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돌멩이-2026년 이상문학상

D-29
팔은 결국 안으로 굽는다. 자기를 이해하고 같이 고생하는 쪽으로 사람은 기울게 되어 있다. 노래방 도우미에게 아무리 잘해도 그들의 세계를 뚫을 수는 없는 것이다. 같은 정서를 나누는 집단을 외부에서 파괴하는 게 이렇게 힘들다.
지금은 음식이 너무 달자. 젊은 애들이 그걸 좋아해 그런 것 같다. 떡볶이 하면 매운 게 특징인데 이젠 단 게 더 두드러진다. 그럼 젊어서 성인병, 당뇨병에 잘 걸린다. 조심해라.
저도 좀 울컥했죠.
현실적 삶에서 일어나는 일은 개연성 없이 우연으로 일어나는 일이 흔하지만 소설은 개연성이 없으면 욕을 먹는다.
이것에 대해 써야지 하고 쓰면 오히려 더 잘 안 써진다. 그 대신 다른 순간을 우연히 포착해 그것에 대해 쓰게 되는 경우가 많다.
상대가 좋으면 누군가를 좋아하고 그가 이상형이면 그에 대해 모든 걸 알고 싶어한다. 그래서 수없이 질문하고 그에 대해 그 앞에서나 남 앞에서 칭찬을 늘어놓는다. 이건 진심이다. 그가 말하는 것에 대해 거의 다 기억한다. 그가 좋아하는 것을 따라 하기도 한다. 게임을 좋아하면 안 좋아하다가도 좋아하게 된다. 여행을 좋아하면 여행을 하기도 한다. 음식이면 평소에 먹어본 적이 없는 닭갈비도 맛 보는 것이다. 상대가 좋아하는 것을 해보는 것이 그저 즐거운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같은 경험을 하고 싶은 것이다. 그걸 하면서 사랑하는 상대가 “아, 이걸 하며 그는 이렇게 느꼈나?” 하는 그 당시 그의 마음을 자신도 느껴보고 싶은 것이다. 같은 곳에 같은 모양으로 타투를 새기기도 하고, 그에게서 받은 물건을 지니고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상대가 좋아하는 것을 같이 좋아하는 것이다.
그 세계에 사는 사람은 마냥 행복하다고 착각하거나 좋아할 수 있지만...... 그런 사람들만 있는 세계를 상상하면 저도 끔찍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자기 글 자기 글이 어떤 것을 자꾸 넣으면 그것은 그게 자신의 화두이고, 그는 그와 같은 것에 특화된 글을 운명적으로 쓸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래야만 진정한 자기 글이 된다고 본다. 결국 그는 그것에 대해 잘 쓰는 작가가 비로소 되는 것이다.
사실 저는 '불'이 붙는 세계에 단순히 매혹되기보다는 그것이 삶의 진실에 더 가깝다고 믿어요. 다르게 말하면, 그러한 세계에 매혹되어 빠져나오고 싶지 않다기보다는 그렇지 않은 세계를 믿지 못한다고 해야 할까요. 특히 소설에서 '불'이 없는 세계는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이여야 한다는 의미와 무관하게) 적어도 제게는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결국 그 얘기인데 그걸 어렵게 표현하면 욕을 안 먹고 직접적으로 쉽게 표현하면 욕을 먹는다. 아니면 그걸 이해를 못해 그런 것일 수도 있고. 결국은 그게 그말인데도.
작가는 주로 근본과 핵심을 말하지만 일반인은 주로 결국 그리로 가야 하지만 현실적인 것에 얽매이다 시간 다 보내는 것이다.
작가도 사람이라 생각은 그렇게 하지만 그걸 현실에서 실천하긴 힘들다.
이런 이야기까지 읽어야 하나?
그게 곧 세계의 진실이니까요.
차라리 계속 자기 글을 쓰려면 안 유명한 게 유리하다. 아무래도 검열과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어깨에 힘이 들어갈까 봐 그렇기도 한데, 사실 제 기질상 그럴 것 같지는 않아요. 하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요.
인간은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처럼 살아간다. 그게 대개는 비슷하다. 그러나 안에 품은 어떤 것은 다른 사람과 상당히 다를 수 있다.
여하튼 내향적 관종에 속하는 이들을 만나면 나는 동질감을 느낀다.
다른 사람이 더 좋아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자주 만나면 좀 질리는 감이 없지 않다. 그에게서 나를 보기 때문이다. 내 마음을 훔쳐가는 것 같다.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나야 자기 세계를 그가 눈치채지 못해 그 시선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뭘 할 때 그의 눈치를 안 본다. 다른 사람과는 싸울 때도 있지만 본래 그를 선망해서 만났으니 다시 좀 떨어져 지내면 다시 신비롭고 그를 추앙하기도 해, 남에게 그에 대한 칭찬의 말을 늘어놓는다. 그러나 같은 사람은 그런 게 잘 없다. 같아서 처음엔 말이 통해 좋다가도 좀 지나면 역시 질린다. 남녀도 싸우면서도 그래도 자꾸 만나는 이유가 그래서 그런 게 아닐까. 서로 달라서. 인간 사이엔 어느 정도 넘지 못하는 선이 있고 결계(結界)가 있는 관계가 더 오래가는 것도 같다.
난 지금 읽고 있는 책에 매일 감사의 절을 3 번씩 올린다. 지금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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