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문고 서점친구들] 비문학 <헤테로토피아> 함께 읽기

D-29
자유는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구성해야 한다. 라고 말씀하셨는데, 일상적인 공간이 부정적으로 전용된다면 그걸 헤테로토피아로 부를 수 있나? 그런 생각도 드네요. 예를 들어 학교가 억압의 공간이 되었을 때, 그 공간을 그대로 수긍하고 있으면 안 되죠. 민주적인 교육 공간이 억압의 공간이 되는 모습을 헤테로토피아로 부르면 안 되는 것 같거든요. 푸코의 개념대로라면 그러니까 주체적으로 자기가 상상하고 만들어내는 공간이 아니니까. 그럼 한 번 더 이렇게 이어서 생각해볼 수도 있겠네요. 저희가 계속 이야기하다 보면 좋은 이야기, 교훈적인 이야기가 되는 느낌이 들어서 조심스럽긴 하지만 궁극적으로. 어떤 공간이든지 바뀔 수 있다. 내가 싫어하는 공간이라면 당연히 바꿔야 하는 거니까요. 자유라는 개념을 생각하면 저는 80년 5월 광주를 예로 들고 싶어요. 억압과 탄압의 공간에서 해방 공간을 열어냈잖아요. 연대하고 호응하고. 헤테로토피아가 어떻게 다가왔는지 이야기를 좀 더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이 책의 마지막 113 페이지에 이런 문장이 있거든요. "푸코는 자신이 독자들보다 이용자들을 희망한다고 여러 번 선언하지 않았던가" 여러분이 이 개념들을 활용해서 더 자유롭게 이야기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김지율 시인의 책 중에 진주의 공간들을 소개하는 <나의 도시, 당신의 헤테르토피아>가 있어요. 진주의 오래된 카페 '다원'을 소개하는데 여기가 그런 상상력, 가능성을 주는 공간이거든요. 전시도 하고 공연도 하고. 뭔가 계속 만들어갈 수있고 꿈꿀 수 있고 변화시킬 수 있는 그런 힘을 말하는 개념이라 헤테르토피아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헤테로토피아 시학 1~2 세트 - 전2권
나의 도시, 당신의 헤테르토피아 - 진주의 기억과 풍경 그리고 산책자
책의 두 번째 챕터를 좀 더 이야기해봅시다. 사람 몸이 감옥이기 때문에 유토피아를 만들어낸다고 해요. 몸은 가차 없는 장소라고 말하죠. "내 몸 그것은 나에게 강요된 어찌할 수 없는 장소다." 그리고 우리가 이 장소에 맞서고 이 장소를 잊게 만들기 위해 그 모든 유토피아들을 탄생시켜서 생각한다. 30 페이지. 그래서 "유토피아 그 것은 모든 장소 바깥에 있는 장소다." 35 페이지. "확실한 것은 인간의 몸이 모든 유토피아의 주연 배우라는 것이다." 37 페이지. "그때 우리 몸에 닿은 모든 것, 무늬, 색깔, 왕관, 교황의 삼중관 외투, 제복, 이 몸 속에 봉인된 유토피아들을 태어나게 하는 것을 보는 셈이다." 38 페이지. 쭉쭉쭉.
38페이지까지 이 흐름이 너무 좋았는데 사람의 몸이란 바로 몸의 내부인 동시에 외부인 공간이고 그만큼 확장된 몸이 아닐까. 실상 내 몸은 언제나 다른 곳에 있다. 그것은 세상의 모든 다른 곳에 연결되어 있다. 그러니까 몸이 여기서 말하는 유토피아에 반대되는 평범한 장소 한 개였다가 근데 이 장소가 어떤 옷을 입고 어떤 분장을 하면 다른 사람이 되잖아요. 다른 존재가 되잖아요. 그러니까 유토피라도 확정될 수 있는 어떤 가능성을 가진 존재가 되었다가 사실 몸은 닫혀 있는 존재가 아니라 그래서 열려 있는, 구멍이나 휴지심처럼 외부와 내 세계가 만나는 장소. 그러니까 얼마든지 다른 존재가 될 수 있는, 처음에는 감옥이고 형벌이었다가 나중에는 유토피아를 꿈꾸는 몸, 가능성과 타자의 몸, 헤테로피아적인 몸을 이야기합니다. 그 타자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행위가 사랑인 거죠. "사랑 주변에 도사리고 있는 위태로운 두 형상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렇게나 사랑 나누기를 좋아한다면 사랑 안에서 몸이 여기에 실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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