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연적 혼자의 시대를 살아가며 같이 읽고 생각 나누기

D-29
물론 개인화의 긍정적인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 앤서니 기든스는 개인화에 내재된 해방의 잠재력에도 주목한다. … 순수한 관계란 역할이나 의무가 아니라 상호 존중과 정서적 지지 그 자체로 연결된 관계를 뜻한다. 오직 개인 대 개인으로, 온전히 존재하며 만나는 관계 말이다. 각자 도생이 생존을 위해 타인과 거리를 두는 것이라면, 순수한 관계는 생존을 넘어 공존을 위해 타인과 다시 연결되는 것이다. 혼자의 시대는 이러한 재연결을 위해 필요한 고독의 단계일 수 있다.
필연적 혼자의 시대 김수영 지음
바라던 문장이 드디어 나왔다. '그래서 이 다음은..? 이미 액체화된 근대사회에 맞춰 정체성을 재단해버린 1인가구들은 어디를 향해야 하지?' 라는 질문에 답을 희망하던 차에 말이다.
사회자본 - 당신이 곤경에 처했을 때 연락할 수 있는 사람, 함께 밥을 먹으며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관계. 당신을 믿고 도와줄 사람들이다.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서로를 믿는 상호신뢰성, 물심양면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자원교환가능성, 그리고 이것이 사회제도로 뒷받침되는 제도적 안정성. 이 세박자를 갖춘 관계가 질 좋은 사회자본이다.
필연적 혼자의 시대 김수영 지음
스쳐 지나가는 관계가 아니라 사회자본이라 부를 수 있는 관계가 되려면 서로를 신임하며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 … 신분을 알 수 없는 사람들과 짧은 기간에 무언가를 배우고 헤어지는 일회성 만남으로는 질 좋은 사회자본이 형성되기 어렵다. 이런 환경속에서 불안정한 일자리를 가진 청년 1인가구들은 정박할 항구 없이 망망대해를 떠다니는 존재로 남겨진다. ... 사회 복지기관의 진정한 숨은 힘은 ‘꾸준히 만나는 사람들’ 을 만들어준다는 데 있다. … 공인된 공간에서 시작된 관계는 부르디외가 말한 질 높은 사회자본이 되어준다.
필연적 혼자의 시대 김수영 지음
승민 씨만이 아니라 많은 이들은 낯선 타인과의 교류를 불편해한다. 누군가를 의무감으로 만나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여긴다.
필연적 혼자의 시대 김수영 지음
가족이 가장 힘이 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선택하지 않은, 끊어낼 수도 없는 의무적인 관계. 가끔은 그렇게 불편하고 지긋지긋하던 그 가족이 결국 시간이 지나면 가장 든든해지지요.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갈 때, 이 불편함이 싫어서 '더 잘 맞는' 사람을 찾아보지만 그건 어쩌면 환상이거나 일종의 굉장한 행운 같아요. 그냥 계속 보는 것, 이 사람이 누구든 내가 어떤 사람이든 상관없이 그냥 꾸준히 보는 것이 사회적 자본을 쌓아가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서 발견한 것인데.. @메롱구이 님이 수집한 문장과 나란한 느낌이어서 담아봤습니다.. 나이들수록 '관계'는 숫자가 아니라 '온도'.. 라는 말에 매우 공감되네요..
차승원씨가 멀어진 친구들은 어떤 목적이 있는 관계들이지 않았을까요? 이 책에서 말하는 '질 좋은 사회자본'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존재만으로 힘이 되는 친구들이 있고, 내가 '어떤 사회에/계급에 속한다'는 느낌을 받기 위해 만나는 친구들이 있는데, 후자에 가까운 사람들인 거 같습니다. 사실 차승원씨 정도 되면 이미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자본도 충분히 갖추어서 불필요한 관계를 끊는 것이 현명한 것이었겠죠? 그 기준으로 '온도' 를 내세운 게 아니었을까요. 나이가 들면 확실히 질 좋은, 건강한 관계에 대한 안목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단절된 동선 위에 놓인 제3의 장소들은 혼자만의 직선을 우리들의 면으로 넓혀준다. 이웃과 소소한 일상을 나누고 공동의 추억을 쌓는 이 장소야말로 고립을 막는 가장 인간적인 사회적 인프라다. p183
필연적 혼자의 시대 4장, 김수영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3주차] 2/28(토) ~ 3/6(금 ) 5장, 6장 : 왜 셰프도 혼자 살면 라면만 먹을까? 혼자 하는 살림의 경제학 3주차 봐주는 존재 결국 이들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건 나를 봐주는 존재였다. 곁에서 잔소리를 하는 사람, 같은 집에 살거나 내 집에 수시로 오는 사람, 내가 혹시 쓰러지면 119를 불러줄 사람. 그런 존재 말이다. 그런데 누군가가 나를 '본다'는 표현에는 묘한 구석이 있다. 오인용에게 그랬듯 타인의 시선은 보통 불편한 것 아니었던가. 왜 이들은 그걸 원하는 걸까? 중략 하지만 1인가구가 말하는 봐주는 존재는 이와는 다른 차원의 기능을 한다. 도영씨가 애인 때문에 집을 치우기 시작한 것은 감시당해서 어쩔 수 없이 한 행동이 아니다. 타자의 존재가 그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었고, 그 결과가 자신도 좋아서 습관이 된 것이다. 현욱 씨 역시 "같이 사는 사람이 있으면 깔끔도 떨고"라고 말할 때, 그것은 통제나 감시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자기돌봄의 회복을 의미했다. 타인의 시선이 긍정적으로 작동하는 순간이다. -200p~ 1인 가구인 저에게 엄마가 보내주는 반찬은 그냥 반찬 그 이상의 의미가 있어요. 너무 바빠서 집에서 밥을 전혀 먹지 못한 날, 냉장고에서 상해버린 엄마의 반찬을 보면 일종의 부채감이 듭니다. 반찬 보내지마. 라고 말해도 딱 한번 먹을 수 있게 했으니까, 싱겁게 했으니까 그냥 먹어 라고 싸준 엄마의 반찬을 보면 배달 음식을 시키려다가도 밥을 하고 반찬을 꺼내 먹게 되고, 집에서 술을 마시려다가도 술 대신 홍삼을 먹게 만듭니다. 내 집의 비밀번호를 공유할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것은 동거 하지 않더라도 불편함과 함께 안락함을 선사합니다. 여러분의 곁에는 나의 안위를 함께 살펴줄 존재가 있나요? 일주일간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이제 또다시 홀로 식탁을 마주해야 한다는 것, 바로 그것이 두려웠던 것이다. p.188
필연적 혼자의 시대 김수영 지음
혼자 밥 먹기 어려운 이유는 혼밥의 노하우나 살림 기술이 부족해서만은 아니다. 바로 그 일을 혼자 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움의 이유이다. p193
필연적 혼자의 시대 5장 , 김수영 지음
살림은 '살리다'에서 온 말이다.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행위라는 것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살림을 '한집안을 이루어 살아 가는 일'이라 정의한다. 즉, 살림이라는 말에는 나와 네가 함께 살아가며 서로를 돌보는 관계라는 뜻이 담겨 있다. p194
필연적 혼자의 시대 5장, 김수영 지음
우리 합석할래요? p.212
필연적 혼자의 시대 김수영 지음
이미 다 자란 어른이 되었어도 우리는 힘들 때 타인의 도움으로 자신을 일으켜 세우곤 한다. p. 216
필연적 혼자의 시대 김수영 지음
평소에 친구와 상담하면서 공감했습니다. 불과 1년전에는 친구와 얘기하지 않던 것들을 친구와 나누면서 꼬인 생각과 감정이 펼져지는 걸 경험했습니다.
많은 결정의 순간에 고민을 나눌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해결되는 것 같아요.
1인가구에게는 서로의 생명을 살릴 상대가 없다. p195
필연적 혼자의 시대 5장, 김수영 지음
"밥은 먹었어?" 혼자 살다 보면 알게 된다. 내가 밥은 먹었는지 진심으로 궁금해하는 사람이 세상에 그리 많진 않다는 것을. 그제야 귀찮았던 그 말이 돌봄이었음을 알게 된다. p218
필연적 혼자의 시대 5장, 김수영 지음
발달심리학에서는 자기 조절을 인간이 성장하면서 갖추어야 할 핵심 역량이라고 본다. ... 하지만 ... 성인에게도 공동 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동조절이란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이나 행동을 타인과의 상호작용속에서 다스려나가는 과정을 뜻한다.
필연적 혼자의 시대 5장, 김수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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