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배울 점이 있고 세상에 풍요로움을 주고,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처럼 좋은 사람이 무엇일까.. 하는 가치관은 발제를 하면서도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인데요. 이렇게 말씀해주시니 내가 정말 주변에 남기고 싶은 사람은 어떤사람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좋은 후기 감사합니다ㅎㅎ
[모집] 평생의 숙제 인간관계, 삼국지의 영웅들에게 답을 묻다 (w. 『최소한의 삼국지』)
D-29
말티
화제로 지정된 대화
말티
[2.21~2.23] <최소한의 삼국지> 3장, 절제하지 못하는 자의 최후
안녕하세요, 모임장 말티입니다!
드디어 삼국지의 가장 비극적이면서도 강렬한 대목인 3장, ‘절제하지 못하는 자의 최후’ 파트에 들어왔습니다.
관우의 죽음부터 유비의 마지막 전쟁인 이릉 대전까지... 영웅들의 찬란했던 시대가 저물어가는 모습에 마음이 참 묵직해지는 장이었던 것 같아요.
이번에도 세 가지 미션을 준비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댓글 달아주세요!
[Mission 1. 나에게 '열등감'은 독인가요, 약인가요?]
"하늘이시여, 주유를 세상에 내놓고 어찌 또 제갈량을 내놓으셨습니까!" 주유는 끝내 이 탄식과 함께 눈을 감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넘을 수 없는 제갈량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주유가 느꼈을 그 처절한 좌절감이 참 안타깝게 느껴지더라고요.
우리는 살면서 주유처럼 누군가와 끊임없이 비교하며 무력감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감당하기 힘든 '열등감'이나 '라이벌'을 만났을 때 어떻게 대처하시나요? 그 감정을 나를 성장시키는 동력으로 바꿀 수 있는 여러분만의 방법이 있을까요?
[Mission 2. 소중한 내 사람, 지키는 게 왜 이리 어려울까요?]
수경 선생은 와룡(제갈량)과 봉추(방통) 중 한 명만 얻어도 천하를 얻을 거라 했고, 유비는 그 둘을 모두 얻었죠. 하지만 귀하게 얻은 인연들도 결국은 여러 상황 때문에 잃게 되곤 합니다.
사실 사람을 잃는 데에는 성향이 너무 맞지 않거나, 환경이 바뀌어 자주 만날 수 없게 되는 등 어쩔 수 없는 외부적인 상황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여러분은 '사람을 얻는 것'과 '얻은 사람을 끝까지 지키는 것' 중 무엇이 더 어렵다고 생각하시나요? 여러분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가장 노력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Mission 3. 무너지는 마음을 붙잡는 '절제'의 기술]
형제 같던 관우와 장비를 잃은 유비는 결국 복수심에 눈이 멀어 무모한 전쟁을 선포합니다. 그 결과는 촉나라 군대의 전멸이라는 뼈아픈 패배였죠. 리더의 절제하지 못한 감정이 조직 전체의 운명을 뒤바꿔버린 순간이었습니다.
삼국지의 영웅들도 실패했듯, 소용돌이치는 감정을 잘 절제하고 대의를 쫓는 건 정말 어려운 일 같습니다. 하지만 큰일을 그르치지 않으려면 결국 '절제'가 가장 중요할 텐데요. 여러분은 감정이 폭발할 것 같은 순간, 스스로를 다스리는 여러분만의 '절제 팁'이 있으신가요?
이번장에서는 가장 화려하게 피었던 영웅들이 감정의 고비를 넘기지 못해 무너져가는 모습이 참 아이러니하면서도 인간적인 것 같아요. 이번 장을 읽으며 여러분의 마음속에 가장 깊게 남은 구절 또한 자유롭게 공유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진제
[1] 말티님이 말씀하신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열등감은 아직 겪어보지 못했지만, 무력감을 줄 정도의 열등감 앞에서는 자기 객관화 겸 합리화(?)를 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모든 걸 잘할 필요도, 내가 남보다 꼭 뛰어나야 할 필요도 없으며, 지금 내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감사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전 그렇게 살려고 합니다.) 라이벌이 있을 때는 '이기고 지고'에 집중하기보다, '이 대결을 통해 내가 얻게 될 것'에 집중하려고 노력합니다. 견딜 만한 열등감은 오히려 게으른 저를 일으키는 동력이 되었던 경험을 떠올리면서요!
[2] 저도 와룡과 봉추 둘 다 얻었을 때는 '와, 유비가 천하의 주인이 되는구나' 했었는데, 얼마 못 가 봉추가 허무하게 죽는 걸 보고 당황했습니다. 사람을 잠깐 얻는 것은 참 쉽습니다. 내 본모습 대신 상대방이 혹할 만한 꾸며 만든 페르소나를 보여주면 되니까요. 그러나 오래도록 가는 사람은 얼마 없듯, 그렇게 얻은 사람을 끝까지 지키는 것은 힘든 것 같습니다. 당장 유비와 제갈량만 해도 봉추의 행동을 완전히 통제하지 못한 것처럼, 저는 세상의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없고 그럴 거라 기대하는 것도 잘못된 것임을 자주 되새깁니다. 그만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는 더 최선을 다해요. 내가 좀 피곤하더라도, 내가 좀 희생하더라도, 관계 유지를 위해 내 에너지를 쓰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에너지 총량의 법칙을 기억하며 다른 곳에서는 에너지를 아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해요.
[3] 지금 나의 감정을 절제하는 것이 이후 문제 해결에 더 큰 도움이 된다면,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당위성을 스스로에게 부여합니다. '지금 내가 이걸 참으면, 이후 진정한 목표(유비의 경우 복수)를 이룰 수 있다. 그러니 마땅히 참아야 한다.' 이렇게요. 마인드셋으로는 그렇고... 보통 절제가 안 되는 상황까지 오면 이런 마인드셋이 이미 망가지고 난 단계이기 때문에, 일단 그 자리를 벗어납니다. 시간을 충분히 가지려 합니다. 그럴 수 없다면, 적어도 이 사건과 무관한 제3자에게 조언을 구합니다. 유비의 제갈량과 같은 인물, 신뢰하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 말이에요. (다만 한 사람에게만 묻기보다는 2~3명, 다른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묻는 게 나은 것 같아요. 나와의 관계에 따라 초점을 맞추는 지점들이 다르니까요.)
내로
오, @진제 님,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열등감이 무력감으로 이어지지만 않는다면, 꽤 유용한 성장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문제는 '무력감'이죠. 이건 사람을 생각 이상으로 지독하게 갉아먹는 감정인 것 같습니다. 유전적인 요인도 있겠지만, 저는 환경적 요인, 특히 '과도한 경쟁'과 '정보의 과잉'이 주된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주변에 너무 잘난 사람이 많고, 직접 부딪혀 경험하기도 전에 지식으로 먼저 알아버리는 세상이니까요. 오히려 그 엄청난 정보량 탓에 시작도 전에 무기력해지는 사람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이 무력감이 온전한 '지루함'으로 연결되어야 비로소 자신만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요즈음은 그 지루함조차 기대하기 힘든 쉴 틈 없는 세상이네요. 며칠 전 제 아내도 비슷한 토로를 하더군요. 10년간 하던 학원 일을 접고, 큰 수술을 두 번이나 치른 뒤 8개월째 요양 중인데 문득 무력감이 느껴진다고요. 그동안 정말 치열하게 살아왔는데, 푹 쉬며 여유를 부리는 스스로의 모습에 불현듯 '현타'가 온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괜찮다고, 당신이 그런 감정을 느끼는 건 그렇게 치열하게 살도록 만든 구조적인 문제의 부산물일 뿐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냥 지금의 이 시간을 조금씩 '지루함'으로 연결해 보자고, 같이 좋은 책을 읽고, 좋은 곳으로 여행 가고, 맛있는 음식을 먹자고 다독였죠. ㅎㅎ 그렇게 아내를 위로하며 오늘 저녁엔 둘만의 추억이 깃든 맛있는 음식을 먹었습니다. 나름의 해피엔딩이네요.
말티
2,3장에 걸쳐 관계에 대해 말씀해주신 것을 정리해보니
상대를 존중하고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메세지를 보여줌으로서 마음 을 얻고, 나의 피곤함을 감수하고서도 희생하며 그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시는군요.
사실 마음을 얻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이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내가 너무 힘들고 피곤할 때는 다른 사람을 위해 마음과 시간을 내는게 어려운 것 같아서요. 그것을 위해 다른 곳에서 에너지를 아끼신다니 자제력..?이랄까요. 그런게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저는 매번 에너지 분배에 실패해서 주변 사람들에게는 따뜻한 마음과 에너지를 잘 못쓰는 것 같아서요.
내로
[Mission 1. 나에게 '열등감'은 독인가요, 약인가요?]
첫 미션은 열등감과, 주로 그 감정을 가장 선명하게 끄집어내는 라이벌에 대한 질문이군요.
'음… 내가 언제 열등감을 느꼈더라?' 하고 생각의 꼬리를 계속 따라가다 보니, (자세히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자칫 제가 오만함의 경계에 서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굳이 설명해 보자면, 살면서 부족함을 느낄 때는 늘 있었지만, 저는 그 원인을 제 '능력 자체'가 아닌 시간 부족이나 환경 설정의 부재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돌렸던 것 같아요. 덕분에 열등감에 제 에너지를 내어주지 않을 수 있었다는 결론에 다다랐거든요.
그런데 여기까지 글을 쓰다 보니 중요한 사실을 하나 깨달았습니다. 어쩌면 제가 간절한 마음을 품고 전력으로 무언가에 도전해 본 적이 없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말입니다. 열심히 살지 않았다는 뜻이 아닙니다. 다만,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진정성 있게 구체화하고, 그것이 내 삶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식의 갈급함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이런 고민조차도 사실 과거에 이미 깊게 거쳐왔던 것들입니다. 오히려 지금은 제 앞에 마주한 모든 일들을 일종의 '실험'이자 나 자신을 꾸준히 '갱신'해 나가는 과정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현재 제가 바라는 삶의 목표들은 오롯이 저만의 것이라 남들과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미슐랭 가이드처럼 어떤 수상이나 자격 등을 통해 능력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단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요.) 그래서 다른 곳에 한눈팔지 않고 하루하루의 삶에 집중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맞으니, 남들과 비교하며 속도를 내기보다는 저만의 마음과 리듬에 집중하며 묵묵히 나아가려 합니다.
내로
[Mission 2. 소중한 내 사람, 지키는 게 왜 이리 어려울까요?]
이번에 유비가 사람을 얻는 과정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삼고초려의 지극한 정성으로 제갈량을 얻은 반면, 방통을 얻는 과정은 그와는 전혀 달랐으니까요. 이를 보며 귀한 사람을 얻는다는 건 단순히 내가 얼마나 노력하느냐의 문제를 떠나, 내 힘만으로는 통제할 수 없는 인연이나 타이밍이 닿아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내 맘처럼 되지 않을 수 있는 영역인 것이죠.
하지만 ‘얻은 사람을 끝까지 지키는 것’은 조금 더 나의 통제 가능한 영역에 있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한 사람의 남편이고, 제게는 아내가 가장 귀한 사람입니다. 큰 용기를 내어 얻은 사람이기에 저는 이 관계를 최대한 지키고 싶습니다. 그래서 상처나 의심을 줄 수 있는 행동은 하지 않도록 온 ‘노력’을 다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러려면 아내를 잘 알아야 합니다. 특히 (긍정적인 부분은 논외로 하더라도) 어떨 때 예민하고 불안해하는지, 타인의 어떤 면을 싫어하고 불편해하는지 등 부정적인 감정의 지점들을 꾸준히 ‘학습’해야 합니다. 결국 관계를 지킨다는 것은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끊임없이 넓혀가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내로
[Mission 3. 무너지는 마음을 붙잡는 '절제'의 기술]
어느덧 마지막 미션 질문이네요. 저는 유비가 참 안타까웠습니다. 인복이 그토록 많았음에도, 공과 사를 조금만 더 잘 구별했더라면 곁에 남은 소중한 사람들과 더 오래 함께 나아갈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결국 사사로운 감정으로 모두를 잃은 셈이 되었죠. 물론, 그에게는 관우와 장비가 제 목숨만큼 중요해서 ‘이대로 죽어도 좋다!’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은 든든하게 뒤를 지키던 제갈량을 그만큼 굳게 믿었던 걸 수도 있고요.
절제 팁을 물으셨는데, 스스로 감정이 폭발할 것 같았던 순간을 떠올려보니 꽤 오래전 일인 것 같아 유비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관우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유비는 어떻게 대처해야 했을까요? 일단 중대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분노를 가라앉혀야 했다고 봅니다. 이후 최소한의 침착함을 되찾은 상태에서, 믿을 만한 부하들에게 각각 의견을 물었어야 하지 않았을까요.(제갈량이 유선에게 보낸 출사표 마지막 문장처럼요.) 요즘 시대에 우리가 AI에게 다양한 입장의 의견을 구하는 것처럼 말이죠. 그런 과정을 거친 뒤에 결정을 내렸다면, 과연 그토록 참담한 결과가 있었을까 싶습니다.
모든 미션이 이렇게 마무리되었네요. 그동안 애써주신 모임장 @말티 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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