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에서 튀어나온 책 읽기

D-29
자꾸 눈에 띄어서 집어 들었습니다. 누군가 읽으신 분, 읽고 계신 분 있다면 같이 읽어도 좋겠어요.
"하밀 할아버지, 사람은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나요?" ... "그렇단다." 할아버지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
자기 앞의 생 13p,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나는 녀석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남에게 줘버리기까지 했다. ... 나는 녀석에게 멋진 삶을 선물해주고 싶어졌다. 가능하다면 나 자신이 살고 싶었던 그런 삶을. 나는 오백 프랑을 받고 쉬페르를 그녀에게 넘겼는데, 그것은 정말 잘 받은 가격이었다. ... 나는 그 오백 프랑을 접어서 하수구에 처넣어버렸다. 그러고는 길바닥에 주저앉아서 두 주먹으로 눈물을 닦으며 송아지처럼 울었다. 하지만 마음만은 행복했다. 로자아줌마 집은 결코 안전한 곳이 아니었다. 돈 한푼 없는 늙고 병든 아줌마와 함께 사는 우리는 언제 빈민구제소로 끌려가게 될지 모르는 처지였다.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모모는 사랑, 정, 그러니까 상대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을 누구보다 빠르게 알아차린다. 그것에 목마르기 때문에. 우리는 정말 사랑없이 살 수 있을까? 사랑없이 사는 것을 산다고 말할 수 있을까?
로자 아줌마 하밀 할아버지 카츠 선생님 은다 아메데씨
하지만 그녀를 이해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제 목숨은 그녀에게 남아있는 전부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목숨을 소중히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에 있는 온갖 아름다운 것들을 생각해볼 때 그건 참으로 우스운 일이다.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암만 생각해도 이상한 건, 인간 안에 붙박이장처럼 눈물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인간은 원래 울게 돼 있는 것이다. 그런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자기 앞의 생 p.95,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하밀 할아버지는 위대한 분이었다. 다만, 주변 상황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을 뿐.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마약주사를 맞은 녀석들은 모두 행복에 익숙해지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끝장이다. 행복이란 것은 그것이 부족할 때 더 간절해지는 법이니까. 하긴 오죽이나 간절했으면 주사를 맞았을까마는 그따위 생각을 가진 녀석은 정말 바보 천치다.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문이 열리고 두 명의 아이가 뛰어나와 그녀의 목에 매달렸다. 일고여덟 살 쯤. 아, 이럴수가. 나는 그 집 대문 앞에 쭈그리고 앉았다. ... 그러나 나는 갑자기 모든 게 다 귀찮아져버렸다. 어떤 곳에도 있고 싶지 않았다. 나는 눈을 감았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했다. 나는 여전히 거기에 있었다. 살아 있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도대체 그 나쁜 년이 왜 내게 수작을 걸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 나는 부인용 찻집에 들어가서 케이크 두 조각과 내가 제일 좋아하는 초콜릿 에클레르 과자를 실컷 먹고 나서 화장실이 어딘지 물어본 뒤 문 쪽으로 뺑소니를 쳐버렸다. 안녕. 그러고는 프랭탕 백화점에 가서 진열대의 장갑을 슬쩍해서는 쓰레기통에 처넣었다. 그러고 나니 기분이 좀 나아졌다.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나는 아슬아슬하게 차들 사이를 달리면서 그들을 겁주는 게 재밌었다. 운전자들은 어린아이를 칠까봐 두려워했고, 나는 그들의 마음을 움직여 무엇인가 하게 한다는 것이 기분좋았다.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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