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2. 죽음을 인터뷰하다

D-29
환자는 피부로 듣는다는 말이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어떤 영화에서 봤는데 의식을 잃고 식물인간이 된 환자에게 사람들이 찾아와 자신의 다양한 문제를 털어놓는 장면을 본 적이 있어요. 처음엔 그들이 환자에게 위문을 온 것이었지만, 나중엔 어느새 주객이 바뀐 느낌이랄까. 그들이 그 환자에게 정신적으로 의지하는 셈이 된 거죠. 그런 면에서 말하고 들어주는 행위는 참 대단한 힘이 있는ㄴ 것 같습니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p.48, 박산호 지음
아흑..ㅜㅜ 절 아침부터 울리시다니.. 향팔님도 고모님도 정말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너무 애틋하고 따듯해요. 고모님은 향팔님에게 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 향팔님은 받은만큼 돌려주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마음... 서로가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서로의 마음을 이미 잘 알고 있고 평소에도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잘 전해져서 그럴 거에요.. 고모가 좋아서 더 같이 있고 싶어서 오는 조카가 어디 흔한가요.. 고양이도 고모님도.. 향팔님 따듯한 사랑이 충분히 전해질 거에요..
고맙습니다. 주신 글이 마음에 와닿아 여러 번 읽었네요. 막내고모는 성격이 젊고 쿨하셔서 언제나 신세대 같았어요. 그래서 제 맘도 항상 잘 알아주셨나 봐요. 속에 있는 말을 쓰라고 자물쇠 달린 일기장도 선물해주시고, 제가 사춘기 때까지도 집착했던 낡은 고슴도치 인형을 보시곤 ‘그래 뭐든지 사람은 정붙일게 있어야 산다’며 이해해 주셨답니다. 제가 이혼 후에 꽤 오래 잠수 탔을 때가 있었거든요. 울 오빠는 당장 실종신고 할 거라고 뭐라뭐라 할 때 막내고모는 걔 좀 가만 냅두라고, 때 되면 나타날 거라고 하셨다 들었어요. 저도 고모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도 엄마와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막내 이모와 그런 관계인 것 같아요.. 엄마랑은 좀 성격이 안 맞아도 막내이모랑은 잘 맞을 때가 많았어요.. 그 이모가 호스피스에서 마사지사로 일하기도 하고 항상 열심히 살아가서 저도 그 이모를 본받고 싶더라구요..
그럼요. 들으셨을 겁니다. 근데 좀 더 오래 향팔님 고모님 향팔님 곁에 계셔 주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지금도 많이 생각나시겠어요. 한꺼번에 너무 큰 일을 치르셨네요. 은동이까지. 모쪼록 올해는 향팔님한테 위로가 될만한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
막내고모는 지금 아버지4남매분들 중에서 가장 젊고 건강했고 항상 활기차셨는데.. 가장 먼저 돌아가실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죽음에는 순서가 없다고 하지만 고모가 너무 아깝고 안타깝습니다. 방학 때 고모 댁에 있으면서 팥빙수며 새우튀김을 처음 먹어 봤는데 얼마나 맛있던지요. 지금 생각하면 고모도 본인 가정이 있고 경제적으로 어려운데 조카를 데려다가 머물게 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이었을지… 막내고모부께도 늘 감사한 마음이에요. 따뜻한 말씀 고맙습니다.
이 글에 눈물이 흘렀습니다. 향팔님의 마음도 향팔님 고모님의 마음도 무척 아름다워요~
고맙습니다. 고모는 예전부터 그렇게 사소한 것이라도 챙겨주고 싶어했어요. 암이 재발하기 전 만들어주신 턱받이 냅킨이 집에 있는데, 색깔이 아주 알록달록 화려하답니다. 제가 뭘 먹다가 잘 흘리는 편이라 요긴하게 잘 쓰고 있어요. 이걸 목에 걸고 밥 먹으면 왠지 더 맛있는 것 같아요!
에고, 고모님을 향한 어릴 적 향팔님의 모습에 제가 다 울컥하네요. 순수하게 좋아서 바래다주셨을 그 마음이 그려져서... 고모님께서도 향팔님의 그 목소리를 잘 간직하셨기를 바라게 됩니다.
가장 힘든 경우는 젊었을 때 사이가 원만하지 않았거나 어렸을 때 부모님에게 정서적, 육체적으로 학대를 받았던 자식들이 늙고 무력해진 부모님을 보살펴야 할 때인 것 같아요. 그때 느끼는 감정적 상처와 분노를 풀기가 참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럴 때 자식이 부모님을 보살피는 것이 맞을까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49-50쪽, 박산호 지음
참, 이게 힘든 문제인게 원만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정말 친자식에게 이럴 수 있나 하는 정도의 학대를 당한 자식이 부모를 보살펴야 하나.. 그런 돌봄이 과연 자식이나 부모에게 바람직한 것일까 고민을 하게 되요.
‘죽음을 죽음대로 받아들이면 견딜 사람 아무도 없어, 기적이 일어날 거야, 어떤 사람은 그냥 ‘리얼리즘’만 갖고는 살 수가 없겠구나.’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54-55쪽, 박산호 지음
"내가 하는 돌봄이 나에게는 힘들지만 돌봄을 받는 뮤즈와 제우스에게는 기쁨이 될 수 있어요. 예를 들면 깨끗한 기저귀를 갈아주는 일처럼요. 그런 식으로 어떤 일상의 루틴을 지켜나갈 때 나도 그들도 '소중한 존재구나'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 죽음을 인터뷰하다- 25쪽,박산호지음
사회가 지금보다 사람을 더 귀하게 여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케어 로봇이 잘 직동하다가 고장이 났을 때 노인이 느낄 혼란을 상상해보세요. 저는 그런게 싫어요. 그런 식의 정서적 지지는 사람이나 동물에게 받아야 하는 게 맞아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p. 35, 박산호 지음
읽으면서 인터뷰이가 쓴 책, 언급한 책, 작가님이 읽은 책 등 다른책에 대한 이야기로 점점 확장되어가는 것이 너무 즐거워요. 2장을 읽으면서는 <대통령의 염장이>랑 <좋은 시체가 되고 싶어>를 앞으로 읽고싶은 책 리스트에 추가했습니다.
대통령의 염장이 - 대한민국 장례명장이 어루만진 삶의 끝과 시작상실의 슬픔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 뒤에 가려진 또 다른 삶의 현장, 그곳을 30여 년간 묵묵히 지켜온 어느 염장이의 장엄한 기록. 우리 사회에 큰 발자국을 남긴 인물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 장례지도사 유재철. 그는 어떻게 이런 인물들의 장례를 도맡게 되었을까? 무엇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찾게 되었을까?
좋은 시체가 되고 싶어 - 유쾌하고 신랄한 여자 장의사의 시체 문화유산 탐방기그간의 노력이 담긴 ‘시체 시리즈’ 완결판이라 할 수 있다. 전작에서 죽음을 직면하는 과정을 다루었다면, 이번 책에서는 좋은 죽음을 위한 구체적인 참조점을 보여주고자 한다.
'좋은 시체가 되고 싶어'라니 책 제목이 상당히 도전적이네요! 저도 책장에 담아보아야겠어요
이 작가 자극적인 제목으로 시체 시리즈를 많이 내셨는데 재미있습니다.
고양이로부터 내 시체를 지키는 방법 - 죽음과 시체에 관한 기상천외한 질문과 과학적 답변20대부터 화장터에서 일하며 숱하게 시신을 접한 장례 지도사인 저자가 어린 친구들에게 받았던 죽음에 관한 기상천외한 질문들에 대해 과학·역사·문화·사회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솔직하고 유쾌하게 답하는 책이다.
[세트]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 좋은 시체가 되고 싶어 - 전2권도서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와 '좋은 시체가 되고 싶어' 세트 상품이다.
저는 죽음이 혼백魂魄이 분리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혼’이고 ‘백’은 빌려 쓰는 물건에 지나지 않습니다. 훌륭한 사람의 시신이라고 해도 계속 두고 보관하지는 않잖아요. 필요한 장기가 있다고 한다면 기증하는 건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경우로 해부용 시신을 기증한다고 하면 그것도 당연히 의미가 있는 일이고요. 어머니가 그런 말씀을 하셨다면 보통 대단한 분은 아니신 거잖아요. 어머니는 맞이하는 죽음을 원하는 분이시니 고인의 뜻을 따라야죠.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p.120, 박산호 지음
장례식에 쓸 영정사진을 고르고, 가족에게 전하는 말, 평소 못다 한 감사, 용서, 화해하는 말, 버킷리스트, 장례 절차와 순서와 부고 명단도 정해서 써놓는 거죠. 거동이 불편할 때 나를 도와줄 사람, 재산 관리를 맡아줄 사람이나 기관, 힘들 때 의지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부터 지우기, 마지막으로 남은 사람의 이름을 새겨두고 앞으로의 인간관계를 생각해보는 그런 내용이 들어가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p.145, 박산호 지음
사후 장기 기증 미리 신청하기. 장례 형식과 영정 사진과 부고 명단을 생각해두기. 유서 작성하기. '맞이하는 죽음'을 위해 미리 해두어야 하는 일들인데 동시에 쉽사리 실행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아침 저녁으로 죽음을 생각하라는 말도 있으니, 2월의 출근길 퇴근길에 곰곰이 생각해보고 정리해 보아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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