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 함께 읽는『허즈번즈』- 결혼 후, 남편이 한 명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조선희 작가님의 소설 <세 여자> 관련 기사를 여기 붙입니다. 바로 위의 세 인물의 일대기를 다룬 소설입니다. >> 조선희가 최근 펴낸 장편소설 '세 여자'(한겨레출판)는 햇수로 12년 걸린 작품이다. 2005년 자료수집을 시작했으나 두 차례 공직을 맡으면서 집필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지난해 소설가로 돌아온 뒤 원주 토지문화관에 두 달간 머물며 작업했다. 소설의 주인공인 '세 여자'는 일제강점기 공산주의 혁명가였던 주세죽·허정숙·고명자. '조선공산당의 트로이카' 박헌영·임원근·김단야의 애인이자 동지로 역사에 작지 않은 흔적을 남겼지만 지금껏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다. 작가는 역사기록에 근거해 이들이 막 스무 살 남짓이었던 1920년부터 30여 년간의 삶을 복원한다. 셋의 생애는 조선의 공산주의운동사, 나아가 식민지배와 해방전후 격동의 근현대사로 고스란히 연결된다. 주세죽과 허정숙은 1920년 유학을 떠난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만나 가까워진다. 학문을 익히려면 도쿄(東京), 행동이 필요하면 국제도시 상하이로 가던 시대다. 조선과 마찬가지로 제국주의 열강의 위협 아래 있던 상하이에서 이들은 마르크스주의에 빠져든다. 젊은 공산주의자들의 아지트였던 사회주의연구소를 드나들며 주세죽은 박헌영과, 허정숙은 임원근과 사랑에 빠진다. 주세죽·박헌영은 상하이의 한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며 '자본론' 독일어판에 손을 얹고 인터내셔널가를 부른다. 몽양 여운형의 주례사다. "두 사람은 부부가 되어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며 조국의 독립과 무산자계급 해방을 위해 일생을 바칠 것을 맹세합니까?" 귀국한 이들은 사회주의 여성운동단체인 조선여성동우회를 결성하고 조선공산당의 청년조직 고려공산청년회에 가입해 활동한다. 이화학당에 다니다가 합류한 고명자는 김단야와 연인이 됐다. 세 여자는 함께 단발을 하며 장안의 화제로 떠오른다. (중략)
흥미롭습니다. 😊
네엡!!
이어지는 기사>> 당시 조선공산당은 코민테른(공산주의 인터내셔널)에 참여하고 일본 공산당과도 공동전선을 구축했다. 세 여자는 계급혁명과 민족해방의 동시 달성을 꿈꿨다. 그러나 공산주의를 불법화하는 일제의 치안유지법이 발동하면서 꿈은 조금씩 멀어진다. 1925년 '제1차 조선공산당 사건'으로 이들은 뿔뿔이 흩어진다. 소련으로 탈출한 주세죽은 당 재건을 위해 상하이로 갔다가 남편 박헌영과 이별하고 모스크바로 돌아간다. 김단야와 재혼하지만 그가 일제 밀정으로 몰리면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된다. 허정숙은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여성운동단체 근우회를 이끌다가 중국으로 건너가 항일무장투쟁에 참여한다. 고명자는 경성에서 당 재건을 노리다가 전향서를 쓰고서 친일잡지 '동양지광'에서 일한다. 그를 끌어들인 인물이 33인 민족대표에서 친일 반민족으로 돌아선 박희도다. 아시아 곳곳에 뿔뿔이 흩어져 해방 소식을 접하는 세 여자의 심경은 당시 한반도 주변 정치지형만큼이나 복잡하다. 서울의 고명자는 전향의 자괴감을 딛고 여운형을 돕는다. 허정숙은 중국 연안의 조선혁명군정학교에서 정치사상사 교관으로 신입대원들을 가르쳤다. 유형지인 카자흐스탄 크질오르다에서 일본의 항복 소식을 들은 주세죽은 모스크바에 두고 온 딸 생각과 함께 회한에 잠긴다. 소설은 1991년 주세죽과 박헌영의 딸 비비안나의 서울 방문에서 시작해, 같은해 허정숙이 평양 대동강변 아파트에서 소련 당기관지 '프라우다'를 읽으며 말년을 보내는 장면으로 끝난다. 주세죽은 1953년 딸을 만나러 모스크바에 갔다가 세상을 떠났고, 허정숙은 북한에서 김일성의 측근으로 고위직을 지내다가 1991년 사망했다. 고명자의 최후는 확실한 기록이 없다. "반탁운동은 해방공간의 모든 현안을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돼버렸다." 후반부에는 찬탁·반탁으로 나뉜 해방 직후의 혼란, 분단이 고착화하고 김일성이 '주체'를 내세워 봉건적 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이 자세히 그려진다. 오늘날 한반도는 해방공간과 한국전쟁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작가는 지적한다. "2017년에도 여전히 분단의 결과는 악몽으로 돌아오고,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노골적인 이권투쟁은 제국주의시대의 데자뷔이고, 해방공간의 트라우마는 정치적으로 쉽게 격앙되고 이념으로 편 가르는 습성 속에 살아 있다" 끝.
기사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지점은 바로 주세죽과 허정숙입니다. 극과 극이라고나 할까요? 주세죽은 그 유명한 박헌영의 첫 아내이자 동지였습니다. 허정숙 역시 유명한 공산주의자 임원근과 연애했고, 고명자는 김단야의 첫 아내였습니다. 그런데 한때 죽마고우이자 혁명의 뜻을 같이 했던 이 세 여자의 우정은, 사랑이라는 몹쓸 감정 때문에 와해되고 말았습니다.
여기서 사랑이란 몹쓸 감정이 이 세 여인의 우정을 어떻게 흐트려놓았는가…. 상하이에서 만난 주세죽과 박헌영은 사랑에 빠집니다. 주세죽이 당대 소문난 미녀였거든요. 지금 살아 있다면 아이돌이나 연예인을 해도 될 정도로 섬세하고 고운 얼굴을 가졌어요. 주세죽과 박헌영은 열렬하게 사랑한 끝에 결혼식을 올립니다. 딸 박비비안나는 혁명에 바쁜 엄마 아빠가 소련의 명령에 의해 파견되면서 고아원에 맡겨집니다. ㅠㅠ 겨우 핏덩이 아기였는데요. 이게 혁명가 가족의 딸에게 닥치는 운명인가 봐요… .
혹시 고아원에 보낸 건 아이를 위한 안전조치인 것은 아닐까요? 루소도 고아원에 보냈다고 욕 많이 먹었는데. 그 당시 살해 위험에 시달렸던 걸 생각해보면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아~ 그럴수도 있겠네요. 그게 사실이고 그런 부모의 마음이라도 알게 되면 덜 상처받고 덜 원망할 것 같은데...
@오승주 @게으른독서쟁이 (사진은 어머니 주세죽의 묘지 앞에 선 박 비비안나) 박 비비안나는 평생을 소련과 (소련 붕괴 후에는 그 후신인) 러시아에서 살며 무용가로 활동했다. 1928년에 부모가 일본 경찰의 눈을 피해 소련으로 탈출할 때 기차 안에서 태어나 소련의 보육원에서 성장했다. 이 보육원은 일반적인 고아원이 아니라, 소련의 지원 및 지령으로 활동하는 각국의 공산주의자들의 자녀를 위한 시설이었다. 그런 특수성 때문에, 보통의 보육원은 물론이고 당시 소련의 일반적인 가정보다도 시설이나 대우가 좋았다. 어느 정도 자란 후에야 어머니 주세죽을 만나게 된 비비안나는 어머니를 낯설어 하며 멀리했고, 주세죽은 이 일로 괴로워했다. 주세죽은 보육원 교사에게 이 일을 호소했고, 교사도 비비안나에게 "어머니와 친밀하게 지내라"고 타일렀다. 하지만 비비안나는 자신과 항상 같이 사는 보육원생들과 교사들에게는 가족같은 정을 느꼈지만, 어쩌다 한 번 나타나는 어머니에게는 정을 느끼지 못해서, 그후로도 어머니를 어색하게 대했다. 훗날 어머니가 사망하고 수십 년이 지난 미하일 고르바초프 정권 때에야 어머니가 자신을 자주 찾아올 수 없었던 사정을 알게 되어, 어머니에게 친절히 대하지 못했던 것에 죄책감을 느꼈다. 성장한 후에는 무용가로 활동하며, 훗날 소련 모이세예프 무용학교의 교수가 되었다. 아들이 남긴 기록에 따르면, 박 비비안나는 1958년 미국 방문 등 해외 공연을 한 적이 있다. 남편은 러시아인 화가인 빅토르 마르코프로, 2003년에 사망했다. 비비안나 스스로는 소련공산당으로부터 특혜를 받고 자랐음에도 부모의 숙청과 처형, 이복동생들[의 실종 등을 이유로 공산주의에 반감을 느껴 소련공산당에 가입하지 않았다고 한다.
조선공산당 트로이카 세 남성의 애인들이었는데 독립운동의 주체로 활동한 점이 흥미롭네요.
예 당시 이 세 여인은 조선 여성운동을 주도한 트로이카이면서 제각각 공산주의자 남친을 둔 초당당한 엘리트 페미니스트들이었습니다.
아아......
와. 사랑이란 엄청나게 힘이 세군요. 강철 같은 의기투합이었을 텐데
인간에게 감정을 이기는 이성의 힘이 가능할까요?
부분적으로는 가능할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세상은 넓고 다양한 사람들이 있으니.. 까요.
아참, 조선희 작가님의 <세 여자> 소설은 참고로 이렇습니다. 총 3권까지인데 이상하게 3권이 검색에 안 잡히네요?
세 여자 1 - 20세기의 봄조선희 장편소설. 박헌영, 임원근, 김단야… 각각의 무게감은 다를지언정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과 한국 공산주의운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들이다. 소설은 우리가 몰랐던 세 명의 여성 혁명가, 그들의 존재를 담담히 보여주고 있다.
세 여자 2 - 20세기의 봄조선희 장편소설. 박헌영, 임원근, 김단야… 각각의 무게감은 다를지언정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과 한국 공산주의운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들이다. 소설은 우리가 몰랐던 세 명의 여성 혁명가, 그들의 존재를 담담히 보여주고 있다.
<세 여자>, <허즈번즈>와 함께 읽으면 더욱 흥미롭게 읽힐 이야기 같아요.
그때의 페미니스트들은 참 여러 겹의 모순과 싸워야 해서 더 힘들었겠어요.
저는 영웅적 혁명과 일상적 혁명을 나누어서 보고 싶습니다. 예전에 '생활 민주주의'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는데. 사랑의 감정이나 사생활, 가족 관계나 의례 등에서 기존 관계를 깨뜨리는 거죠. 예를 들어서 저희 외할머니가 '현호월'인데 오빠가 현호경이었거든요. 당시 남성들만 쓰던 '호' 돌림자를 딸에게도 주어서 남자 여자 모두 '호'를 썼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일상의 혁명은 티가 나지 않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은근히 보이더라고요. 당시에는 '생활 사회주의'인 경우가 적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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