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옙스키와 29일을

D-29
건강한 사람은 끊임없이 우물을 탈출하는 과정의 연속선상에 있는 사람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어떤 우물이든지 정착하는 순간 성장은 멈춥니다. 성장이 멈춘 인간은 정도가 다를 뿐 모두 미성년이지요. 이런 이유로 인간의 또 다른 이름은 '미성년'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도스토옙스키와 저녁 식사를 김영웅 지음
이 작품을 읽고 저는 '성장과 성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 앞에 섰습니다. 저를 돌아봤습니다. 과연 저는 성장하고 성숙하는 과정 중에 있는지 아니면 몇 번째인지는 모르지만 어떤 우물 안에 멈춰 거기서 뿌리내리려고 애쓰고 있진 않은지 궁금해졌습니다.
도스토옙스키와 저녁 식사를 김영웅 지음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아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도스토옙스키와 저녁 식사를 김영웅 지음
'신이 없다면, 모든 것이 허용된다'이 문장은 무신론자에게나 유신론자에게나 섬뜩한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무신론자에게는 그야말로 천하무적의 힘을 부여하는 열쇠 역할을 하게 될 테고, 유신론자에게는 혹시나 가지고 있을 의심의 싹이 풍선처럼 금세 부풀어 올라 신앙과 믿음을 위협하는 작두 역할을 하게 될 수 있으니까요.
도스토옙스키와 저녁 식사를 김영웅 지음
스메르쟈코프는 자신의 존귀함을 인정받지 못하고 자란 불쌍한 인물이다. 그에게 이반은 자신의 불쌍함을 합리화해 줄 수 있는 논리를 내세운 구제주였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살인할 수 있는 이유를 이반에게서 찾는다. 그러나 더 이상 이반에게 인정받지 못함, 유대감을 느끼지 못함을 깨달은 순간 자신이 살아갈 이유가 사라져 자살을 택한다.
도스토옙스키와 저녁 식사를 김영웅 지음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에서 처음에는 너무 순수한 알료샤가 눈에 띄었는데 나중에는 스메르쟈코프가 계속 맴돌았다. 수증기로 불리는 사내.... 그는 언제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을 삶을 살면서도 가장 명석해 보이는 둘째 이반에게 기대어 그의 논리에 자신의 행동의 정당성을 찾으려 한다. 예전에 스메르쟈코프를 주인공으로 한 연극이 공연된 적이 있었다는데 이 작품을 읽고 난 후 에는 공연된 적이 없어 아쉽다. 오늘날도 어디에도 기댈 언덕없이 홀로 자신만의 동굴에 갇혀 잘못된 신념, 잘못된 철학으로 잘못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140년 전 도스토옙스키의 손 끝에서 탄생한 그가 아직도 우리 주위에 있다는 것이 슬프고 안타깝다.
잘못된 신념, 잘못된 철학으로 잘못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정당화하고 합리화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에게 기댈 언덕이 있었는지 생각해본다.
도스토옙스키와 저녁 식사를 김영웅 지음
p289 단순한 이야기를 읽고 나눈 모임이 아니라 이 소설이 담고 있는 신학, 철학, 역사적 배경을 함께 공부하는 시간이었음. 까라마조프라는 이름의 의미가 단지 소설 속 주인공 이름에 그치지 않고 우리 인간 일반의 이름일 수 있겠다는 의견이 오고감.
도스토옙스키의 작품들을 읽다보면 다양한 인물 군상 뿐 아니라 신학, 철학, 역사적 배경을 알아야 한다는 게 작품을 읽을 때 좀더 진입장벽을 높게하는 지점인거 같습니다^^;; 그래서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을 읽을 때 필요한 신학, 철학, 역사적 배경들도 어떤 것들이 있는지도 이번에 궁금해졌습니다^^ 회원분 중에 별셋맘이라는 분이 익산에서 기차를 타고 매달 대전으로 향하던 시간이 단지 독서가 아닌 '삶의 숨구멍'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저도 살아가면서 그믐과 책과 작가님들의 존재가 제게도 그런 존재라 밑줄 쫘 악 그으며 동감했습니다^^
책과 독서모임이 숨구멍이던 기억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미국에 거주할 때 그랬었거든요. 좋은 기억은 좋은 삶으로 이끌어주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느새 마치기까지 5일 밖에 안 남았네요. <저녁식사>를 읽을 때마다 원작을 읽고 이 글을 읽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이 듭니다. 시작을 했으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도스토옙스키의 여행을 계속 해야겠습니다.
네 여기 한국에서는 4일 밖에 안 남았네요. 꼭 4대 장편 완독에 성공하시기 바랍니다. 그것만 해도 올 한 해 뭔가 성취감 같은 걸 충분히 느끼실 수 있을 거에요. 그다음에 다시 '도스토옙스키와 저녁 식사를'을 봐 주시면 다르게 읽히지 않을까 싶네요. 많이 알려주시고요. 많이 사주세요~
처음에 따라가다 순간 작품별순서를 놓치니 눈팅만하게되더라고요. 3월이 아직 끝나지않았으니 완독하겠습니닷!
네 우리에겐 아직 4일이 남았습니다^^ 저기 뒤에 있는 미성년과 카라마조프 편 먼저 읽으시고 나눠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제 이 채팅방도 이틀 남았네요. 카라마조프 뿐만이 아니라 모든 도스토옙스키 작품에 대해서, 그리고 '도스토옙스키와 저녁 식사를'에 대해서, 혹은 독서모임에 대해서 모든 나눔과 질문 나눠주시면 좋겠습니다. 한 번도 글을 남기지 않으신 분들도 한 문장씩은 남기면서 흔적을 남겨 보도록 하시죠.
미성년을 읽고나서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은 심리적 성장 소설이지만, 도스토옙스키의 미성년은 이념적 성장 소설같다. 한 달 전에, 모스끄바에서 나는 그들 모두와 관계를 끊고 이제부터 철저하게 내 자신이 지향하는 이념에 따라 살아갈 결심을 하였다. 여기서 이념이라는 말의 뜻을 명확히 규정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이 말속에 내가 꿈꾸는 본질적 사상, 즉 내가 이 세상에서 살아야 할 목적이 모두 함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 베르실로프의 사생아 였던 아르까지의 이념에 대한 자신의 설명 아르까지 돌고루끼는 서자로서의 불행한 운명을 타고나기도 했고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가족사적인 고뇌와 자신의 꿈과 현실 사이에서 한 청년의 혼돈의 불완전한 자신의 정체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삶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야 하는 아버지 세대를 제대로 갖지 못한 불행속에서 자신의 청소년과 청년 시절을 방황하고 있는 한 청년 아르까지 돌고루끼를 통해서 도스토옙스키는 무엇을 말하려고 했을까? 그래도 작가 도스토옙스키는 미성년의 마지막을 이렇게 적어가고 있다. 적어도 윤곽을 살펴볼 수 있는 어떤 특성들이 내재되어 있어서 그것을 통해 사람들은 그 혼란한 시대를 산 한 젊은 영혼의 내면 속에 무엇이 깃들어 있었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헤아려 보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있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새로운 시대란 항상 그런 방황하는 젊은 영혼들에 의해서 창조되기 때문입니다. 농노 해방과 제정 러시아의 혼란스럽던 지나간 시대를 그려 보려는 미래의 예술 작품들을 위해서 쓴 이 수기가 아주 적절한 소재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우리는 돌고루끼의 이 수기가 작가 도스토옙스키의 <지하로부터의 수기>에서의 불완전하고 혼돈의 꼬장부리는 수기를 다시 보면서도 새로운 미래와 새로운 시대를 열어 보고자 하는 바른 마음도 함께 엿보이게 한다.
도스토옙스키 생애 후반부 4대 장편 읽기 모임을 한 경험이 있어 이 책이 더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데뷔작인 『가난한 사람들』부터, 소개된 모든 책들을 같이 읽으며 따라가겠다는 원대한 작정으로 시작했더니, 역시나, 오히려 이 책을 읽고 나누는 진도마저 놓쳐 버렸습니다... 뒤늦게 『도스토옙스키와 저녁 식사를』을 꼼꼼히 읽는 것으로 전략을 바꿨습니다 읽지 못한 책들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담겼지만, 쉽게 이해하고 감동하며 읽었습니다 단순한 줄거리 소개와 스포일러도 아니고, 도스토옙스키 작품 세계 전반을 아우르려는 시도나 러시아 문학 전반에 대한 비평도 아니며, 이 과정을 통해 작가 자신만 얼마나 성장했는지 자랑하며 따라오라는 가이드북도 아니라 너무나 좋았습니다 초독을 마친 모임지기가 모임을 주관하는 동시에 스스로 재독, 삼독을 통해 다시 한번 작품을 만나고 이해할 뿐 아니라, 함.께.읽.기를 통해 또다른 층위로 확장하고 나누는 과정이 그대로 담겼네요 그야말로 멋진 모임지기와 좋은 모임의 모습입니다 '내가 먼저 읽었는데 이 책 진짜 좋다!'며 느낀 점을 설파하고 강요?하는 독서모임 대신이요 이 책을 읽으면 도스토옙스키의 명작들을 읽고 싶다는 마음도 들지만, 이런 공동체를 이루며 독서모임을 하고 싶다는 소망이 압도적으로 생깁니다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가이드북이라 생각합니다!
꼼꼼하게 읽지 않으면 결코 할 수 없을 평과 칭찬을 해주셨네요. 정말 고맙습니다. 제 책을 이렇게 깊이 읽어주시는 독자가 있다는 건 저자로서 최고의 감사거리이죠. 1쇄 완판을 위해 애쓰고 있지만 아직 그게 안 되어 우울한 기분에 수북강녕님의 감상평이 정말 힘이 됩니다. 덕분에 더 많이 이 책이 알려지고, 말씀하신 대로 도스토옙스키를 읽기 위한 가이드북으로 자리매김 하면 참 좋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 드려요!
"시대와 문화의 조류에 휩쓸리지 않는 소수의 사람들은 언제나 존재했다는 사실을 우린 역사로 알고 있습니다. p.12" 10만부, 30만부 베스트셀러가 되면 더욱 좋겠지만, 우선은 당연히 1쇄 완판 후 2쇄를 통해 더욱 널리 알려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독서모임의 공간, 먹거리, 진행방식이라는 하드웨어도 매우 중요하지만, 그것을 통해 타인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그 마음을 이해하며 공동체가 함께 인간다움을 실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형성해 나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출판사에도 말씀드렸는데, 서울에서 책모임 또는 책행사 하시게 되면 수북강녕도 고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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