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1. <김규식과 그의 시대> (1)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번 주말 2월 7일과 8일에는 김규식의 아버지 김용원 이야기를 읽습니다. 1부 1장 '버려진 병약한 어린아이 "본갑이"부터 1부 5장 '대러 외교 밀사 김용원의 최후'까지입니다. 55쪽부터 109쪽. 김규식의 아버지 김용원은 요즘 식으로 따지면 국정원 요원 같은 역할을 했었나 봅니다. 저는 김용원 이야기랑 월요일에 읽을 부분인 의화군 대목을 읽으면서 구한말 경성(서울)-블라디보스토크-도쿄/교토/요코하마 등을 무대로 한 첩보 소설이 나올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했어요. (제가 알기로는 그런 소설은 없습니다.) 이 모임 보시는 소설가 여러분께서 관심을 가져보시면 좋겠어요. :)
이 책의 상당수 사료가 일제의 요인 감시 및 동향 보고라는 것도 흥미로운 역설이네요;
앗 저두 그런 생각했어요! 어제 남편이 현빈이 나온 드라마 '메이드 인 코리아'를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었는데 옆에서 전 책 읽으면서 아.. 김용원이 현빈같은 역할이었을 수 있겠다.. 김규식 보면 김용원도 젊을 때 꽤 생겼을 것 같은데.. 코리안 제임스 본드? 조선인 백기태? (이 와중에 수세베기를 이별의 정표로 줬다는 김규식 어머니도 궁금해집니다;;)
@borumis 맞아요. 구한말 조선의 왕실에서도 정보 조직 같은 게 있었을 테고, 김용원도 그런 역할을 수행했던 요원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그림을 배웠으니, 일본 군사 시설 같은 곳을 머릿속에 담았다가 그림으로 그리는 것도 가능했을 테고.
너무 흥미로와요. 승정원 일기에 김규식 일가의 내용이 나오는 것도 신기하고, 화원에서 첩보자로의 신분 세탁 과정도 궁금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방금 읽기 시작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저도 도서관에서 빌려와서 읽기 시작했어요. 재미없으면 읽지 않으려고 했는데 서장에서부터 정병준 교수님 필력에 말려들었네요. 김규식 선생의 인생이 그만큼 드라마틱해서겠지요. 제가 다니는 부산 공공도서관이 4군데인데 이 책이 단 한 질뿐이더군요. 신청을 안해서 없는 것이겠죠? 누가 빌리겠나 해서 상호대차 신청해서 보고 있어요.
정말 서장부터 흡인력이 쎄더라고요. 저희 지역구 도서관들도 사정이 비슷한데, 다행히 이 책이 있는 유일한 곳이 집앞의 꼬마도서관이었어요. 앞으로 두달간 이 책 세트 세권은 저만 재대출을 거듭할 것 같네요..
@dezaf 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도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와 어제부터 읽기 시작했어요. 내용이 너무 딱딱할까 걱정했는데 웬걸 재미있게 읽혀서 쪼금 신이 나는 중입니다. 같이 읽고 종종 얘기 나눠요.
생각보다 재미가 있어서 놀랐습니다. 딱딱할줄 알았는데 의문점 하나하나씩 풀어가는 재미가 있어요.
김용원이 연루된 러시아 월경 접촉 사건은 실은 좀더 복잡합니다. 그 러시아 월경 그룹의 주축인 김광훈과 신선욱은 원래 오위장 출신입니다. 오위장은 1882년에 폐지될 때까지 도성의 숙위를 총책임진 정3품의 무관 고위직입니다. 요즘으로 치면 수도방위사와 대통령 경호실장을 합친 그런 자리입니다. 그냥 비천하게 러시아에 건너가 살던 사람들이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 일행이 고종에게 보고한 러시아 연해주 지도 "아국여지도"와 보고문 청아여지형정석의서(淸俄輿地形情釋義序)라는 문서가 있는데, 이 보고서의 내용은 전형적인 '러시아 경계' 정서를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의 배경인 1884~1885년은 고종이 러시아에 기울어있었을 때라 아직 이 사건에 대해 학설들이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들이 고종에게 제출한 보고서에는 러시아 연해주의 상세한 지도가 포함되어있었습니다. 그 지도 "아국여지도"를 화원 출신이었던 김용원의 그림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조선 중기 이후 화원은 도화서 외에도 천문지리를 담당하는 관상감에 소속되어 있었던 경우도 있습니다. 김용원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러시아 지도는 장서각에 보관되어 있고, 현재 디지털 이미지로 열람 가능합니다: https://jsg.aks.ac.kr/viewer/viewIMok?dataId=K2-4611%7C001#node?depth=2&upPath=001&dataId=001 (그림 중에 7번이 블라디보스톡입니다)
이 청아여지형정석의서라는 보고서(마지막 이미지 13의 글)의 번역 일부만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전략) 지금 온 세계는 예전에 비해 현격히 달라졌고 사람으로서 힘쓰지 않아서는 아니 될 일은 서양의 글을 익숙히 읽는 일과 大洋의 기록을 익숙히 아는 것이니, 격물치지의 이기심성의 규명 등은 이용후생의 한 가지 방도보다 못한 것입니다. (중략) 저 러시아는 기세가 맞수끼리 바둑판을 대한 사람과 같아서 "먼저 착수하면 상대를 제압한다"는 기술을 구사하려고 합니다. 그러므로, 러시아가 멀지않아 갑자기 침입하리라는 점에 국가의 우려가 없지 않습니다.(후략)" 보고서에 직설적으로 성리학 같은 것 할 때가 아니라 서양 외국어 가르치고 외국의 기록을 배워야 러시아가 갑자기 쳐들어와도 방비를 할 수 있다"고 적어두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고종의 친위 밀사였던 것은 맞다고 봐야겠죠. 시기적으로 조금 뒤의 고종의 비밀조직 익문사처럼 조직을 갖춘것은 아니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용원이 단순한 화원이 아니라 지도제작관련 활동을 했다는게 정말 흥미롭네요. 러시아에 대한 분석도 그렇구요.
와, 이 지도를 김용원이 그린 거군요. 알려주신 대로 7번이 블라디보스톡(해삼위海參崴)이고, 5번이 크라스키노(연추하리/노보키예프스크) 지역인가 봅니다. 연추아민촌도延秋我民村圖라 써 있네요. 학생 때 안중근 의사 단지동맹 기념비 보수 작업에 꼽사리 끼어서 이곳에 다녀온 적이 있어요.
김규식이 어린 시절 아버지 김용원에게 더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었다면 어쩌면 상당히 다른 모습으로 성장했을거란 생각도 했습니다. 어느쪽이든 전통적인 가치를 유지하며 사는 사람은 아니었을 것 같기는 합니다.
저도 그부분이 아쉬운데, 영향을 많이 받지 못했지만 결국 고종을 중심으로 부자가 격동의 시기를 살아냈고 역사의 현장에 홈을 남겼다는 것이 굉장히 신기합니다
김용원은 일본 등 외세에 편승하고 시세를 좇아 정치적 야망이나 세력 형성을 추구하던 친일 개화파보다는 고종에게 충직한 근왕세력에 가까웠다. 또한 그는 군부의 고총 측근이었던 한규직, 이조연과 한께 친러파로 분류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도화서 화원이고, 무인이면서 일본에서 근대 기술를 적극적으로 배워와 유리제조소 촬영국 순화국을 설립하고 러시아 밀사로 갔다가 유배. 특출난 분이십니다. 정말. 그 시대의 풍파에 살던 사람들을 특정 범주로 규정하고 싶어 하지만, 그럴수 없다는 당연함을 보여주기도 하는 분 같습니다.
김용원이 유배길에 오르던 188년 시점에 친형, 숙부, 강원도의 조부모가 생존해 있었지만, 김규식은 보호받지 못했다. 릴리어스의 회고에는 삼촌이 김규식을 매우 귀찮게 생각했으며, 그가 굶어죽기 직전까지 방치한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후손들의 증언처럼 김규식이 병에 걸려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이어서 언더우드에게 보내졌을 수도 있겠다. 다른 한편 지계 가족들은 서출인 김규식을 돌보지 않고 일종의 짐으로 여겼으며, 이런 요인들이 어린 김규식이 처경(슬픈 지경)에 이르게 만들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가능성이지만.. "서출인 김규식" "일종의 짐" 이라는 부분에 가능성이 커 보이는 건 어쩔수 없네요... 충분이 거둘 수 있는 집안 여건이고, 다 죽어가는 김규식을 데려간 언더우드는 살렸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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