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대화에서 다 적지는 않았지만, 영상에서는 스타니스와프 렘의 가족들 중에서도 당시 희생된 사람들이 있었다고 지나가듯 언급되더라고요. 아마 작가 본인의 자서전에 이에 대한 내용이 나올듯한데 아쉽게도 국내에는 번역된 책이 없기도 하고, 위키피디아에도 이에 대한 정보는 나와있지 않네요.
렘은 대공황, 홀로코스트, 검열 등을 통해 자본주의, 파시즘, 공산주의의 모든 체제와 이데올로기가 각자 내포한 문제와 한계를 겪으면서 세상에 대해 비관적이고 냉소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렘은 냉소가 아닌 작품과 유머를 통해 자신이 살던 시대를 극복하려고 노력했고요.
이전 모임에서 계속 봐왔지만 작가는 스릴러나 공포스런 분위기를 조성하는 재능도 아주 탁월하죠. 또한 얼마든지 암울하고 희망이 없는 내용을 묘사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이욘 티히의 우주 일지>에서도 매우 어두운 분위기의 여행기들이 있지만, 이욘 티히의 우스꽝스러운 성격을 통해 작품 전반적으로 유머를 잃지 않고 있죠.
작가의 사진들을 찾아봤는데 진지한 표정들도 있지만, 인상이나 표정에서 은은한 유쾌함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아마 렘 작가 본인은 사적으로, 인간적으로는 대화하기 재밌는 분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스타니스와프 렘의 작품 속 유머와 웃음은 두 가지 의미 같습니다. 세상이 돌아가는 모양새가 어처구니 없고 허탈하여 블랙유머와 헛웃음을 지으며 환멸을 느낄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아직 웃을만한 것들이 남아있는 게 우리가 사는 우주이고 웃을 수 있을 때 웃자는 약간의 낙관과 희망을 잃지 않고자 한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