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누구하고든 5분만 대화를 할 수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할 것이다. 누구하고든, 어디에서든, 무엇에 관해서든 상관없다.
나는 하나의 행성에 온전히 혼자 남은 최초의 인간이다.
『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문장모음 보기
향팔
예전에 ‘단짝’이라는 TV프로그램을 봤는데, 강아지랑 사시던 할머니께서 “사람이 (누구하고든) 지껄여야 살지, 말 안 하고는 못 산다”고 하시던 말씀이 생각나네요. 영화 <캐스트 어웨이>의 주인공에게 ‘윌슨’이 필요했던 이유도 그래서였나 봅니다.
캐스트 어웨이세상에서 가장 바쁜 사람인양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시간에 얽매여 살아가는 남자 척 놀랜드(톰 행크스 분). ‘페덱스’의 직원인 그는 여자친구 캘리 프레어스(헬렌 헌트 분)와 깊은 사랑을 나누지만 막상 함께 할 시간은 가지지 못한다. 크리스마스 이브, 캘리와의 로맨틱한 데이트를 채 끝내지도 못한 그에게 빨리 비행기를 타라는 호출이 울리고 둘은 연말을 기약하고 헤어지게 된다. 캘리가 선물해준 시계를 손에 꼭 쥐고 "페덱스" 전용 비행기에 올랐는데, 착륙하기 직전 사고가 나고, 기내는 아수라장이 된다. 그의 몸을 때리는 파도. 눈을 떠보니 완전 별세상이다. 아름다운 해변과, 무성한 나무, 높은 암벽. 아무도 살지않는 섬에 떨어진 것을 알게된 척은 그곳에서의 생존을 위해 이전의 모든 삶을 버리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외롭게 살아간다. 하지만 캘리에 대한 사랑만을 마음 속에 간직한 채 그녀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않는다. 4년후. 고립된 섬에서 1500일이나 되는 시간을 사랑으로 이겨낸 척. 어느 날, 떠내려온 알미늄판자 하나를 이용해 섬을 빠져나갈 방법을 고안해내고 자신이 갖고있는 모든 물건을 이용하여 뗏목을 만든다. 섬에 표류한지 4년만에 거친 파도를 헤치고 탈출을 감행하는데.
책장 바로가기
르구인
맞아요! 다친 손에서 나온 피로 배구공에 손바닥을 찍고 바람구멍이 코가 되고 그렇게 얼굴 모양을 만들었던 것 같은데요. 뭔가 대상이 있어야 말을 할 수 있는 거구나 했었습니다. 대상이 없으면 말을 안 하고 그러면 말도 잊고 말을 잊으면 생각도 퇴보할 것 같습니다.
윌슨이 정확히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찾아보니, 세상에나 윌슨 회사에서 '윌슨 캐스트어웨이 배구공'을 팔고 있네요! @.@
https://tinyl.co/4LxH
향팔
아니 맙소사 ㅋㅋㅋ 윌슨이 판매되고 있었다니 상상도 못했습니다.
바다에서 톰 행크스가 윌슨이랑 영원히 헤어질 때 얼마나 슬프던지요.
르구인
맞습니다. 정말 슬펐어요. 톰 행크스, 리얼한 연기에 같이 눈물이... ㅠㅠ
윌슨 회사 웹사이트에서 '윌슨'의 얼굴을 본 순간 반가움이!!! ㅎㅎ 윌슨, 살아있었구나! 같은 느낌?!
향팔
어 정말 그렇네요. 죽은 게 아니었어!!(오열) ㅎㅎㅎ 영화에서 본 얼굴이랑 진짜 똑같아요. 근데 톰 행크스가 윌슨한테 머리카락(?)도 만들어서 심어줬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 윌슨은 머리가 깔끔하네요. 무인도 탈출해서 미용실도 갔나봐요 :D
르구인
그러네요! 머리카락이 있었어요. 스틸을 찾아보니, 윌슨이 많이 상했네요. ^^;;;
향팔
아이고 ㅋㅋ 무인도에서 구르고 햇빛에 타다보니 노화가 빨리 온 윌슨 옹.. 문득 궁금해지네요. 만일 톰 행크스가 윌슨과 함께 탈출에 성공했다면 둘의 관계는 어떻게 됐을까? 문명(?)사회에서도 윌슨은 여전히 친구일까, 아니면 기념품 정도로 보관될까, 아니면 잊혀질까…
향팔
“ 이 훈련을 위해 우리는 무려 3일 동안 MAV 시뮬레이터에 갇혀 있었다. 원래 23분간 비행하도록 설계된 상승선 안에서 여섯 명이 3일을 버틴 것이다. 꽤 비좁았다. 여기서 ‘꽤 비좁았다’는 말은 ‘서로를 죽이고 싶었다’는 뜻이다.
그들과 다시 한 번 그 비좁은 캡슐 안에 갇힐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 든 할 것 같다. ”
『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문장모음 보기
모시모시
“ 패스파인더를 갖고 돌아오는 내내, 이 순간이 오면 기분이 어떨까 상상해보았다. 껑충껑충 뛰며 환호성을 지르고 심지어는 화성 땅에게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이지 않을까 생각했다(이 죽일 놈의 화성 땅 전체가 나의 적이므로). 하지만 막상 그러지 않았다. 나는 거주용 막 사로 돌아와 우주복을 벗고 내 밭에 앉아 울음을 터트렸다. 몇 분 동안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결국 울음이 멎고 그 여파로 인한 할딱거림이 멈추고 나자 마음이 차분해졌다.
기분 좋은 평정이었다. ”
『마션 - 스페셜 에디션』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문장모음 보기
모시모시
드디어 소통의 도구를 확보했습니다. 작가도 이 장면에서까지 지나친 유머를 집어넣는 건 아니라고 보았나보네요.
감동적인 장면이었습니다.
르구인
이 소설은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학, 수학, 기술 용어와 문제풀이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데, 이상하게 재밌고, 이해가 잘 안 돼도 책장이 잘 넘어가고, 묘하게도 감정이 잘 전달돼 오네요. 와트니가 얼마나 힘들고 외로운지도 잊을 만하면 알려주고요.
르구인
“ 사실 나는 이메일을 확인하기 위해 하루에 다섯 번씩 뒤뚱거리며 로버로 가야 한다. 나사는 지구에서 이 먼 화성까지 메시지를 날리면서 거주용 막사까지 겨우 10미터를 더 날리진 못한다. 하지만 그런 걸로 징징댈 수는 없다. 이제는 내가 이곳에서 살아남을 확률이 더 높아졌으니까.
…
한편, 나는 모스부호를 배우고 있다. 이유는? 유사시에 통신수단으로 사용하기 위해서이다. 나사는 수십 년 된 탐사선을 유일한 통신수단으로 삼는 것은 이상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패스파인더가 망가지면 나는 암석들을 이용해 메시지를 적고 나사는 위성으로 그것을 볼 것이다. … 왜 하필 모스부호일까? 돌멩이로는 글씨를 쓰는 것보다 점과 줄표를 그리는 게 훨씬 더 쉽기 때문이다. ”
『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p.242 (2015년판),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문장모음 보기
르구인
지구와 교신이 되면서 막사를 더 자주 들락거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스부호를 배우고 있다... 두 가지가 이후 이야기의 복선인 것 같습니다.
르구인
“ 𝜙 일지 기록 : 116화성일째
이제 두 번째 수확기가 다가온다.
만세.
…
이번엔 씨감자로 다시 심지 않을 것이다. 이번 수확물은 나의 식량이다. 화성에서 키운 천연 유기농 감자. 이런 것을 또 어디서 먹어보겠는가?
그것들을 어떻게 저장해야 할까? 그냥 이 안에 쌓아놓을 수는 없다. 그러면 먹기도 전에 대부분이 썩어버릴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지구에서는 절대 통하지 않을 방법을 사용하려 한다. 밖에다 던져놓는 것이다.
그러면 거의 진공에 가까운 대기가 수분을 대부분 빼앗아가서 감자는 바싹 마른 채로 꽁꽁 얼어버린다. 나의 감자들을 썩히려고 벼르고 있던 박테리아들은 모조리 비명을 지르며 죽어갈 것이다. ”
『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p.247-248 (2015년판),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문장모음 보기
르구인
“ 31화성일간의 임무를 위해 만들어진 AL102는 예정된 기간을 한참 넘어서까지 잘 버텼다. 시간은 계속 흘렀고, 그 사이 홀로 남은 우주비행사는 거의 매일 막사를 들락거렸다. 에어로크 1은 로버 충전 구역과 가장 가까웠으므로 그는 세 개의 에어로크 가운데 에어로크 1을 가장 많이 이용했다.
에어로크는 가압이 되면 조금 팽창했다가 압력이 빠지면 다시 줄어들었다. 우주비행사가 에어로크를 사용할 때마다 AL102는 늘어났다 줄어들길 반복했다.
당겨지고, 밀리고, 약해지고, 늘어나는 과정은 계속되었으니 …… ”
『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p.255 (2015년판),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문장모음 보기
르구인
“ 119 화성일째에 거주용 막사는 파열되었다.
…
최초의 파열은 1밀리미터가 채 안 되었다. 탄소섬유는 수직으로 따였으므로 파열이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너무 많이 사용한 나머지 종방향 섬유들은 늘어나 분리되었고 횡방향 섬유들도 약해져서 못 쓰게 되었다.
막사의 공기가 파열 부분을 통해 전속력으로 빠져나갔다. ”
『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 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p.257-258 (2015년판),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문장모음 보기
르구인
이제 막사까지 파괴되었습니다. 헬멧도 망가져서 결국 덕트 테이프로 임시로 막고... 정말 험난하네요.
향팔
맙소사… 이래서 13장 시작부터 갑자기 막사 캔버스 시트 <AL102>의 탄생부터 호송 과정, 화성으로의 여정과 설치 과정 들이 중간중간 묘사된 거였군요! (결국은 사망하기까지의 일생이…) 스토리텔링 솜씨가 훌륭하네요.
르구인
저도 왜 막사 이야기를 이렇게 소상히 하지? 했더니, 뒤에 그런 일이 일어나더군요. 무심히 보다가, AL102는 또 뭐지 했는데 Air Lock 번호였어요. >.< 앞으로 돌아가서 다시 봤네요.
뒤로 갈수록 저자의 스토리텔링 힘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탄탄하고 공감도 잘 되고요. 이러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헤일메리』까지 보게 될 것 같아요. ㅎㅎㅎ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영화도 곧 나온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