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1. <김규식과 그의 시대> (1)

D-29
제국주의는 백인만의 악덕도 아니었고 그 악덕을 정당화하기 위한 종교 악용도 아니었다. 그렇지만 기독교권에서만 선교사들이 제국을 둘러싸고 분열되었다. 일부 열성적인 선교사들은 제국의 선봉에 서거나 제국을 지지한 반면, 다른 일부는 제국에 도전하고 평화로운 왕국을 추구했다. 분열의 한 가지 결과는 순교의 만연이었다. 자기희생을 갈망하는 많은 기독교 선교사들이 다시는 가족과 고국을 보지 못할 것을 잘 알면서도 유럽을 떠나 먼 타지로 향했다. […] 황금, 영광, 신은 세계 각지로 향하도록 자극하는 중요한 유인으로 남았다. 유럽을 떠나는 것은 영웅적이고 진취적인 행위로 여겨졌다. 순교 열의와 제국에 앞서 영적 정복을 추구하려는 욕구는 십중팔구 가톨릭교도의 포부였다. 가톨릭적 맥락 밖에서 토착민이 질병으로 절멸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종교적 수사修辭가 질병의 역할을 대신했다. 극단적이되 전형적인 사례로는, 하버드에서 교육받은 역사가이자 종교 지도자로서 인디언 절멸을 지지하는 주장을 편 코튼 매더(1663~1728)가 있다. […] 누군가 공동체에 속하는지를 판정하는 핵심 기준은 그가 공동체의 규칙을 따르겠다는 의사를 표현하는지 여부다. 다른 집단을 우리 공동체에 동화시키기 위해서는 그 집단에서 지배적인 문화를 형성하는 사람들을 혼성 정체성으로 통합할 필요가 있었다. 이런 이유로 제국들은 기존 전통을 파괴하는 동시에 혼합 공동체, 혼성 문화, 크레올 언어, 혼합 종교, 임시변통 정치체, 새로운 생활 방식을 만들어냈다.
옥스퍼드 세계사 484-486쪽, 펠리페 페르난데스아르메스토 외 지음, 이재만 옮김
옥스퍼드 세계사영국 옥스퍼드대 출판부에서 펴내는 '도판과 함께 읽는 옥스퍼드 역사 시리즈(The Oxford Illustrated History)'의 세계사 편이다. 저자는 펠리페 페르난데스아르메스토 외 10인이고, 각종 사진과 도표 일러스트 등이 150여 컷 삽입되어 있어 보는 재미가 있다.
진짜 선교의 문제 역시 인간의 문제라 복잡하네요. 그래서 성경에 알곡과 기라지의 비유가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고. 사실 제국주의의 역사가 어떻게 됐는지는 우리도 익히 보고 알고 있구요. 근데 갑자기 향팔님 애용하는 이 책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ㅎㅎ
<불의 전차>는 항상 그 유명한 반젤리스 음악이 흐르고 해변에서 달리기를 하는 남성들의 뮤직비디오로만 접해봤답니다. 어떤 내용인지 전혀 몰랐어요. 사실 저는 <미션>도 엔니오 모리꼬네 옹의 음악으로만 알지 영화는 못 봤습니다. 한번 꼭 보긴 봐야 하는데…
ㅎㅎ 저도 음악만 알아요. 전부터 본다 본다해 놓고 여태 못 보고 있네요. 아, 저도 <미션> 못 봤어요. 찌찌뽕이네요. ㅋㅋ
아 ㅋㅋ 말 나온 김에 불의 전차 뮤직비디오를 다시 보려고 찾다가 재밌는 영상을 발견했어요. https://youtu.be/CwzjlmBLfrQ?si=HunFSz_RGcbPoUvn 런던 올림픽 개막식, 기억나세요?
와, 그때 진짜 미스터 빈이 직접 출연했나 봐요. 처음 보는데요? 그 건반도 자신이 직접 쳤을까요? 얼핏 숀가락하고 음이 맞지 않는 것도 같고. ㅎ 아, 근데 음악 들으니까 뭉클하네요. 작곡자는 어떻게 그런 음악을 만들 생각을 했을까요? 다음 세기에도 들려질 음악이란 생각이 드네요. ㅋ 근데 <불의 전차> 저는 영화로는 볼 수가 없네요. 저는 지니 TV 보는데 목록에 없더라구요. ㅠ 음악 링크해줘서 귀호강했습니다. 고마워요! ^^
손가락 안 맞죠? ㅎㅎ 건반 소리는 따로 붙인 거라고 하더라고요.
ㅎㅎ 그럴 줄 알았습니다. 근데 개막식을 참 코믹하게 해요. 웅장하고 장엄하게 해 온 거 같은데. 미스터 빈 지금은 뭐하고 살까요? 많이 늙었겠죠? 저때도 주름이 장난 아니던데. ㅠ
ㅎㅎ 미스터빈 아저씨 너무 웃겨요. 근데 이분이 엄청 공부벌레에 옥스퍼드 공학석사 출신 엘리트라고 하더만요.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고 웃게 해주는 진짜 바보 연기는 똑똑한 사람이어야 할 수 있나봐요. (그렇다고 학벌이 중요한 건 결코 아니지만요.) (맥락없이 김규식의 바보클럽이 생각나네요.) 미스터빈도 정말 지금은 연세가 많이 드셨겠어요. 지휘자 사이먼 래틀 표정도 재밌는 영상이에요.
가히 제2의 찰리 채플린이라 할만하죠. 이건 아마 제가 처음하는 말은 아닐 겝니다. ㅋㅋ 언젠가 누가 그런 말을 하더군요. 웃기는 사람은 자신은 절대로 웃으면 안되며 자신이 부조리한 상황에 놓일수록 관객을 더 많이 웃게 만드는 게 진짜 웃기는 사람이라고. 그런 의미에서 채플린이나 미스터 빈은 이것을 탁월하게 구사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코미디언으론 고 이주일 씨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분은 못 생겨서 미안하다며 스스로가 자신의 외모의 부조리함을 역이용했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개그맨들 중 관객을 웃겨놓고 자신도 실실대고 웃으며 웃음을 유도하는 사람이 있던데 자기 개그에 그렇게 자신이 없나 좀 안쓰럽더군요. 지금은 개그 콘서트 보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ㅋ 근데 미스터 빈 완전 엘리트 아저씨네요.
어렸을 때 ‘EBS 세계의 명화’에서 <모던 타임즈>와 <위대한 독재자>를 봤던 기억이 나네요. 특히 모던 타임즈는 다시 보고 싶은 영화랍니다. 잘 모르긴 해도, 웃음 속에 담긴 페이소스라는 게 무엇인지 처음 느끼게 해준 작품이에요.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라는 말도 찰리 채플린이 한 말이라면서요? 대단한 예술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던 타임즈산업의 기계화와 대공황이 맞물려 힘든 시절,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하루 종일 나사못 조이는 일을 하는 찰리. 찰리는 반복되는 작업에 착란 현상을 일으키고,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조여버리는 강박 관념에 빠지고 만다. 그는 급기야 정신 병원에 가게 되고, 거리를 방황하다 시위 군중에 휩쓸려 감옥살이까지 하게 된다. 몇 년 후 감옥에서 풀려난 찰리는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한소녀를 만난다. 그녀의 도움으로 카페에서 일하게 되고 서로를 의지하며 새로운 희망을 가진다. 둘은 행복하고 단란한 가정을 꿈꾸며 일자리를 찾아 헤매지만 매번 다시 거리로 내몰리고 마는데...
위대한 독재자세계대전에서 패배한 토매니아국에 힌켈이라는 독재자가 나타나 악명을 떨친다. 한편, 힌켈과 닮은꼴 외모의 이발사 찰리는 국가의 유태인 탄압정책으로 인해 곤경에 처하지만 병사로 참전했던 전쟁에서 우연히 구해줬던 슐츠 장교의 도움을 받아 위기를 모면한다. 독재자 힌켈의 악행은 갈수록 도를 더해가고, 찰리는 유태인 수용소에 끌려가게 되지만 기지를 부려 탈옥에 성공한다. 하지만 이발사와 똑같은 얼굴을 한 힌켈이 탈옥범으로 오해 받아 감옥에 잡혀 들어가게 되는데…
그러고보니 채플린 자서전도 읽어 봐도 좋을 듯한데 YG님 시큰둥하시겠죠? 아, 어쩌면 읽으셨는지도 모르겠네요. 웬만한 책은 다 섭렵하시니. 근데 별로였을까? 언급을 안하시는 걸 보면. 근데 읽고 싶긴하네요. ㅋㅋ 아, 그건 그렇고 시침 뻑 떼고 해야할 것중에 또 하나가 있다면 음담패설이죠. 아주 오래 전, 누구라면 알만한 문학평론가의 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데 이분 정말 청산유수 달변이시죠. 그야말로 방대한 지식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는데 음담패설도 서슴치 않고 너무 잘하세요. 음, 방금 무슨 말씀하신거야? 할 정도로. ㅋㅋ 그때 알았죠. 음담패설은 저렇게 하는 거라는 걸. 그걸 까벌리거나 실실 웃어가며 하면 그건 그냥 음란한 인간이 심심해서 주둥이 놀린거고, 그 선생님은 정말 고급지다? 뭐 그런 느낌이 들어요. 사실 이 분 인상이 끝내줘요. 눈썹이 길고 짙은데다 약간 근엄한 표정이라 좀 신선 같은 이미지가 있어요. 지금은 80이 넘으셨으니 완전 신선 다 되셨죠. 하하.
찰리 채플린, 나의 자서전허름한 바지에 짧은 콧수염을 하고 전 세계인을 웃음과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배우이자 영화감독인 찰리 채플린. 그가 자신의 삶과 시대에 대한 진중한 성찰과 회고를 담아 쓴 자서전을 완역했다.
조선을 식민지 먹잇감으로 생각하는 일본인과 세계인이 늘어날수록 조선에 대한 관심과 홍보가 급증했던 것이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그 어디에도 한국인 김규식이라는 이름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부친의 유배 후 친척들로부터 사실상 버림을 받아 고아가 된 사고무친의 처지라는 현실적이고 존재론적인 정체성은 증발된 상태였다. 현실의 객관적 위치와 상상과 가공의 사진 속 이미지가 이율배반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선교, 선전, 상업, 존재론적 압박은 생존 그 자체가 절박했던 5살 어린아이가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었고, 어느 하나도 본인의 의지나 결정과는 무관한 것이었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이 책 초반에 언더우드가 자주 등장해서, 제가 오래전에 써 놓았던 서평이 하나 생각났어요. 재미있게 읽으세요. * 도산 안창호가 연세대 동문? 그 기막힌 사연은… 개인적인 고백부터 하자면, 나는 모교에 대한 애틋함이 그다지 없다.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동문회나 동창회 언저리에도 가본 적이 없는 데다, 모교 출신의 언론인 모임에도 얼굴을 비춘 적이 없다. 사내에도 모교 출신이 몇몇 있긴 하지만, 다른 학교 출신에 비해서 딱히 친분이 깊다고 할 수도 없다. (솔직히 말하자면, 몇몇하곤 사이가 더 안 좋(았)다.)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밖에서 본 모교의 모습이 그다지 자랑스럽지 못하기도 했다. 우리 사회의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인 '학벌'을 재생산하는 한 축으로 기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런 기득권에 상응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보이는지도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 학교가 내세울 만한 거라면 이명박 같은 대통령을 배출하지 않은 것 정도가 아닐까? 그런 내가 <연세대학교는 어떻게 탄생했는가>(박형우 지음, 공존 펴냄)를 펼쳐든 것은 한 가지 호기심 때문이었다. 몇 년 전부터 일 때문에 한국 근대 의학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연세대학교를 놓고서 커다란 오해 혹은 신화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바로 '언더우드 신화'다. 언더우드 고아원이 연세대학교 효시라고? 굳이 연세대학교와 관련이 없는 사람도 이 학교의 창립자를 구한말 미국의 장로교 선교사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1859~1916년)로 알고 있다. 이 학교 한 가운데 서 있는 두 손을 벌린 언더우드의 동상까지 염두에 두면 이런 상식은 기정사실이 된다. 하지만 <연세대학교는 어떻게 탄생했는가>는 이 언더우드 신화를 사료에 근거해 철저히 해체한다. 책의 주장을 따라가면서 하나씩 살펴보자. 1885년 4월 5일 인천으로 들어온 언더우드는 조선 정부의 눈치를 보면서 선교 활동을 대놓고 하지 못하고 자신의 집에서 몇 명의 소년에게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이런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언더우드는 1886년 5월 11일 고아원을 개원한다. 최근 연세대학교는 한 연구자의 주장을 따라서 이 언더우드의 고아원을 연세대학교의 효시로 자리매김했다. 이 고아원을 계승했다는 '구세학당'을 다닌 도산 안창호에게 2013년에 명예 졸업장을 수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초등 교육을 담당했던 고아원을 고등 교육을 담당하는 대학교의 효시로 보는 것인데, 도대체 이게 어찌된 영문인가? 짐작컨대, 연세대학교는 1885년 4월 10일 조선 정부가 부동산(하드웨어)을 제공하고, 알렌을 중심으로 한 선교사가 운영(소프트웨어)을 맡았던 제중원뿐만 아니라, 같은 해 몇 명의 소년에게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하다 이듬해 공식 개원한 언더우드의 고아원도 연세대학교의 유구한 전통을 자랑하는 상징으로 만들고 싶었던 모양이다. 이 과정에서 도산 안창호는 영문도 모른 채 연세대학교 동문이 되었다. 하지만 이런 역사 만들기는 과연 사실 관계에 부합하는가? 진실은 이렇다. 도산 안창호가 연세대학교 동문이라고? 거짓말! 우선 언더우드는 자신이 설립한 이 고아원 운영에 몰두하지 못했다. 그는 1889년 10월부터 1890년 5월까지는 일본, 1891년 4월부터 1893년 5월까지는 미국에 있었다. 그러던 중에 이 고아원은 남학교로 전환되었고, 1893년부터 또 다른 선교사 프레드릭 밀러(1866~1937년)가 책임을 맡게 된다. 심지어 이 학교는 아예 밀러의 한국 이름 '민노아'의 이름을 따 '민노아학당'으로 불렸다. 바로 이 학교가 도산 안창호가 다녔다는 구세학당이다. 연세대학교는 이 학당이 중등 교육 과정을 담당했던 경신학교(경신 중고등학교)를 거쳐서 고등 교육 기관 연희전문학교로 이어졌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언더우드가 개원만 해놓고 제대로 돌보지 못한 고아원은 사실상 폐지되었고, 새롭게 설립된 남학교(민노아학당)는 언더우드와 상관없는 학교였다. 더구나 이 학교조차도 몇 년 못가 폐교되어 (경신학교가 아니라) 영신학교에 통합되었다(1897년). 즉, 연세대학교는 자기 학교 역사와 아무 관계가 없는 도산 안창호에게 명예 졸업장을 수여한 것이다. 그렇다면, 1901년 10~11월 개교한 경신학교는 언더우드와 관련이 있는가? 남학교가 서울에서 없어지고 나서 새롭게 준비된 교육 기관이 바로 중등 교육 기관 경신학교다. 하지만 1901년 경신학교 개교는 제임스 게일(1863~1937년)이 주도했고, 1903년부터는 다시 밀러가 책임을 맡았다. (언더우드는 1901년 5월부터 1902년 12월까지 한국에 없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경신학교는 이전에 존재했던 초등 교육 기관과 관계가 없을 뿐만 아니라, 언더우드가 이 학교의 개교에 관여했다는 기존의 주장도 군색하기 짝이 없다. 개교 전후는 물론이고 개교하고 나서 거의 1년 가까이 한국에 없었던 언더우드가 이 학교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면 그야말로 난센스다. 임시 교장 하다 죽어버린 언더우드, 진짜 창립자는? 당시 한국에서 활동하던 선교사 사이에서 고등 교육 기관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우여곡절 끝에 언더우드가 소속되어 있던 미국 북장로회를 비롯한 여러 개신교 교파는 '연합'을 통해서 서울에 고등 교육 기관을 세우기로 결정하고, 1915년 4월 12일 한국기독교대학을 개교한다. 이 대학이 바로 연세대학교로 이어지는 연희전문학교의 전신이다. 언더우드가 개교 직전에 한국기독교대학의 '임시' 교장으로 선임된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그가 이 개신교 연합 대학의 설립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안타깝게도 개교 1년(!) 만인 3월 27일 "건강 악화"를 이유로 연합 대학을 함께 설립하고 부교장을 맡았던 올리버 에비슨(1860~1956년)에게 뒷일을 맡기고 미국으로 귀국한다. 그러고 나서 언더우드는 불과 몇 달 후인 1916년 10월 12일 세상을 뜬다. 그렇다면, 언더우드가 이렇게 가고 나서 개신교 연합 대학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의 사망 후에 이 학교는 교명을 '연희전문학교'로 확정짓고, 언더우드에 이어 제2대 임시 교장을 맡고 있던 에비슨을 만장일치로 초대 교장으로 임명하고 정식 인가도 받는다. 자, 이제 우리는 두 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 1886년 언더우드의 고아원에서 시작해 연희전문학교를 거쳐 오늘의 연세대학교가 되었다는 이 대학이 최근 만든 공식 역사는 상당 부분 사실과 맞지 않는 '역사 만들기'의 산물이다. 둘째, 연세대학교 한 가운데 서 있는 언더우드 역시 이 학교의 역사 만들기 과정에서 '만들어진 신화'다. 왜 에비슨이 아니라 언더우드 동상인가? 그렇다면, 에비슨은 어떨까? 언더우드에 비해서 대중에게 생경한 에비슨은 조선 정부로부터 제중원의 운영을 넘겨받아(1894년 9월말) 세브란스병원과 연세대학교 의과 대학의 전신인 세브란스병원의학교의 초석을 닦았다. 이뿐만 아니라, 그는 세브란스병원의학교와 더불어 언더우드 사후 1916년부터 1934년까지 연희전문학교 교장을 동시에 역임했다. 애초 한국에 파견된 각 교파 선교사는 연희전문학교와 세브란스병원의학교의 합동을 1913년 무렵부터 꿈꿨다. 하지만 양쪽의 교장을 에비슨이 동시에 맡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합동 과정은 지난했다. 일제 강점기와 제2차 세계 대전, 해방 전후의 혼란, 한국 전쟁을 거치고 나서야 두 기관은 1957년 비로소 합동할 수 있었다. 연희의 '연'과 세브란스의 '세' 앞 자를 딴 연세대학교가 탄생한 것이다. 이쯤 되면, 참으로 궁금하다. 지금 언더우드가 서 있어야 할 자리에는 마땅히 에비슨이 서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최소한 에비슨이 언더우드 옆자리에라도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제중원-세브란스병원의학교로 이어지는 전통을 연세대학교가 강조하는 상황을 염두에 두면 더욱더 그렇다. 연세대학교의 역사 만들기, 예수 얼굴에 침 뱉기? 처음부터 쓴 소리를 하고 시작했으니, 몇 마디를 덧붙이자. 현실에서 내세울 구석이 없는 집안일수록 족보 타령을 한다. 사실 관계가 지극히 빈약한 역사 만들기에 몰두하고, 그 과정에서 언더우드의 역할을 과장해서 신화를 창조하는 연세대학교의 모습이야말로 딱 이런 모습이 아닌가? 앞에서 거칠게 살펴본 사정을 염두에 두면 연세대학교는 한국 개신교 선교 과정에서 세계 각국의 선교사와 초기 개신교 신자의 꿈이 집약된 고등 교육 기관이었다. 하지만 과연 지금 연세대학교가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가? 혹시 예수 보기에 낯부끄러운 행태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마지막으로, 이 책의 저자 박형우는 의과 대학 해부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부전공으로 세브란스병원을 중심으로 한 근대 의학사를 연구해왔다. 몇 해 전부터 박형우가 미국, 캐나다 등지로 동분서주하면서 흩어져 있는 한국 기독교 초기 전파 과정의 1차 사료를 모으고 있는 것은 알았다. 하지만, 그 자료를 이용해 자기 학교의 만들어진 신화에 매스를 갖다 댈 줄은 몰랐다. 협동-연합-합동, 세 가지 열쇳말로 풀어낸 그의 주목할 만한 사료에 근거한 자기 성찰에 연세대학교의 구성원 또 한국 기독교 수용사를 연구하는 역사학계가 어떻게 답할지 주목된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134920
와.. 이런 사기;;; 아니 (역)사 (만들)기가 다 있나;;;; 놀랄 노 자네요.. 박형우 교수님 이야기도 황당하구요;; '현실에서 내세울 구석이 없는 집안일수록 족보 타령을 한다'는 게 맞네요..ㅋㅋㅋ 전 오히려 기독교학교를 다니면서 억지로 하는 수업과 숙제들로 인해 더 종교에서 멀어진 것 같아요;;;
오~재미있습니다~연세대하면 언더우드였는데 의외군요^^ 그런데 @YG 님이 언급하신대로 왜 에비슨이 아니라 언더우드 동상이 있을까 궁금하네요^^
이런 사연이 있었다니… 언더우드의 존재감이 연대에서 좀 어색해질 것 같네요.
근데 참 이상하죠? 학교 졸업하면 동창들 학교가 아닌 곳에서 만나면 꽤 어색하고 서로 모른 척 생까는 건 누구나 다 똑같은 것 같습니다. 집안 식구도 집안에서나 알고 지내는 거지 밖에 나가면 모른 척하잖아요. 나 너 같은 언니 또는 오빠 둔 적 없다. 누구세요? 하는. 저만 그런가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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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11월의 책 <말뚝들>, 김홍, 한겨레출판김홍의 <말뚝들> 혼자 읽어볼게요.김홍 장편소설 『말뚝들』(한겨레출판)안노란책 리뷰 ㅡ <말뚝들> 김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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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에도 요령이 있나요?
도스토옙스키와 29일을[그믐밤] 7. 북클럽 사용설명서 @시홍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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