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44. <걸리버 여행기> 출간 300주년, 새로운 세상 상상하기

D-29
올해 2026년은 『걸리버 여행기』가 세상에 나온 지 정확히 3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1726년, 걸리버가 처음 출간되었을 때 세상은 발칵 뒤집혔죠. 단순히 신기한 나라를 여행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당시 인간 사회의 추악함과 모순을 아주 제대로 꼬집었기 때문입니다. 걸리버가 방문했던 네 개의 나라를 다시 한번 떠올려 볼까요? -소인국 (릴리펏): 키가 15cm인 사람들이 사는 곳입니다. 계란을 어느 쪽으로 깨느냐, 구두 굽이 높으냐 낮으냐를 두고 목숨 걸고 싸우는 그들의 모습은 당대 영국의 당파 싸움을 우스꽝스럽게 비꼽니다. -거인국 (브롭딩낙): 걸리버 자신이 아주 작은 존재가 되어버리는 곳입니다. 거인 왕의 시선에서 본 인간 문명은 '추악한 작은 벌레들의 소동'에 불과했죠. 시각의 크기에 따라 도덕과 가치가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줍니다. -하늘을 나는 섬 (라퓨타): 실생활과는 동떨어진 헛된 과학과 이론에만 몰두하는 지식인들을 풍자합니다. 이 밖에도 바니발비국, 그럽덥드립, 럭낵 왕국에 이어 일본까지 많은 나라가 등장합니다. 특히 럭낵 왕국에서 만난 죽지 않는 노인들(스트럴드브러그)은 '준비되지 않은 영생'의 비극을 처절하게 보여주죠. -말의 나라 (후이넘): 이성적인 말(후이넘)이 지배하고, 짐승 같은 인간(야후)이 복종하는 곳입니다. 인간의 본성이 얼마나 타락할 수 있는지, 우리는 과연 이성적인 존재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 이번 그믐밤의 특별한 상상: 다섯 번째 나라를 만들다 단순히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도 조나단 스위프트가 되어 300년 후인 2026년 버전의 '새로운 나라'를 하나 상상해 보려 합니다. 제가 먼저 시나리오 초안을 하나 던져볼게요. 🧮 [제5의 항해: ‘알고리드미아(Algorithmia)’ 여행기] 걸리버가 폭풍우에 휩쓸려 도착한 다섯 번째 나라는 ‘알고리드미아’였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머리에 초록색 생명의 계단이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이 계단식 아이콘은 중앙 관제 센터의 거대 AI인 '마더리즘(Mother-rithm)'과 실시간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알고리드미아에는 '자유 의지'라는 단어가 고대 유물 취급을 받습니다. 모든 의사결정은 마더리즘이 계산한 '생애 최적값'에 따라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점심 메뉴 결정: 식당에 앉으면 메뉴판이 없습니다. 초록색 생명 아이콘이 사용자의 어제 혈당 수치, 오늘 활동량, 그리고 식당의 재고 상태를 계산해 가장 '효율적인' 단 한 가지 메뉴를 식탁 위로 소환합니다. -연애와 결혼: 길을 걷다 누군가에게 설렘을 느껴도 함부로 말을 걸 수 없습니다. 두 사람의 생명 계단이 서로를 스캔하여 '유전적 결합 점수'와 '성격 마찰 계수'를 계산한 뒤, 상단에 ‘허락’ 표시가 되어야 대화가 허용됩니다. 허락 되지 않은 상대를 바라보는 것은 '시스템 낭비'라는 죄목으로 처벌받습니다. -직업과 운명: 아이가 태어나면 마더리즘은 그 아이의 DNA와 영유아기 행동 패턴을 분석해 '평생의 직업'을 점지합니다. 화가를 꿈꾸는 아이라도 알고리즘이 '회계사로서의 생존 확률 98.7%'를 내놓으면 그 아이는 평생 숫자를 다뤄야 합니다.
알고리드미아에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나, 지금 제 기준으로는 이보다 더한 디스토피아가 없어 보입니다 설 연휴 동안 내내 먹고도 또 뭘 먹을까? 즐겁게 고민 중이거든요 ㅎ 연애와 결혼, 직업과 운명은 과거에도 비스무리하게 제한된 적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신분이 맞는 사람끼리만 만나야 하고, 귀족-천민이 할 수 있는 일이 정해져 있고) 먹는 걸 건드리는 건 못 참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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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네 번째 그믐밤 -언제 : 1월 28일~ 2월 16일 -어디서 : 바로 여기서 -진행 방식 : 걸리버가 여행했을 나라를 상상해서 지어내고 나라의 이름이나 상황 등을 간략히 적어 주세요. (한 사람당 참여 횟수의 제한 없습니다. 많이 올려주시면 이벤트 당첨 확률 업!) -이벤트 당첨자 발표 : 참여자 중 세 분을 뽑아 작은 선물로 교보 sam 1달 이용권을 그믐 알림을 이용해 전달드리겠습니다. - 발표는 언제 : 2월의 그믐밤인 2월 16일에 이곳에서 발표하겠습니다. 그럼, 여러분의 많은 참여 부탁드려요~~
신청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반갑습니다, 여러분! 설레는 마음으로 그믐밤 모임의 문을 엽니다. 1726년 10월 28일 처음 세상에 나온 <걸리버 여행기>가 올해로 어느덧 출간 30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하반기에는 이를 기념하는 다양한 소식이 들려오겠지만, 저희 그믐밤에서는 조금 더 일찍 그 즐거움을 나누어보려 합니다. 책을 이미 읽으신 분도, 아직 접하지 못하신 분도 모두 환영합니다. 하루 딱 5분만 시간을 내어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세요. 낯선 세계를 그려보는 즐거움이 일상의 스트레스를 씻어주고, 여러분의 사유를 한층 더 풍성하게 채워줄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
막 던져 봅니다. 모든 사람이 예쁘고 잘생긴 나라에 가서 걸리버가 그들의 미의 기준을 탐구하는 내용은 어떨까 싶습니다. ^^
젤리로 이루어진 젤리푸푸 나라 모든것이 통통튀고 젤리의 푸딩같은 통통함으로 걸을때마다 발이 빠지거나 트렘폴린탄것 처럼통통튀어가면 어떨까요 재미와 컬러풀한 상상력을 주는나라
젤리푸푸 나라 바로 옆나라가 양갱국인데요. 원래는 젤리푸푸의 한 지방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곳에서만큼은 컬러가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젤리와 비슷하지만 색깔이 온통 거무튀튀한 양갱으로만 건물을 짓고, 양갱으로 옷을 입고, 양갱으로 된 자동차를 타고 살았어요. 젤리푸푸와 양갱국은 사이가 안 좋습니다. 서로를 정신 사납다든가 미감이 없다며 비난합니다.
전 양갱국에서 살고 싶네요. 그 옆에 혹시 한과국이나 뻥튀기국은 없던가요?
양갱국보다는 젤리푸푸 나라가 제 취향이네요. 알록달록 젤리로 만들어진 나라, 왠지 사랑스러워요. ㅎㅎ
저도 젤리푸푸나라 한표요! 새섬님처럼 러블리. 꺄..!
양갱국은 남쪽의 백양갱국과 북쪽의 적양갱국으로 나뉜 분단국가입니다. 100년 전 각각 화이트초코국과 다크초코국을 뒷배로 치열한 전투를 했지만 별 실익 없이 양갱 허리만 동강나면서 국경에는 적두부대와 백두부대가 철책을 두고 대치 중이며, 때때로 붉은 팥고물과 흰 팥고물을 실은 풍선을 각 진영을 향해 날려 가루를 흩뿌리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합니다.
비블리온 (Biblion) 1.나라: 비블리온은 책으로 이루어진 곳입니다. 오직 읽힌 것으로만 존재하는 곳이지요. 고서가 산처럼 쌓여있고, 강대신 잉크가 흐릅니다. 각자의 집은 책장의 모양을 하고 있으며, 사람들은 태어날 때 한 권의 책으로 정의되는데, 그 책의 정체성이 바로 그 사람의 정체성입니다. 2. 시민: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말 할 수 없고, 자신의 책에 나오는 문장만 인용해서 대화할 수 있습니다. 3. 교육: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쓰는 대신 자신의 책 문장들을 암기하고 주석 달기하는 법만 배웁니다. 4. 연애와 결혼: 같은 장르의 책을 배정받은 사람들끼리만 연애와 결혼이 가능합니다. 몇페이지의 몇번째 문장등을 이용해 서로의 감정을 교환합니다. 데이트는 낭독회로 이루어지고, 결혼을 하면 둘은 합본이 되고, 혹여 이혼을 하면 재출간이라고 불리게 됩니다. 결혼 1주년까지 모든 사람들이 둘의 결합을 축하하면 베스트셀러, 10년 이상 함께 살면 스테디셀러, 30년 이상 함께 살면 고전이라고 불립니다. 5. 음식: 문단밥과 잉크국만 먹습니다. 많이 먹으면 소화불량 대신 의미 과잉이 오니 조심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만 1세까진 종이의 원재료인 펄프와 잉크가 섞인 이유식을 섭취하고, 1세에 서문을 먹습니다.
6. 옷차림: 모든 옷감은 텍스트로 짜여져 있고, 장르에 따라 옷색이 결정되고 계층을 알 수 있습니다. 베이지색의 고전텍스트는 상류층을 조여주고 총천연색의 광고 문구나 검은색의 사용설명서는 하루층입니다. 7. 죽음: 생을 다한 사람은 죽음이 아니라 절판이라고 불립니다. 장례식장에서 사람들은 고인의 책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문장들을 낭독합니다. 많은 문장이 낭독되지 않으면 그 사람은 헛산것으로 간주됩니다. 8. 소셜미디어: 베블리온그램이 자주 사용되는 소셜미디어입니다. 단 사진 게시는 금지되어 있고 글을 올리는 것만 가능합니다. 글은 자신의 책에서 발췌한 문장이어야만 합니다. 걸리버는 비블리온을 떠나면서 그 곳에서 지식이 삶을 대신하는 것을 보았고, 삶이 문장으로 환원되는 광경을 보았지만 그 곳의 삶이 과연 인간다움을 보여주는 곳인지는 의문이라고 기록했습니다.
오오... 멋진데요...? 그리고... 무섭군요! (제 취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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