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2. 죽음을 인터뷰하다

D-29
우리는 죽음이나 이별을 지극히 큰 단절이자 종료의 순간으로만 생각하기 쉬운데요. 사실 인간은 모두 죽음을 향해 다가가고 있죠. 그런 면에서 작은 이별이 쌓여 언젠가는 큰 이별을 맞이하게 된다는 말이 지극히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방식으로 죽음을 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어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박산호 지음
어떤 영화에서 봤는데 의식을 잃고 식물인간이 된 환자에게 사람들이 찾아와 자신의 다양한 문제를 털어놓는 장면을 본 적이 있어요. 처음엔 그들이 환자에게 위문을 온 것이었지만, 나중엔 어느새 주객이 바뀐 느낌이랄까. 그들이 그 환자에게 정신적으로 의지하는 셈이 된 거죠. 그런 면에서 말하고 들어주는 행위에는 참 대단한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박산호 지음
어렸을 때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아버지를 둔 친구들을 보면 괜히 주눅들고 했던거 같아요 왜 우리집은 그러지 못할까 한탄도 하면서요~ㅜㅜ 그러다 아빠가 암 말기 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고액 병원비만 계속 들어가서 생활이 더 힘들어질 때는 이렇게 계속 서로 지내는게 좋은걸까 하는 생각도 했었거든요 주변에서도 은근히 그런 시선과 말을 했구요 그런데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서는 알았어요 진심 나를 사랑하는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또 내가 신경써야 할 일들이 있더라도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란 걸요~~~ 그래서 아빠 돌아가시고도 암 말기에 누워서 희미한 미소만 짓던 병석에 계시던 아빠 꿈을 한 10년간 반복해서 꾸었어요 아마 보고싶고 미안한 마음 때문이었던거 같아요~~ 그래서 전 죽음을 맞이할 때는 남겨진 사람들에 대해서도 서로 준비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꼭 대단한 것을 해주지 않더라도 존재만으로도 인생에 큰 의미가 되는 분들을 떠나보낼 때는 말이죠❤️
저는 그래서 기도해요. ‘사랑하고 또 사랑하게 해주세요.’ 한 대상을 오래 사랑하고 또 사랑하면 기적이 일어납니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박산호 지음
잘 늙는다는 정의에는 언젠가 닥쳐올 타인의 돌봄에 전적으로 의지하게 될 때를 대비하는 것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를 보살펴줄 사람의 수고를 좀 더 덜어주는 쪽으로 행동하는 일도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게 어색하기도 하지만요. 돌봄이라는 것도 인간 간의 상호작용이니까요. 요양보호사의 입장에서 멋지고 본받을 만한 어른인 노인이 있을까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박산호 지음
전적으로 타인에게 의지해야 하는 삶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도 준비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 좋네요^^ 글들이 다 따뜻하고 공감이 갑니다~
빙장은 시신을 급속 냉동시켜 분해하는 장례 방식이에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박산호 지음
장례식에 쓸 영정사진을 고르고, 가족에게 전하는 말, 평소 못다 한 감사, 용서, 화해하는 말, 버킷리스트, 장례 절차와 순서와 부고 명단도 정해서 써놓는 거죠. 거동이 불편할 때 나를 도와줄 사람, 재산 관리를 맡아줄 사람이나 기관, 힘들 때 의지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부터 지우기, 마지막으로 남은 사람의 이름을 새겨두고 앞으로의 인간관계를 생각해보는 그런 내용이 들어가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박산호 지음
2부에서는 <빙장>과 <엔딩노트> 대목이 흥미로웠습니다. 수목장과 빙장의 콜라보구나! 무릎을 쳤구요. 엔딩 노트 작성은 책친구들과 함께 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저도 빙장은 메리 로치의 Stiff (한국어 제목: 죽은 몸은 과학이 된다)에서 읽어봤는데 수목장은 처음이어서 정말 다양한 장례 방식과 문화가 있구나!하고 놀라웠어요. 예전에 기안84가 나오던 태어나서 세계일주라는 예능에서 마다가스카르의 장례식에서 춤추고 노래하고 엄청 신난 파티같이 먹고 놀다가 시신을 꺼내면서 갑자기 통곡을 하며 시신을 껴안는 가족들을 보고 정말 놀랐어요. 정말 다양한 감정의 스펙트럼이 보이기도 하고 인간의 문화란 참 다양하구나!하고 참 인상깊었던 장면이었어요.
죽은 몸은 과학이 된다 - 죽음 이후 남겨진 몸의 새로운 삶죽음의 새로운 면모를 미국 최고의 과학 저널리스트, 메리 로치가 직접 파헤친 결과물이다. 저자는 어려운 주제도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는 자신만의 능력을 십분 발휘해 방대한 역사적 자료와 과학적 지식, 직접 취재한 현장 기록을 절묘하게 엮어 죽은 몸의 다양한 쓰임새를 상세히 소개한다.
@borumis 아, 제가 borums님 팬입니다. 답글이 받다니, 영광이에요! 「추리소설로 철학하기」에서 반했었거든요. 오늘 새벽엔 신청한 그믐의 참여인원 명단에서 borumis님을 확인하곤 그 새벽에 만세를 외쳤답니다. 꽂아주신 책, 챙겨 읽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꺄악~ @poiein 님!! 반갑기도 하며 너무 부끄럽기도 하네요;; 그때 제가 거의 그믐 초짜인데... 이런 식으로 추리소설과 철학을 함께 접목시키고 작가님이 직접 라이브채팅으로까지 답변해주시는 게 처음이기도 하고 너무 신나서..;;; 정말 생각나는 대로 막 쓰고 막 묻던 건데;; 지금 다시 봐도 창피하네요ㅜㅜ;; 흑 그믐은 지워지지 않는게 장점이기도 하고..치명적인 약점(제게는)이기도 하네요;;흑역사;;; 그래도 넘 반갑습니다! 저 안 그래도 그 후 철학책도 추리소설도 더 읽어야지!하고서 둘 다 그다지 많이 못 읽은 것 같아서 반성합니다;; 올해는 기필코! 실은 1월의 '죽음이란 무엇인가'도 10년만에 읽었는데 제 철학에 대한 짬밥도 그리고 풀리지 않은 질문들도 여전한 것 같아요.. 그만큼 우리는 삶에 대해 그리고 죽음에 대해 계속 질문하고 살아가는 거겠죠? 참, 전 그때 쑥전과 양파지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어요..^^;; 이제 곧 봄이 다가와서 쑥전이 나오겠네요. 전 어제 냉이 다듬어서 바지락된장국에 넣어 먹었답니다~
아니, 추리소설로 철학하기, 작가님이 borumus님인가요?!! 몰라뵈서 죄송합니다.
@박산호 앗, borumis님은 「추리소설로 철학하기」 저자 아니십니다만, borumis님 댓글들로 추측컨대 어쩌면 책을 .전공 고나련 책을 출판하셨을 수도 있겠다 싶어요. 기분이 좋아지는 착각을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앗, 제 착각이었군요 ㅎㅎ
사실 이런 규칙들은 다 부질없습니다. ... 절차에 너무 얽매이지 않아도 됩니다. 고인에 대한 예를 갖춰 공손하게 하면 됩니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74, 박산호 지음
제가 너무 배운 게 없어서 그런지 처음 장례식장 가서 엄청 버벅대고.. 시댁의 큰집(저흰 제사를 지내본 적이 없거든요) 가서 제사 지낼 때도 버벅대고;; 이런 절차가 너무 어렵고 어색한데 이 말이 위로가 되네요..^^;;
저도 사회생활을 막 시작했을 무렵에 갑작스럽게 직장동료분의 아버님? 장례식을 갔던 적이 있는데요. 장례식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서 절을 해야 하는지, 기도를 해야 하는지(기독교 장례문화도 있으니까) 몰라 뒤에서 혼자 버벅거리다가 춤을 추는 듯한 민폐를... 같이 간 동료들이 '쟤는 왜 저러고 있냐'며...
저도 장례식장에서 거의 굿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자꾸 어딘가 부딪힐 뻔하기도 하고;;
장례식 가는 게 때마다 진짜 어려운 거 같아요. 그런데 적으신 장면이 눈앞에 떠올라서 너무 웃겼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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