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4~2.20] <최소한의 삼국지> : 셋으로 나뉘는 천하, 내 사람을 만들고 마음을 다스리는 법
안녕하세요, 말티입니다!
1장을 넘어 드디어 2장을 함께 읽고 있는데요.
이번 장에서는 삼국지의 꽃이라 불리는 제갈량이 등장합니다.
천재적인 책사들의 두뇌 싸움도 흥미롭지만, 저는 읽으면서 '사람의 마음을 다스리는 게 정말 무서운 기술이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특히 제갈량의 부채나 유비의 아들 내던지기(?) 같은 장면들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습니다.
이번 주에도 함께 고민해볼 세 가지 미션을 가져왔습니다.
[Mission 1. 내 포커페이스를 도와줄 '학우선'이 있나요?]
제갈량이 평생 손에서 놓지 않았던 부채 '학우선'에는 아내의 깊은 배려가 담겨 있었죠. 큰일을 도모할 때 감정이 얼굴에 다 드러나면 안 된다며, 표정을 가리라고 선물해준 거예요.
이걸 보면서 제갈량이 너무 부럽다는 생각을 했는데요. 제가 감정을 잘 못숨기고 매우 솔직한 편이라 곤란에 처한적이 때때로 있었기 때문입니다..ㅎㅎ 사회생활에서 적당히 감정을 절제하는건 필수적인 것 같아요.
여러분은 직장이나 학교에서 감정을 조절해야 할 때, 나만의 '학우선' 같은 방법이 있으신가요?
'나는 감정을 숨길 때 이런 노하우를 쓴다!' 하는 비법이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Mission 2. "아들보다 자네가 소중해"... 사람을 얻는 무서운 기술]
조자룡이 목숨 걸고 구해온 아들을 유비가 땅바닥에 내던지는 장면이 저는 정말 충격적이었는데요.
친아들이 소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자식 때문에 천하의 명장을 잃을 뻔했다"며 부하의 공을 최고로 인정해준 거예요. 결국 조자룡은 감동해서 평생 충성을 맹세하죠.
능력 있고 든든한 내 편을 만드는 건 누구나 원하지만, 정말 어려운 일 같아요.
유비처럼 극단적인 퍼포먼스는 아니더라도,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결정적인 한 방은 무엇일까요?
여러분은 살면서 '이 사람은 진짜 내 사람으로 만들고 싶다'고 느낀 적이 있나요?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가장 중요한 태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Mission 3. 상황을 내 편으로 만드는 제갈량의 천재적인 분석력]
이번 파트를 읽으면서 제갈량의 비상함에 소름 돋을 때가 많았습니다. 지형지물은 물론이고, 상대방의 성격까지 파악해서 피 한 방울 안 묻히고 원하는 걸 얻어내기 때문입니다. 손권과 주유를 이용해 조조를 물리치는 걸 보면 정말 '판을 짜는 능력'이 대단한 것 같아요.
저는 여러모로 이번 파트에서 제갈량이 부럽고 멋있어보였는데요.
이렇게 주변 상황을 분석해서 나에게 유리하게 활용하는 능력은 타고나는 걸까요, 아니면 노력으로 키울 수 있는 걸까요? 만약 후천적으로 키울 수 있다면 어떤 훈련이 필요할까요?
제갈량처럼 '세상을 읽는 눈'을 갖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은 무엇일지 자유롭게 이야기해 주세요!
💡 이번 장은 특히 '관계'와 '전략'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여러분이 느낀 제갈량의 이미지나, 유비의 행동에 대한 솔직한 감상(솔직히 아들 던지는 건 너무했다! 등등)을 편하게 남겨주시면 더 즐거운 대화가 될 것 같습니다:)
[모집] 평생의 숙제 인간관계, 삼국지의 영웅들에게 답을 묻다 (w. 『최소한의 삼국지』)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말티
내로
@말티 모임장님, 좋은 미션 준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한 자리에서 삼국지 인물들과 저 자신에 대해 소소하게 고민해 볼 수 있었어요.
[Mission 1. 내 포커페이스를 도와줄 '학우선'이 있나요?]
음.. ‘언제 감정을 조절했었지?’ 하는 생각부터 떠오르는 걸 보면.. 저는 감정을 조절해야 하는 상황이 그다지 많이 없다고 느낍니다. 그런데 불현듯 아내를 제외한 사람을 만날 때 늘 감정 조절을 하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감정 조절을 늘 하고 있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감정 조절을 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일차적으로는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요. 기상과 취침 시간, 집중하는 시간, 식사 시간, 운동 시간 등을 비슷하게 가져가려고 해요. 같은 상황에서도 '여유'를 발휘할 에너지가 있습니다. 나머지는 직접 사람들과 대면하는 상황일 텐데, 최대한 ‘들으려고’ 합니다. 말하는 데 집중하다가 가끔 스스로 미궁에 빠지는 것을 경험해요. 말실수도 하고요. 긴장은 긴장을 불러오기 때문에 최대한 적은 수로 말하고, 그만큼 질문하고 경청하고, 또 질문하려고 합니다.
[Mission 2. "아들보다 자네가 소중해"... 사람을 얻는 무서운 기술]
조조처럼 유비도 정치적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하고 느꼈어요. 그러고 보면 마케팅이 중요하지 않은 영역이 없는 것 같아요. (마케팅하지 않는 것도 마케팅이라고까지 말하니까요?!) 그런데 찾아보니 아들을 던지는 장면은 정사에는 없고, 삼국지연의가 만들어낸 극적인 연출에 가깝다고 하네요. 어찌 됐든 장수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느껴졌습니다. 물론, 이번 적벽대전은 사실 책사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장이었지요. 저는 방통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지만 그 어디에서든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능력’이요. 질문과 관련해서는, 음, 유비와 같은 접근(도원결의, 삼고초려)이 생각나네요. 진실성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이번 적벽대전에서도 관우가 조조를 보내주는 바람에 죽음을 자처했는데 이에 유비가 도원결의를 말하며 제갈량을 설득하는 모습은.. 음, 제갈량은 예상했지만서도 유비를 리더로서 더욱 좋게 보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자기가 한 말에 약속을 지키려는 책임감 있는 유비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Mission 3. 상황을 내 편으로 만드는 제갈량의 천재적인 분석력]
제갈량의 과거를 찾아보다가 융중에서의 10년(17~27세, 유비를 만나기 전까지)이 여러모로 인상 깊었습니다. 그중 청경우독과 현인들과의 교류가 눈에 띄었어요. 청경우독은 맑은 날엔 밭을 갈고, 비 오는 날엔 책을 읽는다는 뜻입니다. 농사라는 노동이 주는 현실감각, 독서가 주는 사유의 깊이가 교차하면서 책 속의 이론과 땅 위의 현실을 동시에 이해하는 감각이 길러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인들과의 교류는, 당시 제갈량이 머무른 형주는 전란을 피해 전국에서 지식인들이 모여든 곳이었다고 해요. 그래서 그들과 치열하게 토론하고, 스승급 인물인 사마휘, 방덕공 같은 분들과 교류했다고 합니다. 자칫 ‘은둔’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약 10년 간의 숙성을 통해 말티가 정리해주신 ‘세상을 읽는 눈’이 길러졌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진제
컨디션이 안 좋을 때 유독 감정 조절이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론과 현실을 동시에 이해하는 감각, 청경우독과 현인과의 교류, 둘 다 전혀 몰랐던 내용인데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말티
청경우독과 현인들과의 교류는 몰랐던 부분인데 너무 인상깊은 말이네요.
독서와(이론) 농사(현실)를 통해 균형을 잡으며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방법 자체가 어찌보면 뻔하지만 그래서인지 더더욱 귀감이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다른 지식인과 교류하는것 또한 중요한 것 같은데요. 사실 지금 하고 있는 독서모임도 그것의 일환이 아닐까 싶습니다!(너무 올려치기인것도 같지만요!)
내로
올려치기 아니에요! 그믐도 그걸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 중 하나죠!
진제
늦었지만 2챕터 미션부터 올립니다! 3챕터도 얼른 하겠습니다!
[1] 안 그래도 감정 조절이 잘 안 되어서 관련 책을 여럿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런저런 연수들도 들어봤는데, 대개 비슷한 내용을 추천해 주시는 것 같아요.
-내 감정이 무엇인지 알아차리는 훈련을 하라.
-이를 위해 내 감정을 보다 다양하고 정확한 표현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감정 조절이 잘되지 않는다면 우선 그 자리를 벗어나라.
-내 감정에 따른 신체적 반응이 가라앉을 때까지 시간을 벌어라.
등등... 안타깝게도 이런 내용을 실천하려 노력했음에도 '표정에 다 드러난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요새는 감정이 격해질 때 의도적으로 말을 천천히 하고 훨씬 차분하게 말하려 노력합니다. 적어도 상대방과 내가 동시에 언성을 높일 일은 없어서 좀 나은 것 같아요.
[2] '나는 당신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라는 메시지, 쉽게 말해 '존중한다'는 메시지를 전해 주는 게 제일 큰 것 같아요. 정말로 그 마음을 얻고 싶은 사람에게는 '다른 사람도 중요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당신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신호를 보내려고 노력해요. 예를 들어, 저만의 '조자룡'과 '유선' 중 한 사람과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먼저 '조자룡'과 시간을 보내는 식으로요. 선택의 갈림길마다 나의 '조자룡'을 우선순위에 두는 선택을 일관성 있게 하는 게 제일 중요한 태도인 것 같아요.
[3] 개인적으로 제갈량의 이야기는 판타지처럼 읽혔던지라...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세상을 읽는 눈은 타고나는 게 더 큰 것 같긴 해요. 후천적으로 기르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람과 교류하고 관계 맺는 경험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짧은 시간에 그걸 얻긴 힘드니 독서로 그 역할을 대신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noccddoo
[Mission 1. 내 포커페이스를 도와줄 '학우선'이 있나요?]
나는 포커페이스에 비교적 능한 편이다. 하지만 감정도 일종의 질량불변의 법칙이 있어서 어떻게든 해소할 수 있어야 뒤탈이 없다. 제일 이상적인 방법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상적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은 유체이탈 방법이다. 일단 감정과 분리해서 나중에 복기하는 것이다. 감정이 일어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나 그 감정을 꼭 대상 면전에 발산할 필요는 없다. 나중에 안전한 공간에서 풀어도 된다. 마치 응가 마려워도 참고 화장실 가서 배설하는 것처럼. 이 또한 분리가 안 될 때가 있다. 세 번째 방법은 정말 믿을만한 사람에게 (나의 경우는 내 배우자) 속속들이 적나라하게 다 이야기하는 것이다. 일단 이야기하는 것만으로 객관화가 되기도 하고, 내 옆지기가 다른 관점에서 해석해주기도 해서 감정을 상대화 시키기도 한다.
사회생활을 하려면 감정 조절이 필수다.(그게 어른이다) 학우선을 가지고 다닐 수도 없으니 일단은 경청하고 한 호흡 쉬고 말을 줄이는 게 안전한 방법 같다.
[Mission 2. "아들보다 자네가 소중해"... 사람을 얻는 무서운 기술]
나도 사람 욕심이 많다. 누군가는 보석을 모으고 누군가는 명품을 모으고 누군가는 인스타에 올릴 사진을 모을 것이다. 나는 내 인생을 돌아볼 때 좋은 사람들과 관계 맺고 함께 하는 시간들이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일 필요는 없다. 사람과 관계 맺는 것도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좋은 사람에 대한 기준은 다 다르겠지만,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뭔가 배울 점이 있고 세상에 풍요로움을 주거나 뭔가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보탬이 되는 사람을 보면 엄마 미소가 지어진다. 그런 사람을 만나 믿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가 되려면 가장 중요한 본질은 관심과 진정성이다. 아무리 위하는 척을 해도 이 사람이 정말 나에게 관심이 있는지는 어린 아이나 말 못하는 짐승도 알아본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 옥석이 구별되기 마련이다.
[Mission 3. 상황을 내 편으로 만드는 제갈량의 천재적인 분석력]
나는 유비가 삼고초려 할 때 제갈량이 유비보다 스무 살이나 어린 홍안의 젊은이일 거라고 생각도 못했다. 적벽대전에서 제갈량이 단을 쌓고 기도를 올려 동남풍을 불게 하는 장면에서 참으로 놀랐다. 무슨 신선도 아니고.
그런데 “적을 이기려면 하늘의 이치와 땅의 형세를 알아야 한다”는 그의 말을 들으니 탈레스가 생각났다. 수학자로 유명하지만 철학자이자 천문학자였던 그는 겨울철에 이미 다음해 올리브 풍작을 예견하고 착유기 전매권을 획득해 엄청난 돈을 벌었다. 그리고 일식을 예언해서 리디아와 메디나의 기나긴 전쟁을 종식시키는데 기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멀리서 찾을 것도 없이 이순신의 명량해전도 비근한 예이다.
제갈량은 분명 훌륭한 자질을 타고났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사람도 배우고 통찰력을 기르지 못하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다. 원석이 있다 해도 갈고 닦아 빛을 내고, 구슬도 꿰어야 보배가 되듯이 사람은 저마다의 강점과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자신에 대해 알고, 세상의 이치에 대해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시간의 흐름이 세상의 지형을 어떻게 바꿔나갈지 관찰하고 탐구하고 도전하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제갈량처럼 '세상을 읽는 눈'을 갖는 것은 이 변화무쌍한 시대에 생존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역량이 아닐까 한다. 그런데 입시와 성적이 곧 공부의 전부로 생각하는 교육방식으로는 이런 역량을 키우기가 어렵다.
내로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되는 사람을 보면 엄마 미소가 지어진다는 '말씀'에... 미소가 지어지네요..^^ 저도 그런 분들을 만나면 경외감이 듭니다.
마지막에 써주신 입시와 성적이 곧 공부의 전부로 생각하는 교육 방식..에 대해서는.. 갈피를 어디서부터 잡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한창 몰입의 시기를 경험하는 중고등 6년을 학원에서 내내 보내는 아이들의 삶이 참 안타까워요.
진제
전 제갈량 이야기가 판타지에 불과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적어주신 탈레스 사례가 제 생각을 바꿨습니다.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군요...!
말티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배울 점이 있고 세상에 풍요로움을 주고,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처럼 좋은 사람이 무엇일까.. 하는 가치관은 발제를 하면서도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인데요. 이렇게 말씀해주시니 내가 정말 주변에 남기고 싶은 사람은 어떤사람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좋은 후기 감사합니다ㅎ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말티
[2.21~2.23] <최소한의 삼국지> 3장, 절제하지 못하는 자의 최후
안녕하세요, 모임장 말티입니다!
드디어 삼국지의 가장 비극적이면서도 강렬한 대목인 3장, ‘절제하지 못하는 자의 최후’ 파트에 들어왔습니다.
관우의 죽음부터 유비의 마지막 전쟁인 이릉 대전까지... 영웅들의 찬란했던 시대가 저물어가는 모습에 마음이 참 묵직해지는 장이었던 것 같아요.
이번에도 세 가지 미션을 준비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댓글 달아주세요!
[Mission 1. 나에게 '열등감'은 독인가요, 약인가요?]
"하늘이시여, 주유를 세상에 내놓고 어찌 또 제갈량을 내놓으셨습니까!" 주유는 끝내 이 탄식과 함께 눈을 감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넘을 수 없는 제갈량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주유가 느꼈을 그 처절한 좌절감이 참 안타깝게 느껴지더라고요.
우리는 살면서 주유처럼 누군가와 끊임없이 비교하며 무력감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감당하기 힘든 '열등감'이나 '라이벌'을 만났을 때 어떻게 대처하시나요? 그 감정을 나를 성장시키는 동력으로 바꿀 수 있는 여러분만의 방법이 있을까요?
[Mission 2. 소중한 내 사람, 지키는 게 왜 이리 어려울까요?]
수경 선생은 와룡(제갈량)과 봉추(방통) 중 한 명만 얻어도 천하를 얻을 거라 했고, 유비는 그 둘을 모두 얻었죠. 하지만 귀하게 얻은 인연들도 결국은 여러 상황 때문에 잃게 되곤 합니다.
사실 사람을 잃는 데에는 성향이 너무 맞지 않거나, 환경이 바뀌어 자주 만날 수 없게 되는 등 어쩔 수 없는 외부적인 상황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여러분은 '사람을 얻는 것'과 '얻은 사람을 끝까지 지키는 것' 중 무엇이 더 어렵다고 생각하시나요? 여러분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가장 노력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Mission 3. 무너지는 마음을 붙잡는 '절제'의 기술]
형제 같던 관우와 장비를 잃은 유비는 결국 복수심에 눈이 멀어 무모한 전쟁을 선포합니다. 그 결과는 촉나라 군대의 전멸이라는 뼈아픈 패배였죠. 리더의 절제하지 못한 감정이 조직 전체의 운명을 뒤바꿔버린 순간이었습니다.
삼국지의 영웅들도 실패했듯, 소용돌이치는 감정을 잘 절제하고 대의를 쫓는 건 정말 어려운 일 같습니다. 하지만 큰일을 그르치지 않으려면 결국 '절제'가 가장 중요할 텐데요. 여러분은 감정이 폭발할 것 같은 순간, 스스로를 다스리는 여러분만의 '절제 팁'이 있으신가요?
이번장에서는 가장 화려하게 피었던 영웅들이 감정의 고비를 넘기지 못해 무너져가는 모습이 참 아이러니하면서도 인간적인 것 같아요. 이번 장을 읽으며 여러분의 마음속에 가장 깊게 남은 구절 또한 자유롭게 공유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진제
[1] 말티님이 말씀하신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열등감은 아직 겪어보지 못했지만, 무력감을 줄 정도의 열등감 앞에서는 자기 객관화 겸 합리화(?)를 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모든 걸 잘할 필요도, 내가 남보다 꼭 뛰어나야 할 필요도 없으며, 지금 내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감사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전 그렇게 살려고 합니다.) 라이벌이 있을 때는 '이기고 지고'에 집중하기보다, '이 대결을 통해 내가 얻게 될 것'에 집중하려고 노력합니다. 견딜 만한 열등감은 오히려 게으른 저를 일으키는 동력이 되었던 경험을 떠올리면서요!
[2] 저도 와룡과 봉추 둘 다 얻었을 때는 '와, 유비가 천하의 주인이 되는구나' 했었는데, 얼마 못 가 봉추가 허무하게 죽는 걸 보고 당황했습니다. 사람을 잠깐 얻는 것은 참 쉽습니다. 내 본모습 대신 상대방이 혹할 만한 꾸며 만든 페르소나를 보여주면 되니까요. 그러나 오래도록 가는 사람은 얼마 없듯, 그렇게 얻은 사람을 끝까지 지키는 것은 힘든 것 같습니다. 당장 유비와 제갈량만 해도 봉추의 행동을 완전히 통제하지 못한 것처럼, 저는 세상의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없고 그럴 거라 기대하는 것도 잘못된 것임을 자주 되새깁니다. 그만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는 더 최선을 다해요. 내가 좀 피곤하더라도, 내가 좀 희생하더라도, 관계 유지를 위해 내 에너지를 쓰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에너지 총량의 법칙을 기억하며 다른 곳에서는 에너지를 아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해요.
[3] 지금 나의 감정을 절제하는 것이 이후 문제 해결에 더 큰 도움이 된다면,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당위성을 스스로에게 부여합니다. '지금 내가 이걸 참으면, 이후 진정한 목표(유비의 경우 복수)를 이룰 수 있다. 그러니 마땅히 참아야 한다.' 이렇게요. 마인드셋으로는 그렇고... 보통 절제가 안 되는 상황까지 오면 이런 마인드셋이 이미 망가지고 난 단계이기 때문에, 일단 그 자리를 벗어납니다. 시간을 충분히 가지려 합니다. 그럴 수 없다면, 적어도 이 사건과 무관한 제3자에게 조언을 구합니다. 유비의 제갈량과 같은 인물, 신뢰하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 말이에요. (다만 한 사람에게만 묻기보다는 2~3명, 다른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묻는 게 나은 것 같아요. 나와의 관계에 따라 초점을 맞추는 지점들이 다르니까요.)
내로
오, @진제 님,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열등감이 무력감으로 이어지지만 않는다면, 꽤 유용한 성장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문제는 '무력감'이죠. 이건 사람을 생각 이상으로 지독하게 갉아먹는 감정인 것 같습니다. 유전적인 요인도 있겠지만, 저는 환경적 요인, 특히 '과도한 경쟁'과 '정보의 과잉'이 주된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주변에 너무 잘난 사람이 많고, 직접 부딪혀 경험하기도 전에 지식으로 먼저 알아버리는 세상이니까요. 오히려 그 엄청난 정보량 탓에 시작도 전에 무기력해지는 사람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이 무력감이 온전한 '지루함'으로 연결되어야 비로소 자신만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요즈음은 그 지루함조차 기대하기 힘든 쉴 틈 없는 세상이네요. 며칠 전 제 아내도 비슷한 토로를 하더군요. 10년간 하던 학원 일을 접고, 큰 수술을 두 번이나 치른 뒤 8개월째 요양 중인데 문득 무력감이 느껴진다고요. 그동안 정말 치열하게 살아왔는데, 푹 쉬며 여유를 부리는 스스로의 모습에 불현듯 '현타'가 온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괜찮다고, 당신이 그런 감정을 느끼는 건 그렇게 치열하게 살도록 만든 구조적인 문제의 부산물일 뿐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냥 지금의 이 시간을 조금씩 '지루함'으로 연결해 보자고, 같이 좋은 책을 읽고, 좋은 곳으로 여행 가고, 맛있는 음식을 먹자고 다독였죠. ㅎㅎ 그렇게 아내를 위로하며 오늘 저녁엔 둘만의 추억이 깃든 맛있는 음식을 먹었습니다. 나름의 해피엔딩이네요.
말티
2,3장에 걸쳐 관계에 대해 말씀해주신 것을 정리해보니
상대를 존중하고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메세지를 보여줌으로서 마음 을 얻고, 나의 피곤함을 감수하고서도 희생하며 그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시는군요.
사실 마음을 얻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이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내가 너무 힘들고 피곤할 때는 다른 사람을 위해 마음과 시간을 내는게 어려운 것 같아서요. 그것을 위해 다른 곳에서 에너지를 아끼신다니 자제력..?이랄까요. 그런게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저는 매번 에너지 분배에 실패해서 주변 사람들에게는 따뜻한 마음과 에너지를 잘 못쓰는 것 같아서요.
내로
[Mission 1. 나에게 '열등감'은 독인가요, 약인가요?]
첫 미션은 열등감과, 주로 그 감정을 가장 선명하게 끄집어내는 라이벌에 대한 질문이군요.
'음… 내가 언제 열등감을 느꼈더라?' 하고 생각의 꼬리를 계속 따라가다 보니, (자세히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자칫 제가 오만함의 경계에 서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굳이 설명해 보자면, 살면서 부족함을 느낄 때는 늘 있었지만, 저는 그 원인을 제 '능력 자체'가 아닌 시간 부족이나 환경 설정의 부재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돌렸던 것 같아요. 덕분에 열등감에 제 에너지를 내어주지 않을 수 있었다는 결론에 다다랐거든요.
그런데 여기까지 글을 쓰다 보니 중요한 사실을 하나 깨달았습니다. 어쩌면 제가 간절한 마음을 품고 전력으로 무언가에 도전해 본 적이 없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말입니다. 열심히 살지 않았다는 뜻이 아닙니다. 다만,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진정성 있게 구체화하고, 그것이 내 삶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식의 갈급함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이런 고민조차도 사실 과거에 이미 깊게 거쳐왔던 것들입니다. 오히려 지금은 제 앞에 마주한 모든 일들을 일종의 '실험'이자 나 자신을 꾸준히 '갱신'해 나가는 과정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현재 제가 바라는 삶의 목표들은 오롯이 저만의 것이라 남들과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미슐랭 가이드처럼 어떤 수상이나 자격 등을 통해 능력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단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요.) 그래서 다른 곳에 한눈팔지 않고 하루하루의 삶에 집중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맞으니, 남들과 비교하며 속도를 내기보다는 저만의 마음과 리듬에 집중하며 묵묵히 나아가려 합니다.
내로
[Mission 2. 소중한 내 사람, 지키는 게 왜 이리 어려울까요?]
이번에 유비가 사람을 얻는 과정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삼고초려의 지극한 정성으로 제갈량을 얻은 반면, 방통을 얻는 과정은 그와는 전혀 달랐으니까요. 이를 보며 귀한 사람을 얻는다는 건 단순히 내가 얼마나 노력하느냐의 문제를 떠나, 내 힘만으로는 통제할 수 없는 인연이나 타이밍이 닿아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내 맘처럼 되지 않을 수 있는 영역인 것이죠.
하지만 ‘얻은 사람을 끝까지 지키는 것’은 조금 더 나의 통제 가능한 영역에 있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한 사람의 남편이고, 제게는 아내가 가장 귀한 사람입니다. 큰 용기를 내어 얻은 사람이기에 저는 이 관계를 최대한 지키고 싶습니다. 그래서 상처나 의심을 줄 수 있는 행동은 하지 않도록 온 ‘노력’을 다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러려면 아내를 잘 알아야 합니다. 특히 (긍정적인 부분은 논외로 하더라도) 어떨 때 예민하고 불안해하는지, 타인의 어떤 면을 싫어하고 불편해하는지 등 부정적인 감정의 지점들을 꾸준히 ‘학습’해야 합니다. 결국 관계를 지킨다는 것은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끊임없이 넓혀가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내로
[Mission 3. 무너지는 마음을 붙잡는 '절제'의 기술]
어느덧 마지막 미션 질문이네요. 저는 유비가 참 안타까웠습니다. 인복이 그토록 많았음에도, 공과 사를 조금만 더 잘 구별했더라면 곁에 남은 소중한 사람들과 더 오래 함께 나아갈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결국 사사로운 감정으로 모두를 잃은 셈이 되었죠. 물론, 그에게는 관우와 장비가 제 목숨만큼 중요해서 ‘이대로 죽어도 좋다!’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은 든든하게 뒤를 지키던 제갈량을 그만큼 굳게 믿었던 걸 수도 있고요.
절제 팁을 물으셨는데, 스스로 감정이 폭발할 것 같았던 순간을 떠올려보니 꽤 오래전 일인 것 같아 유비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관우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유비는 어떻게 대처해야 했을까요? 일단 중대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분노를 가라앉혀야 했다고 봅니다. 이후 최소한의 침착함을 되찾은 상태에서, 믿을 만한 부하들에게 각각 의견을 물었어야 하지 않았을까요.(제갈량이 유선에게 보낸 출사표 마지막 문장처럼요.) 요즘 시대에 우리가 AI에게 다양한 입장의 의견을 구하는 것처럼 말이죠. 그런 과정을 거친 뒤에 결정을 내렸다면, 과연 그토록 참담한 결과가 있었을까 싶습니다.
모든 미션이 이렇게 마무리되었네요. 그동안 애써주신 모임장 @말티 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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