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2. 죽음을 인터뷰하다

D-29
나는 삶 다음에 곧바로 죽음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삶과 죽음 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 나는 인간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며, 공존하는 것.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9~10, 박산호 지음
특별히 노화에 대한 인식이 바뀌진 않았지만 노화에 대한 모든 걸기 위해 기를 쓰고 달려온 시간이었네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19, 박산호 지음
나이가 들어서야 비로소 볼 수 있고 가슴으로 알 수 있는 것이 많아요. 통증조차 본인이 직접 아파봐야 타인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가늠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노화에 관해서는 끝도 없이 '버전 업'한다고 표현해야 하나, 새롭게 익히는 게 많아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20, 박산호 지음
돌봄을 하는 사람에게는 자기만의 시간뿐 아니라 사회관계망의 존재가 아주 중요한 것 같아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22, 박산호 지음
질문이라는 게 참 중요하다는 걸 느꼈어요. ... 질문에 따라 인식의 전환 혹은 점프, 나아가 깨달음을 얻을 때가 있더라구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24, 박산호 지음
우리가 돌봄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도 프로메테우스의 고난처럼 타인에게는 좋은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 내가 하는 돌봄이 나에게는 힘들지만 돌봄을 받는 뮤즈와 제우스에게는 기쁨이 될 수 있어요. ... 어떤 일상의 루틴을 지켜갈 때 나도 그들도 '소중한 존재구나'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24~25, 박산호 지음
우리 인생은 고난의 연속이고 결국엔 아파서 병들어 죽겠지만 그걸 어떻게 보여줄까 결정하는 것은 제 몫이잖아요. 그걸 비극적인 설정이나 슬픔으로만 볼 것이냐, 아니냐의 문제예요. 저는 좀 더 다른 시각으로 보고 제힘으로 제 운명을 주도하고 싶어요. 프로메테우스처럼 저도 신과 대결하고 싶은 거죠. '누가 이기나 보자.' 그런 마음으로 제가 돌보는 대상의 고통을 덜어주겠다고 다짐하고 일합니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25~26, 박산호 지음
장애아를 돌보는 어머니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3시간 이상 밀실에서 아이와 단둘이 있으면 어머니는 아이에게 흉기가 된다." 이 이야기는 독박 돌봄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동시에 해결 방안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 장시간 돌봄은 좋은 돌봄이 될 수 없다는 인식을 먼저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모두가 돌봄 업무를 어떻게 분담하면 좋을지 충분히 논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27-28, 박산호 지음
오늘 당장 어머니가 화를 내도 내일 아침 안부를 묻는 전화를 할 용기를 가지는 게 좋아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29, 박산호 지음
사람 사이에는 적절하게 거리를 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듣지만, 그게 가족일 경우에는 정말 쉽지 않아요. 뭐든 처음부터 잘할 순 없으니 연습이 필요해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31, 박산호 지음
돌봄 산업에서 로봇을 쓸 생각만 하지 말고, 먼저 돌봄 노동자가 많지 않은 이유를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마찬가지로 사회가 지금보다 사람을 더 귀하게 여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 로봇을 연구하는 비용으로 우리 돌봄 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하거나, 다른 걸 해 볼 여지는 없을까요? ... 아무 생각 없이 인간의 직업을 없애 버리면 그만큼 가난한 나라, 문화가 없는 나라가 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생각해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34-36, 박산호 지음
산에서 독사에게 물린 한 엄마가 자신이 곧 죽을 걸 알고 한겨울 숲에서 나무를 해요. 아이들을 위해 장작으로 쓸 나뭇가지를 줍는 거죠. 그 일을 하느라 땀을 많이 흘려서 독기가 다 빠졌고 그렇게 살아났다는 거예요. ... 이 이야기처럼 우리는 평소에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고 해야 할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죽고 싶어도 떡볶이는 먹어야겠다' 이런 다짐도 좋아요. 저는 코앞에 놓인 해야 할 일, 아니면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어떤 선,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암이나 불치병에 걸렸을 때조차 비관적인 죽음만을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열린 결말을 생각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싸운 친구와 화해고, 자신의 흘러간 청춘을 애도하기도 하고. 그렇게 우리는 전보다 더 너그러워질 수도 있고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39~40, 박산호 지음
현재 어떤 세상에 있든지 저는 작은 이별이 모여 죽음이 된다고 생각해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41, 박산호 지음
그런 이별들이 마음에 잔상으로 많이 남아 있죠. 그때의 고통이 거름이 되어서 제 마음속에서 생명을 갖고 움직이는 것 같아요. 유년의 경험이나 결핍, 고통이 나쁘지만은 않다는 점을 나이가 들어서 알게 되는 것도 좋아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42, 박산호 지음
기록은 내 삶의 나침반이 됩니다. 언행일치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는 편인데, 기록이 큰 역할을 해요. ... 기록의 정의는 학습이 아닐가요? 더 나은 돌봄을 위해서, 돌봄 당사자가 되어보는 연습을 하는 거예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45, 박산호 지음
'할머니는 마지막으로 선물을 주시고 떠나셨구나, 죽을 때 그렇게 괴롭지 않구나, 삶의 끝이 아니라 그저 인간이 겪어야 할 주기의 일부분일 뿐이구나'라고 정리할 수 있었어요. ... 어느 날, 뮤즈가 저의 노력을 알아줄 때면 제가 아주 소중한 존재가 된 것 같아요. 언젠가 저의 곁에 아무도 없는 날이 올 것이고, 일상생활을 하는 것도 어려워지는 순간이 올 거예요. '그때는 어떡하지?'하고 질문을 해보면, 간절한 기도의 응답처럼 '나 같은 요양보호사 선생님이랑 재미있게 살면 되지'라는 말이 저절로 나옵니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47, 박산호 지음
이걸 읽으면 그 사람이 행한 대로 돌아온다는 불교적인 믿음도 보이는 것 같아요. 저는 솔직히 그렇게 선행을 많이 하지 못해서 이런 말이 저절로 나오키는 커녕 저같은 보호사 만나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드는 걸 보면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책의 1장에서 보호받는 분을 '뮤즈'라고 부르시는 부분이 제일 인상적이었습니다. 보통은 환자분/할머니/할아버지 이런 호칭을 쓰는데, 굉장히 아름다우면서도 일에 정성을 다하겠다는 뜻이 느껴져서 좋았어요.
저도요, 이걸 돌봄의 온도 등 다른 책들에서 구체적으로 썼을 것 같아서 꼭 읽어보고 싶어요.
저도 이 부분이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영감(inspiration)을 주는 "뮤즈"라니... 이런 태도야 말로 돌봄의 본질이지 않을까 생각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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