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옙스키와 29일을

D-29
거북별85님의 문장 수집: "<백야> 오히려 이 작품을 읽을 때는 두 사람의 순애가 아니라 그 이면에 흐르는, 적나라함고 통속이라는 탈을 쓴 인간의 본성 및 심리의 탁월한 묘사와 통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가난한지만 무식하지도 무지하지도 않고, 자기 나름대로 주관도 가지고 있으며, 퇴폐적인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올 정도로 자기만의 우물 안에 갇히지도 않아 자신의 현재 좌표를 객관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주인공을 그의 말과 행동을 통해 잘 그려 낸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몽상가라고 자신을 소개하지만, 석영중 교수가 '작품해설'에서 지적하듯이 그는 몽상가가 아닙니다. 자신이 약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약하지 않지요. 마찬가지로 자신이 몽상가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결코 몽상가로 머무르지 않습니다."
이 문장이 재미있었어요. ^^ 실제로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난 참 착한거 같애, 왜 이렇게 맨날 당할까?" 라고 말하는 분들은 보통 착하지가 않고 "난 참 나쁜거 같아 또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었어"라고 말하는 분들은 참 착하시더라구요... 보통 부지런한 분들이 자신이 게으른거 같다고 자책하는 것도 봤고, 그래서 현실의 모습과 맞닿은 작품해석이 재미있었습니다
자존감이 약한 사람은 보통 자존심이 셉니다. 열등감은 자주 과장된 언행으로 표출되곤 하지요. 가지지 못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여 가진 척하고 싶을 때 자존심을 부리게 됩니다. 진짜 가진 사람은 가진 척 할 필요가 없지요. 자존감 없는 텅빈 마음에서 샘솟는 허기를 자존심으로 달래기는 역부족일 것입니다. 언제나 눈치 보고 언제나 불안하며 언제나 모자랄 것입니다. 사랑에 대해서도 그렇습니다.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타자를 사랑하지 못하기 마련이지요.
도스토옙스키와 저녁 식사를 김영웅 지음
약한 마음을 지닌 바샤는 그 누구에게도 악한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누구도 바샤에게 악한 일을 행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바샤에게는 그런 열매가 맺히게 됩니다. 약함은 수동태 형식을 띨 뿐 악함과 같은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며 그 결과의 방향은 자기 자신을 향하는 것이지요. 게으름, 태만, 우유부단함, 착한 사람 콤플렉스 등의 겉모습을 띠는 약함은 자기 파괴를 불러옵니다. 파괴를 위한 파괴, 이를 악하다고 하지 않으면 무어라 하겠습니까?
도스토옙스키와 저녁 식사를 김영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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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별85님의 문장 수집: "약한 마음을 지닌 바샤는 그 누구에게도 악한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누구도 바샤에게 악한 일을 행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바샤에게는 그런 열매가 맺히게 됩니다. 약함은 수동태 형식을 띨 뿐 악함과 같은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며 그 결과의 방향은 자기 자신을 향하는 것이지요. 게으름, 태만, 우유부단함, 착한 사람 콤플렉스 등의 겉모습을 띠는 약함은 자기 파괴를 불러옵니다. 파괴를 위한 파괴, 이를 악하다고 하지 않으면 무어라 하겠습니까?"
자존심은 세지만 자존감이 약한 사람의 열등감 표출.... 약한 마음에서 오는 게으름, 태만, 우유부단함,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서 오는 자기 파괴의 결과.... 예전에는 태생이 나쁜 사람이 나쁜 사람이라는 선과 악에 정확한 경계가 있는 줄 알았는데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속 인물들처럼 선악이 불분명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나는 단지 몰랐던 것 뿐이고 나는 단지 약해서이다라는 말로 면죄부를 받으려고 하지만 어쩌면 우리 삶에서의 비극은 이 작은 틈들에서 시작되는지 모르겠습니다.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에서 언급되는 무지나 <약한 마음>에서 약한 마음이 이끄는 비극적 결과와 파괴를 우리는 우리의 삶에서 더 경계하고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거북별85님의 대화: 이 문장이 재미있었어요. ^^ 실제로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난 참 착한거 같애, 왜 이렇게 맨날 당할까?" 라고 말하는 분들은 보통 착하지가 않고 "난 참 나쁜거 같아 또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었어"라고 말하는 분들은 참 착하시더라구요... 보통 부지런한 분들이 자신이 게으른거 같다고 자책하는 것도 봤고, 그래서 현실의 모습과 맞닿은 작품해석이 재미있었습니다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저도 피해자 코스프레하는 사람 치고 피해자인 적 거의 못봤거든요.^^
거북별85님의 대화: 자존심은 세지만 자존감이 약한 사람의 열등감 표출.... 약한 마음에서 오는 게으름, 태만, 우유부단함,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서 오는 자기 파괴의 결과.... 예전에는 태생이 나쁜 사람이 나쁜 사람이라는 선과 악에 정확한 경계가 있는 줄 알았는데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속 인물들처럼 선악이 불분명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나는 단지 몰랐던 것 뿐이고 나는 단지 약해서이다라는 말로 면죄부를 받으려고 하지만 어쩌면 우리 삶에서의 비극은 이 작은 틈들에서 시작되는지 모르겠습니다.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에서 언급되는 무지나 <약한 마음>에서 약한 마음이 이끄는 비극적 결과와 파괴를 우리는 우리의 삶에서 더 경계하고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자존감과 자존심의 반비례가 재미있지 않나요? 도스토옙스키 작품에 굉장히 많이 나오는 캐릭터 유형이 자존감 바닥인 찌질이들이거든요. 열등감이라는 단어만 곱씹어도 많은 걸 사유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과 연결시킨 것도 흥미로워요. 맞아요. 의도적인 수동성은 투명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passive aggressive 로 자주 발현되기도 하는 것 같고요. 사람의 심리과 본성을 이렇게 소설을 통해 알아가는 게 정말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지 않나요?^^
<약한 마음> "지금까지 읽어온 많은 작품 속 등장인물들의 기이하리만큼 이해할 수 없는 생각과 말과 행동들을 바로 이 단어, “약한” 마음으로 재해석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서 한걸음 더, 약함과 악함 사이의 상관 관계는 약함의 변질로 진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약한 마음을 가진 바샤가 악한 일을 행하지 않지만, 악함과 같은 결과를 초래한다는 문장을 계속 꼽씹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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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사이님의 대화: <약한 마음> "지금까지 읽어온 많은 작품 속 등장인물들의 기이하리만큼 이해할 수 없는 생각과 말과 행동들을 바로 이 단어, “약한” 마음으로 재해석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서 한걸음 더, 약함과 악함 사이의 상관 관계는 약함의 변질로 진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약한 마음을 가진 바샤가 악한 일을 행하지 않지만, 악함과 같은 결과를 초래한다는 문장을 계속 꼽씹어보게 됩니다.
약함의 역설적인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 같았어요. 약한 게 늘 보호받고 동정을 받아야 하는 대상이기만 한 건 아니라는 것. 약자들도 강자처럼 악할 수 있다는 것. 도스토옙스키 앞에선 이분법적인 논리는 힘을 잃고 마는 것 같아요
다들 오늘 내일은 중기작 쓰쩨빤치코보 마을 사람들 편을 나눕니다. 자유롭게 마눠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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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쩨빤치코보 마을 사람들>의 예고르가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박동훈과 닮았다는 나눔 내용이 인상적이었어요. 개인적으로 박해영 작가의 드라마 속 캐릭터들을 좋아하는데요, 극적인 판타지를 지우고 현실 속 찌질한 모습 그대로 여과없이 드러내는 점에서 도스토옙스키의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었거든요. 4월에 방영되는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도 그래서 기대하고 있어요. <백야>와 <약한 마음>을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속 캐릭터들은 조울증은 기본이고 독자를 숨막히게 만드는 어마무시한 장광설로 혼을 쏙 빼놓는데요, 제가 예전에 심리 상담을 받은 적이 있는데 평소에는 그렇게 말을 길게 하는 편이 아닌데도 라포 형성이 잘 된 선생님 앞에서는 한 시간이 모자랄만큼 주저리주저리 말을 끊지않고 쉴 새 없이 하게끔 되더라고요. 마음 속에 담긴 말들을 다 끄집어낼 버튼을 누가 눌렀는지, 어떤 심리적 작용으로 이어지는지 모르지만 <쓰쩨빤치코보 마을 사람들>의 문제적 캐릭터 포마 포비치의 긴 웅변은 도스토옙스키의 다른 캐릭터들의 장광설과 무엇이 같고 다른지도 궁금합니다.
포마 역시 도스토옙스키의 인물이라 장광설은 비슷하게 느껴져요. 다만 고집 부리고 억지 부리는 것 같은 뉘앙스가 좀 강했던 기억이 납니다. 장광설은 진짜 작품에 빠져봐야 맛볼 수 있는 거라서 저의 이런 말이 전달이 되려나 모르겠어요. 라포가 형성 안 되어도 도스토옙스키 인물들은 모두 다 장광설을 할 줄 아는 능력의 소유자가 아닐까 생각하기도 해요^^
약하거나, 악한 경우 인간 본성의 한 단면이라서 쉽게 이해가 되는 점도 있지만, <쓰쩨빤치코보 마을 사람들>의 예고르 처럼 모든 걸 남에게 양보하고, 이해하고 용납하는 인간적이지 않은 인물은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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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사이님의 대화: 약하거나, 악한 경우 인간 본성의 한 단면이라서 쉽게 이해가 되는 점도 있지만, <쓰쩨빤치코보 마을 사람들>의 예고르 처럼 모든 걸 남에게 양보하고, 이해하고 용납하는 인간적이지 않은 인물은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요?
두 가지 방법이 있을 듯합니다. 하나는, 이 작품이 도스토옙스키가 시베리아 유형을 마치면서 쓴 책이라는 점. 즉 아직 도스토옙스키의 노련함이 충분히 익지 않아 인물의 다층적인 면이 두드러지지 않았다고 보는 겁니다. 다른 하나는, 예고르 같은 진짜 현실적이지 않은 인물을 어떤 상징으로 이해하는 겁니다. 포마 역시 마찬가지이기도 하잖아요. 두 사람을 대립구도로 보며 상징을 부여하고 의미를 찾아내는 거죠. 이게 도스토옙스키의 중기작 중 장편이 등장하는 시기라서 미완성적인 맛을 음미하는 것도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고 저는 생각해요. 나중에 후기작, 그러니까 우리가 4대 장편이니 5대 장편이니 하는 작품들로 들어가게 되면 인물의 다층적인 면이 얼마나 깊고 풍성해지는지 금방 알게 되실 거예요.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자 다들 오늘과 내일은 ‘상처받은 사람들’로 나눕니다. 한두 문장이라도 나눠주시면 이 방이 훨씬 더 풍요로워질 거예요.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상처받은 사람들'은 제가 재독을 하면서 다시 본 작품이랍니다. 길지만 쉽게 똥 싸면서 읽을 수 있을만큼 부담이 없어요. 꼭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기억하고 싶은 문장이나 궁금한 점, 혹은 자유롭게 나누고 싶은 것들 맘껏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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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님의 대화: 다들 오늘 내일은 중기작 쓰쩨빤치코보 마을 사람들 편을 나눕니다. 자유롭게 마눠주세요~
그렇다면 같은 뿌리를 가진 두 사람이 어떻게 서로 반대의 모습으로 진화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숙고가 필요합니다. 저는 이에 대한 답을 '기생하려는 욕망'에서 찾습니다. 포마와는 달리 골랴드낀은 비록 하급 관리직이었지만 어엿한 직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거주하는 아파트도 있었고 거기에 딸린 하인도 있었습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진 않더라도 독립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에 반하여 포마는 식객일 뿐이었습니다. 직장은 물론 거주할 집조차 없어 남의 집에 빌붙어 사는 기생충 같은 존재였습니다. 기생할 필요가 없던 골랴드킨과 그래야만 했던 포마의 근본적인 차이는 경제적 독립의 유무라고 봐도 무방한 거이지요. 자존감이 결여되어 시종일관 모욕받는 순간을 살아가는 듯한 포마 포비치. 경제적으로 누군가에게 의지해야만 삶을 유지할 수 있는 무능력한 존재. 그는 기생할 숙주를 찾아야 했고 장군 부인이라고 소개되는 아저씨의 어머니에게 자신의 빨판을 들이대며 첫 번째 재물로 삼았습니다. 마침 이 장군 부인은 스째빤치꼬보 마을 지주인 아저씨를 근거 없이 미워하고 있었고 마침 그렇게 미움받는 아저씨는 미련 할 정도로 착했습니다. 아, 이 오묘한 조합이라니요! 교활하고 영악한 포마에게는 최고의 먹잇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미 포마는 광대 짓을 시작으로 조금씩 자기 세력을 구축했고 이젠 기어코 숙주보다 더 비대해지기에 이르렀습니다. 그 집의 모든 하인들까지 그의 세력 아래 무릎 끓었고 그를 찬양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마치 신적 지위에 오른 것 같은 느낌마저 들 정도였습니다.
도스토옙스키와 저녁 식사를 김영웅 지음
거북별85님의 문장 수집: "그렇다면 같은 뿌리를 가진 두 사람이 어떻게 서로 반대의 모습으로 진화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숙고가 필요합니다. 저는 이에 대한 답을 '기생하려는 욕망'에서 찾습니다. 포마와는 달리 골랴드낀은 비록 하급 관리직이었지만 어엿한 직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거주하는 아파트도 있었고 거기에 딸린 하인도 있었습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진 않더라도 독립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에 반하여 포마는 식객일 뿐이었습니다. 직장은 물론 거주할 집조차 없어 남의 집에 빌붙어 사는 기생충 같은 존재였습니다. 기생할 필요가 없던 골랴드킨과 그래야만 했던 포마의 근본적인 차이는 경제적 독립의 유무라고 봐도 무방한 거이지요. 자존감이 결여되어 시종일관 모욕받는 순간을 살아가는 듯한 포마 포비치. 경제적으로 누군가에게 의지해야만 삶을 유지할 수 있는 무능력한 존재. 그는 기생할 숙주를 찾아야 했고 장군 부인이라고 소개되는 아저씨의 어머니에게 자신의 빨판을 들이대며 첫 번째 재물로 삼았습니다. 마침 이 장군 부인은 스째빤치꼬보 마을 지주인 아저씨를 근거 없이 미워하고 있었고 마침 그렇게 미움받는 아저씨는 미련 할 정도로 착했습니다. 아, 이 오묘한 조합이라니요! 교활하고 영악한 포마에게는 최고의 먹잇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미 포마는 광대 짓을 시작으로 조금씩 자기 세력을 구축했고 이젠 기어코 숙주보다 더 비대해지기에 이르렀습니다. 그 집의 모든 하인들까지 그의 세력 아래 무릎 끓었고 그를 찬양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마치 신적 지위에 오른 것 같은 느낌마저 들 정도였습니다. "
전 <스쩨빤치꼬보 마을 사람들>을 읽지 않았지만 @히어로 님이 책을 읽으면 이 작품속 숙주를 찾는 포마포비치란 인물이 섬뜩하네요. 실제 우리 삶에서 볼수 있는 인물이라 더 그런 것 같습니다. 가끔은 더 힘이 있고 지혜로운 자들도 이런 기생하는 자에게 먹혀 비대해지는 그에게 무릎을 끓고 찬양하는 모습이 보이곤 합니다. 전 이 작품을 읽지 않았지만 이 작품 속 포마 포비치와 유사한 다른 작품 속 인물이 누가 있는지도 살짝 궁금해집니다.
소설의 마지막에 행복과 불안이 묘하게 뒤섞이며 해피엔드로 치달은 점이 인상적이었다. 모든 문제가 해결된 뒤에도 이전보다 더 심통과 고집을 부렸다는 포마 포미치의 모습이 우리 현실을 가장 잘 묘사한 장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와 화해한다는 것은 그 사람과 내가 아무런 문제도 없는 사이가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사람 도대체 왜 그래?"에서 "아, 그 사람은 그런 사람이지"로 변화하는 것 아닐까? 내가 상대를 변화시키려는 '오만함'도 아니고 쉽사리 관계를 단절해 버리는 '냉정함'도 아닌, 오히려 내게는 버겁지만 그 사람의 날것 그대로의 수용할 때 화해가 일어날 뿐 아니라 나의 성장도 도모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김관장>
도스토옙스키와 저녁 식사를 김영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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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별85님의 문장 수집: "소설의 마지막에 행복과 불안이 묘하게 뒤섞이며 해피엔드로 치달은 점이 인상적이었다. 모든 문제가 해결된 뒤에도 이전보다 더 심통과 고집을 부렸다는 포마 포미치의 모습이 우리 현실을 가장 잘 묘사한 장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와 화해한다는 것은 그 사람과 내가 아무런 문제도 없는 사이가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사람 도대체 왜 그래?"에서 "아, 그 사람은 그런 사람이지"로 변화하는 것 아닐까? 내가 상대를 변화시키려는 '오만함'도 아니고 쉽사리 관계를 단절해 버리는 '냉정함'도 아닌, 오히려 내게는 버겁지만 그 사람의 날것 그대로의 수용할 때 화해가 일어날 뿐 아니라 나의 성장도 도모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김관장>"
맞지 않는 사람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도 '오만함'이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관장님 말처럼 쉽사리 단절을 하지 않고 그대로의 모습을 수용하기 쉽지 않지만 맞는 것 같아요. 대신 나의 상처도 깊지 않기 위해 그들의 칼날에 깊숙히 찔리지 않을 만한 거리두기는 필요할 듯 합니다.
히어로님의 대화: '상처받은 사람들'은 제가 재독을 하면서 다시 본 작품이랍니다. 길지만 쉽게 똥 싸면서 읽을 수 있을만큼 부담이 없어요. 꼭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기억하고 싶은 문장이나 궁금한 점, 혹은 자유롭게 나누고 싶은 것들 맘껏 올려주세요~
이 작품 속에서도 권선징악의 패턴이 도덕적인 측면에서는 나타나지만 현실에서 보면 여전히 악인은 승승장구합니다. 돈과 명예를 가진 공작과 같은 신분에 속한 갑들이 악한 마음까지 품을 때는 그들이 아무리 도덕적인 결점으로 인해 수치를 당하게 된다 하더라도 본인이 그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반성하지 않는 한 그들은 변함없이 승자 독식, 약육강식의 논리에서 우위를 차지하며 죽을 때까지 살아갑니다. 이게 바로 현실입니다. 도덕적이고 고결하고 선하다고 해서 가난했던 삶이 나아지지도 않고 그런 사람들이 그들을 억압하는 자들에게 보기 좋게 한방을 먹여도 대세는 바뀌지 않는 것이지요. 이 끊이지 않는 순환이 바로 상처받은 사람들의 숙명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쩌면 이러한 현실의 단면을 도스토옙스키는 이 작품을 통해서 보여 주려 했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도스토옙스키와 저녁 식사를 김영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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