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2. 죽음을 인터뷰하다

D-29
네, 정말 그래요. 장례식의 분위기나 예절이 집집마다 달라서 제 딴에는 예의를 갖춘다는 게 경솔한 행동이 되기도 하고. 그날을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다들 웃으면 안 되는데, 제 모습에 웃음을 꾹꾹 참고, 나중에 육개장 먹으면서 한소리 듣고... 저는 절하는 자세도 세배하는 자세처럼 하는 건 줄 알았...
앜 ㅋㅋ 예전에 배우 조여정 님이 송은이님 할머님의 장례식에 가서 세배하듯 큰절을 올리는 걸 보고 송은이씨가 아이고 너 시집가냐 했다던 이야기가 떠올라서 웃었습니다. 저는 향 피우는 게 어렵더라고요. 불꽃이 꺼진 건지 켜진 건지도 헷갈리고… 괜찮아요! 우리가 이 책에서 읽은 대로 형식은 중요치 않습니다. 마음이 중요하지요 ㅎㅎ
오, 조여정 배우님도 저와 같은 지점에서 헤매셨다는 이야기에 왠지 모르게 든든(?)해집니다. 제 엄마한테 이 말을 했다가는 가정교육 못 받은 애처럼 하고 다니지 말라고 잔뜩 꾸지람을 들었을 텐데... (그래서 말을 안 했지요)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그리고 이 책에 담긴 내용처럼 앞으로는 형식에 너무 얽매이지 않고 마음을 다하려고요.
@borumis ㅎㅎㅎ 이거 웃으면 안 되는데. ㅋㅋ 근데 정말 난감하셨겠어요 , 저는 기독교식 일반식 구분하는 것으로 아는데. 기독교식은 영정 앞에 꽃을 놓고, 일반분들은 향을 꽂는 거 아닌가요? 저는 오래 전 아는 분의 아버님 장례식을 갔는데 꽃이없어 왜 없지? 그래서 향을 꽂았는데 참배가 끝나고 나니까 하얀국화가 보이더라구요. 눈은 어디다 두고 다니는지 모르겠더군요.
다들 장례식 문화에 난감했던 경험이 있으셔서 더욱! 든든(?)해집니다. 저는 사실 여전히 좀 어려워요. 장례식 분위기도 어떤 곳은 아주 어둡고, 또 어떤 곳은 나름? 화기애애하기도 해서 제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도 모르겠고. 부고 문자를 받을 때도 뭐라고 답해야할지 늘 고민하고...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며 죽음을 대하는 자세와 마음가짐 등을 천천히 배워가는 것 같아 좋아요.
저도 이 책 통해 죽음을 대하는 자세와 마음가짐 등을 다양하게 간접 경험한 것 같아요. 정말 여러모로 유익했지만 ~ 특히 좋았던 부분입니다.
좋으셨다니 기뻐요. ㅎㅎ
항상 장례식장 갈 때마다 절차를 헷갈리는 사람으로서 참 감사한 말씀이네요.
사실 저는 인간에 대한 애정을 가진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이 일을 하면서 바뀌었어요. 고인에 대한 예의를 갖추기 위해서 정성껏 일하게 됐고, 이 일을 하면서 인간이 된 셈입니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84, 박산호 지음
실은.. 저도 인간에 대한 애정이 넘쳐나는 사람도 아니고 오히려 가끔은 인간사회에 대한 염증도 느껴지는데 이걸 읽으면서 생각하게 된 점이 많았어요. 1부에서 이렇게 죽음이나 고통을 많이 접하다보면 무뎌지는 것도 있지 않냐는 질문.. 실은 의료인들도 많이 접할 수 있는 질문이고.. 요즘 날씨가 추워지고 저희가 나이가 들어가니까 주변에 지인들 부모님 장례식에 많이 가게 되는데 이렇게 장례식에 많이 가게 되면 죽음에 무뎌지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던데.. 실은 그것은 우리가 충분한 정성을 보이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되기도 하고 오히려 인간에 대한 애정이 많았던 사람도 너무 고통을 많이 대하다보면 지쳐서 외면하고 도망치게 되기도 할텐데..하고 끊임없이 고민하는 점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확실한 것은... 매번 그런 소식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는 것은 여전합니다. 예전만큼 오래 그런 상실감에 머물러 있지는 않지만.. 저번에 읽은 소설에서 나온 말.. 죽은 자들은 땅에 묻고 살아 있는 자들은 고쳐야지..라는 생각으로 힘들어도 일어나야 남아 있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을 갖지만..저로서는 이렇게 죽은 사람들을 돕는 사람은 어떨지 상상이 잘 안 가지만.. 참 새롭게 다가온 부분이었어요. 오히려 내가 살아 있는 자에만 너무 집중하고 정성을 다하다보니 다른 것을 놓치고 오히려 갈수록 고통에 무뎌지는 게 아닐까?하고 의문도 들고요..
명당이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묘를 잘 보살피고 가꾸는 자손들의 마음이 중요한 거죠. 그렇게 하면 조상님을 통해서 복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잘 가꾼 산소들을 가보면 마음이 편안하고 좋더라고요. 그곳이 바로 명당이고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85-86, 박산호 지음
사람이 떠나면 남는 건 추억을 이야기하는 것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식을 통해 삶이 풍성해지고, 죽음도 풍성해지는 겁니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89, 박산호 지음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을 구원하는 거죠. 그런 식으로 부모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조부모에 대한 감사한 마음으로 이어지고요. 그렇게 계속 감사하는 마음이 이어져서 그들을 위해 기도하게 됐습니다. 당연히 고인을 위해 하는 기도도 효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89~90, 박산호 지음
노인 인구는 생산성이라는 측면에서 늘 제외돼요. 투자받기도 어렵고요. 노인 연구에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볼까요? 기도 삽입관이 꼭 필요한 환자가 있어요. 환자의 숨길을 터주고, 분비물 배출도 돕고, 영양 공급도 해주는 중요한 기구죠. 그런데 관리하는 일이 아주 까다로워요. 그런데 만약에 자동 주입 기능과 자동 세척 기능이 있는 기도 삽입관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관리를 더 편하게 할 수 있을 거예요. 또, 노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소변 주머니처럼 의료기구의 디자인도 이왕이면 친근하고 귀여웠으면 좋겠어요. 노인들의 소변 주머니에 미키마우스처럼 귀여운 그림이 그려져 있다면 좋을 텐데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박산호 지음
사회가 지금보다 사람을 더 귀하게 여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케어 로봇이 잘 작동하다가 고장 났을 때 노인이 느낄 혼란을 상상해보세요. 저는 그런 게 싫어요. 그런 식의 정서적인 지지는 사람이나 동물에게 받아야 하는 게 맞아요. 로봇을 연구하는 비용으로 우리 돌봄 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하거나, 다른 걸 해볼 여지는 없을까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박산호 지음
굉장히 중요한 점을 지적해주셨어요. AI도 그렇고, 로봇도 그렇고, 대체로 사람의 일자리를 줄이는 방식으로만 발전하고 있잖아요. 오로지 비용의 극대화, 효율성의 극대화만 생각하는 시대가 됐고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박산호 지음
구체적인 요양원의 풍경이 사람들에게 공유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죽음을 따로 떼어서 생각하면 막막한데 삶의 한 주기로 받아들이면 그 순간, 주변이 보이고 이타적인 고민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박산호 지음
몸의 변화에 솔직해야 해요. 지팡이도 들고 다닐 기운이 있을 때 연습하세요. 지팡이 없이 걷기 힘들어질 때 처음 들면 무겁거든요. 바지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요실금 팬티를 안 입는다면 그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거예요. 산책하며 계절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느껴보세요. 제철 음식을 챙겨 먹으며 장을 편하게 해두면 아무것도 두렵지 않은 평화가 오지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박산호 지음
저도 이 문장에서 한번 눈길을 멈추었네요..
우리 인생은 고난의 연속이고 결국엔 아파서 병들어 죽겠지만 그걸 어떻게 보여줄까 결정하는 것은 제 몫이잖아요. 그걸 비극적인 설정이나 슬픔으로만 볼 것이냐, 아니냐의 문제예요. 저는 좀 더 다른 시각으로 보고 제힘으로 제 운명을 주도하고 싶어요. 프로메테우스처럼 저도 신과 대결하고 싶은 거죠. ‘누가 이기나 보자.’ 그런 마음으로 제가 돌보는 대상의 고통을 덜어주겠다고 다짐하고 일합니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박산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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