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1회차-마션

D-29
이 부분은 마치 와트니가 지금 실시간으로 패스파인더의 기구들에서 바람을 빼고 패스파인더의 모습이 드러나게 만드는 것처럼 읽히네요. 사면체(tetrahedron)라는 것은 아래 이미지처럼 생겼습니다. 패스파인더가 기구에 둘러싸인 채로 화성 지상에 착륙하면(once it to rest), 충격을 흡수하는 이 기구에서 바람이 빠지고 꽃잎처럼 펼쳐져서(deflated and unfolded) 패스파인더가 밖으로 드러나게 된다/되었다, 이런 식으로 읽으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와트니가 패스파인더를 다시 발견한 시점은 패스파인더가 화성에 처음 왔을 때로부터 20년 이상 지났기 때문에 사면체 기구는 아마 날아갔거나 근처 바위 같은 것에 끼여 있을 것 같습니다. 이미지 : 사면체 모양의 기구, 패스파인더 본체, 소저너 로버 (출처 : 화성 패스파인더 https://tinyl.co/4LCH) 패스파인더와 소저너 로버 306도 뷰 : https://tinyl.co/4LC (영상 재생을 기다리지 마시고, 직접 마우스를 움직이면 360도 뷰로 볼 수 있습니다.)
소저너(로버)가 과연 나한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소저너는 지구와 교신할 수도 없다. 그런데 왜 그렇게 신경을 쓰는 것일까? 왜냐하면 소저너는 움직이는 부품들이 많기 때문이다. 만약 나사와 연락이 닿을 경우 나는 글을 써서 착륙선 카메라 앞에 들어 보이면 된다. 하지만 그들은 내게 어떻게 메시지를 전달할까? 착륙선에서 유일하게 움직이는 부분은 고이득 안테나(이것은 어차피 계속 지구 쪽을 향해 있어야 한다)와 카메라 이동대뿐이다. 아마 나는 나사 쪽에서 카메라 헤드를 회전시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을 구상해야 할 것이다. 속 터지게 느리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소저너에는 꽤 빠르게 회전하는 여섯 개의 독립적인 바퀴가 있다. 그것들을 이용하면 훨씬 더 쉽게 교신할 수 있을 것이 다. 내가 각 바퀴에 철자를 적어놓으면 나사에서 그것들을 회전시켜 원하는 철자를 가리킬 수도 있다. 단, 이 모든 일은 내가 착륙선의 무선통신 장치를 고칠 수 있어 야만 가능하다. 그만 자련다. 내일은 허리가 끊어질 만큼 힘쓰는 일을 많이 해야 한다. 쉬어야겠다.
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p.172 (2015년판),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고이득 안테나’는 이름이 생소해서 찾아봤습니다. 고이득 안테나(High-Gain Antenna, HGA)는 지구와 탐사선 사이의 장거리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고지향성 안테나입니다. 화성과 지구는 거리가 매우 멀기 때문에, 전파를 사방으로 퍼뜨리는 일반 안테나로는 신호가 크게 약해진다고 하네요. 고이득 안테나는 전파를 넓게 흩뿌리는 대신, 손전등처럼 특정 방향(예: 지구)을 향해 좁고 강하게 집중시켜 보냅니다. 이렇게 에너지를 한 방향으로 모아서 보내면 신호 손실이 줄어들고, 그 결과 고해상도 사진과 같은 대용량 데이터도 안정적으로 전송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이득’(gain)은 특정 방향으로 전파 에너지를 얼마나 집중시키는가를 나타내는 지표이고, 단위는 보통 dBi(decibel isotropic)로 표시한다고 합니다. 결국 와트니가 22일 동안 패스파인더를 찾아 위험한 여행을 감행한 실질적인 이유는, 바로 이 고이득 안테나의 '지향성'을 이용해 자신의 목소리를 머나먼 지구를 향해 정확히 조준해 보내기 위해서였던 것입니다. 이후에 고이득 안테나와 로버가 통신에 아주 유용하게 사용되는 내용이 나오네요.
이름이 왜 ‘고이득’ 안테나인지 궁금했는데 감사합니다! (자꾸만 개이득 안테나라 부르고 싶어진다는..ㅋㅋㅋ쿨럭..)
^^; 저도 개이득... 입에서 맴돌았으나 삼켰는데요,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
어쨌든 나는 다시 황야의 미아가 되어 포보스를 길잡이로 삼으며 너무 많이 벗어나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다. 막사의 반경 40킬로 미터 안에만 들어가면 무선 표지 신호가 잡힐 것이다. 지금 나는 아주 긍정적이다. 이 행성에서 살아나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그날을 위해 선외 활동을 할 때마다 토양과 암석 표본을 채취한다. 처음에는 의무라고 생각했다. 내가 구조된다면 지질학자들에게 사랑받을 테니까. 하지만 그러다 재미가 붙기 시작했다. 지금은 로버를 몰 때마다 암석을 채취하는 단순한 활동이 몹시 기다려진다. 다시 우주비행사가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바로 그거였다. 마지못해 농사를 짓는 농부도 아니고, 전기공학자도 아니고, 장거리 화물차 운전사도 아니다. 우주비행사. 나는 우주비행사들이 하는 일을 하고 있다. 얼마나 그리웠던 일인가.
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p.176 (2015년판),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만약(그러니까 아주 만약에) 패스파인더가 다시 살아나면 그것은 지구와 교신하려고 애쓸 것이다. 문제는 듣고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점이다. 패스파인더 팀이, 어떤 제멋대로인 우주비행사가 오래전에 죽은 그들의 탐사선을 고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여 제트추진연구소에 대기하고 있을 리는 만무하다. 그나마 희망을 걸 수 있는 것은 원거리 우주 통신망(The Deep Space Network)과 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 프로그램의 잔파망원경이다. 둘 중 하나라도 패스파인더의 신호를 잡았다면 제트추진연구소에 알렸을 것이다.
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p.184 (2015년판),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뭔가 들어오고 있네요 …… 됐어요 …… 됐습니다! 패스파인더예요!” … 급하게 마려난 패스파인더 관제 센터는 그 자체로도 꽤 인상적인 성과였다. 지난 20일 동안 일단의 제트추진연구소 공학자들은 밤을 새워가며 오래된 컴퓨터들을 조립하고 망가진 요소들을 수리하고 이적저것을 연결했다. 뿐만 아니라 옛날 시스템들을 현대의 원거리 우주 통신망과 호환시켜주는 소프트웨어를 급하게 만들어 설치했다.
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p.187 (2015년판),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와트니가 패스파인더를 수거하러 간 사이에 지구의 비상 관제센터는 패스파인드와 교신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네요. 패스파인더가 켜질 경우 바로 통신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요.
됐다! 맙소사, 정말 성공했다! … 고이득 안테나가 ‘정확히’ 지구를 가리키고 있다! 패스파인더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하며, 따라서 지구가 어디에 있는지도 알지 못한다. 그것을 알아냈다면 신호가 잡혔다는 뜻이다. 나사는 내가 살아 있다는 걸 알았다! … 갑자기 떠오른 건데, 이제 죽지 않을지도 모르니 창피한 일들을 기록하는 건 좀 자제해야겠다. 이미 기록한 건 어떻게 삭제하지? 방법이 없는 것 같다…… 그건 나중에 생각해야겠다. 지금은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 사람들과 얘기해야 한다!
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p.189 (2015년판),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원래 무탈한 발사 뒤엔 축하가 이어진다. 그러나 이번엔 침묵만 뒤따랐다. 그 침묵을 깬 것은 조한슨의 나지막한 흐느낌이었다. *** ‘4개월 후 ……’ 베크는 자신이 무중력 식물 생육 실험을 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떠올려봐야 마음만 아플 뿐이었다. 그는 양치류 잎들의 크기와 모양을 살피고 사진을 찍고 메모를 했다. 그날의 과학실험 일과를 끝낸 후 시계를 보았다. 딱 좋은 시간이었다. 곧 데이터 전송이 완료될 것이다. … 지구에서 한꺼번에 보내주는 데이터 속에는 집에서 보낸 이메일과 동영상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하루의 하이라이트인 셈이었다. … “… 대원 전체에게 보내는 음성 메시지도 있는데요.” 그녀는 어깨 너머로 루이스를 보았다. 루이스는 어깨를 으쓱하며 대꾸했다. “재생해봐.” 조한슨이 메시지를 열고 의자에 깊숙이 몸을 기댔다. “헤르메스, 미치 핸더슨이다.” … “새로운 소식이 있다. 돌려 말하지 않겠다. 마크 와트니가 살아있다.”
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p.237-239 (2015년판),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와트니의 생존 소식이 전해지면서 헤르메스 호 대원들의 심적 상황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대원들에게 와트니의 ‘죽음’은 비극적인 사고였고, 평생 안고 가야 할 슬픈 기억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는 순간, 설사 자신들이 직접 구조를 수행하지 않더라도 구조 작전은 현실적인 ‘미션’이 되어버립니다. 와트니의 생존은 물론 다행이고 기쁜 소식이지만, 동시에 그 문제는 이제 대원들 자신의 문제가 됩니다. 소식을 들은 뒤 루이스의 첫 마디는 “내가 버려두고 왔어.”입니다. 와트니는 반복해서 루이스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하고, 청문회가 열린다면 적극적으로 변호하겠다고까지 하지만, 루이스 자신은 와트니가 살아돌아올 때가지 자책과 후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NASA는 구조 가능성이 어느 정도 생긴 후에 헤르메스 호 대원들에게 와트니의 생존 사실을 알립니다. 그래서인지 처음에는 헤르메스 호가 직접 구조하러 간다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습니다. 이후 구조 작전에 차질이 생기면서 상황이 달라지는 듯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윤리적 문제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와트니의 생존을 알게 되는 순간, 대원들은 화성을 떠나야 했던 그때의 판단을 다시 떠올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당시에는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지만, 결과를 알고 나면 그 순간을 다시 되짚어보게 되지 않을까요. 그 과정이 무척 고통스러울 것 같고, 이런 고민이 소설 후반부에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 같습니다. 또 한편으로, 베크가 식물 실험을 하면서 와트니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이유도 이해가 됩니다. 그 일은 원래 식물학자 와트니의 몫이었고, 지금은 베크가 대신 맡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베크는 매일 실험을 이어가면서, 오히려 와트니의 부재를 더 또렷하게 느끼게 될 것 같습니다.
알고 난 후에 어떻게 할 것이냐는, 윤리학적으로도 상당히 중요한 주제인 것 같습니다. 인권 문제에서 자주 제기되는 물음이지만, 기후위기 문제에서도 특히 더 중요하게 다뤄지는 질문입니다. 기후변화나 기후위기를 부정하는 현상은 아주 중요한 쟁점이면서 동시에 매우 다루기 어려운 문제죠. 위협적이거나 불편한 사실을 외면하려는 경향은 인간에게 비교적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하고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외면하는 쪽으로 반응합니다. 반면, 그 사실을 외면하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행동하거나 적극적으로 세상에 드러내는 소수의 사람들도 언제나 존재합니다. 특히 그 불편한 사실이 벌어지고 있는 장소나 시간이 나와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그것을 부정하거나 외면하기는 훨씬 쉬워집니다. 그래서 환경 문제나 기후 문제, 다른 나라에서 벌어지는 전쟁이나 인권 문제, 동물권 문제 등은 비교적 쉽게 외면되는 이슈가 되곤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에서도 비슷한 윤리적 상황이 앞으로 펼쳐질 것 같습니다. 루이스는 결국 구조하기 위해 돌아가겠지요.
아아, 누구하고든 5분만 대화를 할 수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할 것이다. 누구하고든, 어디에서든, 무엇에 관해서든 상관없다. 나는 하나의 행성에 온전히 혼자 남은 최초의 인간이다.
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예전에 ‘단짝’이라는 TV프로그램을 봤는데, 강아지랑 사시던 할머니께서 “사람이 (누구하고든) 지껄여야 살지, 말 안 하고는 못 산다”고 하시던 말씀이 생각나네요. 영화 <캐스트 어웨이>의 주인공에게 ‘윌슨’이 필요했던 이유도 그래서였나 봅니다.
캐스트 어웨이세상에서 가장 바쁜 사람인양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시간에 얽매여 살아가는 남자 척 놀랜드(톰 행크스 분). ‘페덱스’의 직원인 그는 여자친구 캘리 프레어스(헬렌 헌트 분)와 깊은 사랑을 나누지만 막상 함께 할 시간은 가지지 못한다. 크리스마스 이브, 캘리와의 로맨틱한 데이트를 채 끝내지도 못한 그에게 빨리 비행기를 타라는 호출이 울리고 둘은 연말을 기약하고 헤어지게 된다. 캘리가 선물해준 시계를 손에 꼭 쥐고 "페덱스" 전용 비행기에 올랐는데, 착륙하기 직전 사고가 나고, 기내는 아수라장이 된다. 그의 몸을 때리는 파도. 눈을 떠보니 완전 별세상이다. 아름다운 해변과, 무성한 나무, 높은 암벽. 아무도 살지않는 섬에 떨어진 것을 알게된 척은 그곳에서의 생존을 위해 이전의 모든 삶을 버리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외롭게 살아간다. 하지만 캘리에 대한 사랑만을 마음 속에 간직한 채 그녀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않는다. 4년후. 고립된 섬에서 1500일이나 되는 시간을 사랑으로 이겨낸 척. 어느 날, 떠내려온 알미늄판자 하나를 이용해 섬을 빠져나갈 방법을 고안해내고 자신이 갖고있는 모든 물건을 이용하여 뗏목을 만든다. 섬에 표류한지 4년만에 거친 파도를 헤치고 탈출을 감행하는데.
맞아요! 다친 손에서 나온 피로 배구공에 손바닥을 찍고 바람구멍이 코가 되고 그렇게 얼굴 모양을 만들었던 것 같은데요. 뭔가 대상이 있어야 말을 할 수 있는 거구나 했었습니다. 대상이 없으면 말을 안 하고 그러면 말도 잊고 말을 잊으면 생각도 퇴보할 것 같습니다. 윌슨이 정확히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찾아보니, 세상에나 윌슨 회사에서 '윌슨 캐스트어웨이 배구공'을 팔고 있네요! @.@ https://tinyl.co/4LxH
아니 맙소사 ㅋㅋㅋ 윌슨이 판매되고 있었다니 상상도 못했습니다. 바다에서 톰 행크스가 윌슨이랑 영원히 헤어질 때 얼마나 슬프던지요.
맞습니다. 정말 슬펐어요. 톰 행크스, 리얼한 연기에 같이 눈물이... ㅠㅠ 윌슨 회사 웹사이트에서 '윌슨'의 얼굴을 본 순간 반가움이!!! ㅎㅎ 윌슨, 살아있었구나! 같은 느낌?!
어 정말 그렇네요. 죽은 게 아니었어!!(오열) ㅎㅎㅎ 영화에서 본 얼굴이랑 진짜 똑같아요. 근데 톰 행크스가 윌슨한테 머리카락(?)도 만들어서 심어줬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 윌슨은 머리가 깔끔하네요. 무인도 탈출해서 미용실도 갔나봐요 :D
그러네요! 머리카락이 있었어요. 스틸을 찾아보니, 윌슨이 많이 상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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