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피플 존

D-29
오후에 휴게소에 내려가 사장님에게 물으니 그곳에는 눈이 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해진은 연락하지 못했다.
글을 쓸 때 솔직하지 않으면 자신만은 글을 잘못 쓰는 것 같고 맘에 결국 안 들어한다.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 세종대왕은 현실은 만만치 않다는 것을 잘 알아 지혜롭게 몰래 한글을 만들었다. 한글, 이걸 그저 백성들이 자기 생각을 쉽게 표현하기 위한 좋은 뜻으로 만든 것인데 왜 몰래 만드나? 이 뜻이 얼마나 거창하고 선한가? 이런 선한 의지만으로는 현실에선 안 통한다. 아마 몰래 안 만들었다면 한글이 이 세상에 나오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뜻은 선하게 갖되 현실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는 걸 뼈저리게 깨달아야 한다. 자기의 선한 뜻을 세상, 현실이 알아주는 게 아니다. 글도 이런 현실을 있는 그대로 적나라하게 기록해야 한다. 인간과 그 세상은 고상하지만은 않다.
데킬라/테킬라 멕시코 원산지의 독주(29~40도) tequila를 대부분의 바(bar)에서 ‘데킬라’로 잘못 쓰고 있다. 스페인어가 어원이라서 ‘테킬라’가 올바른 단어다. 정민이는 테킬라 한 잔을 털어 마시고는 소금을 살짝 찍어 먹었다.
본딴/본뜬 여기서 어느 게 맞나? ‘본뜬’이 맞다. ‘본따, 본따서’처럼 잘못 쓰이는데, ‘본뜨다’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본떠, 본떠서, 본뜨니’로 활용한다고 나와 있다. 《금오신화》는 당나라의 소설 《전등 신화》를 본떠 한국적 배경으로 창작한 전기 소설이다.
책을 너무 읽어 눈이 점점 더 안 좋아진다. 이러다가 우측 눈이 더 안 보이다가 나중엔 아예 실명하는 건 아닌가. 할 수 없는 일이다.
창란젓/창난젓 ‘명란젓(明卵젓)’은 ‘명태의 알을 소금에 절여 담근 젓’으로 이 단어를 잘못 쓰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런데 ‘창난젓’을 ‘창란젓’으로 잘못 아는 주부들이 허다하다. ‘창난젓’은 ‘명태의 창자에 소금, 고춧가루 따위의 양념을 쳐서 담근 젓’으로 ‘알’을 의미하는 ‘란(卵)’과는 아무 관계 없다. 나는 포구에 가서 새우젓과 창난젓을 사 왔다.
몸에도 리듬이 조용하고 공기 좋고 물 맑은 시골에서 사는 게 아무래도 좋은 것 같다. 감기에 걸려도 병원에 안 가 버티면 면역력도 증가하고 도시, 안 좋은 공기에서 툭하면 병원 가서 약 타 먹으면 조금만 아파도 낫기는 한데 몸이 견디는 능력이 떨어질 게 뻔하다. 인간의 몸도 리듬이 있어 피곤할 때는 아팠다가 푹 쉬면서 회복이 되는 것이다. 원래 생명체는 이런 굴곡이 당연한 것인데도 그걸 막으면 아무래도 살아 있는 몸에 안 좋게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병원 웬만하면 못 가는 시골 생활이 살아 있는 생명, 몸에도 더 좋으리라.
인생은 그것 외에도 드라마나 영화 소설은 일정한 콘셉트가 있다. 정의면 정의, 가족애면 가족애, 인간의 적나라한 본능이면 본능, 약자의 목소리면 목소리 그런 게 있다. 그러나 이게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인생은 그것 말고도 아니 그것만 빼고 다른 면이 나에게 있을 수 있고 더 항상 다채롭다.
미령이 왜 하필 잘 모르는 사이인 나를 택했는가 하고.
어디 나눠줘고 되고 그냥 버려도 된다고 미령이 말했다.
그것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는 마음을 자신은 그때껏 가져본 적 없으면서도.
누구나 다 내로남불을 갖고 있다.
형님이 이쁘다고 좋아하길래 실물은 세월이 많이 흐른 걸 감안해서 봐야 된다고 했지.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안희는 딱 잘랐다. 당사자는 당신하고 생각이 다를 수도 있잖아.
광고판을 쳐다볼 때도 있었고 그냥 지나칠 때도 있었다.
자기가 자본주의를 안 좋게 보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의 모든 걸 대개는 좋게 보고 믿는다. 아니면 그 반대다. 그런데 작가들은 대개 자본주의를 안 좋아한다. 대놓고 인간보다 돈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 같다.
차라리 추워야 감기가 사라진다.
단편의 길이가 모두 비슷한데 이렇게 길이는 자꾸 쓰다보면 그게 버릇이 되어 안 맞춰도 자동으로 맞춰지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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