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 함께 읽는『허즈번즈』- 결혼 후, 남편이 한 명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D-29
시대가 일제강점기고 여자들이 고통받던 시절인데 소향은 남자복이 참 차고 넘치는게 아닌가 싶었습니다..솔직하게 쓰는거 맞지요?
어떤 얘기들이 오갈지.. 사진 얘기도 궁금해서 왔어요~ 저녁 닭볶음탕 해서 먹고 커피들고 왔습니다~
환영합니다. 예스마담님. 닭볶음탕 상상만 해도 군침이 ㅎㅎ <허즈번즈>와 함께 커피 타임 즐기시죠 :)
반가운 OB의 출현입니다. 닭볶음탕 정말 맛있었겠습니다~!
아.. 닭도리탕 (이거도 표준말 되었다는 ;;) 급 땡기는 금요일 밤입니다 ㅎㅎ
헨리님 반갑습니다~
네. 반갑습니다 예스마담님^^
스맛폰 화면이 답답해서 태블릿으로 부캐 가입을 해서 들어왔습니다. ^^
ㅋㅋ 깨알 같이 정체를 드러내주는 부캐 이름! 반가워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음 우선… 책이 갓 나왔을 때의 저는 유치원생 같은 모드였다면, 지금은 그래도 초등학교 2학년 정도로는 성숙 & 진정이 된 것 같습니다. ㅎㅎㅎ 인상적인 반응으로는 한국판 <흐르는 강물처럼> 같았다는 말이랑, <파친코>가 생각났다는 말(영광입니다)과 제 문체에서 박완서 작가님이 떠올랐다는 평(영, 영광입니다. 흑)과 X쪽 독자님이신데 수향이 복수하는 장면을 보고 “오올치!”하고 손글씨로 추임새를 넣는 메모를 붙이셨는데 이 세 부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박완서 작가님 떠올랐다는 평도 접하셨군요. 다른 평들은 저도 접했어요. X에서 <허즈번즈>에 무척 열광하시는 분이 계시죠 ㅎㅎ
저도 파친코 떠올렸는데..파란만장한 여자의 일생이 떠올라서가 아닐까요..
Q2) 자, 그럼 시작점으로 가볼게요. <허즈번즈>는 첫 시작은 어느 날 꾸신 꿈이었죠. 작가의 말에 쓰셨지만 그날에 대한 기억과 특별한 느낌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사실 수향이 그런 행위를 했다는 게 정당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당한 상황을 보면 솔직히 이해를 못할 바는 아닙니다. 오히려 그 세 남편(?)을 건사해 나갔다는 게 대단한 것이죠.
맞습니다. 수향이 잘한 건 아니죠. 만약 전쟁 상황이 아니었다면 쇠고랑 감 맞아요. 전쟁이 일종의 고치처럼 나가스 저택과 그 안의 사람들을 보호해준 거죠. 수향이… 덩치만 컸지 어린 소년 같은 세쌍둥이를 건사한 건 맞는데 한편으론 막상 부모와 시아버지가 사라졌을 때 수향 곁엔 아무도 없는 상황이죠.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수향과 세 쌍둥이가 숲에서 그렇게 된 것은… 이 네 명이 특별히 관능적이거나 그런 게 아니라 살인이라는 중대 범죄를 저지르고 그것을 수습하여 하나로 연대하기 위한 일종의 제사나 굿 같은 행위였다고 생각합니다. 수향도 세쌍둥이도 세상 경험이 적고 연애해본 적이 없는 순진한 젊은이들이니까요. 시대와 상황이 이들을 일처다부 같은 가족 형태로 만들었다고 봅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소향이 아니라 수향이겠지요? ㅎㅎ 근데 그게 수향이 그 남자들이 자기를 좋아해주기를 원해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나가스 저택이라는 일종의 치외법권 같은 폐쇄된 구역에 여성이 수향 혼자다 보니 독점적인 관심을 받게 된 부분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실제 수향은 화장도 잘 안하고 편한 치마 저고리 차림을 즐기는 소박한 책벌레이지요. 시대와 상황이 그녀를 강인하게 바꾸었을 뿐 수향의 원래 본성은 오히려 평범하고 겁많은 소녀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부모와 시아버지가 짜고 친 사기극이 그녀를 흑화시켰는데, 흑화된 수향이 뿜어내는 에너지가 다른 남자들을 끌어당긴 건 아닐까 하고 흑화론도 펼쳐봅니다. (크) 참고로 제2차 대전 때 무인도에 표류하게 된 일본인들끼리 몇 십 명의 남성에 여성이 단 한 명이다 보니 일처다부제가 된 경우가 있었는데… 이게 실제로 몇 년 간 벌어진 일이었지요. 이 사건을 기리노 나쓰오가 <도쿄섬>이란 작품으로 그려냈는데… 이 <도쿄 섬>의 영향도 좀 받은 것 같습니다…. 아마도 제 무의식 어딘가에…. (먼 바다) 아무튼 작가라기 보다는 같은 여자로서의 저는 수향은 원래 그렇게 되바라진 사람은 아니었다. 자신을 이용하려고 한 부모와 시아버지에게 맞서면서 달라진 것이다라고 변론을 펼쳐(?) 봅니다(?).
도쿄 섬'밀리언셀러 클럽' 119권. 나오키 상, 에도가와 란포 상, 추리작가 협회 상, 이즈미 교카 상, 시바타 렌자부로 상 수상작가 기리노 나쓰오의 장편소설. 30여명의 남자들과 단 한 명의 여자가 무인도에 표류되면서 욕망의 소용돌이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기리노 나쓰오는 특유의 시니컬한 문체로 독특하게 완성시켰다. 제44회 다니자키 준이치로 상 수상작.
앗 죄송합니다..소향은 가수?
솔직히 저는 수향이 남자 복이 많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흔했지만 사실 누구에게든 가장 중요한 사람은 배우잔데, 그것을 정하는 데 자신의 의지를 개입시킬 수 없다는 건 끔찍하죠.
역설적으로 썼는데 그대로 받아들이시니 주의해서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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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표지 날개의 작가의 말이나 책 말미의 작가의 말에도 적었는데… 실제 꿈은 <허즈번즈> 속에 표현한 강도에 비하면 상당히 순한 맛입니다. 한 여성이 (저의 무의식인지 아니면 제 꿈이 저 편할려고 만들어낸 제3의 여성인지는 모르겠으나) 큰 나무 아래서 좋아하는 남자와 사랑을 나눕니다. 두 사람인 부부인지까지는 모르겠으나 최소한 연인 정도는 되어 보였습니다. 정사는 나무 그늘 아래서 격정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이 장면을 꾸면서 저도 모르게 몰입하면서 계속 꿈을 꾸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나무 그늘 위쪽의 언덕에서 여성이 관계를 맺고 있는 남자보다 연배가 훨씬 위로 보이는 한 남자가 여성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여성은 처음에는 엿보는 이의 존재를 모릅니다. 그러다가 관계가 끝나고 쉬고 있을 때에야 그 남자의 존재를 눈치챕니다. 처음에는 분노했고 그 남자를 노려보지만 그 남자의 눈빛에 화가 가라앉습니다. 엿보는 이는 서글픈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여성과 그 엿보는 이가 아는 사이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여성은 수향처럼… 자신을 지켜본 이에게 이끌립니다. 이상한 감정이 그녀를 감싸고 그녀는 심술 궂게 그 남자를 향해 미소를 보냅니다. 엿보던 남자는 화들짝 놀라 마치 숲에서 갑자기 사냥꾼을 만난 사슴처럼 달아나 버립니다. 대충 꿈에서 꾼 장면은 이랬고, 이 장면이 <허즈번즈>를 만든 것과 마찬가지죠. 이미 짝이 있는 여인, 그리고 그 여인이 자신의 짝과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어쩔 수 없이 지켜보게 된 제 3의 남자, 그리고 그 제 3의 남자에게 이상하게 끌리게 된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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