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2. 죽음을 인터뷰하다

D-29
저는 죽음이 삶과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이 이어지고 연결되어 마침내 죽음이 되고, 또 그 죽음이 다시 다른 삶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203쪽, 박산호 지음
저는 통증 없는 죽음이 현대 의학의 꽃이라고 환자분들에게 꼭 말씀드려요. 그렇게 우리는 좋은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08쪽) 흔히 고통이 없는 죽음을 안락사라고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안락사를 하지 않고도 고통 없이 세상을 떠나는 방법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고 싶어요. (209쪽) 무엇보다 호스피스의 주된 기능은 임종 돌봄에 국한된 것이 아니에요. 거기에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의 극히 일부일 뿐이에요. 말기 암 환자들이 그곳에 가는 이유는 죽으러 가는 게 아니라 암성 통증을 줄이기 위해 가는 거고요. (231쪽) 호스피스 시설에선 이 모르핀을 진통제로 써요. 놀랍게도 마약중독자가 쓰는 모르핀과 저희가 진통제로 쓰는 모르핀은 성분은 같은데 다른 효과를 발휘해요. 중독자는 일상을 탈피하기 위해 모르핀을 쓰지만, 우리는 환자의 통증을 줄여서 환자가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 하려고 씁니다. 그리고 희한한 점은 모르핀은 진통제인데 내성이 없어요. […] 그러니 죽어가는 사람에게 이렇게 좋은 약을 쓰지 않는 건 말이 안 되는 거죠. (235쪽) 의사에게 다가올 죽음을 선고받고, 내가 받아들일 수 있고 원하는 방식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것. 그 과정에 호스피스 시설이 있다는 것. 그 안에서 고통을 완화하며 좀 더 평화롭게 삶을 마감할 수 있는 대안이 있다는 사실에 나는 왠지 모를 위로를 받았다. (244쪽)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박산호 지음
삶이 힘든 사람은 죽음보다 더 깊은 삶을 살기 때문에 다른 사람보다 죽음이 조금 더 쉬울 수 있어요. 그래서 다른 분보다 좀 더 잘 내려놓으세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221쪽, 박산호 지음
저는 호스피스 병동에서 일하면서 죽음에 대한 배경지식을 쌓게 됐잖아요. 그 지식이 저를 위로해줬어요. 그렇게 정보와 지식이 나를 위로해줄 때가 많아요. […] 평소에 건강할 때 이런 정보를 알아두면 내가 죽음을 앞두게 됐을 때 그 지식이 나를 위로해줍니다. 그래서 제가 죽음에 대해 자꾸 세상에 알리는 거랍니다. (228-229쪽) 누구나 다 죽음을 알 수는 없어요. 저처럼 천 명의 죽음을 볼 필요도 없고요. 알 필요도 없죠. 다만, 저의 경험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제가 아는 정보와 지식으로 한 사람의 마음이라도 편해질 수 있다면 좋겠어요. (240쪽) 나는 불안했지만 절망하지는 않았고, 두려웠지만 공황에 빠지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김여환 선생님과의 인터뷰가 큰 힘이 되었다. 병에 대한 정보가 중요하다는 것, 이 지식이 나를 위로해준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무슨 의미였는지 생생하게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245쪽)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박산호 지음
그 동화책에는 죽어가는 시추 강아지가 나와요. 시추가 쪽배를 타고 강을 건너려고 해요. 강 건너편에는 누군가 기다리고 있어요. “너무 슬퍼하지 마. 난 그냥 강을 건너는 거야.” 시추는 생전에 사랑했던 사람에게 이렇게 말하고, 그 쪽배를 타고 떠나죠. 그것은 혼자서만 탈 수 있는 쪽배거든요.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239쪽, 박산호 지음
제가 지금 몸이 좀 아파서 제대로 못 쓰지만.. 일단 4부에서 홍성남 신부님 글을 읽고 저는 개신교든 천주교든 불교든 뭐든 다 거부해왔던 무신론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이 천주교라 무슨 사전 성교육까지(우웅?) 받아가며 혼례미사를 올렸지만;;) 이 신부님 이야기는 들어볼 만한 것 같고 이렇게 마음을 열고 받아주는 종교라면 종교에 대해 좀 더 마음을 열어두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남편도 실은 예전부터 신을 안 믿는다고 해서 천국에 못 간다고 하는 신 중심의 종교에 불만이 있었다는데.. 결국 신도 인간이 만들어낸 게 아닌가 그런데 왜 인간보다 신을 더 우선시하고 인간을 위하는 마음은 무시하는가..했거든요. 뭣이 중헌디?! 하고 뒤집어 볼 생각이 삶에서도 종교에서도 필요한 듯 합니다. 5부에서는 요즘 들춰 보기 시작한 일레인 스캐리의 '고통받는 몸(The Body in Pain)'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 중 하나인 고통을 표현하는 어려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실은 선천적 뇌혈관 기형이 있어서 수시 때때로 두통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 두통을 표현하기도 힘들지만 저번에 뇌출혈이 두 차례 있었을 때의 두통과는 비교가 안 되더라구요.. 또 다른 차원의 고통도 있고 갈 수록 고통을 그저 병원에서 나눠주는 '통증 평가 도표(pain assessment scale)'로 추정하거나 표현하기도 힘들지만 이것을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공유하거나 공감받기도 힘들다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전 호스피스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정말 존경합니다. 막내이모도 호스피스에서 마사지사로 봉사활동하고 있는데 예전에 제가 입원했을 때 절 마사지해주며 어떻게 그렇게 보이지도 않는 통증을 잘 집어내고 완화시켜주는지 신기하기도 하고 너무 고마웠어요.. 저도 실은 고통 없는 죽음, 고통 없는 삶에 대해 고민하다 제 진로를 결정하게 되었는데 너무 그 고통을 직접 마주하는 게 괴롭고 이쪽 일이 더 적성에 맞아 결국 좀더 환자들과 간접적으로만 접하는 쪽으로 갔는데 이런 고통과 매일 마주해야하는 분들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어요.
아, 그러셨군요. 좋은 이야기를 많이 나눠주셔서 아프시다는 걸 전혀 눈치 못 챘어요. 부디 편안하시길 빕니다. 참, 담주에 신부님 만나는데 그믐에서 신부님에 대해 나온 이야기를 전해드리니 아주 기뻐하셨어요. 오늘 보루미스님이 하신 이야기도 신부님에게 전할게요.
천천히 완독했습니다. 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아서 죽음을 생각하는 일은 결국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회귀하게 되는군요. 이 책을 통해 잠시 일상을 멈추고 생각할 기회를 갖는 것만으로도 앞으로는 조금쯤 다르게 살아갈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어요. 고맙습니다.
다섯 편의 인터뷰 모두 좋았습니다. 특히 홍성남 신부님과 김여환 선생님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내내 마음에 남을 것 같습니다. 좋은 답변은 좋은 질문으로부터 나온다는 걸 다시금 느끼게 해준 인터뷰집이었어요. 덕분에 죽음과 삶에 관해 많이 배우고 많이 깨우쳤습니다. 이렇게 훌륭한 책을 써주신 작가님께 감사드려요. 그믐을 통해 함께 책을 읽으면서, 마음 깊은 곳에 숨겨둔 이야기까지 꺼내 나누고 따뜻한 힘을 받아갈 수 있었습니다. 혼자 읽을 때는 놓칠 뻔했던 깨달음의 순간도 있었고요. 같이 읽고 소통해주신 그믐 식구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두 번 읽었어요. 다시 읽으니 또 다른 문장이 마음에 들어오네요. 좋은 책 쓰고 만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특히 홍성남 신부님과 호스피스 의사 김여환 선생님과의 인터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종교에 관한 신부님의 명쾌하면서도 신랄하고 솔직한 관점이 참 좋았습니다. 또 왜 죽음을 편히 받아들여야 하나요?라고 되묻는 김여환 선생님을 통해 편안한 죽음에 대한 환상 혹은 집착을 반성해 보게 되었습니다.
아이코 작년 연말 완독 모임 때 수북강녕에서 책을 사놓고 제목을 잊고 있었습니다 ㅠㅠ 뒤늦게나마 참여해 봅니다! (이번달에 다 못읽으면 혼자 따로 읽는것으로)
화제로 지정된 대화
■■■■<죽음을 인터뷰하다> 2월 4주차 ■■■■ ● 함께 읽기 기간: 2월 22일(일) ~ 2월 28일(토) ● 마지막 미션: 진도 따라잡기 그리고 못다 한 이야기 나누기 어느덧 2월의 마지막 주입니다. 1월의 난해한 철학책부터 2월의 가슴 뭉클한 인터뷰까지, 함께해 주신 여러분 덕분에 저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지금쯤 "드디어 다 읽었다!" 하고 시원섭섭한 마음으로 책장을 덮으신 분들이 많으실 거예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나는 아직 한 장도 못 읽었는데, 이제 와서 시작해도 될까?" 하며 미안한 마음에 눈팅만 하고 계신 분들도 분명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여러분, 절대로 늦지 않았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인터뷰' 형식이라는 점이에요. 누군가와 대화하듯 읽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에 닿아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일주일이라는 시간은 이 책 한 권의 온기를 온전히 느끼기에 생각보다 훨씬 충분한 시간입니다. 오늘 첫 페이지를 펼치는 그 용기만 있다면, 우리 모두 2월의 끝에서 함께 웃으며 완독의 기쁨을 나눌 수 있어요. 📢 마지막으로 중요한 공지 하나 더! 오는 2월 24일(화)에는 오프라인 북토크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책을 다 읽으신 분들은 물론, 아직 읽고 계신 분들도 오셔서 함께 이야기 나누면 그 감동이 배가 될 거예요. 직접 만나서 박산호 작가님이 들려주시는 더 깊은 삶과 죽음의 이야기를 들어 보아요. 여러분의 마지막 한 페이지까지, 제가 곁에서 끝까지 응원하겠습니다! ^^
누군가와 대화하듯 읽는 인터뷰여서 그런지.. 아직 제게는 대화가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도 있네요. 그래서 그런지 완독했는데도 완독하지 않은 듯한 기분입니다. 좋은 책과 함께 하고 나면 항상 이런 기분이 드는 것 같아요. 북토크에서 못다한 이야기 더 이어지면 좋겠어요.
분노는 마음의 배설물이에요. 우리가 먹으면 배설물이 생기잖아요. 참으면 어떻게 되죠? 대변을 안보면 변비가 생기겠죠.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고, 마음에 분노가 생겨요. 그걸 참고 누르면 정신적 변비가 생기죠. 그러다 보면 다른 기능도 다 마비가 돼요. 그래서 그 분노의 양이 적을 때는 그 분노를 이해할 필요가 있어요. '너 왜 화가 났니? 그럴 만도 하다.' 이러 대화를 나 자신과 하면 분노가 풀려요. 화가 났을 때 사람이랑 대화하고 그 사람이 공감해주면 화가 풀리잖아요. 그런 이치인 거죠. 179p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박산호 지음
분노를 어떻게 다룰 줄 몰라서 그냥 참고 삼키려고 했는데 그러면 안되겠어요. 잘 배설하는 법을 터득해야겠구요!
5장까지 마저 읽으면서, 우리 가족 건강에 더 신경써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또 호스피스나 암환자 비율, 모르핀의 역할, 특히 죽음 앞의 여러 가능성 중 고통이 없는 삶 끝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요. 저희 가족이 안전벨트를 안 메고 차에 타려고 할 때마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하는 우스갯소리가 있는데요. 안할거면 네명 다 벨트 안 차거나, 찰거면 다 차거나 둘 중 하나만 해라, 1명만 죽으면 남은 사람 섧어서 어쩌냐, 차라리 다같이 한날한시에 죽으면 섦지라도 않지... (물론 이 말을 하고 강제로 다 안전벨트를 착용하게 잔소리를 퍼붓습니다. ) 내가 아프든 가족이 아프든 잠시 상상만 해도 제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고 힘든데... 호스피스 병동의 환자분들처럼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고통을 받는 것도,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것을 막을 수 없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남은이들의 마음도 모두 공감되고 슬펐습니다. 고통 없는 죽음과 남겨진 삶을 잘 정리하는 것이 대해 현실적으로 고민할 수 있게 해주신 김여환 선생님, 그리고 5분과의 인터뷰로 남은 삶의 방향을 고민하게 해주신 작가님 모두께 감사드립니다.
저도 좋아 밑줄친 부분들을 워낙 많은 분들께서 올려주셔서 이중으로 올릴 필요는 없을것 같고, 저는 여러 인터뷰중에 두 개의 인터뷰가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장례지도사 유재철님과 팻로스 상담사 조지훈님의 인터뷰입니다. 저는 한국에서는 중학생일 때 외조부님과 고등학생일 때 외숙부를 잃었지만 장례 기억만 있을 분 시신처리가 어떻게 되는지는 몰랐고, 작년 크리스마스 직후에 시어머님을 잃고 사후처리되는 방법을 알게 되었어요. 미국 문화상 특별히 시신이 큰 사고로 돌아가신 경우가 아니면 오픈 캐스캣이라고 해서 장례식장에 오신 분들이 가시는 분의 마지막 모습을 보실 수 있어요. 임바밍처리하는 부분에 대해서 유재철님이 언급하시더라구요. 팻로스 상담사 조지훈님의 인터뷰를 읽으면서는 2/24 일이면 떠나보낸지 만 3년이 되는 저희집 둘째 냥이를 떠나보내고 일년여간 제가 느꼈던 허탈감이 떠올라서 이런 분과 상담 받았다면 그 시간이 조금 더 견딜만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완독하면서.. 죽을 때 어떻게 죽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고로 죽지 않는다면, 어쨋든 죽기 전에 시한부가 주어질 가능성이 높겠죠.. 정말 고통을 줄이면서 마지막을 준비할 시간이 주어지는 것이 좋을 것 같단 생각이네요. 그 시간 동안 마지막을 준비할 기력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잘 마무리 해야 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까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뭔가를 후회할까? 지금도 별로 후회 없다 생각하지만, 후회 하게 될까? 버릴 것들은 버리고.. 많은 것들을 디지털 자료들로 아카이빙 하면서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것 같단 생각이 드네요. 그 때는 저랬구나 하면서요. 그러면서 시한부 기간동안 간략히 코멘트를 달고 싶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고도 시간이 남는다면.. 어떤 이야기들을 써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네요. 그리고 마지막 인터뷰를 보면서 신체적으로 어떻게 죽을지 물어봐야 겠구나 싶었어요. 의식을 잃게 되는지, 숨이 막히는지.. 숨이 막히는 것은 정말 싫은데 하면서요. 고통 없이 서서히 의식을 잃어 잠이 드는 상태에서 죽는게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죽는 날의 모습이 떠오를 정도네요. 그 때까지 할 수 있는 만큼 할일을 하고.. 정말 갑작스럽게 죽지만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럴수만 있다면요.
두번째 읽었습니다. 그동안 죽음과 임종에 대해서는 의사 간호사 분들이 쓴 책이 많았는데, 이 책은 장례지도사, 펫로스상담사, 요양보호사님들의 시선으로 읽을 수 있어 신선했습니다. 저는 특히 작가이시면서 요양보호사이신 이은주 선생님의 말씀이 참 좋았어요. 요양보호사는 힘들고 사회적으로 기피직종이라는 인식이 강한데, 숭고한 직업정신으로 일을 대하시는 분의 말씀에 많은 울림이 느껴졌거든요. 좋은 책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총증 없는 죽음이 현대 의학의 꽃이라
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박산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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