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님의 문구이지만 고개를 끄덕이게 해서 문장수집했습니다^^
살다보면 자꾸만 후진 나를 외면하고 자기 합리화를 하고 싶어집니다.... 많이 아프지만 당당하게 마주하는게 진정한 성숙과 용기인듯 합니다^^
도스토옙스키와 29일을
D-29

거북별85

히어로
지속할 수 있었던 힘은 여러 요소가 있겠지만 가장 큰 건 독서모임 멤버들의 케미였던 것 같아요. 독서모임에서 이루어진 대화가 책을 넘어서 삶까지 이어졌거든요. 한 마디로 기적이었습니다. 제가 복이 많은 것 같아요. 이어서 독서모임을 진행하고 있어요. '인생책방'이라는. 사실 톨스토이나 헤세 전작 읽기할까 토의를 했었는데, 그러지 않기로 했어요. 이유는 도스토옙스키만큼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었어요. 결집력이랄까 응집력이랄까 하는 게 약하다고 판단했거든요. 헤세 같은 경우는 인생의 후반전을 넘어선 사람들이 함께 읽고 나누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것 같고, 톨스토이 경우에는 너무 분량이 많아 소화하기가 힘들 것 같았답니다.
눈이와요
<가난한 사람들>에서 재독을 통해 가난에서 문학, 문학에 대한 태도란 키워드를 중심으로 살피게 되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현시대에 문학 중심을 생각해보면, AI시대에 문학에 대한 태도로 까지 연결지어 미래를 상상해볼 수도 있을것같아서요. 읽고싶어지게 만드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다행히 결말이 자세히 쓰여지지 않아서 이 책을 다 읽고 직접 꼭 읽어봐야지하는 마음도 들게하는 1장이었습니다.

히어로
AI 시대 문학에 대한 태도와 연결시켜 생각해보는 것도 아주 좋아 보입니다. 장강명 작가의 먼저 온 미래도 생각이 나네요. 작품의 스포일러가 가능한 되지 않으려 했어요. 그리고 도스토옙스키 작품은 줄거리가 그렇게 중요하진 않답니다. 인물의 내면을 파고드는 심리 묘사와 상황 묘사가 압권인 것 같아요. 가난한 사람들은 쉽게 읽으실 수 있을 거예요. 화이팅입니다.

시오사이
<도스토옙스키와 저녁식사를> 읽으면서, 도스토옙스키 작품은 어떻게 읽으면 좋다는 가이드가 많이 도움이 됩니다. 저도 소개해주시는 책마다 읽고 싶은 충동이 생깁니다. 읽기 어려운 점은 이런 부분(예: 장광설)인데, 헤매지 않고 그의 작품을 읽고 매력을 알아갔으면 하는 작가님의 마음이 많이 느껴집니다.
<분신>에서는 주인공의 이율배반성과 의식의 분열에 대해 얘기해 주셨는데, 페르소나와 자기 자신을 구분하지 못하고 동일시 했기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저도 사회적 역활을 위한 페르소나와 나자신이 구분하지 못하고 힘들어 했을 때가 많아서... 골랴드낀의 이야기가 궁굼해집니다.

히어로
저의 숨은 의도까지 읽어주셔서 참 고마운 마음입니다. 분신이 읽기가 정신적으로 읽기가 힘들긴 하지만 이야기로 읽기에는 어렵지 않아서 꼭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

히어로
자, 다들 오늘과 내일은 초기작 중 단편 두 편, 백야와 약한 마음 편을 함께 나누겠습니다. 이 두 작품은 마음만 먹으면 한 시간 이내로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니 시간 되시면 도서관에 가셔서라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자유롭고 풍성한 나눔 기대합니다~

거북별85
“ <백야>
오히려 이 작품을 읽을 때는 두 사람의 순애가 아니라 그 이면에 흐르는, 적나라함고 통속이라는 탈을 쓴 인간의 본성 및 심리의 탁월한 묘사와 통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가난한지만 무식하지도 무지하지도 않고, 자기 나름대로 주관도 가지고 있으며, 퇴폐적인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올 정도로 자기만의 우물 안에 갇히지도 않아 자신의 현재 좌표를 객관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주인공을 그의 말과 행동을 통해 잘 그려 낸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몽상가라고 자신을 소개하지만, 석영중 교수가 '작품해설'에서 지적하듯이 그는 몽상가가 아닙니다. 자신이 약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약하지 않지요. 마찬가지로 자신이 몽상가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결코 몽상가로 머무르지 않습니다. ”
『도스토옙스키와 저녁 식사를』 김영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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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별85
이 문장이 재미있었어요. ^^
실제로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난 참 착한거 같애, 왜 이렇게 맨날 당할까?" 라고 말하는 분들은 보통 착하지가 않고 "난 참 나쁜거 같아 또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었어"라고 말하는 분들은 참 착하시더라구요... 보통 부지런한 분들이 자신이 게으른거 같다고 자책하는 것도 봤고, 그래서 현실의 모습과 맞닿은 작품해석이 재미있었습니다

히어로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저도 피해자 코스프레하는 사람 치고 피해자인 적 거의 못봤거든요.^^

거북별85
“ 자존감이 약한 사람은 보통 자존심이 셉니다. 열등감은 자주 과장된 언행으로 표출되곤 하지요. 가지지 못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여 가진 척하고 싶을 때 자존심을 부리게 됩니다. 진짜 가진 사람은 가진 척 할 필요가 없지요. 자존감 없는 텅빈 마음에서 샘솟는 허기를 자존심으로 달래기는 역부족일 것입니다. 언제나 눈치 보고 언제나 불안하며 언제나 모자랄 것입니다. 사랑에 대해서도 그렇습니다.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타자를 사랑하지 못하기 마련이지요. ”
『도스토옙스키와 저녁 식사를』 김영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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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별85
“ 약한 마음을 지닌 바샤는 그 누구에게도 악한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누구도 바샤에게 악한 일을 행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바샤에게는 그런 열매가 맺히게 됩니다. 약함은 수동태 형식을 띨 뿐 악함과 같은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며 그 결과의 방향은 자기 자신을 향하는 것이지요. 게으름, 태만, 우유부단함, 착한 사람 콤플렉스 등의 겉모습을 띠는 약함은 자기 파괴를 불러옵니다. 파괴를 위한 파괴, 이를 악하다고 하지 않으면 무어라 하겠습니까? ”
『도스토옙스키와 저녁 식사를』 김영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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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별85
자존심은 세지만 자존감이 약한 사람의 열등감 표출....
약한 마음에서 오는 게으름, 태만, 우유부단함,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서 오는 자기 파괴의 결과....
예전에는 태생이 나쁜 사람이 나쁜 사람이라는 선과 악에 정확한 경계가 있는 줄 알았는데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속 인물들처럼 선악이 불분명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나는 단지 몰랐던 것 뿐이고 나는 단지 약해서이다라는 말로 면죄부를 받으려고 하지만 어쩌면 우리 삶에서의 비극은 이 작은 틈들에서 시작되는지 모르겠습니다.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에서 언급되는 무지나 <약한 마음>에서 약한 마음이 이끄는 비극적 결과와 파괴를 우리는 우리의 삶에서 더 경계하고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히어로
자존감과 자존심의 반비례가 재미있지 않나요? 도스토옙스키 작품에 굉장히 많이 나오는 캐릭터 유형이 자존감 바닥인 찌질이들이거든요. 열등감이라는 단어만 곱씹어도 많은 걸 사유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과 연결시킨 것도 흥미로워요. 맞아요. 의도적인 수동성은 투명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passive aggressive 로 자주 발현되기도 하는 것 같고요. 사람의 심리과 본성을 이렇게 소설을 통해 알아가는 게 정말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지 않나요?^^

시오사이
<약한 마음> "지금까지 읽어온 많은 작품 속 등장인물들의 기이하리만큼 이해할 수 없는 생각과 말과 행동들을 바로 이 단어, “약한” 마음으로 재해석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서 한걸음 더, 약함과 악함 사이의 상관 관계는 약함의 변질로 진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약한 마음을 가진 바샤가 악한 일을 행하지 않지만, 악함과 같은 결과를 초래한다는 문장을 계속 꼽씹어보게 됩니다.

히어로
약함의 역설적인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 같았어요. 약한 게 늘 보호받고 동정을 받아야 하는 대상이기만 한 건 아니라는 것. 약자들도 강자처럼 악할 수 있다는 것. 도스토옙스키 앞에선 이분법적인 논리는 힘을 잃고 마는 것 같아요

히어로
다들 오늘 내일은 중기작 쓰쩨빤치코보 마을 사람들 편을 나눕니다. 자유롭게 마눠주세요~

거북별85
“ 그렇다면 같은 뿌리를 가진 두 사람이 어떻게 서로 반대의 모습으로 진화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숙고가 필요합니다. 저는 이에 대한 답을 '기생하려는 욕망'에서 찾습니다. 포마와는 달리 골랴드낀은 비록 하급 관리직이었지만 어엿한 직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거주하는 아파트도 있었고 거기에 딸린 하인도 있었습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진 않더라도 독립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에 반하여 포마는 식객일 뿐이었습니다. 직장은 물론 거주할 집조차 없어 남의 집에 빌붙어 사는 기생충 같은 존재였습니다. 기생할 필요가 없던 골랴드킨과 그래야만 했던 포마의 근본적인 차이는 경제적 독립의 유무라고 봐도 무방한 거이지요.
자존감이 결여되어 시종일관 모욕받는 순간을 살아가는 듯한 포마 포비치. 경제적으로 누군가에게 의지해야만 삶을 유지할 수 있는 무능력한 존재. 그는 기생할 숙주를 찾아야 했고 장군 부인이라고 소개되는 아저씨의 어머니에게 자신의 빨판을 들이대며 첫 번째 재물로 삼았습니다. 마침 이 장군 부인은 스째빤치꼬보 마을 지주인 아저씨를 근거 없이 미워하고 있었고 마침 그렇게 미움받는 아저씨는 미련 할 정도로 착했습니다. 아, 이 오묘한 조합이라니요! 교활하고 영악한 포마에게는 최고의 먹잇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미 포마는 광대 짓을 시작으로 조금씩 자기 세력을 구축했고 이젠 기어코 숙주보다 더 비대해지기에 이르렀습니다. 그 집의 모든 하인들까지 그의 세력 아래 무릎 끓었고 그를 찬양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마치 신적 지위에 오른 것 같은 느낌마저 들 정도였습니다. ”
『도스토옙스키와 저녁 식사를』 김영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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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별85
전 <스쩨빤치꼬보 마을 사람들>을 읽지 않았지만 @히어로 님이 책을 읽으면 이 작품속 숙주를 찾는 포마포비치란 인물이 섬뜩하네요. 실제 우리 삶에서 볼수 있는 인물이라 더 그런 것 같습니다. 가끔은 더 힘이 있고 지혜로운 자들도 이런 기생하는 자에게 먹혀 비대해지는 그에게 무릎을 끓고 찬양하는 모습이 보이곤 합니다.
전 이 작품을 읽지 않았지만 이 작품 속 포마 포비치와 유사한 다른 작 품 속 인물이 누가 있는지도 살짝 궁금해집니다.

히어로
저도 포마를 읽으며 섬뜩함을 느꼈어요. 포마의 이미지는 골랴드낀으로부터도 기인하는 것 같지만, 그 이후 작품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에서 아버지 표도르 카라마조프 역시 식객이었던 적이 있었는데요. 그 역시 식객으로서 상당히(?) 성공적인 삶(?)을 살았던 것 같았어요. 파렴치하고 표독스러운 점은 닮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고요. 그러나 표도르는 나중에 돈을 많이 벌게 되어 식객 신세를 면하게 되죠. 아마 표도르가 식객으로 계속 남았다면 포마와 비슷하지 않았을까 상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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