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시카고 대학교에서 학부를 졸업했다. 그 학교 식물학과 학생들의 절반은 자신이 모종의 자연계 시스템으로 회귀할 수 있다고 믿는 히피들이었다. 그저 집회만으로도 70억 명의 사람들을 먹여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런 부류 말이다. 그들은 어떻게 하면 마리화나를 더 잘 키울 수 있을까 궁리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허비했다. 나는 그런 부류를 싫어했다. 내가 식물학과에 들어간 것은 학문을 공부하기 위해서였지, 새로운 세계 질서 따위를 구축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들이 퇴비를 만들고 생체에서 나오는 물질을 전부 재활용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비웃었다. “멍청한 히피들! 자기 집 뒷마당에서 복잡한 지구 생태계를 시뮬레이션하는 꼴이라니, 불쌍해서 못 봐주겠군.”
그렇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바로 그거다. 나는 생체에서 나오는 물질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전부 모으고 있다. 식사를 끝내면 남은 찌꺼기를 모조리 퇴비 통에 넣는다. 그리고 여타의 생물학적 물질들은……. ”
『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