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1회차-마션

D-29
그리고 이렇게 함께 읽고 있으니 잘 몰라도 든든합니다. 작가가 독자들과 댓글로 소통하며 책을 쓴 것처럼 저도 읽다가 어려우면 이 방에 도움 청할게요!
감사합니다! ^^ 함께 읽으니 찾아보고 정리하고, 모르는 건 이해하고 넘어가려고 하게 되네요. 평소엔 대충 그러려니...하고 넘어가는데 말이죠.
저도 하드코어 SF는 늘 좀 장벽을 느낍니다. 그래도 이건 봐야지 싶은 책은 이해가 안 돼도 꾸역꾸역 읽어 나가는데요. 감사하게도 꾹 참고 책장을 넘기다보면 어느새 장벽은 등 뒤에(?!) 있더라고요. ㅎ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 1주차 부분을 읽으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이야기들 *** 화성에 낙오된 마크 와트니는 구조될 때까지 생존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계산합니다. 그리고 식량이 부족해질 것을 예상하고 감자밭을 만들기로 하죠. 와트니는 지구에서 조달해온 막사와 로버, 온갖 보급품과 자신의 식물학, 기계공학 지식을 이용해, 애초에 (장기간) 거주 불가능한 화성에서 생존을 이어갑니다. 그 과정에서 매 단계마다 와트니는 엄청난 계산을 해내고 있습니다. 필요한 식량, 단백질, 비타민, 흙, 물, … 계산식까지 포함한 확장판 『마션』이 나와도 재밌을 것 같네요. 소설이 너무 재밌어서 술술 넘어가는데요. 읽어가면서 곱씹어볼 수 있는 질문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와트니는 생존을 위해 모든 자원을 철저히 계산하고 순환시킵니다. 그의 절박한 생존기를 보며 역설적으로 지구의 풍요가 우리를 방만하게 만든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 * 만약 우리도 와트니처럼 지구의 자원을 한정된 것으로 인식하고 정밀하게 계산하며 산다면, 인류의 미래는 더 지속가능해질까요? 아니면 오히려 자원을 남김없이 소진하는 결과를 낳게 될까요? * 와트니는 4년이라는 한정된 시간을 버티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반면 우리는 무한한 시간의 자원이 있다고 착각하는 걸까요? 이동할 수 있는 다른 곳, 취할 수 있는 다른 자원의 존재가 우리의 절박함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 기후 위기로 지구가 화성처럼 변한다면, 와트니가 보여준 기술적인 해결책만으로 거대한 생태계를 다시 회복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 지구의 자원이 유한함을 인식하고 정밀하게 계산하며 산다면? 아마 인간은 무한한 전쟁과 침략, 약탈, 살인으로 자원을 뺏고 빼앗기며 살지 않을까 싶네요. * 청년 시절엔 노년을 생각하지 않고, 살아있을 땐 죽음을 생각하지 않듯이, 미래에 관한 생각 같은 건 거부하는 듯해요. “나만 아니면 돼!” 정신일까요. 다른 장소나 다른 자원의 존재 여부보다는,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을 동력 삼아 굴러가는 경제 체제가 더 근본적인 문제가 아닐까도 싶습니다. * 기술로 전부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은 위험한 것 같습니다. 지금도 기후위기 문제와 관련해서 온갖 지구공학적 구상들이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 실현 가능성이 없거나, 실현되더라도 이미 너무 늦거나, 부작용이 엄청날 거라 들었습니다. 사실 우리는 이미 답을 알고 있을 거예요. 다만 정답을 택하면 포기해야 할 게 너무 많으므로, 그 길을 가기 싫어한다는 것이 문제겠죠.
제가 쓴 듯 저랑 생각이 너무 비슷하십니다. ^^; 계산 자체가 전제하고 있는 것이 바로, 가용한 모든 것이 얼마나 되는지 계산해서 그걸 모두 & 잘 & 효율적으로 쓰겠다는 가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과학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계산을 해야하고, 계산은 '싹 다 쓰겠다'는 것을 가정하고 있는 것이죠.
아! 계산이라는 게 정말 그런 가정 하에 행해지는 것이겠군요. (써주신 댓글을 여러 번 읽었습니다. 깨달음을 주시는 말씀이에요.) 요즘들어 이따금 생각해보는 건데요, 우리가 추구하는 합리와 효율이라는 게, 진정 합리적이고 진정 효율적인 것이 맞는지 영 의심스럽더라고요. 탈탈탈 털어 쓰는 것, 세상 모든 생명과 자원이 우리 것이고 우리를 위해 존재하며 세상은 우리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믿는 것… 그러다 요묘양 요꼴이 나고 있는데 말이죠.
아마 조만간 나의 국장이 치러질 것이고 위키피디아에서 내 이름을 검색하면 이렇게 나올 것이다. ‘마크 와트니는 화성에서 사망한 유일한 인간이다.’ 그리고 십중팔구 그것이 현실이 될 것이다. 나는 이곳에서 죽을 게 확실하니까. 다만, 모두가 알고 있는 것처럼 6화성일째에 죽지 않았을 뿐이다.
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우리가 얼마나 재미있게 여행을 했는가 하는 이야기로 분위기를 띄울 수도 있지만 그러고 싶지 않다. 지금은 그런 이야기를 들려줄 기분이 아니다. 124일 동안 서로 목 졸라 죽이는 일 없이 무사히 화성에 도착했다고만 해두겠다.
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나는 시카고 대학교에서 학부를 졸업했다. 그 학교 식물학과 학생들의 절반은 자신이 모종의 자연계 시스템으로 회귀할 수 있다고 믿는 히피들이었다. 그저 집회만으로도 70억 명의 사람들을 먹여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런 부류 말이다. 그들은 어떻게 하면 마리화나를 더 잘 키울 수 있을까 궁리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허비했다. 나는 그런 부류를 싫어했다. 내가 식물학과에 들어간 것은 학문을 공부하기 위해서였지, 새로운 세계 질서 따위를 구축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들이 퇴비를 만들고 생체에서 나오는 물질을 전부 재활용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비웃었다. “멍청한 히피들! 자기 집 뒷마당에서 복잡한 지구 생태계를 시뮬레이션하는 꼴이라니, 불쌍해서 못 봐주겠군.” 그렇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바로 그거다. 나는 생체에서 나오는 물질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전부 모으고 있다. 식사를 끝내면 남은 찌꺼기를 모조리 퇴비 통에 넣는다. 그리고 여타의 생물학적 물질들은…….
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예전에 대수학 시간에 풀었던 응용 문제를 기억하는가? 어떤 용기에 일정한 속도로 물이 차는 동시에 다른 속도로 물이 계속 빠진다면 그 용기가 완전히 비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인가? 이런 문제 말이다. 내가 지금 연구 중인 ‘마크 와트니는 죽지 않는다’ 프로젝트에서 아주 중요한 개념이다.
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그러니까 총목표량 250리터 가운데 250리터가 부족한 셈이다. 퉤퉤. 잠이나 자야겠다.
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화성에는 물이 많지 않다. 극지방에 얼음이 있긴 하지만 너무 멀다. 따라서 물을 원한다면 직접 만들어야 한다. 다행히 나는 방법을 알고 있다. 하나, 수소를 준비한다. 둘, 산소를 첨가한다. 셋, 태운다.
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다만 한 가지 걸리는 게 있다. 하이드라진에서 수소를 분리하는 것은…… 그러니까…… 사실 로켓을 발사시키는 방법이다. 정말정말 뜨겁다. 그리고 위험하다. 산소 함유 대기에서 그것을 분리하면 풀려나온 뜨거운 수소가 폭발할 것이다. 결국 많은 양의 H₂O(물)가 만들어지긴 하겠지만 나는 이미 오래전에 죽어서 기뻐할 수도 없을 것이다.
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주인공이 물을 만들기 위해 산소를 구하는? 만드는? 장면이 인상적이네요. 이산화탄소를 넣기만 하면 산소로 분리해주는 기계라니…!!! 지금 그 기계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인 이산화탄소를 분해해서 대기 농도를 바꿀 수 있으면 너무 좋을거 같아요.
마침 말씀해주신 딱 그 부분 문장을 올리려는 참에 글을 올려주셨네요! 저도 이 부분이 인상적이어서 옮기고 있었습니다. 농사에서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고요.
나는 필요한 물을 얻기 위해 터무니없이 위험한 계획을 세웠다. 아아, ‘정말’ 위험한 계획이다. … 화성에는 물이 많지 않다. 극지방에 얼음이 있긴 하지만 너무 멀다. 따라서 물을 원한다면 직접 만들어야 한다. 다행히 나는 방법을 알고 있다. 하나, 수소를 준비한다. 둘, 산소를 첨가한다. 셋, 태운다. 하나씩 차근차근 해보겠다. 산소부터 시작하자. … 이 안에(막사 안에) 산소 탱크를 구비하고 있는 이유는 우주복과 로버에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서이다. 어쨌든 그 비상용 산소로 만들 수 있는 물은 겨우 100리터이다. … 그러나 화성에서 산소를 찾기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화성의 대기는 95퍼센트가 CO2이다. 게다가 마침 내겐 CO2에서 산소를 분리하는 기능만 전담하는 기계가 있다. 산소 발생기 만세!
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p.49-50,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와트니는 산소를 얻기 위해 화성의 희박한 대기를 직접 모으는 대신, 이미 설치되어 있던 MAV(화성상승선)의 연료 보급 설비를 활용합니다. NASA는 화성에서 지구로 돌아갈 때 쓸 연료를 지구에서부터 무겁게 들고 오는 대신, 화성 현지의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연료를 만들도록 설계했습니다. 와트니의 팀이 화성에 오기 전부터 떠날 때 필요한 연료를 만들어두도록 한 거죠. 와트니는 바로 이 이산화탄소를 수집하는 연료설비를 이용한 것이죠. 이 설비는 화성 대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산화탄소를 모아 고압 용기에 저장합니다. 와트니는 이렇게 모은 이산화탄소를 막사 내의 산소발생기에 연결해 산소를 만듭니다. 덕분에 와트니는 산소가 부족해질 걱정 없이, MAV 설비가 모아주는 이산화탄소를 통해 산소를 계속해서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소는 더 어렵고 위험하죠.
하이드라진의 기원은 꽤 간단하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이 로켓 추진 전투기의 연료로 사용했다(그러다 가끔 자신을 날려버리기도 했다). 촉매를 첨가하기만 하면(촉매는 MDV(화성하강선) 엔진에서 빼오면 된다) 하이드라진은 질소와 수소로 분리된다. 복잡한 화학과정을 생략하고 최종 결과만 얘기하면, 하이드라진 분자 다섯 개는 무해한 N(질소) 분자 다섯 개와 사랑스러운 H2(수소) 분자 열 개로 분리된다. 이 과정에서 암모니아가 되는 중간 단계를 거친다. 화학이란 게 조금은 엉성한 부분이 있어서 그중 일부 암모니아는 하이드라진과 반응하지 않고 그냥 암모니아로 남을 것이다. … 산소 발생기는 나름의 속도로 CO2를 산소로 바꿀 것이다. 그런 다음 이리듐 촉매 위로 하이드라진을 ‘아주 천천히’ 배출하면 하이드라진은 N2와 H2로 분리된다. 그러면 곧바로 수소를 작은 구역으로 보내어 태우는 것이다. 짐작하다시피 이 계획에는 내가 강력한 폭발로 죽을 수 있는 경우의 수가 꽤 많이 포함되어 있다. … 실수할 경우 막사가 있던 자리에는 ‘마크 와트니 추모 분화구’만 쓸쓸히 남을 것이다.
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p.53-56 (2015년판),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하이드라진(hydrazine)은 질소 2개, 수소 2개로 구성된 화학물질로 로켓의 연료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독성도 강하고 폭발력도 큰 물질입니다. https://tinyl.co/4KCy 와트니는 수소 가스와 산소를 이용해 물(H2O)를 만들려고 합니다. 산소는 MAV(화성상승선) 연료 설비를 이용해 이산화탄소(CO2)를 만들고 이것을 산소 발생기를 이용해 산소(O2)로 전환합니다. 이어서 수소 가스를 만들기 위해 와트니가 사용하는 방법이 위험한데요. MDV(화성하강선)의 탱크 저장실에서 하이드라진 탱크를 가져옵니다. 이 하이드라진과 촉매를 이용해 수소를 만들고, 그 수소와 산소를 결합해 태워 물을 만드는 방식입니다. 첨부한 이미지는 수성 무인탐사선 메신저 호(2011~2015. 상상도)와 메신터 호에 탑재된 하이드라진 탱크입니다. 탱크가 아주 크네요! https://en.wikipedia.org/wiki/Hydr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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