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1회차-마션

D-29
네. 선주민이 없는 경우에만 적용 가능한 논리라는 지적이 타당하네요. 더 나아가서 우리의 화성 개발이 선주민에게 해가 된다면 문제는 더 심각해지겠죠? 예전에 유럽의 아메리카 대륙 진출시에도 의도치않게 유럽에서 같이 건너온 바이러스와 외래종들로 면역력이 없는 선주민과 토종동식물이 많은 피해를 입었잖아요. 말씀해주신 외기권 조약 9조에서 외기권 활동시 '유해한 영향'을 금하고 있으나, 위에서 본 예와 같이 당시에는 이게 유해한 영향을 주는 활동인지 알 수 없는 경우도 많구요. 소설을 다큐로 받자면(ㅎㅎ), 와트니가 감자 재배하면서 배설물 박테리아 키우는거나, 아레스 4 MAV 찾으러갈 때 로버 밖으로 소변 버리는 것도 해서는 안되는 일인것 같다는... ㅎㅎ 실제 우주활동에서는 다른 행성에 가는 물품이나 기구들의 살균 같은것도 매우 중요하게 다뤄진다고 하긴 하더라구요. https://www.khan.co.kr/article/202512101346001
그렇죠! 지구인들이 달이나 다른 행성에 보내는 것들에 묻은 생명체들이 어떻게 되는지는 확인해보지 않았으니 알 도리도 없을 것 같습니다. 거의 죽었을 것 같기는 합니다만, 곰벌레(물곰, 완보동물)는 외계에서도 상당히 오래 산다고 들었거든요. ^^; 지구에서 보낸 유인 혹은 무인 우주선이 뿌린 씨앗이 기원이 되어, 수억 년 후에 다른 행성에 생명이 탄생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시료가 오염되는 문제는 실험하는 과학자들에겐 항상 힘든 일일 것 같습니다. 운석, 동토에서 발견된 바이러스 같은 것들도 그것이 원래 그 안에 있었던 것인지 오염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은 것 같고요.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어떤 사상이든 맥락없이 도깨비처럼 툭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토양 속에서 성장하는 것이고 그 시대가 요구하는 사상이 등장하는 것인가봐요.
<어린 왕자>에 나오는 왕과 사업가 생각도 납니다.
「전하께선…… 무얼 다스리십니까?」 「모든 것을.」 왕은 매우 간단하게 대답했다. 「모든 것을요?」 왕은 조심스럽게 자기 별과 그리고 다른 모든 행성과 항성을 가리켰다. 「저걸 전부요?」 어린 왕자가 말했다. 「저것 전부를…….」 왕이 대답했다. 그는 절대 군주였을 뿐만 아니라 만유의 왕이었기 때문이다. 「그럼 별들이 전하께 복종합니까?」 「물론이로다.」 왕이 말했다. 「별들은 즉시 복종하느니라. 짐은 불복종을 용서치 아니하노라.」 그만한 권력에 어린 왕자는 감탄했다. 내가 만일 그런 권력을 가졌다면 의자를 끌어당길 필요도 없이 하루에 마흔네 번이 아니라 일흔두 번이라도, 아니 백 번이라도, 아니 이백 번이라도 해넘이를 구경할 수 있을 텐데! (50쪽) 「아저씨가 별들을 소유한다고요?」 「그럼.」 「하지만 난 벌써 왕을 보았는데, 그 왕이…….」 「왕은 소유하는 게 아냐. <지배>하는 거지. 아주 다른 거야.」 「그럼 별을 소유하면 아저씨에게 무슨 소용이 있는데요?」 「부자가 되지.」 「그럼 부자가 되는 건 무슨 소용이 있는데요?」 「다른 별들을 사는 데 소용되지. 누가 별을 하나 발견했을 때 말이야.」 〈이 사람도 이치를 따지는 식이 그 주정뱅이와 비슷하네.〉 어린 왕자는 속으로 생각했다. (63쪽)
어린 왕자 (리커버 특별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황현산 옮김
어린 왕자 (리커버 특별판)고 황현산 선생이 남긴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번역의 특별판. 황현산 선생은 이 작품을 새롭게 번역하면서 생텍쥐페리의 진솔한 문체를 고스란히 살려 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원문 텍스트 선택부터 번역의 마무리 작업까지, 원전의 가치를 충실히 살린 한국어 결정판을 마련하고자 했다.
"별들은 즉시 복종하느니라. 짐은 불복종을 용서치 아니하노라." 아무도 없는 무인도와 화성에서 내가 왕이라고 소리치는 크루소, 와트니와 너무 비슷하네요! 그런데 와트니는 좀 자조적인 의미로 '왕'이라고 한 거 아닐까 싶기는 합니다. 심각한 쪽은 시카고 대학 사람들인 것 같고요.
우리가 착륙한 곳은 오래전에 사라진 삼각주이다. 나사가 그곳을 고른 것은, … 조금만 파보면 광범위한 지질학적 역사를 확인할 수 있을 거라는 계산이었다. 과학을 위해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요건이지만, 그 말은 곧 거주용 막사가 ‘특징 없는 황무지’에 있다는 뜻이다. 나는 나침반을 만들면 어떨까 생각해보았다. … 화성에는 자기장이 존재하지 않는다 … 나는 포보스(화성의 두 위성 중 하나-옮긴이)를 길잡이로 사용하고 있다. 포보스는 화성의 주위를 도는 속도가 아주 빨라서 하루에 두 번 서쪽에서 동쪽으로 진다. 아주 정확한 시스템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효과가 있다.
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p.164 (2015년판),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통신설비도 없고 자기장도 없는 행성이라 나침반도 쓸 수 없는 곳에서는 방향을 찾기 어렵다는 사실을, 이 부분을 읽고서야 알았네요. 결국 천체의 움직임을 보고 방향을 찾아야 할텐데, 화성의 위성이 가깝고 잘 보이니 포브스 위성을 길잡이로 이용하고 있네요.
아, 동료들이 보고 싶다. 아아, 누구하고든 5분만 대화를 할 수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할 것이다. 누구하고든, 어디에서든, 무엇에 관해서든 상관없다. 나는 하나의 행성에 온전히 혼자 남은 최초의 인간이다. 아니야. 질질 짜는 건 그만하자. 어쨌든 나는 지금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있다. 이 기록을 읽는 사람과 말이다. … 그리고 이 여행은 무선통신 장치를 회수하기 위한 것이 아니던가. 죽기 전에 인간과 다시 연락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제 또 한 번 최초가 될 일이 남아 있다. 내일 나는 최초로 화성탐사선을 회수할 것이다.
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p.167-168 (2015년판),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패스파인더의 마지막 하강단은 기구들로 감싼 사면체였다. 기구들로 감싼 것은 착률의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서였다. 바닥에 닿고 나자 기구들은 바람이 빠졌고 사면체가 꽃처럼 펼쳐지며 화성 탐사선 패스파인더가 모습을 드러냈다. Pathfinder’s final stage of descent was a balloon-covered tetrahedron. The balloons absorbed the impact of landing. Once it to rest, they deflated and the tetrahedron unfolded to reveal the probe.
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p.168 (2015년판),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이 부분은 마치 와트니가 지금 실시간으로 패스파인더의 기구들에서 바람을 빼고 패스파인더의 모습이 드러나게 만드는 것처럼 읽히네요. 사면체(tetrahedron)라는 것은 아래 이미지처럼 생겼습니다. 패스파인더가 기구에 둘러싸인 채로 화성 지상에 착륙하면(once it to rest), 충격을 흡수하는 이 기구에서 바람이 빠지고 꽃잎처럼 펼쳐져서(deflated and unfolded) 패스파인더가 밖으로 드러나게 된다/되었다, 이런 식으로 읽으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와트니가 패스파인더를 다시 발견한 시점은 패스파인더가 화성에 처음 왔을 때로부터 20년 이상 지났기 때문에 사면체 기구는 아마 날아갔거나 근처 바위 같은 것에 끼여 있을 것 같습니다. 이미지 : 사면체 모양의 기구, 패스파인더 본체, 소저너 로버 (출처 : 화성 패스파인더 https://tinyl.co/4LCH) 패스파인더와 소저너 로버 306도 뷰 : https://tinyl.co/4LC (영상 재생을 기다리지 마시고, 직접 마우스를 움직이면 360도 뷰로 볼 수 있습니다.)
소저너(로버)가 과연 나한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소저너는 지구와 교신할 수도 없다. 그런데 왜 그렇게 신경을 쓰는 것일까? 왜냐하면 소저너는 움직이는 부품들이 많기 때문이다. 만약 나사와 연락이 닿을 경우 나는 글을 써서 착륙선 카메라 앞에 들어 보이면 된다. 하지만 그들은 내게 어떻게 메시지를 전달할까? 착륙선에서 유일하게 움직이는 부분은 고이득 안테나(이것은 어차피 계속 지구 쪽을 향해 있어야 한다)와 카메라 이동대뿐이다. 아마 나는 나사 쪽에서 카메라 헤드를 회전시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을 구상해야 할 것이다. 속 터지게 느리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소저너에는 꽤 빠르게 회전하는 여섯 개의 독립적인 바퀴가 있다. 그것들을 이용하면 훨씬 더 쉽게 교신할 수 있을 것이 다. 내가 각 바퀴에 철자를 적어놓으면 나사에서 그것들을 회전시켜 원하는 철자를 가리킬 수도 있다. 단, 이 모든 일은 내가 착륙선의 무선통신 장치를 고칠 수 있어 야만 가능하다. 그만 자련다. 내일은 허리가 끊어질 만큼 힘쓰는 일을 많이 해야 한다. 쉬어야겠다.
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p.172 (2015년판),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고이득 안테나’는 이름이 생소해서 찾아봤습니다. 고이득 안테나(High-Gain Antenna, HGA)는 지구와 탐사선 사이의 장거리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고지향성 안테나입니다. 화성과 지구는 거리가 매우 멀기 때문에, 전파를 사방으로 퍼뜨리는 일반 안테나로는 신호가 크게 약해진다고 하네요. 고이득 안테나는 전파를 넓게 흩뿌리는 대신, 손전등처럼 특정 방향(예: 지구)을 향해 좁고 강하게 집중시켜 보냅니다. 이렇게 에너지를 한 방향으로 모아서 보내면 신호 손실이 줄어들고, 그 결과 고해상도 사진과 같은 대용량 데이터도 안정적으로 전송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이득’(gain)은 특정 방향으로 전파 에너지를 얼마나 집중시키는가를 나타내는 지표이고, 단위는 보통 dBi(decibel isotropic)로 표시한다고 합니다. 결국 와트니가 22일 동안 패스파인더를 찾아 위험한 여행을 감행한 실질적인 이유는, 바로 이 고이득 안테나의 '지향성'을 이용해 자신의 목소리를 머나먼 지구를 향해 정확히 조준해 보내기 위해서였던 것입니다. 이후에 고이득 안테나와 로버가 통신에 아주 유용하게 사용되는 내용이 나오네요.
이름이 왜 ‘고이득’ 안테나인지 궁금했는데 감사합니다! (자꾸만 개이득 안테나라 부르고 싶어진다는..ㅋㅋㅋ쿨럭..)
^^; 저도 개이득... 입에서 맴돌았으나 삼켰는데요,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
어쨌든 나는 다시 황야의 미아가 되어 포보스를 길잡이로 삼으며 너무 많이 벗어나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다. 막사의 반경 40킬로 미터 안에만 들어가면 무선 표지 신호가 잡힐 것이다. 지금 나는 아주 긍정적이다. 이 행성에서 살아나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그날을 위해 선외 활동을 할 때마다 토양과 암석 표본을 채취한다. 처음에는 의무라고 생각했다. 내가 구조된다면 지질학자들에게 사랑받을 테니까. 하지만 그러다 재미가 붙기 시작했다. 지금은 로버를 몰 때마다 암석을 채취하는 단순한 활동이 몹시 기다려진다. 다시 우주비행사가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바로 그거였다. 마지못해 농사를 짓는 농부도 아니고, 전기공학자도 아니고, 장거리 화물차 운전사도 아니다. 우주비행사. 나는 우주비행사들이 하는 일을 하고 있다. 얼마나 그리웠던 일인가.
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p.176 (2015년판),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만약(그러니까 아주 만약에) 패스파인더가 다시 살아나면 그것은 지구와 교신하려고 애쓸 것이다. 문제는 듣고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점이다. 패스파인더 팀이, 어떤 제멋대로인 우주비행사가 오래전에 죽은 그들의 탐사선을 고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여 제트추진연구소에 대기하고 있을 리는 만무하다. 그나마 희망을 걸 수 있는 것은 원거리 우주 통신망(The Deep Space Network)과 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 프로그램의 잔파망원경이다. 둘 중 하나라도 패스파인더의 신호를 잡았다면 제트추진연구소에 알렸을 것이다.
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p.184 (2015년판),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뭔가 들어오고 있네요 …… 됐어요 …… 됐습니다! 패스파인더예요!” … 급하게 마려난 패스파인더 관제 센터는 그 자체로도 꽤 인상적인 성과였다. 지난 20일 동안 일단의 제트추진연구소 공학자들은 밤을 새워가며 오래된 컴퓨터들을 조립하고 망가진 요소들을 수리하고 이적저것을 연결했다. 뿐만 아니라 옛날 시스템들을 현대의 원거리 우주 통신망과 호환시켜주는 소프트웨어를 급하게 만들어 설치했다.
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p.187 (2015년판),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와트니가 패스파인더를 수거하러 간 사이에 지구의 비상 관제센터는 패스파인드와 교신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네요. 패스파인더가 켜질 경우 바로 통신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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