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돌멩이-2026년 이상문학상

D-29
자기 안에서 이는 감정은 그냥 자기만 갖고 있는 것일 수 있다. 남은 나와 다르다.
이와 같은 일이 남에게 안 일어나도록 자신이 그러는 것이라고 하는데 실은 남은 그와 같은 경우는 또 사정이 다르다. 요는 남은 그냥 자기 방식대로 살게 두는 게 답이다. 그는 또 나와는 사정이 다르고 내 것을 적용해야 그에게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나와 다르게 때문이다. 내가 주입하는 게 아니라 그가 나를 보고 깨닫는 것이다. 아, 저 사람도 나와 비슷하네, 하면서. 내가 뭐라고 남의 인생과 생활에 간섭하나.
악플은 별거 아니다 미식가도 아니면서 요리사한테 실제 맛있는 걸 알면서도 그냥 무심코 음식 못한다고 말하거나, 노래에 미친 사람한테 원래 음악엔 관심도 없고 음치에다가 막귀이면서도 아무 생각 없이 음악이 별로라고 말하거나 글 쓰는 사람한테 글은 일 년에 한 번 어쩌다 읽는, 그의 전(前) 작품들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단 한 줄도 읽은 적이 없지만 이 글은 뭔가 분명 잘 쓴 것 같은데 자신이 이해를 못 하고 단지 그래 마음에 안 들어서 못 썼다고 말하면 그걸 만든 사람들은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 그 말 자체보다, 자신이 그걸 너무 좋아해 거의 목숨을 거는 수준이면 더 그렇다. 사랑하기 때문에 아픈 것이다. 그렇지만 자신이 그걸 안 할 것도 아니고 아니 그런다고 못할 것도 아니고 계속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니까 이런 걸 귀담아들을 필요는 없다. 물론 귀담아 안 들으려고 해도 자신이 사랑하는 것에 대한 그래도 평(評)은 평이니까 안 들리지 않을 것이지만. 실은 그런 말이 심각하거나 중요한 건 절대 아니다. 음식도, 음악도, 글도 자신의 어떤 혼(魂)이 들어가 예사 것은 아니기에 절대 범상한 작품은 아니다. 그건 자기가 낳은 자식에 비견할 만하다. 자식이 어디 예사롭고 범상하던가. 그런 건 더 좋고 나은 것을 만들기 위한 아주 작은 시련(걸림돌)이라고, 오히려 발판(디딤돌)이라고 생각해 계속 내가 하는 일에 열정을 쏟을 일이다. 실은 또 누구에게 보여주려는 것보다 자신이 좋아서 하는 경우엔 더더욱 그렇다. 그러니 남의 말에 그렇게 신경 쓸 일도 아니다. 나는 그런 평가에 아랑곳없이 계속 만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인간은 다신 내 작품을 접할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런 인간은 여기에 다신 안 온다. 아니 올 수 없다. 그냥 지나가던 개가 심심해 짖은 거니까. 그렇게 한 걸 기억조차 못 한다. 유행가 제목처럼 원래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법이다.
계엄이 있었고 양 진영이 첨예하니 그것에 대한 글도 필요하고 그걸 알아줘야 한다.
의사들 시위도 다뤄야 하고 공익 의사와 필수 의료 문제도 다뤄야 한다. 이런 예민한 것은 주인공보단 그 주변 인물이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뱉으면 좋다. 그래야 덜 자극을 주기 더 설득력 있기 때문이다. 아무 상관없이 제 3자가(환자 입장) 말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자기 엄마가 태극기 부대?
김혜진 문체가 제일 안 맞고 그 다음이 성혜령, 제일 잘 맞는 게 위수정이다. 그래서 이 책도 산 거지만. 글을 고르는 것은 그 작가와의 문체 궁합이 제일이고 그 다음이 글 내용이다.
엄마가 언제까지 네 뒤치다꺼리를 해야 하냐고.
결국 나는, 엄마는 오빠가 아니라 내가 살아남아서 화가 났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남에게서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면 아령을 평소보다 여러 번 해 그 울분을 토하면 좀 낫다.
나를 알아주는 집단이 최고 경제 산업 발전을 같이 일구며 같이 고생한 사람들이 지지하고 그걸 같이 지키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같이 고생하며 힘들게 이룬 거니까. 같이 고생하며 서로가 서로를 아는 그런 관계가 엄청 사실은 끈끈하다. 그래 태극기 부대는 그 안엔 실은 유대가 강하다. 자기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이해받고 공감하는 것, 그게 사는데 최고라고 보는 것이다. 살면서 그게 중요함을 알아가는 것이다. 다른 곳은 절대 그런 게 없는데 그 집단에선 자기를 알아준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과 자기가 그렇게 공생한 것을. 겪지 않으면 모르고 같이 그걸 겪어야 아는 것도 사실이다. 서로 대화가 통하는 것이다.
현실을 비슷하게 살면서도 지향하는 게 있다. 그걸 들으며 그나마 좀 위안을 얻는 것이다. 진보든 보수든. 실은 이 진영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느 진영에서든 자기와 생각이 비슷하면 자주 듣는 것이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그걸 자기가 가른 게 아니라 한쪽 진영에서 자기의 목소리를 대신해 주니까 듣게 되는 것이다.
자기가 의지할 곳에서 산다 이대녀는 늙은 사람들이 교회 태극기 부대에서 나와 세상을 똑바로, 제대로 보라고 하겠지만 그들은 그곳에서 쉽게 나오지 못한다. 그거라도 없으면 살지 못할 것 같은 공포가 엄습하기 때문이다. 세상을 사는데 유일한 자기 위안이기 때문이다. 원래 사람의 가치는 상대적인 것인데 자기 가치만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미혹에서 구제하려고 건방지게 덤빈다. 원래 사람은 그렇다. 자기가 모든 것의 기준이다.
엄마인데 가부장제에 물들어 있고 외국인을 혐오하고 남자를 최고로 치는 태극기 부대 엄마.
일본인은 교자를 한 입에 안 먹고 베어 먹는다. 그러나 한국인은 한입에 다 넣는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그걸 다 도루묵으로 만들려는 거야. 그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아무리 말해도 소용없으니 포기하라는 댓글이 가장 많았지만, 다른 댓글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 공장은 지역의 삼선 의원인 보수진영 정치인의 친척이 운영하는 곳이었다.
이승만, 박정희, 트럼프와 기독교국인 미국을 마치 아버지처럼 섬긴다. 나는 영원히 그들의 노예, 머슴인 것이다. 그게 아주 당연하다.
장소가 추억이 깃들만한 곳인데 숙취로 컨디션이 안 좋은 상태로 걸으면 그곳은 안 좋은 이미지 장소로 되는 것이다. 그런 곳이 훨씬 내 기억에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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