이었어요.
연명치료도 환자를 위한 선택일 수도 있지만 남겨진 사람을 위한 선택이기도 하다 싶어요 남겨진 사람들이 환자를 보내고 견딜 자신이 없는거죠~ 사랑하는 사람은 아무 것도 하지않고 옆에 존재만 해도 큰 힘이 되거든요. 환자에게도 남겨진 사람에게도 죽음 앞에서 가장 좋은 선택을 서로 찾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이 문장 수집하면서 하나씩 고민해보고 가족들과 얘기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얼추 15만 대 이상이 팔린 것으로 추산되는 아이보는 결국 수리받지 못한 채 망가져 갔고, 마침내 더는 수리할 수 없는 아이보를 위한 장례식이 열렸다고 한다. 아이보의 장례식은 어떤 모습이었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강아지 로봇마저 죽음을 피해 가지 못한 것이 어쩐지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62쪽, 박산호 지음
이 대목을 읽다가 문득 지난달에 함께 읽었던 케이건 선생님의 글이 생각났어요. 모든 기계는 언젠가 망가지게 되어 있고 우리도 ‘인간’이라는 이름의 기계일 뿐이며, 죽음은 결국 기계가 고장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했던 말이요. 그 얘기가 아이보의 장례식 풍경과 묘하게 겹쳐지네요. 우리의 죽음과 장례는 아이보의 그것과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같을지…
아, 그러고보니 저도 그 비슷한 얘기 들은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그랬다는 것 같은데 이 기계한테까지 이래야하는 건가? 좀 의문스럽긴 하더군요. 그렇지 않아도 로봇이 드디어 마트 판매대에 등장했는데 강아지 로봇은 3천만원이고, 인간형 로봇은 7천만원 대라더군요. 살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아주 없지는 않을 겁니다. 그냥 상징적인 기획행사 같은 것라고 하는데 5년이나 10년후엔 진짜 상용화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격도 몰라보게 싸지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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