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2. 죽음을 인터뷰하다

D-29
저도 <혼자 가야 해> 읽어보고 싶어요. 읽다가 너무 울 것 같아서 조금 걱정이 되지만…
혼자 가야 해느림보 그림책 시리즈 28권. <얼음소년>의 작가 조원희의 두 번째 그림책. 반려견의 죽음을 소재로 한 그림책으로, 삶을 내려놓고 죽음의 세계로 향하는 강아지의 특별한 여행을 담고 있다. 죽음은 영원한 상실이 아니라 다른 세계로 향하는 문이라는 것을 강아지의 시선으로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저도 완독했고 이어서 읽기위해 작가님의 '어른의 문장들' 을 빌려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오,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성경을 보면 “하느님이냐 재물이냐?”라고 묻는 내용이 나와요. 그러니까 성경에 나온 그 말씀이 “네가 사람답게 살 것인가? 아니면 돈만 바라보고 살 것인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이야기였다는 걸 깨닫게 되는 거죠. 물론 돈을 버는 게 나쁜 건 아니에요. 그런데 돈이 내 마음의 주인이 되는 순간, 그 사람이 괴물로 변하는 걸 그곳에서 많이 봤어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142-143쪽, 박산호 지음
벌레만도 못한 짓을 하면서 가책을 받지 않는 상태가 영혼이 없는 상태라는 거죠. 돈에 미치면 그런 상태가 돼요. 그래서 종교에서 영혼이나 영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영혼의 존재 유무를 묻는 게 아니라 ‘사람답게 살 것인가, 아닌가’를 묻는 것이라는 걸 그때 알게 됐습니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143쪽, 박산호 지음
보통 영혼이라는 단어를 ‘사람이 죽고 난 다음에 생기는 귀신’ 정도로만 생각해요. 영성도 수도자의 용어이지, 우리와 관계없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렇진 않아요. 그저 사람이 되느냐 안 되느냐, 우리가 사는 사회가 어떤 사회가 될 것이냐 하는 질문과 바로 결부되는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불교도 그렇고, 가톨릭도 그렇고, 현재 몇몇 종교에서 잘못 가르치고 있는 것은 영성론을 이야기하면서 그게 “종교인이 되는 길이다”라고 말한다는 겁니다. 저는 그보다는 ‘사람답게 사는 길을 가르치는 게 영성이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144쪽, 박산호 지음
돈 벌어서 나만 행복하겠다고 욕심을 부리고, 가난한 사람을 등쳐 먹으면 결국엔 다 같이 죽는 겁니다. 그게 종말이에요. 그러니까 진정한 종말이란 기후 위기에서 오는 게 아니라 이익을 독식하는 구조가 만들어졌을 때 와요. 종말이 오면 악령이 날뛴다고 하는데, 사실은 그냥 악령이 아니라 돈이라는 악령에 사람이 빙의가 된 시대가 종말이라는 거죠.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145쪽, 박산호 지음
내가 선행을 베풀면 내가 힘들 때 그들이 나를 도와주거든요. 말뿐일지라도. 그게 굉장히 큰 힘이 돼요. 종교에서 선행을 하고 사랑을 베풀려고 하는 것은 단순히 종교적인 행위가 아니고 사실은 자기 자신을 위한 선택이라고 보는 게 맞아요. 그래서 나는 예수님이 굉장한 현실주의자였다고 생각해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148쪽, 박산호 지음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이 득이 되는 사람이고, 그 사람을 우리는 친구라고 불러요. 친구끼리는 딜deal을 해도 동등한 딜을 해요. 서로 챙겨주는 거죠. 윈-윈win-win하는 거예요. 종교가 가르치는 이웃 사랑이라는 개념이 바로 윈-윈이에요. 자기가 손해를 보면서까지 일방적으로 주는 건 콤플렉스지, 윈-윈이 아니에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149쪽, 박산호 지음
우리 종교만 유일하고, 우리만 구원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면 분열을 획책하는 것이고, 저는 그것이 바로 이단이라고 생각해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151쪽, 박산호 지음
그 작은 점 같은 지구에 사는 인간은 바이러스 같은 존재더라고요. 말로는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지만 바이러스끼리 서로 정의롭다고, 내가 믿는 신이 어떻다고 하면서 서로 학살해요. 신이 보면 무슨 생각을 하겠어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160쪽, 박산호 지음
그러니까 인류의 조상이 살아오면서 무수한 고난을 겪으며 이렇게 ‘서로 사랑하고 도와가며 사는 게 신의 뜻이겠구나’라고 깨달은 걸 쓴 게 성경이라는 거죠. 성경뿐만 아니라 불경도 그렇고. 다른 종교의 경전도 마찬가지로 일종의 생존 서적이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사실 신이 있느냐 없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161쪽, 박산호 지음
루이 에블리가 쓴 《사람에게 비는 하느님》(가톨릭출판사, 2022)이라는 책이 있어요. 사람이 하느님께 기도하는 게 아니라 하느님이 사람에게 기도한다는 내용의 책인데 비판을 많이 받았어요. 그 책에 신이 인간에게 애걸한다는 내용이 나오거든요. 제가 생각하는 신은 인간에게 서로 죽이지 말고 함께 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어요. 그게 십계명입니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162쪽, 박산호 지음
이 책 읽고 싶어서 담아 뒀습니다. 책소개 글을 보니 마음에 와닿는 문구가 많네요. -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마태 25,40) - “들어라. 내가 문 밖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나는 그 집에 들어가서 그와 함께 먹고, 그도 나와 함께 먹게 될 것이다.” (묵시 3, 20) - 하느님은 인간에게 봉사받기를 원하시지 않고, 인간에게 봉사하기를 원하신다. 하느님이 당신에게 베풀어 주신 봉사를 하느님에게 되돌려 드려서는 안 된다. 당신의 형제들에게 되돌려주어야 한다. - 사람이 하느님에게 기도한다고 생각하는가? 기도는 하느님에게 무엇을 구하고자 간청하는 게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일이다. - 누가 “당신을 위해 기도합니다.” 하고 말해도, 그것은 당신을 위해서 아무것도 해 주는 것이 없다는 말과 동일하다. 왜냐하면 그는 당신의 일을 아무것도 도울 수 없다고 생각하고는 오직 하느님의 손에 맡기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안하지만 하느님이 갖고 계시는 유일한 손은 바로 우리의 손일 뿐이다.
사람에게 비는 하느님기도란 과연 무엇일까? 혹시 우리가 제대로 기도를 바치고 있지 못한 것은 아닐까? 이 책은 기도에 대해서 그동안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던 것들에 대해서 되짚어보고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다시 한번 살펴볼 수 있게 해 주는 책이다.
저는 가톨릭 신부지만, 가톨릭교회의 존재 의의는 인류가 함께 살도록 기여하는 종교 중 하나일 뿐, 결국에는 모든 종교가 협심해서 하나의 평화로운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 종교만 유일하고, 우리만 구원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면 분열을 획책하는 것이고, 저는 그것이 바로 이단이라고 생각해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박산호 지음
진정한 종말이란 기후 위기에서 오는 게 아니라 이익을 독식하는 구조가 만들어졌을 때 와요. 종말이 오면 악령이 날뛴다고 하는데, 사실은 그냥 악령이 아니라 돈이라는 악령에 사람이 빙의가 된 시대가 종말이라는 거죠.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박산호 지음
우리 인생은 고난의 연속이고 결국엔 아파서 병들어 죽겠지만 그걸 어떻게 보여줄까 결정하는 것은 제 몫이잖아요. 그걸 비극적인 설정이나 슬픔으로만 볼 것이냐, 아니냐의 문제예요. 저는 좀 더 다른 시각으로 보고 제힘으로 제 운명을 주도하고 싶어요. 프로메테우스처럼 저도 신과 대결하고 싶은 거죠. '누가 이기나 보자.' 그런 마음으로 제가 돌보는 대상의 고통을 덜어주겠다고 다짐하고 일합니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박산호 지음
제가 책을 놓지 말아야지 다짐할 때도 이런 마음인 거 같아요. 읽고 쓰면서 배우고 제 삶을 다른 시각으로 보고 운명을 주도하고 싶은 마음,,, 죽음을 어떻게 해석할지도 마찬가지겠죠.
오늘 당장 어머니가 화를 내도 내일 아침 안부를 묻는 전화를 할 용기를 가지는 게 좋아요. 부모 돌봄에도 골든 타임이 있어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p.29, 박산호 지음
'미안하다, 고맙다, 사랑한다' 표현을 도통 하지 않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서 그저 사랑받는다는 걸 느낌으로만 알았습니다. 자녀에겐 그러지 말아야지 하고 되도록 많이 표현하려 노력하지만, 아직도 부모님에겐 잘 안되네요. 오히려 나이가 드니 부모님이 먼저 표현해오시는데 어색하지만 싫지만은 않네요. 오늘 전화 한 번 드려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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