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 함께 읽는『허즈번즈』- 결혼 후, 남편이 한 명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D-29
저는 늘 이야기에서 매력적으로 국면을 전환시키는 미드 포인트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고 플롯의 허리라고 생각하는데 거기로부터 작품이 시작된 셈이니 재미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드네요 :) 한편으로는 그 꿈을 꾸시고 어떻게 이런 서사를 앞뒤로 구성하셨는지 경외감마저 생깁니다.
사실 저도 제가 어떻게 썼는지 기억이 잘 안나요. 계약을 했으니까 원고를 토해냈습니다. 마감 한창 할 때는 대신맨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자주 했습니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먼 바다) ㅎㅎㅎ
그런데 세쌍둥이는 처음부터 설정이 그냥 떠오르셨나요? 전 정말 세쌍둥이를 예상치못해서 ㅎㅎㅎ
예 처음부터요. :)
어찌하여 갑자기 그런 꿈을 꾸게 되었을까....??? 꿈을 놓치지 않고 이렇게 소설로 풀어내시다니!!! 멋져요. 저도 이런저런 꿈을 많이 꿨는데 어떻게 발전시켜야하나...
지도 몰라유… (먼 바다)
저는 사실 물어보고 싶었던 부분이.. 혹여라도 공격을 받을까봐 걱정하지 않으셨는지 하는 부분입니다. (제가 나름 할 말 하고 서는 성격인데..) 해석하기에 따라 공격 받을 여지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질문이 추상적인 건 .. 그게 어떤 부분이라고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
사실 수향과 세 쌍둥이 씬이 주는 인상 때문에 소설에 대해 악평을 남기는 독자분들이 좀 계셨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아직도 우리 사회가 여성의 욕망에 대해서는 무척이나 보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향은 제 소설 속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남성, 혹은 남성들과 관계를 갖는데 그 의미를 생각하기 전에 그 행위 자체만 놓고 유교적이거나 도덕적인 잣대를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저는 작가로서 소설에 도덕적이거나 윤리적인 잣대를 들이대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표현은 자유로워야 합니다. 오히려 소설적 완성도나 설득력에 대해서 지적할 수는 있지만 도덕성에 대해서는 글쎄요, 궁금한 건 이겁니다. 여러분은 일처일부제가 잘 지켜지는 제도 하에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알콩달콩 사랑하고 자녀 낳고 잘 사는 이야기를 읽고 싶으세요? 어떠세요? ㅎㅎ 그런 소설은 별로 읽고 싶지 않으실 것 같은데요. 좋은 소설은 기본적으로 긴장에서 출발합니다. 수향과 세 쌍둥이의 씬은 제가 소설을 더 긴장감 있게 만들기 위해 제공한 일종의 장치라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억눌려 살아온 수향에게는 일종의 해방구가 되었을 테고요. <파친코>나 <작은 땅의 야수들>에 나오는 여성들은 무척 희생적이고 의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한국 시대 소설에 그려낸 과거의 여주인공들은 자신의 욕망보다는 가족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죠. 저는 개인적으로 수향을 다르게 그리고 싶었습니다. 시대와 상관 없이 자기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인물로 그려내고 싶었습니다. 놀라운 점은 이탈리아 몬다도리 편집장님이 저에게 보내는 메일에서 현대 이탈리아에서조차도, 여전히 여성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주체적으로 삶을 헤쳐나간다는 게 쉽지 않으며 그렇기에 수향은 인상적인 여성 영웅이라고 말씀해주신 거예요. 서구권 여성들 역시 주체적으로 살아가기가 어려운 이 세상이 안타깝습니다.
우와........ 너무 만족스러운 답입니다. ^^
가끔은 꿈이 작가에게 영감을 주기도 하니까요.
맞아요… 정말 저에게는 영감신이 내린 것 같은 그런 꿈이었습니다. 그 꿈을 꾸자마자 불과 며칠 만에 <허즈번즈> 시놉시스를 다 썼고, 그 시놉시스로 텍스티와 계약을 하게 되었으니까요. :)
앗. 지각 도착이네요. 복습하고 오겠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참여가 늦었습니다.
두 분 환영하고 감사합니다~^^
사실 저는 수향이 삶도 결코 평범하다거나 편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수향이 본인편의 사람들과 한정된 공간에 있었기에 그나마 덜 비참하고 그나마 좀 나은 생활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읽으면서 그나마 좀 덜 괴로웠습니다. 전쟁 상황에 놓인 여러 작품들에서 마주하는 여성들의 삶이란 정말 너무 괴로워서 읽는 것도 힘들었거든요. 사실...여자 남자 할 것 없이 전쟁 상황의 작품들은 모두 힘들더라고요.
@Henry @이디온 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황석영 선생님의 <손님>이나 정지아 작가님의 <빨치산>, 김영하 작가님의 <검은 꽃> 읽을때 너무 힘들고 괴롭더라고요.
어떤 점이 특히 그러셨어요?
도대체 이념이 뭐길래 가족을 민족을 이렇게 몸도 마음도 갈갈이 찢어놓게 되는 걸까. 남한군이고 북한군이고 할 것없이 시민들을 쥐어짜는 것도,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굶주림과 질병에도, 어리고 나이들고 상관없이 겁탈당하고 폭력에 쓰러지는 여성들도, 마찬가지로 어리고 나이들고 상관없이 군에 끌려가서 누군가에게 총부리를 겨눠야하는 남성들도 그렇고... 전쟁의 참상 자체가 너무 괴로웠어요 . 그 시절을 사신 할머니 할아버지 얘기를 들어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나는 못살았다. 나같이 나약한 인간은 결코 견디지 못했을거야라는 생각을 항상 하게 됩니다.
맞아요. 동정 없는 시대, 잔혹한 시대였죠.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시절에 아기를 제일 많이 낳기도 했죠. 어찌 보면 인간의 생존 본능은 엄혹한 시절에 더 발휘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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