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토지를 읽읍시다.

D-29
전 귀녀를 특히 싫어하는 삼월이가 그냥 모함한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이것도 귀녀의 계획 중 일부였던 걸까요? 소문이 나버려서 어쩔 수 없이.. 였으면 좋겠네요 정말 사랑을 위해 떠난 거라면 서희가 너무 가여워서요.
3) 월선과 용이의 사랑은 아름답습니까, 강청댁은 추한걸까요? 법으로 맺어진 사이인데 왜 소설에선 그렇게 그려지는 걸까요 --월선과 용이의 사랑은 슬프게 아름다워요. 둘이 그토록 사랑 하는데 월선의 신분때문에 용이 어머니가 반대해서 부부로 살지 못하고 서로를 마음 시리게 그리워 하니까요. "니는 내 목구멍에 걸린 까시다. 우찌 그리 못 살았노. 못 살고 와 돌아왔노." 하다가 용이는 울었다. 월선이는 비실비실 도망치려 했다..."어느 시 어느 때 니 생각 안한 날이 없었다. 모두 다 내 죄다. 와 니는 원망이 없노!" 끌어안아 여자 얼굴에 얼굴을 비벼댄다. "p.165 강청댁은 자기가 합법적인 아내인데 남편이 다른 여자를 사랑하니까 화나고 추한 행동을 할수밖에 없었겠지요. 지금 세월같으면 후딱 이혼하면 되는데 그때엔 그러지도 못하고, 참 불쌍하지요. 남편의 사랑을 못받는 여인들이 다 그런건 아닌데 강청댁은 소설에서 비호감 인물로 그려집니다. 그런 아내도 내치지 않고 사는 용이의 너그러운 성품을 보여주기 위해서일까요? ^^
원망이 없는 월선이와 원망이 넘치는 강청댁.. 그 차이가 남자의 사랑을 받고 받지 못하고를 가르는(?) 것에 한 몫 하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1)서희모친 난 이 소설 초반부의 백미가 별당아씨를 화자가 아닌 간간히 3인칭의 인물로 여백처럼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작가가 맘만 먹었으면 아이와 부귀를 팽개치고 달아날 수 밖에 없었던 사연을 운명의 실타래로 엮어 ‘그럴만도 하네’하는 당위성을 독자에게 심어주었을 법도 하지만 작가는 하얀 백지로, 그안에 독자가 제 스스로 상상하게 만들었습니다. 1편 2장 추적에서, 삼수와 돌이가 불이 켜진 초당을 내려다보고 있는 구천을 숨어서 살피는 대목에서 초당이 어디인지, 용처는 무엇인지 궁금하더군요. 서방님이 몸도 성하지 않은데 머하러 올라오싰을꼬, 묻는 대목이 나오지만, 소설 전개상 초당에 불을 킨 사람은 별당아씨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구천이 광에 갇히게 된 사유로 귀녀가 마님에게 무언가를 고자질하고 귀녀의 말로는 그전에 머슴들 사이에서 별당아씨와 구천의 관계에 대한 소문이 자자했던 것으로 미루어 2장 추적과 광에 갇히는 사건 사이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표현되지 않은 많은 사건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이를테면 별당아씨가 상을 당해 친정을 다녀와야하는데 귀천이 서울까지 별당아씨를 모시며 정분과 운명의 실타래를 쥐었다던가,,,등의 가내 식솔들의 인구에 회자될 그런 의심의 사건들이 있었겟지요. 그러니 남편이 거들떠보지 않는 생과부가 성욕으로 허벅지를 찌르다 튼실한 종놈과 눈이 맞아 달아나는 그런 느낌은 나지 않았어요. 이 소설의 화두중 하나가 운명적인 사랑을 인간이 만든 규율과 도덕으로 거역하거나 재단할 수 있느냐의 문제인것 같습니다. 월선과 용이의 경우는 운명을 포기하고 비극적인 현실을 감내하며 평생사는 것이고, 별당아씨의 경우는 운명적인 사랑을 쫒는(월선과는 대척에 선) 여인상입니다. 현실의 인물도 아니고 소설 속의 인물이라면 난 도덕적인 가지 보다는 운명과 사랑을 쫒는 별당아씨라는 인물을 작가처럼 아름다운 모습(?)으로 그리는데 동의합니다. 아주 어렵게 끼니도 챙기기 힘들지만 짧은 동안 그들이 행복했기를, 진정한 사람이 승리하기를 슬쩍 바라니까요.
sbs에서 한 드라마 토지에는 그 부분이 채워져서 나와요. 길을 떠나는 도중에 도적 떼를 만났는데 별당아씨를 구천이가 지켜주거든요. 너무 흔한 클리셰라서 제가 좋아하는 부분은 아니지만. 하지만 남녀간의 사랑도 사랑이지만 내리 사랑도 있잖아요? 서희의 운명을 완전히 뒤바꾸어 버리는 것이 별당아씨 때문이니.. 끝까지 서희는 어머니를 용서하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하기도 하고요. 죽기 전 짧은 행복을 위해.. 자기 자식을.. 저는 아직도 이해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5가지의 발아문이 내용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데 꽤 도움이 됐습니다. 제가 이런 댓글 형식이나 북클럽에 익숙하지 않아 스포를 발산한 것 같은데 2권에서는 유의하여 불편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2)최치수 점점 나이를 먹어가면서 아이는 부모와 교육이 만든다는 생각을 해요. 윤씨부인의 결벽이 그를 차갑게 만들었겟지요. 자신의 겪은 일을 그렇게까지 자책할 필요가 없는데, 어미로서 자격이 없다고까지, 아들에게 사랑을 내리거나 받을 자격이 없는 죄인이라는 자책에 어린 치수는 상처를 받고 차갑게 성장합니다. 아마 istp? 교육은 장암선생에게 받습니다. 민중을 우중으로 보고 성악설, 극단적인 개인주의, 오만, 냉소, 인간멸시,,, 문의원과 대립되는 인물이지요. 그의 영향을 맏은 최치수는 민중봉기나 양반상놈 평등한 세상을 용납못합니다. 그런 이유로 최치수 나쁜 인물이라는 생각보다는 불행한 인물이지요.
갑자기 MBTI를 언급하셔서 놀랐습니다^^ S보다는 N 아닐까요? 토지 완독의 최대 걸림돌인 1부의 장암선생-이동진-최치수(+조준구+김훈장)의 대화 잖아요. (저도 재독 할때마다 스킵을..하는것 같은데요.) 그 대화를 보면 N이 아닌가 싶어요
4)귀녀 아주 오래전에 읽어서 기억이 어슴푸레하지만 귀녀의 씨바꾸기 모사는 나중에 살인으로 이어지던가, 하지요. 이 사건을 추리소설로 쓰다면 개인의 치정에 얽힌 미스터리 소설 장르보다는 미유베 미유키 여사가 집필하는 사회파 추리소설이 되어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귀녀는 사실 여우생식기를 통해서 최치수를 유혹해서 수태를 하려고, 자신의 속한 사회에서 신분을 상승시킬 유일한 방법을 택한 것 밖에 없지요. 나쁜 빌런은 귀녀의 주술적방법을 통한 신분 상승의 욕망을 ‘씨바꾸기 살인’으로 모사한 김평산과 조준구가 나쁜 놈이라고 생각해요. 귀녀가 악녀로 굳어지는 것은 후반부에 강포수의 순수한 사랑에도 교화되지 않던가(죄와벌에서는 라스꼴라니코프가 소냐로 교화되지만, 스포인것 같아 더 언급이나 내용을 찾아보진 않겟습니다.) 그런 본투비악녀 캐릭을 장착하던가 했었던거 같은데, 더 읽어봐야지요.
요부분도 스포로 살짝 가렸습니다^^
저도 귀녀의 죄는 자신의 신분이나 상황에 ‘순응’하지 않았을 뿐, 본투비 악녀라는 생각은 안 듭니다. 자신이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을 아주 적극적이면서도 원색적으로(여우 생식기..라는 미신울 사용하는 방법) 해결하고자 하는 한계는 보였지만, 사건 후에 보여주는 쿨~함이나 대범함..보잘것 없는 배경과 신분을 가진 당시 어린 여자로서는 상당한 박력까지 보여줍니다. 현대의 ‘팜므파탈‘ 캐릭터에 가까운 인물이 아닐까요?
5)윤씨부인 동학군 장수로써 김개주의 묘사중에 수성과 신성을 반반씩 지닌것 같은 신비로운 모습이라는 묘사가 있고, 그가 절에서 윤씨부인을 범함은 그의 짐승같은 수성이었겠고, 그렇다고 해서 작가나 윤씨부인이 그를 긍정적으로 ‘그리움'으로 묘사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아요. 수치심이 원한을 넘은 더 처절한 극한의 감정이지요. 두 자식에 대한 사랑조차 거둬버린, 차갑고도 섬찟한,,, 아마 이게 서희에게 대물림되지요,,,?
생각해보면 윤씨부인이 김개주를 그리워하는 것으로 묘사되지 않았던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제가 왜 저렇게 내용을 적었는가 생각해보니... 내내 박경리 선생님께서 김개주를 멋진 남자(?)로 그리셔서 거기 영향을 받은게 아닌가 싶어요
3)용이 월선과 용이의 사랑은 구십퍼 이상으로 아름다울 수 있었는데 용이가 다 말아먹은거죠. 용이의 우유부단함이 주변사람 여럿 망쳣습니다. 월선이 그렇고 강청댁도 임이네도 여럿 망칩니다. 용이라 천성이 착해서,,, 라고 착각할 수도 있지만, 월선과 도망을 못가는 이유로 강청댁이 혼자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은 핑곗거리고 본심은 어머니 묘소, 제사 때문에 결행을 못합니다. 고지식함에 있어서는 장암선생, 최치수, 용이,, 셋이 앉혀놓고 MBTI 시켜보면 비슷하게 나올 것 같아요. 용이는 isfp! 강청댁은 천성은 그리 고운 사람은 아니나 추할 것은 없었다고 생각해요. 천성이 고운 사람은 아니나 정을 조금도 주지 않는 용이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혼인이라는 규율 밖에는 내 걸게 없었던 안스러운 여자.
@잎새별님은 너그러운 남자로, @Olafsson 님은 우유부단함으로 표현한게 재밌네요. 등장인물에 대한 스포가 하나 있어서 가렸습니다^^ 어머니 제삿상 앞에서 펑펑 울던 강청댁 어깨를 생각해보면 안쓰럽습니다.
저도 격하게 공감합니다. 용이와 월선의 사랑이 처음엔 안타까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용이의 우유부단(? 인지..열 계집 안 내친다는 조선 남자들의 무의식인지) 함에 망가져가는 세 여자, 특히 강청댁에게 딱한 눈길울 던지게 되더군요. 강청댁을 겉으로는‘불쌍타..불쌍허다..“ 중얼거리면서도 막상 행동으로는 (조용한) 학대에 가까운 대처를 보이는 용이의 행동에는 화가 났습니다.
조용한 학대 맞습니다. 강청댁이 끝까지 살아 있었더라면 세 여자를 거느리고 살았을지...
제가 읽고 있는 일본어판 "토지"는 2012년에 마로니에북스에서 출간된 판의 번역이랍니다. "토지"는 여러나라에서 부분적으로 번역되어 있지만 20원 전작을 완전히 번역해서 출간한 것은 제가 읽고 있는 판이 세계초라고 알고 있어요. https://imnews.imbc.com/news/2025/world/article/6771703_36725.html
소설의 배경은 경상남도의 평사리라는 지역이어서 작중 인물들은 아주 진한 경상도 사투리를 사용합니다. 아시다시피 한국의 경상도 지방과 전라도 지방은 언어로서, 지역적 특성으로서 차이가 있습니다. 일본도 관서지방과 관동지방의 사투리나 지방색이 다르겠지요. 번역본은 어느 지역의 사투리로 번역되었는지, 그 지방 사람들의 특징이 따로 있는지, 궁금하군요.
일어판 맨 처음에 번역 문체에 대한 설명이 있어요. “원문의 사투리를 일본의 어느 지방 사투리로 옮기면 그 지방의 이미지가 지나치게 드러나기 때문에 피하고, 표준어를 쓰되 등장인물의 연령이나 직업에 맞는 말투를 선택했다.” "등장인물의 이름은 박경리 선생님께서 직접 일본어 번역을 시도하신 제1부 전반의 원고가 남아 있어서, 그 원고에서 따온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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