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1. <김규식과 그의 시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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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하와이 한인대표 윤병구가 태프트의 소개장을 얻어 루스벨트를 면담 할 수 있었던 것이 실체였다. 일본 측은 이승만이 고종의 밀사라고 추정하고 있었고 이승만은 사실상 민영환 한규설을 통해 파견된 고종의 밀사였지만 이승만은 자신을 사형시키려 한 고종에 대한 반감이 심했다. 또한 하와이 7천 한인으로서는 대표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당시 민중조직, 민회로 주목받던 일진회 대표라 자처하는 우극을 벌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적 위기 속에서 어떤 외교적 노력도 가시화되지 않던 상황에서 절망과 나락을 경험하던 한국인들에게 이승만. 윤병구의 루스벨트 면담은 대성공으로 홍보되었고 심지어 주미공사관 김윤정 대리공사가 이들이 요구한 정식 외교공문을 미 국무부에 보내지 않아 러일강화회담 참가가 무산되었다는 과장 보도가 국내 언론에 유포되면서 이승만의 명성이 높아졌다. 이승만의 루스벨트 면담외교의 성공은 그를 청년지사, 외교적 영웅으로 부각시킨 일대 사건이었지만 정작 이승만은 외교적으로 순진했고 정치적으로 미숙했으며 반고종 반대한제국 친일 반러 노선을 추구했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아, 이게 앞에서도 나왔던 박장현(박희병)의 이승만 신화 만들기 기사랑 연관되는 내용인가 보네요. (책을 읽을 때 이승만이 나오면 아무리 객관적으로 봐주려 해도 그게 잘 안 돼요. 뭘 해도 그냥 밉상이에요.)
어!! 전 @향팔 님이 언급하신 내용 모르는데~~ㅠㅠ 그런데 저도 이상하게 이승만에게 좋은 느낌이 안드는건 개인적인 선입견(?)일까요?? 😅😅
아, 그 내용은 앞에서 로녹대학 얘기할 때 잠깐 나왔어요! 181쪽에 있어요.
김규식의 미국 생활을 끝내고 나니 예전에 읽은 강용흘의 "East Goes West"(Younghill Kang, 1937)라는 책이 연결되어 생각이 났습니다. 강용흘은 1930년대의 미국 문학에서 중요하게 다룰 정도로 포지션을 잡고있는 소설가입니다. 영어본은 현재 펭귄북스 문고본으로 나와있고, 한국어 번역은 "동양선비 서양에 가시다"라는 제목으로 나와 있습니다. (지금보니 품절이라고 나오는데요) 연배는 김규식보다 좀 아래이지만 1900년대 초반 미국에 김규식과 거의 비슷한 10대 청소년 시절에 건너와 고학을 하며 학교를 다녔고 보스턴 유니버시티에서 영문학 학사, 하버드대학에서 교육학 석사를 취득한 후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면서 "Grass roof"로 이름을 알리게 됩니다. 미국에 건너오기 전의 조선에서의 일을 다룬게 Grass roof이고 그 다음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한국인 소년/청년이 미국 사회를 경험하는 과정을 다룬게 East Ges West입니다. 한국어 번역본을 읽어보지 못했는데, 영어는 문체가 굉장히 경쾌하고 유머러스하기도 하고 인사이트가 있었습니다. 약간 스코트 피츠제럴드 영향도 좀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용흘은 해방 직후 미군정청의 교육 자문으로 한국에 와서 일을 좀 했었고 이후 미국에서 세상을 떴습니다.) 기회가 되시면 김규식의 미국 학생 시절을 약간 자세히 보시고 싶다면 한번 읽어보시면 의외로 재미있으실 것란 생각이 들어서 소개합니다.
동양선비 서양에 가시다강용흘은 우리 민족사상 가장 위대했던 외세에 대한 항쟁이랄 수 있는 3.1운동의 수난과 좌절을 다루어 일제하 우리 국민들이 끝까지 민족정기를 지키는 시대상황을 작품화한 《초당》으로 세계에 우리의 위상을 높였다. 《동양선비 서양에 가시다》는 속편이라 할 수 있다.
@적륜재 작년(2025년) 3월에 권보드래 선생님의『3월 1일의 밤』을 읽었었는데 그때 한국 문학의 디아스포라 1세대 작가로 강용흘과 이미륵(이의경)을 소개한 대목이 있었어요. 권보드래 선생님은 3월 1일의 충격으로 각각 미국과 독일로 떠난 두 작가의 행보를 대표 작품과 연결해서 서술했었습니다. 까먹고 있었는데 다시 기억나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미륵은 어렴풋이 기억나는데 강용흘은 전혀 기억안나네요. 이럴 때 <3월1일의 밤>을 다시 한번 퀵하게 읽으면 상당 부분이 머리에 남을텐데 막상 재독을 하려면 머뭇거리게 되네요.
저도 기억이 증발되어.. 독서 메모를 다시 살펴보게 되네요 ㅎㅎㅎ 강용흘의. 한국인의 쓴 디아스포라 문학의 선구자. "이날 울려진 함성은 비극으로 가득 찬 것만은 아니었다. 그것은 엄청난 희열이었으며, 눈물은 고통보다는 환희에 찬 것이었다." /초당(The Grass Roof)
김규식이 조선으로 돌아온 러일전쟁 즈음의 조선을 바라볼 때, 21세기 현재 한국사람으로서 그 때 그 이후의 역사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이미 알고 들여다 보지 않고, 앞일이 어찌될지 몰랐던 조선사람들의 시점으로 보면 조금 다른 것 같다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당시 자료들을 좀 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뭐랄까 사회 전체가 약간 카페인 음료를 과다하게 마신 청소년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분노, 절망, 희망 같은 게 맥락없이 마구 섞여서 이 사람이 왜 이런 일을 했는지 이해가 안가는 경우도 많고, 이런 줄로만 알았던 사람이 그때는 또 이런 경우도 있었구나 싶기도 하고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초창기 일본육사에 파견되어서 교육을 받았던 류동렬이란 분이 있는데, 이 분은 대한제국군 장교를 거쳐 이후 만주로 가서 독립군, 광복군의 대표적인 인물이 되신 분입니다. 게다가 해방 후 미군정청의 통위부(현재 국방부의 전신)를 맡아 광복군 출신을 국군에 들어오게 하여 국군이 일본군/만주군 출신으로만 구성되지 않도록 하신 분입니다. 그런데 이분은 러일전쟁때 일본군 파견 종군하여 러일 전쟁후 일본군 지원의 공을 인정받아 훈장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러일전쟁은 당시 개화의 전면에 나선 인텔리들에게 대단히 복잡한 사건이었던 것 같습니다. 김규식의 귀국 후 여러가지 행보 역시 책에 나오는 여러 인물들과 함께 그런 측면에서 읽으면 좀더 납득하기 쉽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사회 전체가 약간 카페인 음료를 과다하게 마신 청소년 같은 느낌"이라! 한마디로 부정맥의 사회였을까요? ㅎ 역사는 반복된다고 요즘의 우리 사회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단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해방을 맞았다고 좋아한 것도 잠시고 새로운 혼란이 다시 시작되기도 하니. 그래도 굳이 비교하자면 그나마 어느 시대가 나은 걸까요? 그때? 아니면 지금?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보하기도 하니 인간의 역사란 참 아이러니한 것 같기도 합니다.
오, 부정맥의 사회! 정말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도 먼 훗날의 사람들이 돌아봤을 때 그렇게 느낄 것 같아요.
ㅎㅎ 그런가요? 대학교 때 친구 하나가 커피 한 잔만 마셔도 파르르 떨었던 친구가 있었어요. 부정맥하면 그 친구 생각이 나요.
@적륜재 님 글에 공감갑니다 한 사람의 능력과 도덕관과는 별개로 19세기말 20세기 초 동아시아든 유럽이든 예측불가한 시대를 살아나간다는건 어떤 느낌(?)일지 직접 겪고 싶지는 않고 궁금합니다 ^^;; 자신의 올바른 소신으로 자신하며 행한 일들이 결과적으로 사회에 해악을 미친다면 어떤 생각이 들지~ 사회전체가 카페인 과다한 상태가 언젠가 또 올수도 있을텐데 역사의 복기는 그런점에서 필수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러시아를 아시아의 침략자, 일본을 아시아의 해방자로 인식하고, 이를 백인종과 황인종의 전쟁, 러시아 대 일본·동양제국의 연대투쟁으로 규정한 점은 이 시기 일본의 영향하에 만연해 있던 문명개화론자들의 보편적 시각이자 구미의 인식이었다. 한국 지식인들의 인식 전환은 러일전쟁 이후 을사조약을 계기로 일본의 위장된 한국 독립·보호론이 실상은 제국 팽창의 술책이었음이 드러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러일전쟁기 윤치호, 이승만, 여운형, 이준 등 당대 개화파 지식인들이 가졌던 일본의 대러시아전 승리를 응원하던 정서와 동일한 것이었다. 한국 지식인들뿐 아니라 동아시아 정치인·지식인들도 대일 우호적 인식의 그물망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아, 강용흘 선생님의 책은 저희 지역구 도서관에 없네요. 책바다 서비스라도 신청해서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경쾌하고 유머러스하다니, 그 점이 특히 끌리네요.) @적륜재 님, 책 소개 감사합니다.
문득 떠오르는 얘긴데요, 작년에 <작은 땅의 야수들>을 읽은 적 있는데, 제 취향에는, 으음.. 프롤로그 빼고는 별로 와닿지 않았어요. 제가 너무 거창한 서사를 기대한 건지(제목력 때문에?), 설정이나 캐릭터가 진부하게 느껴졌고, 시대 배경 고증도 안 맞는 부분이 눈에 띄더라고요. 그 책의 작가도 디아스포라 문학가의 계보를 잇는다고 여겨지는지 궁금하네요. 유명한 <파친코>는 제가 아직 드라마도 책도 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혹시 파친코도 작은땅의야수들과 결이 비슷하다면, 안 보고 싶… (하하하! 그 책보단 훨씬 재밌겠죠?)
그래도 그 책 톨스토이상? 무슨 상 받았다고 하던데 그렇게 별로인가요? 드라마 <파친코> 한다고 했을 때 난리도 아니었는데. 드라마는 됐고(전 아직 이민호나 그 여자 주인공 뭐가 좋은지 잘 몰라서), 책으로 한 번 읽어 본다고 해 놓고 여태 못 보고 있네요. 그 유명하다던 <모스크바 신사>도 그렇고.ㅠ 근데 <김규식......> 이 책 본장 읽기 시작했는데 절절하고 뭉클하네요. 제가 우리나라 기독교사에 관심이 좀 많은지라. 안 읽었으면 큰 일 날 뻔했습니다. 하하.
흐흐, 제 개인 취향일 뿐입니다. @stella15 님 말씀대로 상도 받은 책이고, 좋게 읽으신 분들도 많은 걸로 알고 있어요. <파친코>는 훨씬 더 괜찮은 작품이라는 얘길 워낙 많이 들어서 저도 한번 꼭 읽긴 해야겠다 생각하고 있답니다. <김규식과 그의 시대> 정말 좋죠? 이 책 읽기 전에는 이렇게 재밌을 줄 몰랐습니다.
영특했던 어린 본갑이는 원어민처럼 영어를 구사하게 되었고, 릴리어스의 통역으로 조선 여성들에게 전도를 하는 데 큰 도움을 주게 되었다. 그것은 예수가 행한 떡 다섯 조각, 물고기 두 마리로 수많은 군중을 먹었다는 오병이어의 기적과도 같았다는 것이다. 언더우드 부부가 죽음 직전에서 살려낸 본갑이가 바로 이 책의 주인공 김규식이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61, 정병준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2월 13일 금요일은 4장 5절 '한국 기독교회의 젊은 지도자'부터 5장 1절 '1913년 4월 2일 '오스트레일리아'로 출국'까지 읽습니다. 289쪽부터 316쪽까지입니다. 한국 기독교와 계몽, 문화 운동에서 김규식이 했던 역할을 조명하고 나서 그의 중국 망명 과정을 짚는 장입니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이 되었던 한글학자로서 김규식의 역할이 이채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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